용산의 봄, 그리고 작은 이별 - 작은 쉼표, 옥상

2025-04-29T14:02:52Z

작년 이맘때, 여의도에 있던 사무실이 용산으로 옮겨왔다. 처음 이곳에 발을 디뎠을 때, ‘서울에도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만큼 낯설고 조용했다. 마치 도심 한가운데에서 시골로 이사 온 느낌이었다. 복잡한 마음이 들 때면, 낡은 사무실 건물의 옥상이 유일한 위안처가 되어주었다. 바람을 맞으며 잠시 서 있으면, 묵직한 감정이 조금은 가벼워지곤 했다. 그렇

같이 걸어 좋은길 - 엄마와의 추억만들기 시작

2025-04-14T07:12:55Z

작년, 아버지께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오랜 세월 함께한 남편을 먼저 보내고 남겨진 어머니는 긴 시간을 울음과 기도로 보내셨습니다.그런 어머니의 삶에 조금이라도 환한 바람을 불어넣고 싶었습니다.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엄마와의 여행을 시작하자. 첫 번째 여행지는 충청남도 삼길포항.봄볕이 따뜻하게 내려앉던 어느 날, 봄 쭈꾸미 철을 맞아 바다 향이 가득한 이곳을

정조의 효심을 따라 걷는 길 - 노송 속에 숨겨진 정조의 효심을 따라 ~

2025-04-03T05:40:42Z

어린 시절, 소풍으로 갔던 융건릉. 넓은 잔디밭과 그 위에 자리한 능은 그저 뛰어놀기 좋은 곳이었다. 친구들과 장난을 치며 무덤 위를 뛰어다니고, 김밥과 사이다 한 병이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던 시절이었다. 오랜만에 그곳을 다시 찾았다. 며칠간 독감을 앓은 뒤라 몸도 마음도 지쳐 있었지만, 따뜻한 봄날의 아침, 친구와 함께 소나무 숲길을 거닐며 가벼운

돈으로 배운 인생 공부 - 임대인과 임차인의 계약관계

2025-02-14T07:28:43Z

2024년은 내 삶에서 가장 힘들고 지친 해였다.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야 하는 현실이겠지만, 나에게는 유난히 버거운 시간이었다.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유산을 정리하며 홀로 남겨진 어머니를 돌보는 일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부담이었다. 직장생활의 고충과 인생의 중반에서 맞이한 변화들은 하루하루를 버티는 것조차 힘들게 만들었다. 설상가상으로 아버지

나의 추억여행_올드타임에서 - 안성의 올드타임에서 나의 청춘을 만나다.

2025-01-29T08:24:56Z

안성의 추억, 올드타임에서 다시 만나다 "새벽녘" 밤과 아침의 경계선처럼 어둠이 서서히 걷히며 빚이 고개를 내밀고 있을 때 눈을 떴다 시골집 거실은 우풍이 스며드는 겨울의 냉기를 가득 품고 있었다. 나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몸을 웅크린 채 TV를 보며 버텨보려 했지만, 차가운 공기 속에서 점점 답답함이 몰려왔다. 이불속의 따스함조차 갑갑하게 느껴지는 순간,

2025년 새해맞이 - 특별한 새해가 될것 같은 기대로 시작한다.

2025-01-06T01:22:33Z

2024년을 보내며 2025년 새해를 맞이하는 나만의 특별한 여행이 시작되었다. 나는 늘 남들과 반대로 움직이는 것을 선호한다. 사람들이 몰리는 휴가철이나 명절에는 집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찾고, 한가한 계절에 여행을 떠난다. 복잡한 일상을 떠나 진정한 여유를 찾기 위해서다. 그런데 2024년은 유난히 힘들었던 한 해였다. 그래서 2025년에는 분명 좋은 일

성수동 팝업 속에서 놀거리 - 팝업스토어에서 혼자 놀기 팁

2025-01-03T05:36:35Z

12월의 크리스마스 친구들과 연말파티 겸 크리스마스에 특별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성수동으로 향했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핫하다는 성수동 팝업스토어, 독특한 인테리어와 개성 있는 소품들로 유명한 곳을 둘러보기로 했다. 혼자서도 즐길거리가 풍부하고 혼밥집도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었다 성수역에서 친구들을 만나 성수동 로데오 거리로 들어섰다. 거리에는 젊은 사람들로

미리 보낸 크리스마스 - 추억을 먹고사는 나이 중년~

2024-12-19T22:47:16Z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는 항상 즐거움으로 가득했다. 성당에서 크리스마스이브 전야 미사를 드리고, 새벽송을 돌며 성가를 부르고, 친구들과 온종일 웃으며 보냈다. 그 시절 크리스마스는 단순한 날이 아니라, 설레는 기대와 따뜻한 추억으로 빛났던 순간이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점차 크리스마스에 대한 설렘은 희미해졌다.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는 것이 그저 시

1979년 겨울로의 시간여행 - 2024년 12월의 멈춰버린 아침

2024-12-17T04:30:07Z

아직 2024년을 마무리하기도 전인데, 느닷없이 시간이 거꾸로 흐른 듯하다. 2024년 겨울 나는 낯설고도 익숙한 대한민국의 풍경 한가운데 서 있다. 정신없는 하루를 보낸 탓에 어젯밤 일찍 잠에 빠져들었다. 아침새벽 울리는 카톡 소리, 생각 없이 핸드폰의 카톡을 본 순간, 벌떡 일어났다. 그 뒤로 몰려온 불길한 뉴스들. 이해할 수 없는 메시지들과

떠나지 못한 여행자의 고백 - 현실에 묶여 오늘도 떠나지 못한 여행

2024-12-02T04:18:08Z

꿈과 현실 사이에서의 방황 어젯밤, 특별한 이유도 없이 잠을 이루지 못했다. 하루 동안 아무런 이슈도 없었건만, 마음속은 복잡한 생각들로 가득 차 있었다. 떠나고 싶었던 그곳, 그토록 동경했던 자유로운 삶에 대한 열망은 여전히 나를 괴롭히고 있다. 그러나 나는 아직 그곳에 닿지 못한 채, 현실이라는 굴레 안에서 방황하고 있다. 매일 아침 출근길, 바쁜

혜화동 여자로 살고 싶은 라니~

2024-11-20T08:54:08Z

나는 대학로 연극 관람을 좋아한다. 어린시절 시골 촌에서 살아 연극이 뭔지도 모르던 시절 친구가 수원 소극장 연극표를 주었다. 내용은 생각이 나지 않지만 그때의 그 연극은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안겨주었다. 영화와 다르게 살아있는 배우의 연기에 감정이입 되어 나도 어느새 그 연극안의 주인공이 되어 있었다. 그때부터 나는 종종 시간이 될때면 대학로의 소극

가을날 묵호항에서 보낸 하루 - 방랑객들의 이유 없는 반항 가출

2024-11-12T08:09:11Z

10월의 끝자락을 지나, 늦가을을 맞이하는 11월의 첫 주말. 친구들과 함께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며 우리의 모임, '양가규수댁'의 여정을 시작했다. 모임 이름의 유래는 고등학교 시절 성적표에 “양”과 “가”만 적히던 우리를 유머로 표현한 것이다. 그 시절, 성적보다는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며 동행해 온 친구들이기에 그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편안하고 행복하

대부도와 선재도를 잇는 뻘다방 이야기 - 인생의 쉼터가 되고 싶은 여자 이야기

2024-11-12T21:53:46Z

가을빚이 물들어가는 10월의 어느 날, 나는 대부도와 선재도를 잇는 길 위에 서 있었다. 이곳은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진 갯벌이 두 섬을 연결하며 잔잔한 물결을 이루는 곳이다. 차를 타고 천천히 길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바다가 내 양 옆으로 펼쳐지고 끝이 보이지 않는 수평선 위로 푸른 하늘과 갈색의 갯벌이 어우러져 있다. 그 길 위에 자리한 작은 카페

몽골의 끝자락에서... - 테를지국립공원과 징기스칸의 유산

2024-10-24T06:57:21Z

바가가즈린촐로에서 폭풍우 속의 밤이 지나고, 새로운 아침이 찾아왔다. 바위틈 사이로 떠오르는 아침 해를 보니, 어젯밤의 폭풍우도 잠시 잊혀졌다. 따스한 햇살이 비추는 그 순간, 우리는 눈을 떴다. 가이드 자야는 이미 아침을 준비하고 있었다. 물 한 방울 없는 산속에서의 식사 준비는 어려워 보였다. 어제 저녁 설거지도 물티슈와 약간의 물로 간신히 해결했던 것

비 내리는 몽골의 밤 - 바가가즈린촐로의 빗속의 텐트 안에서 피어나는 우정

2024-10-24T07:03:42Z

몽골 여행 여섯 번째 날, 그날의 기억은 유난히 선명하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혹스럽고 무력했던 순간들이 오히려 가장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다. 몽골의 푸르공 차량 안에서 피곤을 달래며 잠을 청했지만, 목적지인 바가가즈린촐로로 향하는 바위길은 험난했다. 휘어지는 산길과 거친 바위길을 따라가 주차를 한 후, 우리는 바가가즈린촐로의 화강암 지형으로 십여 분간

초원의 부추전과 허르헉 - "몽골에서의 소소한 순간들이 빚 나는 날"

2024-10-11T01:39:32Z

몽골에서의 다섯 번째 날. 첫날의 설렘은 이미 지나갔고, 셋째 날 즈음에는 적막하고 낯선 풍경 속에서 집 생각이 간절했다. 하지만 그 순간도 잠깐, 어느새 나도 몽골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었다. 문명과 단절된 생활이 낯설었던 것도 이제는 익숙해졌다. 몽골의 광활한 대자연이 점점 내 일상처럼 느껴지는 다섯 번째 날, 우리는 몽골의 그랜드캐니언이라 불리는 비앙작

고비사막의 밤 - 초원의 별과 함께한 고비사막의 두번째 이야기

2024-10-01T04:02:54Z

고비사막에서 보낸 이틀은 잊을 수 없는 편안한 날이였다. 숙소 이동을 위해 늦은 아침을 먹고 짐을 꾸렸다. 오늘은 차량 이동 시간이 짧은 날이었고, 유목민 게르로 이동하는 일정이라 샤워나 세안은 기대할 수 없는 하루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약 30분 정도 차로 이동한 후, 유목민 게르에 도착했다. 고비사막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으로, 낙타들이 여유롭

고비사막의 적막 속에서... - 고비사막에서 느끼는 인생철학

2024-09-22T05:09:14Z

몽골에서 맞이한 세 번째 아침. 오늘도 어김없이 우리는 홍고르엘스 고비사막을 향해 떠날 준비를 했다. 첫날의 여행은 신선하고 낭만으로 가득했지만, 셋째 날이 되자 피곤함과 함께 지루함이 밀려왔다. 덜컹거리며 달리는 푸르공 차에서 문득 한국의 내 편안한 침대가 그리워졌다. 몽골의 고요함 속에서 문명세계의 분주함이 떠올랐다. 하루하루 인터넷과 다양한 콘텐츠들

몽골 2. 자연이 빚어낸 빛과 그림자의 예술 - 몽골 욜리암의 대자연 속을 걷다

2024-09-13T01:48:25Z

몽골에서 맞는 두 번째 아침이다. 어제 남은 맥주를 물 대신 마시며 하루를 준비했다. 가이드가 아침을 준비해 게르로 가져다주었는데, 오늘 아침 메뉴는 미역국이었다. 미역은 맞지만 뭔가 된장이 섞인 듯한 독특한 맛의 미역국. 그래도 준비해 간 김치와 함께 아침을 먹었다. 우리는 게르 안에서 몽골 초원을 바라보며 드립커피를 내려 마셨고, 그 여유로운 아침을 즐

몽골에서의 첫날밤 - 푸르공과 함께 하늘로 날라 올라갈것 같은...

2024-10-16T09:00:17Z

서울의 찜통더위에 지쳐 떠나온 몽골. 공항 밖으로 나오자마자 나를 반겨준 것은 서울에서 느낄 수 없었던 선선한 바람이었다. 일주일 동안은 더위에서 해방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몽골의 8월 중순 날씨는 낮에는 약 25도, 밤에는 7~8도 정도로 한국의 가을 날씨와 비슷했다. 어떤 옷을 챙겨야 할지 고민했지만, 추운 것보다는 따뜻한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