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맞는 기쁨이여

2025-05-05T04:37:38Z

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이맘때의 누리는 더없이 빛난다.저마다 연둣빛으로 빛나는 잎새들.어디나 초파일을 전후하여 신록의 숲은몽실 거리며 부푸는 눈엽들로 꽃보다 아름다웁다.성인이 태어나신 달은 자연조차 예우 갖춰 특별한 성찬 의식을 준비하는가, 딱딱한 껍질을 깨고 흑암에서 새 생명체가 부활하는 신춘의 이스터 역시 이 세상 모든 만상을 향해

자연 생태계가 살아있고 유적지와 절경지를 품은 예래마을

2025-05-04T23:48:08Z

때는 한창 봄꽃 시즌. 벚꽃 그늘 아래 유채꽃 한창이라는 예래마을로 처음 향했더랍니다. 이후 예래마을을 내리 다섯 번이나 찾게 되었는데요. 그만큼 흥미로운 관심거리가 많았다는 얘기겠지요. 예래마을은 천제연폭포와 컨벤션 센터가 있는 중문 관광단지와 예래천 골짜기 둔덕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자리했답니다. 큼직한 해식동굴이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갯깍주

추억 어린 동해남부선에 올라

2025-05-04T11:43:09Z

푸르른 오월. 근래 드물게 보는 쾌청한 날씨다.하늘빛 바닷빛 아주 청청할 때 가보리라 챙겨두었던 미포 블루라인 파크를 찾았다.미포는, 오륙도 바짝 보려고 유람선 타던 선착장도 전부터 있었고 복국이나 대구탕 먹으러도 자주 왔던 곳.블루라인 파크 위치를 잘 모르고 미포 바닷가까지 내려갔는데 이 동네 역시 변화 정도는 상전벽해 급이다.따개비처

새옹지마, 세상사 돌고 돌아

2025-05-04T06:50:01Z

갈맷길을 걷다가 만난 근로현장들이다.처음 사진은 바지선(barge)이라 불리는 부선(艀船)이 바다에서 채취한 모래를 뭍에 하역하는 장면이다. 화물을 운반하는 바지선은 수백 톤의 모래를 싣고 예인선에 의해 항행하다 연안에 접안해서 싣고 온 화물을 부린다. 바지선은 동력 장치가 없으며 선체가 넓고 바닥이 평평하다.다른 사진은 미역 가공공장의 작업

감나무 청청한 요산 선생 생가

2025-05-04T08:04:48Z

소설가 요산(樂山) 선생.명실상부 부산을 대표하는 작가이다.부산 금정구 남산동 언덕배기에 있는 조촐한 기와집이 요산 선생의 생가다.당시 경남 양산에 속했던 이 지역에서는 두 번째 가는 부자 댁이라지만 농촌 살림에 고대광실을 지었겠는가. 놀라웠던 건 보통 어릴 때 할아버지에게 한학을 수학하는 예가 많은데, 선생은 자당으로부터 한글을 배웠다고 한

옹기종기 옹기 박물관

2025-05-04T00:39:43Z

IT 산업 외에 전통문화야말로 최고의 국제경쟁력이다. 외고산 옹기마을을 다녀온 후 이를 더더욱 실감하였다. 흙, 물, 불과 햇빛, 바람이 만나 빚어진 옹기는 선사시대부터 요긴하게 사용해 온 생활용기다. 더군다나 한국인의 식생활 기반인 김치, 된장, 간장, 술 등 발효식품을 저장하는 용기이자 곡물 보관이나 약탕기, 등잔, 풍로와 같은 실생활 용품으로 쓰이던

조선 통신사 뱃길 떠나던 영가대

2025-05-04T02:58:47Z

부산시 동구 범일동 자성로 남쪽 언덕 인근에는 일본에 파견되었던 통신사행(通信使行)과 관련 깊은 유적지가 있다.조선시대 한일 외교 사적지 중 하나인 영가대(永嘉臺)는 일본으로 떠나는 조선 통신사 일행의 출발지이자 귀환지였다.통신사행은 조선 후기 한일 간의 화친을 위한 선린 사절로, 조정에서 3백에서 5백여 명에 이르는 대규모 외교사절단을 일본에 파

삐비의 추억, 솜사탕 같았던 그 맛

2025-05-03T07:33:47Z

아침나절 내다본 금정산이 선명하게 다가왔다.며칠째 짙은 황사로 대기가 흐릿하다 못해 불투명해 시야 침침했는데 어쩐 일이지?일기예보를 검색하니 미세먼지 약함에 기온은 19도까지 오른다고 나와 있다.외출하기 좋은 날씨를 맥없이 허비할쏘냐, 급히 준비를 마치고 가벼운 차림으로 동래성 답사에 나섰다. 동래읍성 뿌리길을 따라 조선시대 행정 중심지인 동래부 동헌과

장영실, 좀 더 오래 그 직에 있었더라면

2025-05-03T07:01:46Z

그간 동래읍성을 두서너 번 올라갔었다.처음 갔을 때 장영실 과학동산이 야외에 있는 걸 봤으나 코로나로 문은 잠겨 있었다.이번에 비로소 문이 활짝 열려 있기에 얼씨구나~하고 들어갔다.잘 알려진 측우기가 입구에서 맞아주었다.만 원권 지폐 후면에 실린 혼천의 실물도 직접 만났다.동래와 장영실은 어떤 관련이 있길래 여기 과학동산이 만들어졌을까.

되묻는다 - 2013

2025-05-02T13:01:22Z

싸움구경이나 불구경이 아니라면 어느 구경이나 나는 꽤 즐기는 편이다. 꽃이며 산천경개 아름다운 곳은 물론이고 전시회, 박물관, 연극도 그렇다. 더불어 영화도 같은 맥락. 하여 가끔 영화관에도 가고 주말의 명화는 되도록 빠뜨리지 않고 챙겨보는 영화 마니아다.그 많은 영화 중에 내가 젤로 꼽는 영화는 단연 <카사블랑카>.라스트 신, 안개 낀 활주

바위 운명도 주인 잘못 만나면 - 동래별장

2025-05-02T11:38:15Z

운동 삼아 금강공원 올라가는 중이었다.마침 문이 열려있기에 동래별장 안을 구경했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온천장의 고급 한정식집으로 돌잔치나 상견례 또는 결혼식 장소였던 곳이다.영업을 언제부터 그만뒀는지 대문 허술하게 닫힌 채 흉가처럼 웅크리고 있던 칙칙한 건물은 매우 을씨년스러웠다.향나무 등 정원의 우거진 수목들로 해서 잔뜩 그늘진 집안이라 밖

온천천에서 수영강 따라 바다까지

2025-05-02T02:21:32Z

보리밭과 들꽃으로 싱그러이 가꾼 온천천. 산책로 아름다운 온천천을 지나 여기부터가 수영강. 금정산에서 발원한 온천천은 수영강 한 지류로 부산 도시철도 1호선 선로가 물길 위로 이어진다. 온천천이 흘러든 수영강은 이때부터 대폭 세를 늘려 너른 강이 된다. 과거 수영강은 철마 노포동 일대 농축산 폐기물과 도시 쓰레기 뒤섞여 냄새 지독히 나는 오수였다.

동래읍성에서 가장 조망권 뛰어난 동장대

2025-05-02T11:58:10Z

동장대는 호락호락 쉽게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지난봄 동래읍성의 서장대 북장대를 들러본 후 동장대를 방문하려 했다. 충렬사에서 오르는 길이 오월 이후에나 개방된다며 철문은 굳게 잠겨있었다. 초목이 바싹 건조해있는 산불 경계 기간이라 입산금지, 하여 출입 자체가 여의치 않아 몇 달을 기다려야 했다. 충렬사 뒷산인 망월산 정상에 위치한 동장대,

휘트니 저 아래서도 행복

2025-05-01T15:17:19Z

Thanks God!!! 이보다 더 좋을 수가....휘트니 정상에 오르지 않았어도 맥박 결결이 환희심으로 벅차오르던 시간이었다.존 뮤어 트레일을 걷지 않았어도 세포마다 빛나는 기쁨으로 충만해지던 시간이었다.왜 아니 그러하겠는가. 손자 하이스쿨 졸업식이라 아들이 부산에서 제 아들 졸업 축하차 잠시 방문한 미국이다, 모처럼 아들 딸 손자,

허브 정원(Herb Garden)-게티 빌라

2025-05-01T05:44:21Z

Getty Villa는 말리부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Pacific Coast Highway 옆 숲 속에 깃들어 있다. 석유 재벌 폴 게티는 유럽 문화에 깊이 매료돼 생전에 수많은 유물들을 컬렉션 했다.1974년 오픈 당시는 게티 뮤지엄이었으나 1997년 게티 센터가 문을 열며 이곳은 게티 빌라로 불리게 되었다. 그 후 십여 년간의 전면적인 보수공

꽃과 숲과 휴식, 데스칸소 가든

2025-05-01T05:21:49Z

La Canada에 있는 데스칸소 가든은 숲그늘 밟으며 꽃길 걸을 수 있는 산책지이자 휴식처이다. 165 에이커의 방대한 대지에 원래부터 있었던 수백 년생 오크나무는 숲을 이뤘으며, 자연상태의 숲에 각종 화목을 심고 조화로이 연못과 물길을 열어 공원으로 꾸민 드넓은 데스칸소 가든.이른 봄 동백 튤립 벚꽃 철쭉 아이리스가 연달아 개화하면서 장미정원,

풀꽃 임자는 누굴까요

2025-04-30T20:37:57Z

풀잎, 하면 입속에서 푸른 휘파람 소리가 난다고 한 시인이 있어요.풀꽃, 하고 부르는 소리에서는 맑은 풀 향기가 살짝 퍼지지 않나요.풀꽃들은 하나같이 조촐한 모양새에 꽃은 아주 자잔 하답니다.봄까지꽃이나 쇠별꽃은 어찌나 조그만지 눈에 잘 띄지도 않아요.좁쌀만 한 쇠별꽃이고 팥알만 한 봄까지꽃이거든요.들에 쪼그리고 앉아 자세히 살펴보아야 겨

수련 연못에 빗방울

2025-04-30T06:22:41Z

태어나서 처음 일본 땅을 밟았다. 일기 좋은 날, 우리 집 베란다에서 아슴아슴 떠오르는 대마도를 바라보며 십수 년을 살았다. 부산에 거주하는 이들은 맘만 먹으면 쉽게 가볼 수 있는 일본이다. 페리 왕복 배편은 서울 가는 열차표보다 저렴했다. 1920년대 '사의 찬미'를 노래했던 신여성 윤심덕이 연인 김우진과의 비련을 마감한 현해탄 바다 건너자마자 곧바로 일

몰운대에서 부산포 해전 생각

2025-04-30T04:15:43Z

몰운대 일출 시각은 05시 02분, 이에 맞추려 박명을 헤치고 다대포해수욕장을 지났다. 몰운대 입구에서 산을 오르려면 좌로는 동녘, 우편은 서녘 숲이 이어진다.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숲에 든다. 초입은 잡목 나지막한 오솔길이다. 얼굴에 자주 거미줄이 걸린다. 덫을 놓았으나 밤새 티끌만 한 날벌레나 붙었을 뿐 묵직이 파닥거리는 나방 하나 걸려들지 않은 거미줄

우리 동네 야드세일 - 2003

2025-04-29T00:45:33Z

우리 동네에서는 해마다 오월 첫 주말, 희망자에 한해 집 앞에 전을 펼치고 가라지세일을 열어 아나바다를 적극 실천하는데요. 며칠전만해도 새순 몇 개만 치솟아 있던 골목 어귀 산호수가 그새 윤기 짙어진 채 붉은 기운 담뿍 고목이 들어찬 가로 앞켠으로 화창한 봄볕이 내리고 잔디는 푸르르며 새소리 청량한 가운데 마을 축제 속닥하면서도 조촐히 펼쳐집니다. 봄,

무량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