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진 leedozin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마라톤 같은 암투병 일지. /@@7f2r 2019-01-29T12:53:57Z 도시 이야기: 0화 - 〈아미스테드 모핀: 또 하나의 세계〉 /@@7f2r/13 2024-12-05T14:45:28Z 2020-06-29T04:05:57Z 작년이었나. 넷플릭스에 새로운 퀴어 콘텐츠가 올라왔나 싶어서 여느 때처럼 서핑 중이었다. 넷플릭스를 뒤적거리는 건 정서적으로 메마를 때 스스로 처방하는 방법으로, 커뮤니티의 애환(?)을 담은 이야기를 접하고 나면 며칠은 파트너에게 스킨십도 자주 하게 되고 삶을 긍정하게 되고&hellip; 뭐 그렇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퀴어 콘텐츠는 봤던 터라 &lt;테일 오브 더 시티&gt;(2<img src= "https://img1.온라인 카지노 게임.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온라인 카지노 게임.net%2Fbrunch%2Fservice%2Fuser%2F7f2r%2Fimage%2F7ztBnWXvxkdqsjZwxFVRrhCg7lw.jpg" width="500" / 곡기를 잇다 - 변치 않는 누룽지의 맛 /@@7f2r/12 2023-10-18T18:17:01Z 2020-06-16T03:31:42Z 할머니는 봄비다. 춘우(春雨). 아흔여덟 번의 봄을 통과하신 외할머니의 이름은 너무나도 아름다웠기에 주변 사람들에게 개명을 한다면 꼭 &lsquo;춘우&rsquo;로 하겠다고 공공연히 말해왔다. 나는 갓난아기 때부터 언 땅을 녹여 새 생명을 자라게 하는 봄비 같은 할머니의 사랑을 촉촉하게 누리며 성장했다. 전라남도 보성에서 쌀과 고구마 농사를 하셨던 외할머니는 봄이 시작되면 강<img src= "https://img1.온라인 카지노 게임.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온라인 카지노 게임.net%2Fbrunch%2Fservice%2Fuser%2F7f2r%2Fimage%2FLRaXytjUJ1Vn3ldQMOnQvV4daoM.jpg" width="500" / 징그러운 이야기 /@@7f2r/3 2023-10-18T00:01:44Z 2020-06-01T01:31:56Z 내가 징그러운 이야기 하나 해줄까? 사진은 그거 알지. 컴퓨터로 공포 영화 볼 때 화면 조그맣게 해 놓고 옆에 같이 띄워놓는 정화짤. 그거야. 왜냐하면 지금부터 할 이야기가 거의 그 수준이거든. 3세대, 2세대 항암제가 모두 실패해서 얼마 전에 1세대 항암제인 전신 화학 항암제를 쓰기로 했어. 전신 화학 항암제는 미디어에서 많이 보여주는 전형적인 암환자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f2r%2Fimage%2FZDdQXjgeae1guJoWF8bSH2hWzQo.jpg" width="500" / &ldquo;강원도로 가자.&rdquo; - 앨리바바의 정원엔 튤립이 가득하다 /@@7f2r/6 2023-10-17T23:56:31Z 2020-05-29T00:29:39Z 병원에 입원해서 1차 전신 항암을 하고 있을 때였다. &ldquo;아랫집에 물이 많이 샌대.&rdquo; 우리 집 보일러가 터지는 바람에 아랫집으로 물이 주룩주룩 쏟아진다고 했다. 아랫집에서는 젊은 부부가 갓난아이를 키우고 있었다. 십 년 가까이 물이 새고 습한 반지하에서 살았던 나는 마음이 좋지 않았다. 집주인은 급한 대로 순간온수기를 설치해줄 테니 보일러를 끄는 게 어떻겠냐<img src= "https://img1.온라인 카지노 게임.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온라인 카지노 게임.net%2Fbrunch%2Fservice%2Fuser%2F7f2r%2Fimage%2F9YWyY0DmvXcip1zGcLZ0wJxrXYk.JPG" width="500" / 몇 개의 단어들 2 /@@7f2r/9 2023-10-17T23:52:34Z 2020-05-26T03:03:33Z 고춧가루 청국장을 끓이다 말고 철희가 서럽게 울기 시작한다. &ldquo;청국장에 고춧가루가 들어있어&hellip;&rdquo; 자글자글 끓는 국에서 느닷없이 고춧가루를 발견하고 울컥했나 보다. 매콤한 음식을 먹으면 심한 복통을 느낀다는 것을 우리는 최근에서야 알아냈다. 고춧가루가 조금이라도 들어간 반찬들은 모두 버렸다. 텅 비어버린 냉장고를 보고 철희의 어깨가 축 처졌다. 나는 괜찮다고<img src= "https://img1.온라인 카지노 게임.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온라인 카지노 게임.net%2Fbrunch%2Fservice%2Fuser%2F7f2r%2Fimage%2F8lsPe6x69gEdEaeXBzEbLk1-HyU.jpg" width="500" / &ldquo;제가 위로해도 될까요?&rdquo; /@@7f2r/10 2023-10-17T15:40:22Z 2020-05-22T20:30:44Z 말은 입과 입 사이에서 너무나도 가볍게 부유한다. 쟤가 아프대. 쟤가 동성애자래. 쟤가 어쩌고 저쩌고 그렇대. 애저녁에 나는 그런 게 싫어 대부분의 걸 공개해버린 사람이지만, 너무 멀어서 잘 보이지도 않는 사람이 나에 대해서 자신의 감상을 늘어놓거나 그걸 나에게 전달하고 싶어 안달이 나 있으면... 나는 커다란 무기력감을 느끼고 만다. 취직하고 얼마 되지<img src= "https://img1.온라인 카지노 게임.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온라인 카지노 게임.net%2Fbrunch%2Fservice%2Fuser%2F7f2r%2Fimage%2Fg2GTcBv8Jmg5S5ctEz3m5Y_VN7Y.jpg" width="500" / 몇 개의 단어들 1 /@@7f2r/5 2023-10-17T15:37:06Z 2020-05-21T00:29:52Z 구름 몽실몽실한 여름 구름이 방 안을 들여다본다. 나는 소파에 널브러져 가슴 통증을 노려보고 있다. 통증을 통증이라 부르는 일조차 지겨운 시간이 이어진다. 온몸을 휘젓고 다니는 통증 새끼. 등과 허리, 어깨를 돌고 돌아 이번 통증은 왼쪽 쇄골 아래 단단히 고여 있다. 철희는 나의 통증을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말하고, 나는 딱히 대꾸하지 않는다. 형체가 없으<img src= "https://img1.온라인 카지노 게임.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온라인 카지노 게임.net%2Fbrunch%2Fservice%2Fuser%2F7f2r%2Fimage%2FJybed3evM7S838p0fq_Z9zVw7A8.JPG" width="500" / 아픔을 말하기 - 그저 어쩌다 보듬은 것 /@@7f2r/8 2023-10-17T15:32:21Z 2020-05-18T23:00:42Z 문득 아프지 않은 날을 셈해보았다. 아마도 억울함이 이유였을 것이다. 아프지 않았던 날은 대략 보름에서 20일 정도 된다. 확진을 받은 지 120일째인 오늘, 나는 100일가량 통증에 시달렸다는 걸 알게 되었다. 깨작깨작 밥알을 튕기다가 철희에게 말했다. &ldquo;지금껏 통증을 잘 피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그냥 통증이랑 같이 사는 거네.&rdquo; 나에게 &lsquo;통증인&rsquo;<img src= "https://img1.온라인 카지노 게임.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온라인 카지노 게임.net%2Fbrunch%2Fservice%2Fuser%2F7f2r%2Fimage%2F0AAyBB8sldrV_GeaHVh2c7ZbOh4.jpg" width="500" / 꽃을 먹은 날 - 아카시아 텐동의 맛은? /@@7f2r/11 2023-10-17T15:08:15Z 2020-05-17T16:44:47Z 며칠 전부터 계속 생각나는 이미지 하나. 〈리틀 포레스트〉에서 김태리가 아카시아 튀김 한 송이를 와구와구 먹는. 꽃을 먹는 장면은 지나치게 아름다워 배덕감마저 느끼게 한다. 나도 이 봄에 꽃을 먹고 말리라. 날이 좋아 산에 올랐는데 어ᄃ<img src= "https://img1.온라인 카지노 게임.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온라인 카지노 게임.net%2Fbrunch%2Fservice%2Fguest%2Fimage%2Fk6Z0PC7JsuYglXbAoCjk6XclZZw.jpg" width="500" / 웃어, 통증에 - 과거에게 커밍아웃 하기 /@@7f2r/7 2023-10-17T15:07:14Z 2020-05-16T08:09:15Z 나는 요즘 웃을 수가 없다. 웃으면 횡격막이 간을 물리적으로 자극하고, 이게 계속되면 한 3일간 잠을 잘 수 없는 심한 통증으로 변한다. 어쩌다 친구들을 만나면 나는 사약을 거부하는 장희빈처럼 수시로 아랫입술을 깨물어 웃음을 참는다. 입원해 있을 때였다. 부부싸움을 한 모어(그는 드랙퀸이다)는 보호자 침상에 앉아 그 이야기를 뮤지컬처럼 전해주었다. 남편의 <img src= "https://img1.온라인 카지노 게임.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온라인 카지노 게임.net%2Fbrunch%2Fservice%2Fuser%2F7f2r%2Fimage%2FV4d86LGcuS7lBvXoTyQNd0owhUM.jpg" width="500" / 오늘 나는 상한 카레가 아니다! - 홀로 멈춰 서야만 할 때 /@@7f2r/4 2023-10-17T15:05:19Z 2020-05-14T14:41:11Z &ldquo;이도진 님, 5인실 배정되었습니다.&rdquo; 금세 카톡이 왔다. 온몸의 피가 발바닥까지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후다닥 짐을 챙겨 대학병원으로 향했다. 로비에 앉아 한참을 기다리다가 철희에게 말했다. &ldquo;그냥 한다고 할 걸 그랬나? 죽으면 못 하잖아.&rdquo; 철희는 눈을 흘겼지만 안심시키려는 듯 이내 미소 지었다. 저녁에는 내가 엄청 좋아하는 작가의 전시 기념 파티가 열<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f2r%2Fimage%2Fj7HUJnIe-pKkxVNqDJvln-g5oiY.jpg" width="500" / 어떤 소식 /@@7f2r/1 2023-10-17T14:58:09Z 2020-05-14T02:41:02Z 어제는 춘분이었구나. 낮과 밤이 마주 보는 날. 밤새 비가 많이 왔고 나랑 철희는 오래도록 껴안고 있었다. 이화 사거리, 제비가 그려진 카페에 들어갔다. 천장이 낮은 구석에서 나는 손을 잡자고 말했다. 우리는 얼마 전 아이스크림 때문에 싸웠다가 오래도록 대화를 하지 않고 있었다. 유치한 열흘. 아까운 열흘. 철희야, 내가 지금부터 하는 말을 듣고 너무 놀<img src= "https://img1.온라인 카지노 게임.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온라인 카지노 게임.net%2Fbrunch%2Fservice%2Fuser%2F7f2r%2Fimage%2F_48L7cjftUK8RVTgBgfAINmCcWg.jpg" width="5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