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저트 사업? 달달해서 쉬워 보였다

2025-05-09T00:40:54Z

마음 맞는 몇몇이 뭉쳐서 작게 이커머스 사업을 할 때입니다. 나름 업계에서 방귀 좀 뀐다는 사람들이 모여서 시작했는데 당연히 대박 나지 않겠냐던 처음 생각과는 달리 이미 포화상태의 이커머스 업계에서 큰 차별화가 없다 보니 살아남는 것조차 힘들었습니다. 바쁘게 일은 하는데 돈이 되는 일은 적었고 직원 월급과 사무실 월세 등을 겨우 해결하는 수준의 시간이

에필로그- 운 좋은 직장인이었음이 인증되었습니다

2025-04-10T23:41:48Z

고백하자면 이전 브런치북이 예상보다 큰 사랑을 받아서 그 맛에 취해 뭐라도 또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충동적으로 이번 시리즈를 시작했습니다. 쳇바퀴 같은 회사생활에서 그나마 매번 새롭게 만나는 파트너사와 있었던 일들을 풀어보고 싶었는데 처음 몇 화를 연재하며 30화는 못 채우겠다는 확신을 했습니다. 글로 써서 남에게 보일만큼 재미있지 않은 에피소드, 차마

오지라퍼가 최적의 상황을 만났을 때

2025-04-07T11:00:07Z

저의 특성 중 하나는 방송으로 만난 브랜드사에는 약간의 애정과 운명 공동체 같은 느낌을 갖는 편이라는 것입니다. 방송에서 판매했던 브랜드사의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을 지하철에서 마주친다든지(물론 제 방송에서 샀을 확률은 거의 없습니다) 방송에서 판매했던 밀키트를 대형 마트 냉장고에서 만난다든지 하면 반가운 마음을 금치 못합니다. 괜찮은 상품이라면 괜히 혼

샘플 무료 나눔이 가져온 나비효과

2025-04-04T10:17:00Z

어느 플랫폼이나 그렇지만 어린이날 전은 일 년에 몇 번 없는 큰 대목 중 하나입니다. 홈쇼핑사 역시 부모의 눈높이를 만족시키면서도 아이들이 탐낼만한 온갖 상품들을 선보이곤 합니다. 어린이날을 앞둔 주말, 평소처럼 아이들 완구 방송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피규어부터 인형, 장난감 총 등등 완구점을 방불케 하는 화려한 라인업이 시청자

넌 회사 편이야 파트너사 편이야?

2025-03-31T16:30:06Z

*아주 오래된 이야기이며 제가 검증하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홈쇼핑 업계에서 매출 잘 뽑아내기로 유명한 방송인 A가 있었습니다. 홈쇼핑 회사들은 A를 붙잡아두기 위해 전속 계약을 하고 고정 프로그램을 만들어주고 온갖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회사에 대대적으로 경쟁회사에 있던 A를 이번에 영입한

회사 간판을 뗀 나는 말 그대로 X밥이었다 -2

2025-03-30T03:19:29Z

저는 당당하게 스튜디오로 들어갔습니다. 조금은 상기된 표정의 대표님과 직원 한분이 먼저 와있었습니다. "PD님. 오늘 대박내고 우리 앞으로 제대로 키워봅시다" 대표님의 말에 애써 덤덤한 표정을 지으며 빠르게 방송 준비를 했습니다. 요청한 만큼 방송 샘플이 왔는지 확인하고 송출하기로 한 플랫폼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예상대로 흘러간 것

회사 간판을 뗀 나는 말그대로 X밥이었다 -1

2025-03-25T00:54:15Z

퇴사 후 본인만의 밀키트 사업을 시작한 MD의 방송을 맡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밀키트와는 달리 가격대를 높이고 대신 그만큼 화려하고 풍성한 구성으로 차별화를 꾀하였는데 그게 시청자들의 눈길을 제대로 끌었습니다. 무조건 싸게만 외쳤던 홈쇼핑 업계에 경종을 울릴만한 충격이었고 밀키트는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습니다. 업계에 몸 담았던 MD이자 현

아끼고 아끼던 '국화꽃 향기'를 맡았던 날

2025-03-21T00:54:52Z

*저는 글을 올릴 때 굉장히 고민을 하는 편입니다. 이런 글을 올리는 게 맞을지 혹은 최소한의 짜임새는 있을지, 브런치 스토리에서 읽힐만한 글인지 긴 시간 고민합니다. 감히 일탈이라 부르며 충동적인 글을 한번 써봅니다. 흐름이나 개연성 따위는 없습니다. '희재'라는 노래를 참 좋아합니다. 마음이 허한 것 같은 날이면 여러 가지 버전의 희재를 습관적

나는 솔로 너는 단체로 -2

2025-03-20T00:08:22Z

"동해안 쪽에 해양 쓰레기가 정말 많아요. 특히 여름에는요. 그중에 플라스틱은 재활용해서 나름 동해 느낌 굿즈를 만들어서 온라인 판매를 하고 있는데 뭐 거의 팔리지를 않네요. 브랜드도 없다 보니" 넋두리 같은 대표님의 말에 저는 조심스레 여쭤봤습니다. "사업 모델이 그거 하나면 조금 힘들지 않을까요? 아직 우리나라에 해양 쓰레기나 재활용 굿즈에 대한 인

나는 솔로 너는 단체로 -1

2025-03-25T13:32:32Z

오랜만에 별일 없는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주말 방송을 마치고 파트너사 직원분들과 인사를 나누고 퇴근을 하려는데 파트너사 부장님이 급히 저를 막아섰습니다. "PD님! 바쁘실 텐데 정말 죄송합니다. 혹시 다다음주 주말에 시간 되시나요?" "방송 또 잡으시게요? 저는 괜찮아요. 그러면 팀장님께도 배정 관련해서 미리 말씀드려 놓을게요" "아

자신감 넘치던 경력직이 꼬이는 과정

2025-03-12T12:34:14Z

모 파트너사 방송 회의 때 차장님이 새로운 얼굴을 소개했습니다. "앞으로 홈쇼핑 영업 총괄을 해주실 이 부장님이십니다. 경력도 아주 화려하시고 홈쇼핑 쪽은 거의 뭐 전문가셔서 저희가 모시고 오느라 아주 힘들었습니다. PD님 잘 부탁드립니다" 깔끔한 인상의 이 부장님은 젠틀하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 뒤 파트너사의 홈쇼핑 영업 파트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퇴사한 상사와 회사 대표로 협업하면 벌어지는 일

2025-03-11T05:56:52Z

전관예우라는 것이 좋은 이미지는 아니지만 홈쇼핑 회사에서도 퇴직자가 연관 사업을 하며 일반 파트너사보다는 조금 혜택을 받는 일이 꽤 있습니다. 하루는 팀장님이 절 조용히 불러서 이야기했습니다. "작년에 퇴사한 류 부장님 알지? 그분이 벤더사 차려서 이번에 입점하셨어. 방송을 하기로 했는데 네가 좀 맡아줘야겠다" 난감해하는 저의 표정을 보고 달래려는 의

뜻하지 않은 보육원의 갈비 파티 -2

2025-03-09T20:14:19Z

너무나 흔쾌히, 어쩌면 형의 고맙다는 말을 은근히 기대했던 저는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아이들 소갈비 먹으면서 행복한 시간 보내게 하려는 의도인데 별로일까요?" "혹시 내가 후원 좀 줄이고 몸빵 한다고 동정하는 건 아니지? 지금 잠시 일 없어서 후원금도 좀 줄이고 몸빵하고 있지만 곧 더 열심히 할 거야" 예상치 못한 형의 날 선 대답에 아무 말도 할

뜻하지 않은 보육원의 갈비 파티 -1

2025-03-03T03:12:20Z

돼지갈비 식당도 여러 군데 운영하면서 밀키트도 만들어 홈쇼핑에서 판매를 하는 파트너사의 방송을 진행하며 친분을 쌓은 적이 있습니다. 방송을 위해 구워놓으면 온 스탭과 지나가던 피디들도 한 점 먹고 싶어 군침을 삼킬 만큼 맛도 좋고 가성비도 좋은 상품이었기에 상당히 자주 방송을 진행했었고 홈쇼핑 영업 담당자인 과장님도 인간미 있는 분이라 종종 업무 외 이야

13만 원을 100만 원으로 불리는 마법(?)

2025-02-24T06:34:03Z

안타깝지만 회사를 다니다 보면 종종 이해할 수 없는 지시들이 내려올 때가 있습니다. 갑자기 사업부 차원에서 방송 당 제작비를 극도로 절감하라는 지시가 떨어졌습니다. 공개적인 공간에서 말하기 참 부끄러울 정도로 그 강도는 매우 높았습니다. 쇼호스트 메이크업과 의상 지원이 중단되고 쇼호스트 스스로 모든 걸 준비하라는 것부터 방송 스튜디오는 기존 보유하고 있

최애 아이돌이라면 이야기가 다르죠 -2

2025-02-21T11:26:45Z

주어진 시간은 일주일이었습니다. 자신만만하게 말은 뱉었지만 막상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이왕 좋은 일에 동참했으니 제대로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워터파크에 갈까, 안양천을 갈까, 대리님 회사 로비에서 저지르고 영원히 차단당할까 등등 온갖 아이디어가 떠올랐지만 느낌이 오는 것이 없었습니다. 머리를 식히고 싶어서 친구를 집에 초대했

최애 아이돌이라면 이야기가 다르죠 -1

2025-02-19T09:50:56Z

한때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유행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 취지에 매우 공감하면서도 공인들끼리 하는 일종의 친목질 같다는 생각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한 신발 브랜드 방송 관련 회의를 하고 사무실로 돌아가려는데 파트너사 대리님이 나가지 않고 쭈뼛쭈뼛 회의실을 서성였습니다. "대리님. 회사 안 돌아가세요?" "PD님. 제가 드릴 말씀이

신에게는 아직 두 알의 사과가 남아있습니다

2025-02-17T04:03:37Z

모바일 방송을 전담할 때의 일입니다. 주말 느지막한 시간에 편성된 유명한 사과 브랜드 방송에 저 역시 사무실과 스튜디오의 고요함을 즐기며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방송 1시간 30분 전 열심히 영상과 그래픽 등을 챙기며 스튜디오 상황을 보니 아직 세팅이 되지 않은 것이 보였습니다. 늘 하던 방송이고 모바일 방송이며 세팅이 오래 걸리지 않았던 점을 떠올리

브랜드사 차장님의 췌장암 -2

2025-02-10T23:42:39Z

30대 초반의 저에게 암은 너무나도 먼 존재였기에 차장님의 췌장암 소식은 너무나도 비현실적으로 들렸습니다. 아무런 증세도 없던 그 건강하던 차장님이? 몸살 한번 걸렸던 건데 그게 췌장암의 징조였나? 차장님께 연락을 해본다든지 병원에 계시다면 병문안을 가본다든지 하는 생각을 미처 할 수 조차 없었습니다. 지인의 암 투병은 저도 처음이었기에 위로와 걱정을

브랜드사 차장님의 췌장암-1

2025-02-06T00:20:26Z

브랜드사 직원분들과 업무를 진행하다 보면 세상에 참 다양한 성향의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업무적인 성향과 개인적인 성향을 조합하면 거의 매번 새로운 스타일의 사람을 만나는 것과 같다 보니 PD로서 브랜드사 직원분들에게는 참 조심스럽게 다가갈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전담했던 식품 브랜드사의 한 차장님은 개인적으로 참 마음이 가던 분이었습니다.

지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