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그게 뭐라니?(30) - 고양이가 본 인간세상

2025-04-24T02:32:41Z

나이 든 세대들은 어릴 때 고양이나 개를 밖에서만 길러봤다. 집안에서 함께 뒹구는 일은 그리 흔치 않았다. 그래서 요즘은 자녀들이 허락도 없이 고양이를 껴안고 집으로 들어오면, 기겁을 하고 소릴 지른다. "쟤가 미쳤나 봐. 당장 누굴 주든지 갖다 버려. 어딜 집안으로 고양이를 들이냐." (그렇다고 갖다 버리라는 건 좀 과하지) 고양이를 직접 키워보지도 않았

상식은 맛있어(16) - 펭귄의 가족관계

2025-04-16T14:17:54Z

펭귄. `쟤는 조류야 뭐야?` 크릴새우나 오징어를 마음대로 잡아먹으며 바다를 휘젓고 다니는 너. `도대체 너는 뭐냐?` 분명히 밝히자면 조류 펭귄목이다. 계통은 동물이되 조류로 분류된다. 조류 중에서도 직립보행을 하는 동물이자 새다. 펭귄은 바닷가 남반구에 6 속 18종이 서식한다. 펭귄이라고 해서 다 추운 곳에서만 사는 건 아니다. 분포지역을 보면 갈라

상식은 맛있어(15) - 감자의 기구한 역사

2025-04-09T10:53:42Z

감자의 원산지는 아메리카 대륙이다. 감자는 남아메리카 대륙(페루)에서 1535년에 유럽으로 전해졌다.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전해진 감자였지만 유럽인들은 감자를 싫어했다. 단순하게 싫어하는 정도가 아니라 나병환자를 보듯 진저리를 쳤다. 16~17세기 중세 유럽은 사회가 대 혼란을 겪던 시기였다. 종교개혁은 신교와 구교 간의 반목을 불러왔고 급기야 학살

인생 그게 뭐라니?(29) - 생애 처음으로

2025-04-03T07:41:32Z

열이틀 전. 우리 집은 이사 가는 집처럼 어수선했다. 보따리 보따리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이불이며 주방용품, 생활용품들이 멀리 원정준비를 기다리고 있는 거였다. 승용차는 짐 칸이 부족하다. 일부러 아들의 레저용 차량에 싣고 가기로 했다. 많은 짐들이 기다리고 있는 걸 보더니 아들은 한숨부터 쉬면서 퉁박을 놓았다. "엄마, 그냥 돈으로 주면 쉬운

인생 그게 뭐라니?(28) - 댓글과 품앗이

2025-04-01T05:52:30Z

조선시대에도 임금의 권한을 견제하기 위한 기관이 있었다. 이런 기관 중의 하나가 삼사(三司)였다. 임금의 잘못을 지적하는 사간원. 임금의 물음에 응하고 경연하는 홍문관. 관리들의 잘잘못을 지적하는 사헌부. 이 세 가지 기관이 삼사였는데 오늘날로 보면 언론기관이다. 언론은 여러 가지 세상사를 논하고 간하고 책임을 묻는 역할을 한다. 이리하여 선조들은

상식은 맛있어(14) - 국어 공부 같이 해봅시다

2025-03-19T20:40:42Z

지구상에는 다양한 종족이 존재하는 만큼 언어 또한 다양하다. 언어에도 사람처럼 종족이 있다. 계통상 하나로 묶이는 언어의 종족을 어족(語族, language family)이라고 한다. 같은 어족에 속하는 언어들은 서로 친족관계를 갖는다. 국어의 계통을 확인하는 일은 국어가 어떤 어종에 속하며 어떤 언어들과 친족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알아내는 일이다. 어족

조선남자 엿보기 (13화) - 병 주고 약 주고

2025-03-30T13:57:00Z

오랜 시간 말을 잃었다. 둘만의 공간에 말이 없다면 적막강산은 막막 강산이 된다. 내심 먼저 남편이 말을 걸어오길 기다렸다. 말을 해봐 말을. 드디어 엊그저께. 그가 집에 일찍 들어왔다. 책을 보고 있는데 똑똑똑 노크소리가 들렸다. 아침에 일어나라고 쾅쾅 울리던 주먹종이 아닌 예의 바른 노크소리다. 우리가 언제부터 이렇게 격을 두는 사이였는지. "잠깐

조선남자 엿보기(12화) - 부부 그 엇박자에 대하여

2025-03-09T01:41:59Z

참 오랜만에 조선남자 엿보기를 들고 왔다. `인생 그게 뭐라니?`, `상식은 맛있어`를 연이어 밥상에 올리다 보니 `조선남자 엿보기`가 밀렸다. 상식은 맛있기는 하지만 고단백이라 약간 신경을 더 쓰며 읽어야 한다. 그래서 머리도 식힐 겸 고당도 과일 같은 조선남자를 꺼내 들었다. 읽다 보면 부부란 무엇인가. 부부가 뭔데 이따구로 고달프고 애달프고 피곤한

상식은 맛있어(13) - 소금이 뭐길래

2025-03-13T05:05:42Z

소금과 설탕은 조미료의 양대 산맥이다. 한쪽은 짜고 한쪽은 달다. 둘 중에서 한쪽으로 저울추를 기울인다면? 당연 소금이다. 소금은 예부터 전쟁까지 불사하는 필수품이자 귀중한 물질이기 때문이다. 고구려가 동아시아 패권을 장악한 요인에는 소금, 말, 질 좋은 철이 뒷받침되었다. 그 시기는 19대 광개토왕 때다. 요하 서쪽의 소금산을 차지한 것은 고구려가 부흥

상식은 맛있어(12) - 소고기 너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니?

2025-03-11T10:53:07Z

쇠고기, 소고기. 한글 맞춤법이 (1989년) 개정되기 전까지 쇠고기가 표준어였다. 맞춤법이 개정되면서 쇠고기와 더불어 소고기도 복수표준어가 되었다. 소고기 한 근만 주세요. 소고기 먹으러 갑시다. 쇠고기든 소고기든 소의 고기인 것만은 같다. 우리나라 사람들 뿐 아니라 타국에서도 소고기는 현존하는 육고기 중에서 최고로 쳐준다. 돼지나 닭에 비해 가격도 비

인생 그게 뭐라니?(27) - 최신식과 구닥다리

2025-02-23T08:02:38Z

지난 설에 친손녀 둘이 집에 왔었다. 큰 손녀는 다섯 살. 작은 손녀는 38개월이다. 이 어린것들도 사회생활이랍시고 바쁘다. 얼굴 본 지 오랜만이다. 사회생활이래야 어린이 집을 다닐 뿐이지만, 집에서 마냥 노는 백수는 아니라서 나름 고달프고 분주하다. 주말 이거나 쉬는 날 아니면 볼 수 없다. 그러니 어쩌다 볼 때마다 얘들이 부쩍 커가는 느낌이다. 이번

인생 그게 뭐라니?(26) - 강남 그 속살을 파헤치다

2025-02-08T01:46:49Z

대한민국 서울. 부와 빈이 얼크러지고 문화와 첨단이 집약된 수도 서울. 인구밀도가 세계에서 1위 명성을 얻은 촘촘한 도시 서울. 욕망의 전차를 타고 서울역에 내리면 희망과 절망이 교차되는 서울. 출렁대는 외국인들로 한민족의 자부심과 열정을 스스로 다지고 내려놓는 곳 서울. 서울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곳이고 세계인들이 와 보고 싶어 하는 국제적인 도시다.

인생 그게 뭐라니?(25) - 엄마와 가래떡

2025-02-05T01:08:59Z

어린 시절 엄마가 가래떡을 하러 가던 날. 그날은 무슨 심술인지 눈이 펑펑 내리던 날이다. 언덕을 올라가고 내려가야 방앗간이 있었는데 그 길은 그냥 걷기도 힘든 길이다. 가깝기나 하면 좋으련만 멀기까지 하다. 그 당시(60년대 후반) 수원 지동에서 남창동까지 가려면 긴 고개를 넘어야 했다. 언덕을 내려가면 좁은 골목이 이어졌다. 좁은 골목을 따라 작은 집

상식은 맛있어(11) - 여자와 화장품

2025-01-23T16:26:12Z

얼굴은 한 사람을 식별하는 첫 번째 신체부위다. 그 사람만이 가진 특별한 초상권이다. 고유한 개인의 생김새는 그만큼 독창적이고 개별적이다. 얼굴은 그 사람이 살아온 이력을 말해준다. 별 어려움 없이 살았는지 간난신고를 겪었는지, 생활은 풍족한지 건강한지 그렇지 않은지도 낯빛에 드러난다. 대략적인 연령대도 얼굴에 투영된다. 이처럼 한 번에 다채롭게

상식은 맛있어(10) - 떡 얘기 좀 들어보실래요?

2025-01-16T06:29:35Z

우리나라처럼 떡 종류가 많은 나라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좋은 일이든 슬픈 일이든 떡은 늘 우리 곁에 있었다. 결혼식, 장례식, 백일, 돌, 생일, 이사, 제사, 개업 등등 행사에 따라서 떡 종류는 조금씩 달랐지만 늘 상 한 복판을 차지한 중요한 먹거리였다. 떡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만큼 컸다. 떡은 곡식을 가루 내어 여러 가지 형태로 만들어 찌거나

인생 그게 뭐라니?(24) - 경찰서를 다녀오다

2025-01-10T08:35:10Z

연말에 나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지난 12월 28일 한해를 마감하기 전에. 사고라는 것이 예고 없이 터지기는 하지만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30년 지기들을 만나기 위한 외출이었다. 만나는 장소가 골목길이다. 거기서 내 차를 온전하게 댈 자신이 없다. 뱅뱅 돌면서 고생하느니 속 편하게 버스를 타고 가자. 이래서 버스에 올랐다. 그녀들에게 전해줄

인생 그게 뭐라니?(23) - 밥심으로

2025-01-03T07:00:15Z

새해다. 첫날이라 바뀐 숫자가 낯설다. 아직 음력설이 남아있어 온전히 해가 바뀐 건 아니지만 양력으론 새해다. 좋든 싫든 우리는 일 년을 또 배당받았다. 일 년은 축복과 희망이기도 하지만 불안이라는 요소도 섞여있다. 삶은 늘 그렇듯이 특별한 일보다 매일 반복되는 일들의 연속이다. 숨을 쉬는 동안은 밥을 먹어야 하고 일어나기 싫은 아침이라도 버석거리고 일

인생 그게 뭐라니?(22) - 유화야 말해 봐

2024-12-26T01:12:23Z

`인생 그게 뭐라니?` 21화에서 수채화로 탁상 달력을 만들었다고 소개한 바 있다. 그것은 고작 3달치 분 내 몫이 배분된 것이다. 그냥 지나가다 꼽사리 껴서 밥 얻어먹은 격이다. 이번에는 온전히 내가 그린 유화를 소개해본다. 그동안 글 속에 삽화로 넣은 것도 있고 새로운 것도 있다.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한동안 그림을 그린다고 애쓴 흔적을 조금 남기고

상식은 맛있어(9) - 인체 그 신비에 대하여

2024-12-19T05:42:08Z

우리는 아프면 우선 체온계부터 들이댄다. 보통 정상적인 체온은 36~37도로 모두가 잘 알고 있다. 뇌의 체온조절 중추작용이 추울 때는 발열량을 늘리고, 더울 때는 줄여서 체온을 조절하기 때문에 그렇다. 병에 걸리면 체온이 2~3도 상승하는데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물질 때문이다. `프로스타글란딘`은 체온조절 중추를 자극하여 우리 몸이 비상사태임을 주지시

상식은 맛있어(8) - 나잇값

2024-12-13T10:15:52Z

요즘은 환갑잔치를 거의 하지 않는다. 예전에 내 어린 시절에는 환갑잔치가 동네잔치였다. 못 먹고 굶주린 시대에 환갑은 동네사람들을 구휼하는 자선이요, 자축이었다. 널찍한 대청마루에 병풍을 치고 높다랗게 괴어 올린 각종 떡과 과일, 과자들은 어린 마음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오! 배부른 날. 어쩌면 저렇게 정교하게 과자탑, 떡탑, 과일탑, 은행탑을 쌓을 수

김 미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