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반대말은 무얼까요 - 스핑크스의 수수께끼

2025-04-26T02:20:00Z

얼마 전에 퇴행성 관절염 초기 증세라는 진단을 받았다. 노화의 과정에서 흔히 오는 질병이라고 한다. 뼈 주사나 스테로이드 주사까지 맞을 단계는 아니라 하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관절에 통증이 조금만 있어도 뼈 주사니 시술이니 들이대는 게 유행인데 양심적인 의사를 만난 것 같다. 대신 지금부터 관리를 잘해야만 건강하게 칠십 대를 맞이할 거라며 잔뜩 겁을 준다.

슬기로운 탐구생활- '류귀복 작가' - 류귀복 작가의 '돈 버는 브런치 글쓰기'를 읽고

2025-04-07T02:01:33Z

<작가 완전 파헤치기> ¤ 본명:류귀복 ¤ 필명:글방(글 쓰는 방사선사) --- 천재작가(천 번을 쓰고 지우며 재미있는 문장을 완성하는 작가) ¤ 가족관계: - 아내 박수현(별명은 지혜의 여신 아테네, 천사, 작가의 개인 편집장, 영문학 전공, 취미 발레) - 딸: 류서아(유치원 때 양파링배낭을 만든 적 있음, 현재 스케이트

다시 걷는 '희망의 길' - ‘파킨슨 아내와 Le Puy(르쀠)길 산책하기’

2025-04-16T01:55:56Z

‘안녕하세요? <사랑방>에 실린 수필 두 편 읽었어요. 멋진 인생, 축하드립니다.’ 카톡으로 축하 인사를 받았다. 발신자는 십 년 전까지 함께 근무했던 김일환 교장 선생님이다. 온화한 성품으로 직원 간의 인화를 강조하며 학교 운영을 민주적으로 잘했던 분이다. 야간대학에서 프랑스어를 전공한 인연으로 주 프랑스 교육

오늘도 실패다 - '분위기 어땠어?'

2025-03-26T13:01:43Z

미국 사는 막내 여동생이 휴가를 내고 잠시 귀국했다. 엄마는 아흔이라는 나이도 잊고 밥 짓기에 혼신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시차 적응은 뒷전이고 하루 세끼 먹이는 게 급한지 팔까지 걷어붙이며 서둘렀다. 나뭇가지처럼 바싹 마른 동생의 몸이 밥에 대한 열의를 부추겼나 보다. 새벽닭의 울음소리에 먼동이 터오듯 압력추가 진동으로 울려대는 통에 동생은 눈을

의대열풍을 어찌하리오 - 굳건한 교육 정책을 바라며

2025-03-30T14:59:29Z

아래층 사는 젊은 부부가 잠깐 우리 집으로 올라왔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저희가 이사해요.” 얼굴에 생기가 도는 엄마와는 달리 아빠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집을 줄여서 간다는 말끝에 아빠의 한숨이 묻어 나왔다. 강남으로 가는구나, 나는 직감할 수 있었다. “아들 교육 때문이로군요?” 젊은 엄마 입에서 대치동으로,라는 말이 이어졌다. 대치동이라 하면

단무지의 변신 - 알뜰한 당신이 그립습니다

2025-03-25T19:53:21Z

이제 가야겠다는 나를 가로막는 엄마가 갑자기 냉장고 앞으로 가더니 무언가를 꺼낸다. 두툼한 손에 딸려 나온 건 까만 비닐봉지였다. 부스럭 소리에 맞춰 빠꼼이 고개 내민 일회용 팩 속 단무지. "이거 필요하냐?" 수줍은 표정으로 물었다. 나도 모르게 눈빛은 쌀쌀맞고 고개는 빳빳하게 양쪽으로 힘껏 휘둘렀다. 전혀 필요하지 않다는 뜻을 완강하게 전달하려

시애틀에도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 집 찾아 삼만 리

2025-03-26T12:42:38Z

미국에 사는 동생 집을 방문했던 지난여름이다. 산책이나 하려고 늦은 저녁 남편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 살기 좋은 시애틀 날씨를 대변이라도 하듯 풋풋한 바람결이 살갗을 간질여 주었다. 푸른 하늘과 맑은 공기를 예찬하며 마을 안쪽으로 걸음을 떼자 이층 집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눈을 돌리는 곳마다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집마다 초록 잔디가 정원에 깔

삶이 詩요 詩가 곧 삶이다 - 강남국 작가의 <삶의 詩詩의 삶>을 읽고

2025-02-09T15:08:40Z

‘좋은 삶만이 좋은 작품을 쓸 수 있다’라고 믿는 사람이 있다. 바로 강남국 작가이다. 그는 시인이면서 수필가이고, 칼럼니스트이며 교육봉사자로 남들보다 몇 배의 삶을 짓고 있다. 이번에 낸 여덟 번째 책은 독자들과 함께 시의 행복을 나누고자 펴냈다. “시 한 편을 가슴에 품고 산다면 누가 죄를 짓겠느냐.” <삶의 詩詩의 삶>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가짜 직함 - 저는 교수가 아닙니다

2025-03-19T09:27:20Z

새로 다니게 된 헬스장에서 직함을 하나 얻었다. 연세 지긋한 어떤 분이 내 성 끝에 자꾸 ‘교수’라는 호칭을 붙여서다. “윤 교수님!” 낯선 호칭이 얼마나 민망한지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어버리고 싶을 정도다. 가끔은 어이가 없어 웃음을 띤 채 지나쳐버리기도 한다. 옆에 있는 나를 잘 아는 사람들조차도 묵묵히 듣고만 있으니 도대체 무슨 이유인가. ‘저는

밴쿠버에서 딸네 집 찾기 - 미국에서 국경을 넘어 캐나다로

2025-04-06T01:03:16Z

토론토에서 공부를 마친 딸아이가 직장은 밴쿠버에서 갖기를 원했다. 마침 시애틀에 사는 동생네 집에 와 있던 차라, 우리 식구는 함께 집을 보러 가기로 했다. 인터넷을 샅샅이 뒤져 점찍어 둔 곳은 모두 다섯 군데. 운 좋게 빨리 구하게 된다면 밴쿠버 근교에서 놀다 오자는 계획까지 세웠다. 휴가를 낸 동생 부부가 운전을 해 주기로 했다. 미리 전화로 약속한

세상에서 가장 귀한 물 - 나중은 없다

2024-10-20T06:40:18Z

涸轍浮魚(학철부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수레바퀴 자국에 고인 물에 놓인 붕어'라는 뜻으로 매우 곤궁한 상황에 놓인 사람을 말한다. 비 오는 날 수레바퀴가 지나가며 만들어 놓은 움푹 파인 자리에 빗물이 고인다. 연못에 있던 붕어 한 마리가 하필이면 그 작은 웅덩이로 떠내려왔다. 당장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붕어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소리친다. "물

그때 헤어지면 돼 - 지금 현재를 즐기면 돼

2025-02-09T09:10:07Z

습관처럼 브런치 마당으로 들어선다. 이 방 저 방 돌아다니다가 잔잔한 울림을 주는 글 하나를 발견했다. 잊혔던 노래 하나가 글 속에 포근히 담겨 있는 게 아닌가. 아, 내가 좋아했던 이 노래, 하루에도 수없이 듣던 건데. 무엇이 바빠 한쪽 구석으로 밀어놓은 채 까맣게 잊고 있었을까. 내가 이 노래를 처음 만난 건 버스를 타고 광화문을 가던 길이었다. 창밖

전생에 축구 선수였을까 - 9월 5일을 기대하시라

2024-11-01T12:52:38Z

딩동딩동~ 누가 이 한밤중에 남의 집 초인종을 누를까? 현관 시스템으로 살짝 엿보니 아파트 경비 아저씨다. 무슨 일로 꼭대기 우리 집까지 친히 납시었는지 놀라서 문을 열었다. 머리를 긁적이는 아저씨가 어렵사리 입을 뗀다. "이런 얘기를 드리는 게 뭣하지만." 2103호가 너무 시끄러워 잠을 못 자겠다는 전화를 받았다는 거다. 민원이 들어와서 어쩔 수 없다

나도 한때는 노래를 불렀지 - 이제는 다른 것에 귀 기울여야 할 때

2024-08-29T07:01:05Z

신혼생활을 시작하고 며칠이 안 되어 군대를 막 제대한 큰 시동생이 들어왔다. 부모님을 대신한 장남이 동생을 거두어야 하는 건 당연한 거라서 함께 살기 시작했다. 2년 뒤 군대를 제대한 막내 시동생까지 들어와 삼 형제가 한집에서 살기 시작했다. 돌이켜보면 신혼 때 참 많이도 이사 다녔다. 첫 번째 다세대 집에 살 때는 한밤중에 도둑이 들었던 경험이 있다

남편이 입대한대요 - 꼬박꼬박 삼시 세끼

2025-02-12T01:06:20Z

등기 우편을 받았다. 봉투를 뜯자 뜬금없이 입영 통지서 한 장이 튀어나왔다. 아들이 제대한 지 벌써 10년이 넘어가는데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쳐도 유분수지. ‘군대를 다시 오라고?’ 자세히 들여다보니 아들이 아닌 남편 이름이 떡하니 적혀 있는 게 아닌가. ROTC를 마치고 최전방 양구 백두산 부대에서 헌병 장교로 복무했던 사람을 다시 호출하다니. 인생은

'어린이집' 앞에만 서면

2024-08-06T05:28:08Z

우리 아파트 1층에 ‘가정 어린이집’이 있다. 나랑 관련이 없는데도 이상하게 그 집 앞에만 서면 호기심이 생긴다. 몇 살짜리 아이들이 왔는지, 지금 무슨 활동을 하는지 늘 궁금하다. 아이를 데려오는 부모와 마주치기라도 하면 혹시 안이 들여다보일까 싶어 흘끔대기도 한다. 한 번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 아이를 데리러 온 엄마와 선생님이 나누는 대화를 듣

네 번째 결혼을 왜 하고 싶을까 - 결혼식장 순례기

2024-08-04T07:42:58Z

연둣빛 새싹이 초록으로 물들어가던 4월, 장미꽃잎 분분하던 5월은 사랑하는 남녀가 결혼이라는 결실을 보기에 아주 좋은 때다. 신랑 신부의 첫출발을 응원하기 위해 나도 주말마다 결혼식장을 순례하느라 바빴다. 부러움이 커서 그랬던가. 식장에 들어서면 내가 혼주라도 된 듯 샤르르 떨리는 가슴을 주체할 수 없어 살짝 웃는 표정으로 눌러야 했다. 순례 마지막 날

나는 선한 사람이다 - 한번 구독은 영원하다

2024-07-10T23:40:52Z

브런치북이라는 게 바로 이런 것인가. 아날로그 성향인 내가 혼자 힘으로 컴퓨터로 책을 발행하다니. 어쨌거나 놀라운 성취감을 맛본 계기가 되었다. 두 권의 책, (아버지를 기억해줘)에서는 아버지가, (아흔에 시를 읊다)에서는 엄마가 주인공이다. 코로나 19로 온갖 고통을 겪으며 아버지가 천상으로 떠나는 과정을 표현했고, 지아비를 하늘로 보낸 엄마의 넋두리

빨간 점이라도 찍어야 하는 이유 - 신출내기의 기억

2024-12-04T13:16:42Z

검정 바지에 검정 재킷을 걸치고 거울 앞에 섰다. 왜 이렇게 생기가 없어 보이는 거지? 화장을 안 한 탓일까? 화장이야 원래 안 하는 편이지만 초췌해 보이는 건 처음 느껴본다. 해맑지 않은 표정에 짙은 음영까지 드리운 얼굴. 여기에 검은색을 덧입히니 우울해 보일 수밖에. 고집도 세어 보이고 왠지 초라해 보이는 게 별로다. 브로

웃음으로 넘겨버리는 게 답 - 그럴 만한 사정

2024-06-12T21:42:02Z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리며 서 있었다. 몇 초만 지나면 초록 신호등으로 바뀔 텐데 성급하게 차도로 발걸음을 내딛는 한 아저씨를 발견했다. 교통규칙에 대해서만큼은 유독 신경이 예민한 편이라 즉각적인 반응이 왔다. '신호가 금방 바뀔 텐데 뭐가 저리도 급하실까?‘ 순간, 신호등이 초록으로 바뀌었다. 잽싼 걸음으로 건너가다 보니 얼마 안 지나

조선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