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릿한 걸음

2025-05-12T13:54:17Z

밋밋한 모래바람 날리는 푸석한 초원 구겨진 지도는 있지만 읽지 못하는 것들 뿐 흐릿한 목적지를 향해 질척이는 발을 옮기네 뿌연 밤안개에 눈앞이 흐릿해질 즈음 나는, 길을 잃었네

진흙의 온기

2025-05-12T14:43:17Z

눅눅한 안개가 깔리고 추적이는 비가 내리던 날 물기를 머금은 무심한 돌부리 하나에 나는 넘어졌다 얼굴에 느껴지는 질척이는 진흙은 어느새 끈적이는 덩굴이 되었고 뺨을 타고 내리는 물방울과 어딘가 아려오는 따스한 느낌에 이대로 몸을 맡겨볼까 조금은 편해질까 몸을 늘어뜨려 본다

돌멩이의 고백

2025-05-10T19:43:13Z

조그만히 반짝이는 영롱한 보석 하나 하나, 둘 수많은 손들은 빛나는 보석에 홀려 모든 것을 바치려 하네 나는 늘어진 그림자 뒤에 가려진 상처 많은 돌멩이 축축한 흙에 파묻으면 그 빛이 가려질까 날카로운 바늘로 보석의 뺨을 찢어낸다면 그러면 내가 더 빛나보일까 어쩌면 내가 가진 상처도 누군가의 바늘로 만들어졌을까

햇살이 다가오면

2025-05-08T12:29:44Z

사늘한 바람에 살랑이는 자색의 꽃 유유히 흘러가는 수다스러운 시냇물 흘러가는 구름에 따스한 햇살이 가려 잿빛 세계가 되고 쌀쌀함에 모두 몸을 떨지만 꽃잎은 미소를 잃지 않네 햇살이 조곤히 다가와 얼굴을 비추면 각양각색의 웃음들이 번져 잿빛 세계가 물들어가네

안개숲을 걷는 날

2025-05-09T05:21:45Z

눅눅히 슬렁이는 바람에 푸르던 나뭇잎은 하나 둘 떨어졌다 길 잃은 안개숲 사이의 작디작은 나는 여전히 걸어가도 제자리 아스라이 흩어지는 안개 사이로 슬며시 들어오는 빛 한 줄기 무심코 따라간 그 빛은 나를 향해 미소 짓네

그 한 잔으로는

2025-05-05T11:09:16Z

작고 반짝이는 술잔 하나 은은히 달콤한 술이 반쯤 채워진다 수줍은 반잔에 얼굴은 사과처럼 달아오른다 무심한 술잔 하나에 씁쓸하고 독한 술이 가득 채워진다 하늘은 어지러져 잔 속에 맴돌고 눈앞에 일그러진 그림자는 나를 비웃는다 나는 늘 넘칠 듯 잔잔한 파도 너머의 공허를 바라본다 어쩌면, 한 잔으로 충분하지 않았을까

남겨진 발자국

2025-04-28T04:27:08Z

하이얀 눈이 내려앉은 순백의 세계 검은 물감처럼 떨어져 길을 헤메는 나는 벽없는 미로에 붙잡혀 있다 차디찬 바람에 발은 얼어붙고 시큰거리는 불안을 눌러 삼켜 한 걸음, 두 걸음 살아남기 위해, 남겨지기 위해 도화지에 나를 남겨본다

불꽃 - 나아가게 하는 동력에 잡아먹힌다

2025-03-30T10:32:50Z

따스한 빛은굳은 내 몸을 감싸 안고 뜨거운 불꽃은내 등을 거칠게 밀어내어 나아갈 힘을 주네 그러나 그 불꽃은이내 몸을 태우고 스러져가는 몸을조각조각 모아 버텨내지만 결국 불꽃은모든 것을 태워버린다

별빛 - 희망은 멀게 느껴진다

2025-05-10T12:16:02Z

칠흑같이 어두운 밤 우두커니 보이는 별 하나 은은히 빛나는 작은 점 나의 유일한 빛 그 빛을 잡으려 하지만 손끝은 차디찬 바람만 가르고 결국 나는 하염없이 바라본다 바라볼 수 밖에는 없다

담배연기 - 연기 한 모금에 모든 걱정이 사라졌으면

2025-03-30T03:23:52Z

씁쓸한 담배연기에 속이 타들어간다 무거운 한 줌의 구름이 내 머릿속을 빽빽이 채워간다 어두운 거울을 안개 같은 연기로 잊을 수 있다면 찰나라도 볼 수 없게 된다면 담배연기 한 모금에 모든 걸 날려보낼 수 있다면 세상이 조금은 밝아 보일까 세상이 조금은 따뜻해질까

밤을 견디며

2025-03-23T10:11:32Z

선선히 불어오는 바람에 굳은 마음이 녹아내리고 은은히 비치는 수줍은 달빛은 고요히 나를 비추네 옭아매는 불안에 흐느끼는 나는 오늘도 달빛을 벗 삼아 깊은 밤을 견뎌가네

절벽

2025-04-25T12:58:54Z

칼바람이 살을 찢고 끈적한 그림자가 나를 당겨온다 땅은 바스라지고 마음은 스러진다 담아내고 바라본다 절벽의 아래를 그 아래가 몰아치는 강물이여도 고요히 숨 쉬는 푸르른 숲이여도 그리고 떨어져본다 그 끝은 곧 시작이니

버티는 자

2025-03-17T08:26:02Z

거친 가시는 나를 옭아매고 날선 송곳은 마음을 꿰뚫는다 그것은 나를 내려보며 비죽- 웃음짓는다 얼마나 어디까지 그래도 나는 버텨본다, 끝까지 붉은 비가 내려도 땅을 전부 적셔도 그 속에서 나는 묵묵히 뿌리를 내린다, 내리고 싶다

흔들림

2025-03-15T16:51:58Z

따스한 봄바람에 푸르른 나뭇잎은 춤을 추고 따가운 겨울바람에 흩날려 스러지는 눈꽃 무심한 돌맹이 하나에 비틀거리는 나 모두가 흔들리고 나도 흔들리네 흔들리며, 살아가네

친절한 말

2025-03-15T17:16:27Z

귀에 따스한 바람이 스쳐간다 폭신하고 말랑한 솜뭉치가 안아주곤 지나간다 귀에 차가운 칼바람이 지나간다 뾰족하고 날카로운 고드름이 꿰뚫고 지나간다 하지만 고드름도 바란다 부드러운 솜이 되어 따스함을 안겨주기를 그러려면 조금은 녹여야겠지 스스로를 내려놓아야겠지 차가움을 녹여내어 따뜻한 물방울이 된다면 따스한 솜구름이 될 수 있을까

완벽

2025-03-15T16:52:10Z

완벽 나는 빛난다 밤하늘을 수놓는 별처럼 나는 깨끗하다 새하얀 도화지처럼 나는 최고다 뜨겁게 타오르는 태양처럼 나는 멈춰있다 죽음을 받아들인 것처럼

여유로운 꿈 - 나태의 경계에서

2025-03-04T04:47:58Z

나는 꿈을 꾼다 한가로이 따스한 바람이 부는 꿈 푸르른 초원에 누워 여유로이 휘파람을 불어본다 푸르던 하늘에서 차가운 물방울이 내려온다 하늘은 잿빛 커튼에 덮이고 상쾌하던 초원은 어느덧 축축해진다 이윽고 초원은 나를 집어삼킨다 끈적하고 놔주지 않는 늪이 되어 나는 그저 잠겨간다 언젠가 따뜻한 바람이 다시 불어오기를 기다리며

그림자를 품은 불꽃 - 간절한 불안

2025-03-04T16:50:51Z

그림자를 품은 불꽃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아 하지만 바람은 내 손끝을 비웃듯 스쳐가고 나는 다시 빈 손을 움켜쥔다 간절함은 불꽃처럼 타오르지만 불안은 그 옆에서 내 발목을 잡듯 그림자를 드리운다 이 손을 내밀다 스러지는 바람만 잡을까 두려워 멈칫거린다 불꽃이 없다면 앞이 보이지 않고 그림자가 없다면 길을 잃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나는 그림자를

걱정의 늪

2025-02-23T09:13:15Z

걱정의 시작은 어디일까? 나는 걱정이 많은 사람이다. 가끔 잠들기 힘들 정도로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걱정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며, 힘겹게 하루를 마무리한다. 불면증 때문에 약을 꽤 오랫동안 복용하고 있지만, 약을 끊을 마지막 선을 넘지 못해 아직 힘겨워하고 있다. 정말 머릿속에서 걱정이 말끔하게 사라지면 좋겠다고 자주 생각한다. 주변에서도 '넌 생각이

간절함과 욕심

2025-02-23T06:06:01Z

간절함과 욕심은 어떤 관계일까 어떤 것을 간절히 원했던 경험이 있는가? 나는 최근 원하는 기관에 입사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아침 일찍부터 봉사활동을 마치고 밤늦게까지 자기소개서를 다듬고, 면접 예상질문을 직접 작성해 보고 연습하며 준비했다. 그렇게 몇 주 넘게 온 힘을 쏟다 보니 결국에 몸살이 나고 말았다. 아픈 몸을 이끌며 서류를 검토하는 중

람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