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쩍 선 넘지 마세요 - [슬쩍 선 넘지 마세요]. [꽃피우기]

2025-04-28T06:29:26Z

[슬쩍 선 넘지 마세요] 그래? 난 00 정도 모았는데. 예전 회사에서 알던 한 형을 오랜만에 만나 대화를 나누다 들은 말이다. 원래부터 자신감이 넘치던 이 형은 이직한 후 승승장구하여 젊은 나이에 리더가 되어 있었는데, 세상이 좁은 덕분인지 우연한 기회에 업무 때문에 만나 커피를 한잔 하게 된 것이다. 살아온 이야기를 하던 도중, 불쑥 형이 물었다.

커피선택장애 - [커피선택장애]

2025-04-21T08:11:44Z

커피 메뉴를 고르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다. 맨날 마시는 커피가 있는 것도 아니다보니, 그때 그때 즉흥적으로 커피를 선택하는데 요즘 카페에는 무슨 배리에이션이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그냥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기에는 너무 무성의해 보인다. 라떼도 좋은데 어차피 아메리카노가 아니라면 차라리 좀더 달달한 음료가 좋겠다. 아샷추 (아이스티 샷추가)를 시키

봄산책 - [봄산책],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이고]

2025-04-14T21:36:14Z

[봄산책] 오래간만에 날씨가 맑았다. 이제 진짜 봄이 오나 싶은 포근하고 달짝지근한 날씨다. 아마 근처에 솜사탕이 있었다면 나는 기꺼이 하나 사 먹었을 것이다. 맞다. 이런 날에는 산책을 해야 한다. 비타민 D 보충이라는 거창한 명분을 들먹이며 회사 동료를 꼬셔 산책을 나섰다. 그날은 일이 있어 오랜만에 정장을 입은 날이었다. 자주 입지 않아 더 어색하다

거북목 세우기 - [거북목 세우기]

2025-04-07T01:25:45Z

거북목을 방지하려고 의식적으로 고개를 꼿꼿이 세우는 습관이 생겼다. 정확히는 아직 일자목 단계이다. 하지만 여기서 더 발전하면 거북목이 된다고 하니 지금 방지해야 한다. 구부정한 목을 인지하고 황급히 고개를 세워 본다. 그러나 내가 고쳐 잡은 자세가 정말 바른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한 10도 정도 고개를 과하게 치켜든 것 같아서 다시 조금 숙인다. 그렇

즉흥적 홍콩여행의 의미 - 짧은 여행의 소회

2025-04-01T15:27:57Z

이번 주말 홍콩에 짧게 여행을 왔습니다. 여행만 오면 언제나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갑니다. 이번 여행도 정신을 차려보니 돌아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며 공항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네요. 매주 글쓰기를 하겠다는 저와의 약속 때문에, 여행 중에라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여유 있게 커피를 마시며 브런치를 쓸까 했는데… 요… 게으름 이슈와 에그타르트를 사려고 아침 내

단절된 모든 가능성의 인연 - [세브란스 : 단절,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중경삼림]

2025-03-25T02:55:04Z

0. 날이 너무 좋습니다.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저로서는 오늘의 따뜻한 햇살이 너무 고마울 따름입니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옵니다. 영원히 힘든 것은 없습니다. 물론 영원히 즐거울 수도 없겠지요. 다만 끝날 수 있음을 미리 아쉬워할 시간에 현재를 더 열심히 만끽해야겠습니다. 1. 저는 한동안 드라마나 영화를 잘 챙겨보지 못했습니다. 연말이라 바빠서

F호소인의 확증편향 - [F 호소인의 확증편향], [어쩌면 알 수도 있었던 것]

2025-03-23T05:14:14Z

[F 호소인의 확증편향]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며 자신의 생각을 더욱 굳혀갑니다. 이 심리적 기제, 확증편향은 무척 강력합니다. 우리는 스스로가 제법 객관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현재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은 과거부터 지금까지의 확증편향이 누적된 결과이며, 주관적입니다. 이 확

양면거울 1 : 사진 뒷면의 메모 - [양면거울 1]

2025-03-21T02:03:38Z

세상의 많은 것들에는 양면성이 있다. 나도 그러하다.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항상 옳지만은 않다, 는 것은 물론 잘 알고 있었으나 그래도 대부분 정답에 근접해 왔다고 생각했다.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해 선택한 많은 것들은 정규분포 안에 있던 것들이라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이 꼭 정답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삶은 일직선이 아니다. 객

감정의 몰림

2025-03-05T21:54:12Z

오래된 백팩을 버렸다. 나름 좋아하는 백팩이었으나 외부 포장면이 가루가 되어 떨어지는 통에 도저히 더 쓸 수 없었다. 물론 새 백팩을 사고 싶은 욕심도 없지 않았지만. 그러나 괜찮은 백팩은 20만원이 넘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무척 곤혹스럽다. 내 몸에 걸치는 어떤 것이든 10만원이 넘으면 사치라고 느끼는 나다. 각종 쇼핑 사이트를 뒤져보다가, 마지막에

Chill Guy의 2월 근황토크 - 2025년 2월 셋째주

2025-02-25T22:00:25Z

어쩌죠? 제게는 글을 너무 잘 써야 한다는 강박 같은 게 있나 봅니다. 오래간만에 예전에 썼던 글들을 읽어보니 글마다 힘이 팍 들어간 게 느껴집니다. 마치 골프 스윙을 할 때의 저 같습니다. 온몸에 힘이 들어가서 스윙을 하다 보면 뒤땅을 치거나 가끔 헛스윙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말이죠, 온 힘을 다해 휘둘렀을 때 가끔 빵! 하고 맞을 때의 쾌감이란 크.

떡볶이 먹고 갈래? - 이왕이면 쫀득쫀득한 쌀떡볶이로

2025-02-19T10:05:39Z

떡볶이란 녀석은 보통 놈이 아니다. 맛있다. 정말이지 너무 맛있다. 탄수화물에 단짠과 매운맛이 버무려져 있으니 맛이 없을 리가 없다. 떡볶이를 싫어하는 한국인은 잘 못 봤다. 소울푸드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떡볶이를 같이 먹는다는 것은 소울을 공유하는 이다. 얼마 전 지인들과 즉석 떡볶이를 먹으러 갔다. 계란에 라면사리를 넣어서 먹었는데 아직도

난 정말 일찍 자려고 했다니까요 - 불면증과의 대결

2025-02-19T01:06:31Z

[23:00~00:00] 모닝커피를 괜히 두 잔이나 마셨나 보다. 아니다. 커피가 문제가 아니라 운동을 안 가고 빈둥거린 탓인 것 같기도 하다. 더듬더듬 침대 옆 핸드폰을 찾아 유튜브를 켜고 숙면유도영상을 찾았다. 10분 만에 기절시켜 준다니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영상을 튼다. 수면뇌파에 맞춘 백색소음 같은 소리가 반복적으로 나오는 영상이었는데 잠이 오기는

서점 바캉스 - 내향형 인간의 안식처

2025-02-04T05:47:25Z

오래간만에 여유 시간이 생겼다. 특별한 약속도 일정도 없이 하루를 보내게 된 것이다.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잘 보냈다는 소문을 들을까 하고 치열하게 고민하던 (과정은 생략하고) 결과만 얘기하자면, 나는 대형 서점에 들렀다. 집에 가봐야 그저 침대에 누워 게임을 하거나 유튜브 쇼츠를 보다가 ‘어휴 오늘도 아까운 시간 보냈네’ 하는 레퍼토리로 잠이 들 것이 뻔

배고픈 직장인과 오후 3시의 꼬깔콘 - 점심 한 숟갈 그냥 남기지 말고 다 먹을걸

2025-02-02T06:21:56Z

신기하다. 정확히 오후 3시만 되면 왜 이리 배가 고픈지 모르겠다. 무슨 알람시계도 아니고 그날도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서, 옆 후배가 못 들었기를 바라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물이라도 좀 마셔야 이놈의 배는 포만감이 생겨 잠깐이라도 만족할 것 같아서다. 진정 환경을 중시하기보다는 그저 MZ감성으로 하나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얄팍한 속셈에 작년부터

위로연습 3 : 온전한 위로 - [위로연습 3], [산문집 1을 마치며], [폭죽]

2025-01-20T07:07:58Z

[위로연습 3 : 온전한 위로] 괜찮아요. 잘해 왔습니다. 가식적인 말들과 그저 그런 반응들에 상처받을 필요 없습니다. 내가 해 왔던 것들을 억지로 포장해 내거나, 다른 사람들과 비교할 필요 없어요. 그렇게 해서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낫다는 안도감을 갖는 것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누군가의 번지르르한 말만으로 내 가치가 더 커지거나 또는 작아

저도 열심히 들으려 했는데요 - [저도 열심히 들으려 했는데요]

2025-01-14T08:45:20Z

'응? 내가 왜 이러고 있지?' 무표정하게 핸드폰을 보고 있는 나를 의식하고는 짐짓 놀랐다. 화면에 떠 있는 것은 쇼핑몰 소멸예정 적립금 2,000원 안내에 대한, 시답잖은 카카오톡 메시지였다. 누가 뭐라고 한 것도 아닌데, 나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양 입꼬리를 살짝 올려 머쓱한 미소를 지으며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분명 나는 팀원들과 제육볶음 (네,

인생필기노트 1 - [인생필기노트 1], [청계천이 다다른 바다]

2025-01-12T09:03:11Z

[인생필기노트 1 : 삶을 움직이는 몇 가지 법칙] 1. You think you can't, you don't. 불가능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는 것은 당연히 중요하다. 문제는, 충분히 할 수 있는 것도 못 한다고 미리 단정하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단 할 수 있다고 생각해 보면 생각보다 더 많은 것들을 해낼 수 있

단편소설 3 : 굴레길 - [단편소설3]

2025-01-05T05:50:41Z

- 동석 씨, 원발성 담즙성 간경화증입니다. 자가면역성 간 질환인데요, 간이 천천히 손상되고 있습니다. 간 이식을 하지 않으면 결국 간부전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의사의 말에 동석은 할 말을 잃었다. 간 이식? 간 이식이라는 단어가 귀에 메아리친다. - 수술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간 이식을 받을 기증자가 나타난다고 해도 성공 확률은.... 의사의 마지

후드티 입은 정이든씨의 일기 - [2024년 12월 22일의 일기]

2024-12-26T10:47:22Z

[2024년 12월 22일의 일기] 글을 꾸준히 쓰기란 어렵다. 정이든씨가 되어 일요일마다 1편씩 글을 발행하기로 결심한 것이 올해 9월이니, 그래도 3개월 이상은 꾸준히 글을 써 온 셈이다. 누군가는 고작 3개월이라 할 수 있겠으나 주말마다 피곤해병이 도지는 만성피로 직장인인 나에게는 이것도 무척 큰 성과라 자축하며 오늘은 조금 편안하게 일기스럽게 글을

당신은 늘 빛나고 있음을 - [당신은 늘 빛나고 있음을]

2024-12-22T06:33:38Z

인사팀 업무를 하다 보니 현업의 팀장님들과 대화할 기회가 많다. 친한 팀장님 몇몇과는 가끔 술 한잔 기울이며 사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그럴때면 회사에서는 어렵게만 느껴지던 팀장님이 그저 동네 형님 같은 느낌이다. 가끔 팀장 못 해 먹겠다는 넋두리를 들을 때면 안쓰럽게도 느껴진다. 대다수의 팀장들은 '팀원'에 대한 고민이 많다. 그래서 팀장들과의 대화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