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기도의 무덤에서 - 사랑은

2025-04-28T14:51:18Z

기도의 무덤에서 - 사랑은 - 사랑은 기도로 시작해서 그대로 남습니다 기도도 사랑에서 시작해서 그대로 남습니다 기도가 남은 한 사랑이 끝날 수 없으며 사랑이 있는 한 기도 또한 멈출 수 없습니다 오늘도 그대 위한 두 손은 무덤 같은 시간에서 기도로 시작합니다 그래 부디 그대 부디

(시) 정원 매직 - 퇴원

2025-04-27T10:11:12Z

정원 매직 - 퇴원 - 꽃 한 송이에서 수많은 정원이 자랍니다. 꽃 잎 한 장에서 수많은 하늘이 생명을 키웁니다. 나비 날갯짓에 수많은 정원의 하늘이 꽃으로 열립니다. 정원에 가면 마음이 더없이 가벼운 건 정원이 키운 하늘에 섰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무너지는 날 마음에 꽃송이 심습니다 그대가 하셨던 것처럼 정원이 마음을 일굽니다

(시) 인연 안부 - 별 그리움

2025-04-23T23:23:35Z

(시) 인연 안부 - 별 그리움 - 밤을 앞둔 풀꽃이 안부를 묻습니다 마음에 묻은 별이 물기 마른 눈물로 답합니다 멈칫하는 밤의 떨림에 새벽과 멀어진 이슬이 한 사람을 부르다 목이 쉽니다 쉰 목소리는 별을 모으지 못하고, 서로를 끌어당기지 못해 건조해진 별은 안부를 잊었습니다 하지만 그대 이름에 묻은 그리움 하나 별을 기억하는 마

(시) 숨 위로 - 너

2025-04-22T07:52:49Z

숨 위로 - 너 - 눈도 아래로 흐른다 비도 아래로 흐른다 꽃도 아래로 흐른다 위로를 아는 모든 것은 위로가 필요한 모든 것이 스스로 위로 향할 수 있도록 아래로 아래로 흘러 아래부터 채운다 내 숨을 밀어 올린 너처럼

(시) 고흐 형 - 붕대 자화상

2025-04-19T11:05:08Z

고흐 형 - 붕대 자화상 - 당신은 자를 귀라도 가지셨습니다 귀를 자름으로 당신은 당신을 찾으셨습니다 듣는 귀조차 가지지 못한 내게 보는 눈은 사치일 뿐입니다 귀와 눈이 없는 말에서 사자가 날뛴다고 사람들은 떠났습니다 하지만 사자는커녕 낙타도 못 되는 나는 시간 뒤에서 매일 귀를 그렸다 지우기만 합니다 봄소식이 눈으로 먼저 오는

나무와중학교 학교 정원 이야기 10 - 인정 정원처럼

2025-04-14T08:44:08Z

학교 정원 이야기 10 - 인정 정원처럼 - 정원에 새롭게 이사 온 생명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주변부터 먼저 살피는 것이다. 살핌의 대상은 기존에 그곳에 자리를 잡은 자연물은 물론이고, 주변 환경까지 포함한다. 마냥 신이 나서, 마냥 들떠서, 마냥 자신감으로 뿌리를 마음대로 뻗고, 꽃을 욕심 넘치게 피우지 않는다. 혹 새롭게 이사 온 생명이

(시) 버드 스트라이커 - 운명을 쏘다

2025-04-12T12:44:29Z

버드 스트라이커 - 운명을 쏘다 - 어쩌면 우리는 유리를 향해 돌진하는 새와 같은 시간 위에 있는 지도 모른다 오로지 보이는 대로 날고 날았을 뿐인데 정말 그랬을 뿐인데 갑자기 목적지 목전에 나타난 자신의 모습을 새는 거부하고 싶었는 지도 모른다 자신을 영정 사진 보듯 보는 유리 안의 자신을 새는 깨고 싶었는 지도 모른다 그

(시) 탄성 정원 - 살게 하소서

2025-04-12T10:18:08Z

탄성 정원 - 살게 하소서 - 학생들의 탄성에 3월 학교 정원이 여울물 흐르는 소리로 메아리 합니다 그 소리에 막다른 시간을 지나던 숨들이 잠자고 있던 탄성을 깨워 지구를 들어옵니다 "저기 새 지구가 돋아요!" 탄성에도 담백함이 있음을 몰랐습니다 그 담백함이 맑은 여울물이 되어 묵은 것들을 씻어낼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봄 정성

(시) 풀꽃 편지 - 꽃다지 우체국

2025-04-08T05:31:57Z

풀꽃 편지 - 꽃다지 우체국 - 풀꽃은 그대 가시면서 묻어두신 편지였습니다 욕설 같은 3월 폭설이 그대 뒷모습만 남은 그 길마저 모두 지워버렸지만 세상 어떤 시간도 영원히 혼자인 시간은 없다고 영원도 결국 시간이라고 이름이 불려지지 않을 뿐 꽃은 꽃의 시간을 준비한다고 혼자의 시간을 견디기 어려울 때마다 땅 저 멀리서 전해지는 풀

(시) 못 철학 - 왜곡 반영

2025-04-12T06:44:57Z

못 철학 - 왜곡 반영 - 못이 뾰족한 이유는 아픔을 왜곡한 미안함 때문입니다 자기 또한 망치의 시간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그 두려움 홀로 이기기 위함입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있음을 스스로 인정하기 위함입니다 못이 되어야 한다면 세상 가장 뾰족한 못이 되겠습니다 감사함을 제대로 읽고 미안함을 제대로 쓰는 비겁하게 구부러

(시) 중독 시간 - 기대와 기대, 그리고 기대

2025-04-05T11:48:34Z

중독 시간 - 기대와 기대, 그리고 기대 - 내게도 큰 버팀목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시간이라도 건널 수 있었습니다 어떤 길이라도 가지 못 할 길이 없었습니다 기댈 곳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인지는 기대어 살아본 사람만이 아는 진리입니다 기대의 시작이 기댐이라는 것도 더 이상 새로운 사실이 아닙니다 네, 그렇습니다 기

(시) 학교 화면 조정 - 새 숨의 시간

2025-04-04T09:06:09Z

학교 화면 조정 - 새 숨의 시간 - 3월 학교 정원에 새 숨이 돌기 시작합니다 봄의 첫 장을 열려는 태풍급 바람에도 정원의 기운은 좀처럼 움직이질 않았습니다 정지된 화면에 시간만 흘렀습니다, 간혹 눈이 내려 화면 조정시간을 가졌지만 눈이 녹고 나면 그뿐 오히려 겨울바람에 몸살 난 나무만 야위었습니다 개똥지빠귀의 울음에도 나무는 휘청

(시) 나를 보고 - 잔치와 천치

2025-04-02T02:58:07Z

(시) 나를 보고 - 잔치와 천치 - 세상은 꽃 천지인데 내 마음을 깬 그대는 꽃봉오리를 굳게 닫고 시간 너머로 깊게 저버렸습니다 꽃들은 세상 향해 잔치 잔치 노래 하는데 새들은 꽃도 모르는 나를 보고 천치 천치 손가락질 하는 폭설 뒤에 숨은 욕설 같은 벚꽃만 시리게 환한 3월 모퉁이 뒤에 숨은 어느 날

나무와중학교 학교 정원 이야기 9 - 3월 나무와중학교(미선나무)

2025-03-25T15:50:19Z

학교 정원 이야기 9 3월 나무와중학교(미선나무) 정원을 가꾸는 일은 분명 지구와 학생을 구하는 일이다. 특히 3월 학교 정원에 서보면 그것이 단순히 하는 말이 아님을 확실히 알 수 있다. 겨울은 결핍의 계절이다. 가장 큰 결핍은 녹색 결핍이다. 소나무류와 일부 상록수를 제외하고 모든 것이 색을 버리는 시간이 겨울이다. 광합성

(시) 망설임의 우주 - 그대 봄

2025-03-23T15:15:01Z

(시) 망설임의 우주 - 그대 봄 - 망설임은 시작입니다 시작조차 못하는 이들이 망설임에 대해 폭설 같은 욕설을 퍼붓습니다 춘분 전에 내리는 비는 꽃이 망설일 수 있도록 눈의 마음도 담고 있습니다 섣부르지 않도록 서두르지 않도록 비는 그렇게 지긋이 내립니다 비의 마음을 이해한 꽃들이 망설임을 씻고 화답합니다 산수유와 매화가 우중에서도 우주를

(시) 3월 정원 - 다시 숨

2025-03-22T18:17:48Z

3월 정원 - 다시 숨 - 발에 밟히는 모든 것이 눈에 밟히는 날 눈 감아도 마음에 밟혀 다시 눈 뜨면 낮달 같은 눈물에 밟히는 것들이 다시 살라며 봄 정원으로 이끕니다 겨울이 묻어둔 사소한 비밀에도 따스한 별로 답하는 그대 고운 미소가 발길마다, 마음길마다 숨 맑은 봄 광장을 엽니다

(시) 허락도 없이 - 그대는

2025-03-19T08:04:18Z

허락도 없이 - 그대는 - 혼자인 새벽은 허락도 없이 날이 다르게 일찍도 오는데 늘 새벽보다 한 걸음 앞서 오시던 그대는 어찌 허락도 없이 새벽 뒤로 오십니까

(시) 곡선의 일요일 - 모퉁이 미학 2

2025-03-19T18:21:24Z

곡선의 일요일 - 모퉁이 미학 2- 춘분을 앞두고 비 내리는 곡선의 일요일 위에 섰습니다 모퉁이로 이어진 곡선의 시간에는 비도 굽어서 내립니다 곡선의 일요일에 본 산수유가 더 정다운 것은 모퉁이 시간이 만든 선물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일요일 발걸음이 더 가벼운 건 모퉁이 너머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이야기가 있음을 믿기 때문입니다 떠남이 결코

(시) 꽃길 서사 - 인연 은유

2025-03-16T10:55:07Z

(시) 꽃길 서사 - 인연 은유 - 길은 안다 길 어디 즈음에 너처럼 반드시 꽃이 있다는 걸 꽃 또한 안다 네가 그랬던 것처럼 꽃이 있는 곳이 곧 길이라는 걸 꽃과 길은 안다 꽃과 길이 만나는 건 살기 위함이라는 걸 꽃이 져도 길이 계속되는 건 길이 다해도 꽃이 피기를 멈추지 않는 건 너와 내가 맺은 인연 때문임을 꽃과 길은 너무 잘

(시) 참꽃 엽서 - - 다시 3월 -

2025-03-09T11:14:33Z

(시) 참꽃 엽서 - 다시 3월 - 꽃 소식 그리운 산길에 참꽃 한 송이 피었습니다 봄 그리운 건 산도, 사람도 매한가지인가 봅니다 봄을 그리다가 그대를 그리고 마는 내 마음에 참꽃이 그대를 피웁니다 그대 계신 곳에도 그대 고운 모습 닮은 참꽃이 피었는지요 내가 그리운 건 봄도 봄이지만 꽃도 꽃이지만 ▪︎▪︎▪︎▪︎▪︎▪︎ 참꽃 소식

이주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