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글몽글 보글보글 - feat. 휴재공지

2023-07-02T18:01:56Z

낳아놓으면 알아서 큰다고, 누가 그랬던가. 그 입을 잡아째고 싶다. 사람들의 말, 행동, 심지어 아주 작은 몸짓, 사소한 발화에도 내 마음은 불밭이 되었다, 꽃밭이 되었다 했다. 그런 나에게 육아는 심히 고되고 지난한 것이었다. 하루에도 수십 번 오락가락하는 아이가 둘, 내 기분도 그들을 따라 오락가락하는 일상. 그 와중에도 가끔씩 그런 순간이 찾아왔다

눈치가 백단

2023-07-02T18:01:55Z

어디가 정정당당

2023-03-22T00:54:23Z

지금은 다만 아이다워 더욱 사랑스러운 나의 아이들아, 마지막 승리를 움켜쥐고 더 이상 도전하지 않는 겁쟁이가 되지 말렴. 이겨서 기뻐하는 일보다 더욱 중요한 건, 져서 분한 마음을 다루는 방법을 깨우치는 거란다. 열패감을 드리블하며 앞으로 나아가 결국 세상에 한 골 먹이고야 마는, 너의 패배는 남의 승리보다 아름답기를.

아빠와 함께 수학을

2023-03-01T15:40:35Z

수학은 못 배워도 인내는 꼭 배우렴 아빠에게.

지진에서 살아남기

2023-02-28T03:27:11Z

누군가에겐 인생영화로 기억될 만큼 명작이지만 개인적으론 여운이 너무 길어 두 번은 볼 수 없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가 떠오른다. 죽음이 코앞에 닥친 순간까지 어린 아들을 향해 비밀스럽게 웃어보이던 위대한 아빠 귀도의 마지막 몸짓과 표정을 기억한다. 비참한 수용소 생활을 한 판의 게임으로 바꿔내는 기지와 해학은 아빠라서, 또 귀도라서 가능했다. 무

그 분모에 그 분자

2023-11-09T07:16:54Z

이과 출신 아빠는 아들에게 말했다. 수학을 공부한다는 건, 곧 수학의 언어를 배우는 거라고. <a보다 b가 많다> 라고 말하는 대신 <a각보다 b각의 크기가 더 크다> 라고 말하는 법을 익히는 거라고. 수학은 수학의 언어를 배우는 것, 이 얼마나 멋지고 세련된 표현인가. 옆에서 듣던 문과 출신 엄마는 무릎을 탁 쳤다. 근데 아마, 이러란 뜻은 아니었을

나는 최애다

2023-02-08T09:12:44Z

항상 관심받고 싶었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어도 늘 새로운 관심과 칭찬을 찾아 헤맸다. 이제는 아니다. 기꺼이 나의 관객이 되어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는 두 명의 극성팬 덕분이다. 참 극성스럽기 짝이 없지만 퍽 사랑스럽기 한이 없어서 조금도 싫지 않은 나의 최애들 덕분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서로의 최애다.

충!전!

2023-02-01T14:28:33Z

모델명 : 무한동력 아들 급속충전기 소비전력 : 220 loVe 모델출시년월 : 2014. 12. 제조국 : 한국 무게 : 33kg A/S책임자 : 엄마 * 주의 : 과열 시 사랑이 넘칠 수 있음

삼행시 대결

2023-09-04T02:14:01Z

매일매일 새롭게 피어나는 아이들의 기상천외한 말을 곱씹으며 가끔 나도 모르게 상상의 나래를 편다. - 표현의 귀재! - 언어의 마술사! - 예리하게 빛나는 지성과 따뜻하게 스미는 감성. - 작가만의 참신한 문장으로 풀어낸 모두의 이야기. 이 모든 찬사가 내 아이의 것이라면 얼마나 황홀할까? 내 아이는 어쩌면, 한낱 방구석 작가에 불과한 나보다 훨씬 풍부

상상도 못한 이유

2023-01-18T08:09:10Z

아이들도 걱정을 한다. 오늘만 사는 것처럼 보여도 제 나름의 걱정과 작정이 있다. 다만 그것이 논리적으로 심히 허황돼서, 역시 아이는 아이구나 어른을 웃음짓게 한다는 게 걱정에 찌든 어른과는 퍽 다른 점.

죽기 싫은데 케이크도 먹고 싶어

2023-01-16T00:49:56Z

희한하네

2023-01-04T04:25:37Z

그래서 다이아 소장 여부는 노코멘트. 하지만 다이아보다 빛나는 거라면 벌써 두 개나 갖고 있지요.

엄마의 처세술

2023-01-17T14:38:01Z

세상에서 엄마를 제일 사랑한다는 너의 고백에 네 맘이 꽉 차게 화답해주지 못해서, 나를 제일 좋아하는 엄마라서, 네게 미안해하고 싶지는 않아. 길게 보면 그 편이 너에게도 나에게도 좋은 일이라는 걸, 너도 머잖아 알게 될 테니까. 언젠가 엄마보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도, 목숨과 바꿔도 좋을만큼 소중한 존재가 생겨도, 너를 가장 사랑하는 네가 되길. 그게

그건 못 참지

2023-01-27T03:23:00Z

"엄마, 우리도 치킨 시켜먹자." "가스나야, 밥 다 해놨는디 뭔 치킨 타령이여." "아, 나도 치킨 먹고 싶단 말야." "누가 치킨을 먹는데?" "다래." "너 지금 다래네에서 오는 거 아니냐?" "치킨 시켰으니까 나보고 집에 가래." 그때까지 말이 없던 아버지가 젓가락을 내려놓고 일어섰다. "어이, 치킨 두 마리 시키게." 갑자기? 두 마리? 깜짝 놀

뭘 기대했는데

2023-01-02T13:29:44Z

사실은 아빠랑 친해요

옆구리 찔려 절하기

2023-01-02T13:30:41Z

둘째가 막 말이 터지던 무렵, 입에 달고 다니던 세 글자. "고맙디?" 한없이 나를 좋아해주던 아이에게 습관처럼 고맙다는 말을 자주 했던 모양이다. '고맙다'는 말을 깜빡 잊은 어느 날, 아이는 한참이나 내 입을 물끄러미 보다가 기어이 제가 듣고 싶은 말을 제 입으로 하고야 말았다. "엄마, 내가 참 고맙디?" 이리도 깜찍한 채근이 있을까. "그럼! 고맙

결투를 신청한다

2023-01-02T13:31:18Z

<엄마>님이 답정너를 시전하셨습니다. <아들>님이 개썅마이웨이를 시전하셨습니다. <엄마>님이 데미지를 5000 입었습니다.

아들의 특장점

2022-11-23T02:24:55Z

아들이라 좋은 게 아니고 딸이라 좋은 게 아니고 너라서 좋아.

명과 암

2023-01-17T14:43:27Z

좋은 일은 매일매일 있어. 나쁜 일도 매일매일 있지. 하지만 오늘의 기분은 내가 고를 수 있어.

처는 없지만 애처가

2023-01-02T13:34:08Z

'바라는 거 암것도 없다, 너네끼리나 잘 살면 된다' 던 어른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던 새댁은 신혼 초, 의아하고 당혹스러운 순간이 많았다. 우리끼리 너무나 잘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바라는 게 너무도 많았기 때문이다. 당시의 모든 싸움은 늘 당사자가 아닌 어른들로부터 촉발되었다. 그때를 떠올리면 비록 쓴웃음이 지어지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

날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