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백수저 요리사 - 계속 요리해 줘 나는 계속 행복한 조수 할게

2025-05-05T12:43:54Z

지난 유럽 여행을 다녀온 이후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은 “그래서 경비가 얼마 들었어?” 라는 질문이다. 그런데 우리의 경비를 들은 사람들은 죄다 생각보다 많이 들지 않았다는 반응이었다. 여행 경비가 많이 들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특별하게 알뜰해서가 아니라 우리는 주로 음식을 다 해 먹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만 말하면 많은 이들이 안쓰러운 눈으로

음악을 사랑하는 내 남자 - 우리가 함께하는 순간에 음악을 더해주는 남편.

2025-04-27T15:25:00Z

남편과 본격적인 연애를 시작하기 전, 이른바 썸을 탈 때의 일이다. 남편이 운전하는 차에 나란히 타게 되었는데 아직 단 둘이 차 안에 있는 것이 다소 어색하던 시기. 조용한 차 안의 공기를 바꿔볼 겸 "음악 좀 들을까요?"라고 제안했다 남편은 서랍 안의 CD케이스를 주며 그 안에 있는 음반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들으라고 했다. 그렇다 그때만 해도 음

프롤로그 - '다정한 관찰자로 남편 관찰하기'를 시작하며

2025-04-29T13:00:15Z

한때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이 베스트셀러였던 적이 있었다. 그 책의 내용을 접했을 때나는 대학생 무렵이었는데 그때에는 남과 여가 그렇게 다른가? 하고 그다지 공감하지 못했었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나도 몇 차례 설익은 연애들을 하다 이별했었는데 그때에도 헤어진 그와 나의 성격이 잘 맞지 않았을 뿐 남과 여가 다른 별에서 온 것처럼 느끼지

축구 좋아하세요? - 갑자기 빠져버린 축구의 세계. 아닌가 그건 아들의 세계인가?

2025-04-17T11:05:53Z

2002년도 우리나라는 정말 뜨거웠다. 나는 그해 대학을 입학한 새내기였는데 내가 공부한 것에 비해 수능 시험을 못 봐 원하던 대학에 합격하지 못했더랬다. 12여 년간의 초중고등학교의 허무하게 느껴지며(뭘 했다고,,,) 공부를 해야 할 필요를 찾지 못해 방황하던 때였다. 마땅히 놀 줄도 몰라 그러면서 놀지도 못했다. 그저 방황하는 어린양이었을 뿐. 그때 세

최선을 다하지 않기로 한 신학기 - 번아웃에 빠지지 않기 위한 결심

2025-03-17T14:18:18Z

오늘도 할 일을 다 하지 못한 채 퇴근했다. 사실 학교에 있는 동안 수업을 제외한 시간에 내내 일했음에도 할 일을 다 해내지 못했다. 수업을 한 시간 마치고 돌아오면 이내 새로운 공문이 쌓여 있는 지금은 신학기. 3월이다. 현재 내가 해야 하는 일들은 수업, 수업준비, 평가계획 등은 물론이고, 학교 내부 cctv 추가 설치, 반장 부반장 선거 준비 및 진행

내 취향의 서재 만들기 - 나만의 취향을 쌓아가는 시간

2025-02-16T22:53:07Z

나만의 서재를 만들고 싶었다. 사실 우리 집에는 1인용 책상이 3개, 또 식탁이 아닌 긴 원목 테이블이 1개나 있지만 나만의 책상은 없다. 1인용 책상은 학생 신분인 아들 둘과 나보다 책상을 쓸 일이 많은 남편이 하나씩 차지하고 있다. 나는 주로 거실의 원목 테이블이나 식탁 위에 앉아 책을 읽거나 글을 썼는데, 문득 나만의 책상이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스본 성당에서의 미사 - 잊고 있었던 순간을 떠올리게 하는 여행의 힘

2025-02-06T00:58:07Z

리스본에 도착해 하루가 지났다. 이 년 전 유럽여행을 왔을 때는 시차 적응에 완전히 실패해서 처음 며칠간은 몸이 많이 힘들었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기내에서 자려고 정말 노력했는데 뭐 그래도 많이 자지는 못했지만 조금은 적응이 빨라졌다. 나와 남편은 여전히 이곳 시간 4-5시에 깨지만 아이들은 잘 적응해 6시쯤 일어난다. 8-9시쯤 자서 6시쯤 일어나니

기쁨이의 눈으로 바라봤던 사춘기 - 비행기 안에서 만난 영화로 사춘기 다시 보기

2025-02-05T02:54:42Z

2년 전 여름 유럽을 떠올렸을 때, 체력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것은 긴 비행시간이었다. 좁은 좌석에 구겨져서 온 것 같은 찌뿌듬함을 느끼며 무려 14시간을 날아갔더랬다. 그런데 리스본 역시 끝에 있는 도시. 그래서 이번 비행은 더 길어져 무려 14시간 40분이었다. 그게 그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낮에 탑승하여 잠도 오지 않는 긴 시간의 비행은 정말 그

보고 싶던 그 시절의 우리를 만나러 - 그래서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갑니다.

2025-01-31T06:43:16Z

가끔 무언가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 보고 싶은 대상은 주로 사람일 테지만 때로는 어떤 장소, 어떤 상황의 나일 때도 있었다. 최근 들어 내가 보고 싶었던 것은 이 년 전 가족과 함께 유럽으로 떠났을 때의 우리였다. 그때의 우리였다고 해서 어떻게 고민이 없었을까. 막 중학교에 진학한 큰 아들과, 새로운 일터에서 일 년간 고군분투하며 적응했던

완벽한 무계획의 소풍 - 취향이 겹치는 이들과의 계획 없이도 통하는 즐거움

2025-01-30T15:10:49Z

일어나야 한다는 알람을 듣고도 한참을 침대에 누운 채 일어날 다짐을 하며 간신히 몸을 일으키던 며칠이었다. 학기말이라 업무가 과중했고 또 지난여름에 이어 연수에 강사로 출강하게 되어 긴장한 채로 3일을 막 지낸 차였다. 오늘 아침에도 알람에 반응한 몸은 피곤함을 호소하며 조금 더 누워있자고 했지만 이상하게도 정신만은 또렷해졌다. 왜냐하면 그 모든 과중한 업

겨울방학을 기다리는 마음 - 나를 아끼는 마음이 필요할 때

2025-01-19T00:10:55Z

진짜 겨울이다. 그동안은 겨울이라기엔 포근한 날씨라 겨울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음을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연일 영하권의 날씨가 계속되고 살갗에 닿는 바람이 차가움이 몸을 움츠러들게 하니 겨울임이 분명했다. 겨울이 오면 한 해가 저물고 또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는 것인데, 그동안은 그리 춥지 않은 날씨 때문인지 한 해가 저물어 가는 것을 자각하지 못했던 듯

운동 좀 하는 사람입니다만 - 운동이라고는 못한다고 여겼던 나의 학습된 무기력과 이별하기

2024-11-17T07:47:59Z

운동신경이 없는 편이었다. 학교 다닐 때 체육 수행평가(그때는 실기평가였지만)는 모두 최하점이었다. 기본적으로 공을 무서워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운동의 수가 적었고 뭘 해도 못하니 흥미도 없었다. 그저 가장 좋은 체육시간은 교실 체육이었던 그 시절의 나였다. 그러니 성인이 되어서도 운동에 흥미가 있을 리가 없었다. 그렇게 전혀 운동하지 않는 삶을 살던

시와 함께 하는 저녁 - 쓰러진 풍경을 사랑하는 게 우리의 재능이지 <@고선경, 샤워젤과 소다수>

2024-11-17T00:21:17Z

용기가 나지 않는 요즘이다. 아직 닥치지 않은 일을 고민하지 않는 나인데 ‘에이 그때 되면 어떻게든 되겠지’하며 극단적 낙천주의에 해당하는 대책 없는 나인데 요즘은 다가오지 않은 날들이 만들어 내는 두려움을 끌어다가 미리 한껏 걱정하고 있었다. 그 누구도 내일에 대한 뚜렷한 계획을 세울 수 없는 것이 인간사일 텐데도 요즘의 나는 평소답지 않게 미래의 고

연수 강사가 되다. - 청심환 먹으며 덜덜 떨던 나의 첫 연수 강의

2024-10-13T15:18:58Z

지난 겨울 방학 시교육청에서 하는 책 쓰기 연수에 다녀왔다. 학생동아리 활동으로 쓴 글을 자가출판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연수였는데 연수 내용이 얼마나 알찬지 지금까지 들었던 연수 가운데 손에 꼽을만했다. 나 역시 친한 선생님의 추천을 받고 다녀온 거지만 다녀와선 나도 여기저기에 추천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새 학기가 시작되어 새 학교에서 새로운 업무로

인간관계 정리의 달인 - 라고 쓰고 회피형 인간이라고 읽기

2024-10-06T22:55:39Z

이번 여름은 정말 더웠다. 덥다는 말로도 부족했다. 뜨겁고 습하고 무덥고 더위가 할 수 있는 지독한 것들은 모두 다 한 여름이었다. 그런데 그 여름의 지독함은 심지어 길기도 했다. 추석의 추는 가을 추자인데, 가을이라기엔 너무나 무더운 추석이었다. 추석까지 덥다니. 구월의 중순인데 이렇게 덥다니 이런 말이 내내 오가던 9월이었다. 지독했던 더위는 물러갈 때

제주에 다녀왔다. - 무지개의 응원을 받고 돌아온 시간

2024-08-20T04:45:58Z

일이 너무 많아 지친다는 말도 지치던 때였다. 고개를 돌려보면 바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모두 바쁘던 때, 바쁘면서도 바쁘다고 감각하지도 못했다. 한숨 돌리고 싶었지만 꽉꽉 찬 일정들이 나를 몰아치고 있었기에 당장은 휴식이 요원했다. 그래서 여름쯤에는 떠날 수 있겠지.. 하며 가지고 있는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찾아보

[에세이] 무정형의 삶 - 내가 원하고 바라는 나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2024-08-02T09:58:41Z

어렸을 때부터 교사가 되고 싶었다. 나는 어렸을 때도 동생을 잘 챙기는 언니였다.(동생의 입장은 다를 수 있음) 밖에 나가서 동생을 살뜰히 챙기는 내 모습에 사람들은 겨우 한 살 차이냐며 되묻곤 했었다. 또 가족 모임에서는 사촌 동생들을 잘 돌봤다. 그런 나였기에 아이들을 잘 돌본다. 의젓하다 등의 칭찬을 많이 받았다. 그런 내가 ‘교사’가 되고 싶다는 말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 - 진정한 만남이 주는 위로와 치유의 순간

2024-08-01T07:38:56Z

새로운 학교에 적응하기 바빴던 몇 달이었다.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업무 새로운 공간은 나를 설레게도 긴장시키기도 했다. 이 모든 것들이 나의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기까지에는 고군분투는 필연적이었다. 사실 바쁘던 시간을 보내면서 힘들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힘든 과정 중에도 일을 하며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느낌도 느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내면에서는 계속 나에게

인생은 장비빨 - 장비들이 데려다주는 세상

2024-06-18T02:51:39Z

일상생활의 내 생각이나 감정을 글로 써야겠다.라는 생각을 하자마자 나는 패드와 함께 사용할 키보드를 검색했다. 여러 회사의 키보드들이 있었지만, 내가 사용하는 패드의 제조사에서 만든 패드 커버와 일체형으로 되어 있는 키보드가 가장 좋아 보였다. 물론 가장 좋아 보인만큼 가격도 가장 비쌌다. 그래도 글을 쓰려면,,, 노트북도 아니고 키보드인데,,라며 덜

로마에서의 잠 못 들던 첫날밤. - 로마는 로마였다.

2024-06-15T04:20:23Z

밤새 몇 번이나 잠에서 깼다. 잠을 푹 자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였는데, 우선 첫 번째는 침대가 불편했다. 이탈리아의 숙소 중에 가장 비싼 가격에 예약한 숙소였다. 위치와 베드 타입만 보고 결정하긴 했지만, 집에 들어오는 순간 알 수 있었다. 매우 오래된 건물에 잘 관리되지 않은 집이라는 것을. 아이들에게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남편이 저녁을 준비하는 동안

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