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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19T00:00:18Z

꽃길은 흙길이라 좋고 우뚝 서면 나도 꽃잎 되어 훠얼훨 관 위로 날아도 좋고 415 <꽃길> 오서하 며칠 동안 나의 업무와는 다르게 여자를 간호했다. 여자가 아팠다. 열이 나고 밥을 먹지 못했다. 여자는 주방과 연결된 거실 소파에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있다. 빈방이 있기는 했으나, 여자는 그 방을 사용하지 않는다. 나는 고무장갑을 벗었다.처음엔 그

409

2025-04-09T23:40:09Z

여자는 제 발로 다시 들어와서 연신 푸념을 했다. 여자가 다시 왔을 때 남자는 그의 조그만 서재에 틀어박혀 있었다. 그 사이 여자는 전처가 쓴 몇 권의 시집을 태웠고 전처가 아끼던 몇 개의 잔을 가루로 만들었다. 나는 말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 뒤치다꺼리를 하는 것은 나의 업무가 아니다. 고무장갑을 끼고 있는 동안 나는 사심에 물들지 않았고 일과 사람을

402

2025-04-06T12:25:09Z

가로등 아래에선 먼 곳 별빛을 따르지 않아 가까운 빛하나로 덜 외로운 그림자 사랑 별 건가 너 거기에 나 여기에 - 402 <사랑 별 건가> 서하 - 여자가 나갔다. 여자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꽃밭에 물을 주었다. 나는 여전히 고무장갑을 끼고 있었다. 여자의 손과 나의 손을 가끔 비교하곤 했다. 여자의 손은 이십 대처럼 곱다. 여자는 손에도 화장을

331

2025-04-01T09:59:40Z

나는 라면 박스를 발로 걷어찼다. 여자는 날마다 빈 박스를 여기저기 늘어놓는다. 나는 분이 풀리지 않아 고무장갑을 낀 손으로 종이박스를 한 번 더 내리쳤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여자가 늘어놓는 건 모조리 쓰레기다. 아니면 썩어서 코를 쥐고 버려야 할 음식물이다. 정작 요양보호사가 필요한 사람은 여자인 듯했다. “선생님!” 째지는 여자의 목소리가 내 등

328

2025-03-27T12:34:08Z

밤길에 앞서 뛰는 것이 있어 쫓아가니 가랑잎이었다. 발끝에 차인 바람이 뒤틀린다. 어제의 나는 이 길에 없고 오늘 내 발밑에는 길이 없다. -328 없는 길- 서하 ------- 여자는 뒤뜰에서 쑥을 캔다. 나는 고무장갑을 낀 채 남자의 이야기를 듣는다. 밤마다 전처가 온다는 증거를 함께 찾자는 것이다. 전처는 살아있다. 살아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단

325

2025-03-26T16:42:15Z

남자가 읍에 가겠다고 했다. 여자는 시큰둥했다. "기름 값드릴 테니 태워다 줄 수 있어요? 은행을 다녀와야 해요." "시간 안에 돌아올 수 있나요?"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고무장갑을 벗었다. "난 안 가." 여자가 말하면서 TV채널을 돌렸다. 남자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먼저 나섰다. 나는 남자의 아내를 물끄러미 보았다. 함께 가고 싶은 것인지

320

2025-03-29T06:26:34Z

그의 아내는 우울증이 심한 듯하다, 매일 택배가 들이닥쳤고, 포장도 뜯지 않은 채 쌓여가는 물건도 많았다. 산더미처럼 설거지가 쌓여있으므로 나는 고무장갑을 꼈다. 남자는 정원 햇살 따뜻한 곳에 앉아 책을 읽는다. 남자의 삶은 치매 덕분에 여전히 은혜로워 보였다. "진짜 멀쩡해 보이죠?" 여자는 오늘도 턱짓으로 남편을 가리키며 같은 말을 했다. 나는 대답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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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20T08:02:41Z

그 남자의 전처는 시인이었다.그의 정원에는 시인이었던 그녀의 눈길과 손길이 봄 햇살에 분분하다. 남자는 전처를 위해 집을 지었고, 나무를 심었다. 그래서일까. 아직도 청단풍과 동백나무들이 헝클어진 머리칼을 한 채 긴 강을 내려다보고 있다.전처의 속삭임 같은 뒷산 잎사귀들이 사락사락 흔들린다. 남자는 여전히 전처의 찻잔에 커피를 따라 마시고, 그녀가 모았던

secret 어린 왕자 -서문-

2025-03-22T21:45:32Z

우리는 한 장의 그림을 보고 ‘모자’ 라거나 ‘쓸데없는 그림’이라며 쉽게 판단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어린 왕자는 단번에 그것이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임을 알아보았지요. 보아뱀과 모자를 구별하는 것은 단순한 시각적인 판단이 아닙니다. 그것은 "무엇을 믿고, 어떻게 바라보느냐"의 문제입니다. 사막이 아름다운 이유가 “보이지 않는 우물이 있기 때문”인 것처

Secret 어린 왕자 27 - 에필로그 - 너의 웃음소리

2025-03-17T13:03:22Z

아저씨에게 아저씨가 어린 왕자가 사라진 이야기를 들려주었을 때,&카지노 가입 쿠폰;나는 마침내 아저씨와의 이별을 직감했어요. 아저씨는 별을 바라볼 때마다&카지노 가입 쿠폰;어린 왕자의 웃음소리가 들린다고 했지요.&카지노 가입 쿠폰;그리고 이렇게 덧붙였어요. "만약 어린 왕자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 나에게 알려줘." 나는 미소 지으며 대답했어요.&카지노 가입 쿠폰;"나의 소망은 웃음소리가 되는 거예요." 아저씨는 조

secret 어린 왕자 26 - - 복선이 말하는 것, 그리고 해피엔딩

2025-03-17T12:53:46Z

K 인생은 눈에 보이지 않는 복선의 연속이야. 그 복선은 우주가 우리에게 보내는 신호처럼, 무심코 흩어진 채 존재하지만, 마치 숨은 그림 찾기처럼 섬세하게 가려져 있지. 우리가 그 작은 신호에 관심을 기울이면, 진실이 무엇인지 서서히 드러나게 돼. 어린 왕자가 지구에 발을 딛자마자, 그는 가장 먼저 뱀을 만났어. 뱀이 남긴 말, 기억나지? - “나는

secet 어린 왕자 25 - -나는 여기서 기다릴게-

2025-03-17T12:51:20Z

K 어린 왕자는 아저씨에게 비행기를 고쳐서 자신의 세계로 돌아갈 것을 재촉했고, 자신은 자기 별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암시했어. 이별을 준비했던 것이지. 나는 어린 왕자가 이별을 맞이하는 태도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secret을 찾게 되었어. 삶과 죽음이 짝이듯이 만남과 이별이 짝이듯이 밝음과 어둠도 짝이라는 생각이 들어. 거울 속의 나처럼 나의 삶을

secret 어린 왕자 24 - 믿음은 실존적인 노력 위에서

2025-02-12T12:57:28Z

K 사실, 나는 그동안 많이 지쳐 있었어. 삶이 내게 던지는 질문들이 너무 무거워 감당하기 어려울 때가 많았어. 이렇게 살아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 그런데도 나는 습관처럼 다시 어린 왕자 24장을 펼쳤어. 코끼리가 한 걸음씩 걸어가듯, 어린 왕자와 아저씨도 사막에서 점점 지쳐 갔다고 해. 사막을 걷는 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물이

초맹의 『오피스 게임』을 읽고 - 늦은 리뷰

2025-02-03T21:42:11Z

회사가 원하는 건 내가 망하는 거라니.... 이율배반적인 말 같은데?라고 반박하면서 일단 들어가게 만드는 책. 도대체 초맹 작가가 궁금해서 미치겠다. 유쾌한 필체를 보면 30대 후반쯤? 역시 피규어? 하지만 언어의 밑바닥에서 드러나는 단단한 조율 능력을 보면, 인생의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사람임이 틀림없다. 산전수전 다 겪고, 게임과 현실을 자유롭게 넘나

하루를 기억하기 위해

2025-02-10T15:03:51Z

거실에 있던 귤나무에 꽃이 피었다. "예쁘다!" 나는 소리 없이 소리쳤다. 희고 작은 꽃이었다. 두려울 것이 없다는 듯 두리번거리지 않는 모습이다. 나는 아침이면 잔뜩 메말라있다. 기력 없는 눈에 들어온 작은 꽃이 고맙기까지 했는데, "말했잖아.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라고." 손톱만 한 꽃이 거만하게 말했다. 말하는 꽃은 질색이라서 나도 모르게 고개

secret 어린 왕자 23 - 물약을 조심해!

2025-03-17T12:52:17Z

K 요즘 나는 새로운 다이어리를 꾸미는 재미에 푹 빠졌어.&카지노 가입 쿠폰;형형색색 형광펜으로 줄을 긋고, 별표를 하고,&카지노 가입 쿠폰;불끈 두 주먹 쥔 그림도 그려 넣었지.&카지노 가입 쿠폰;새해에는 기필코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거든. 그러다 문득, 어린 왕자가 만났던 약장수가 생각났어.&카지노 가입 쿠폰;그는 "물을 마시지 않아도 갈증이 해소되는 알약"을 팔고 있었대.&카지노 가입 쿠폰;알약 하나면 목마름이 사라지고,&카지노 가입 쿠폰;우물을 찾아가

노민영 시인의 <섬> 리뷰

2025-01-03T07:33:34Z

시집이 나왔다는 시인의 문자가 도착하였다. 문자 말미에 망설인 듯한 구절이 덧붙여 있었다. -첫 페이지 시 잘 봐주세요.- 시집을 구매하고 택배가 오기까지 시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였다. 시인의 선한 눈빛, 꾸밀 줄 모르는 말투, 오히려 농부 같았던 투박한 모습. 그래서 시인이 아닐 때도 더욱 시인 같았던 시인. 몇 년이 지났을까. 그 오두막집 노민영

secret 어린 왕자 22 - 기차를 타야 하는 이유

2025-03-17T12:08:20Z

K 아저씨는 먼 곳으로 가는 비행기를 바라보며 말했어. "인생은 급행열차처럼 덧없이 빠르게 가.&카지노 가입 쿠폰;우리 삶도 마찬가지야.&카지노 가입 쿠폰;어디로 가고 싶은지 분명히 결정하지 않으면,&카지노 가입 쿠폰;그저 바쁘게 움직일 뿐, 원하는 곳에 도착할 수 없어." 어린 왕자가 만난 철도원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지.&카지노 가입 쿠폰;사람들은 급행열차에 올라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졸고 있었어.&카지노 가입 쿠폰;스스로 방향을 정하

구독자 먹튀들 반드시 잡아서 응징하겠다.&카지노 가입 쿠폰; (냉무)

2024-12-22T07:49:51Z

띰띰한데 잘 걸렸다. 주겄어.

믿어봅니다.

2024-12-19T15:09:14Z

요즘 초등학생들이 배우더군요.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은 흔히 보톡스 라고 하는 독소입니다. 이 박테리아가 자라면서 내놓는 독은 1g만으로 100만 명 이상을 죽일 수 있다고 합니다. 근육과 신경의 연결을 막아서 근육을 쓰지 못하게 만든답니다. 이 독은 생화학무기로 쓰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독소를 희석하면 사팔뜨기, 뇌성마비 등의 치료제로 사용되기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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