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벨트

2025-04-20T11:57:09Z

오늘의 쇼핑 품목 "애제자 결혼식에 입고갈 하객 룩" 쇼핑은 상품 정보로 시작해서 후기로 마무리된다. 문제는 요즘 쇼핑 후기에 대한 믿음이 깨져버렸음에 있다. '직접 써본 직원들의 후기', 또는 '먼저 써본 인플루언서의 후기' 들이 많아졌다. 천편일률적 좋은 말 퍼레이드. 그저 곱게 보이지 않고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다음으로 확인하는 것이 '얼

[브런치북을 닫는 글] 2쇄를 다 팔고 싶구나

2025-04-21T05:44:17Z

중쇄라니. 무명의 작가가 첫 책을 기획출판으로 시작한 것도 감사했는데 결국, 2쇄를 찍게 되었다. 출판사에서 중간 판매 정보를 알려주지 않았기에 1쇄본이 얼마나 나가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궁금했지만 묻지는 않았다. 판매가 저조해서 창고만 차지하고 있다는 말이 돌아올까 봐 겁나는 마음이 궁금증 따위 누르고도 남았다. 모르는 게 약이라니, 조상님의 지혜는 참

나폴거리며

2025-04-06T12:15:41Z

나폴나폴 엇박자로 뛰며 나를 앞섰다. 기분 좋을 때 아이는 이리한다. 그렇게 잠시 앞서더니 얼마 못가 뒤돌아와 말했다. 엄마 나 이제 진짜 10살 된다. 난 지금까지 정말 많은 것을 배웠어. 행복을 배웠어 10번째 생일을 이틀 앞둔 날이었다. 아직은 쌀쌀한 바람에 벚꽃 꽃망울은 활짝 터지지 못했던 그날, 나는 아이의 말에 눈물이 터져버렸다. 이번엔 내

아들의 야행

2025-04-02T22:07:39Z

작은 체구다. 누군가의 겨드랑이, 딱 그 쯤 밖에 안 되는 키. 아침부터 녹아내리는 여름 지하철을 타면 겨와 겨 사이에 끼어서 화생방 당하기 일쑤인 나. 그 퀴퀴하고 쿰쿰함에 정신이 혼미해지면 또 다른 이의 백팩에 얻어맞아 정신을 차릴 수 있는 작은 키. 덩치도 큰 편은 아니라 (그렇다고 절대 호리호리하지는 않다) 그저 작다. 그런 내 작은 품에 폭 안겨

수다의 뒤끝

2025-04-02T20:01:38Z

저는 대화를 좋아합니다. 아니, 수다를 좋아한다고 해야 맞을 것 같네요. 제가 좋아하는 그것은 수준 있고 품격 놓은 '대화'이기보다는 그저 입을 털어주는 '수다'가 맞는 옷인 것 같습니다. 수다는 그 자체로 감정을 쏟아내는 창구가 되어 주어 좋습니다. 어떤 날의 갑갑함, 그저 그런 날의 심심함, 쫓기듯 사는 날의 헉헉거림까지 속에 찰랑찰랑 들어찼던 것들을

쏴↗라↘있↗네~

2025-01-24T00:54:12Z

최근 해보신 운동이 있을까요? 평소 불편하시거나 아픈 부위가 있으세요? 저를 따라서 이 동작을 한번 해보실까요? 갑자기 운동을 하시려는 이유가 있으세요? . . . 첫 만남인데 그녀는 참 적극적이었다. 나에 대해 하나라도 더 정보를 캐내려고 질문을 쏟아냈는데, 대답이 궁색한 나는 그저 '아니요.' '없어요.' 도리도리 밖에 해줄 게 없어서 미안했다. 갑자

이젠 홍보구나

2025-01-11T03:50:15Z

하루 출간되는 새 책은 얼마나 될까? . . . 200여 권이라고 한다 (한겨레 신문 참고, 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106034.html ) 이 엄청난 양에 섞여 내 책이 출간됐다. 눈에 띌 수 있을까? 팔릴까? 네임밸류가 전혀 없는 사람의, 그것도 첫 책이니 판매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

얘들아, 엄마 유튜브 나온다! - 립스틱 짙게 바르고

2024-12-21T00:48:25Z

립스틱 눈치가 보여서 출간계획안을 작성했었던 여름을 지나 운명처럼 지금의 출판사를 만나 출간하게 되었다. 분명 당시에는 계약이 성사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다. 현생과 병행하는 교정 과정이 호락호락하지는 않았지만 처음 경험하는 낯선 세계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겨낼 수 있었다. 최종적으로 책 제목을 고르고, 표지를 결정할 때까지도 내내 현실감없이 부풀기

너네 엄마가 한강이야? - 그럴 리가요

2024-12-15T12:10:00Z

문제) 저자를 제외하고 출간 했을 때 가장 기뻐한 사람은 누굴가? 정답은, 작가의 엄마다. 내 새끼가 대단한 것을 해냈다고 엄청 기뻐하신다. 그럼, 두 번째로 기뻐하는 사람은? 바로 아이들이다. 남매는 처음 출판사와 계약이 성사되었을 때부터 언제 책이 나오냐고 늘 성화였다. 책이란 것이 도깨비 방망이 휘두르듯 뚝딱 나오는 게 아니란다 어린이들아. 아무튼

염탐해도 될까요?

2024-12-14T01:37:56Z

기습이 유행인가? 원래 온라인 서점에 DB 업로드가 12월 10일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6일 금요일 오후 갑자기 메일이 왔다. DB 등록이 완료되어 인터넷 서점에서 예약판매가 시작되었다는 것. ★ 구매링크는 이곳 딸깍. 우와. 누르니깐 정말 내 책이 나온다. 이때부터 시작됐다. 염탐. 내 책을 몰래 살피기 시작했다. 아침에 눈뜨면 교보,

결국 해내는 아이는 집공부 합니다 - [출간] 1등급 집공부 학습법

2024-12-08T21:41:08Z

현직 고등학교 교사로 20년 입시 최전방에서 매년 100여 명의 아이들을 만납니다. 일찍부터 학원 다니고 공부만 하고 자란 아이들이 공부 방법을 모릅니다. 요즘 제 교사로서의 소명은 공부하는데 공부할 줄 몰라서 당황하는 아이들, 공부 근육이 없어서 노력하는데 배움이 자라지 않는 아이들을 돕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저희 남매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Even한 시간 관리의 기술

2024-12-08T20:29:29Z

현직 고등학교 교사 남매의 엄마, 그리고 그들의 집공부 매니저 한쪽에서는 딸 한쪽에서는 며느리 네이버 블로거 브런치 작가 출간 저자 나를 부르는 말들이다. 저렇게 다양하게 불리면서 바쁘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항시 바쁘다. 그럼에도 어느 것 하나 소홀하게, 대충 할 수는 없다. 나를 부르는 이가 만족할 만큼 이름값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무엇을 향한 미생인가

2024-11-30T13:04:11Z

블로그에 4년간 꾸준히 포스팅하는 과정을 '일한다'라고 표현했다. '글쓴다'라고는 하지 못했다. 블로그 발행도 글쓰기일까? 고민해서였다. 나는 쓰는 사람인가? 머뭇거려졌다. 2년 전 브런치에 입성하면서 자연스럽게 작가라고 불리게 됐다. 참 어색하고 불편한 호칭이었다. 듣기 싫지는 않았지만 부담스러웠다. 그러면서도 그에 걸맞은 글을 써야겠다 싶어 블로그보다

넌 내게 굴욕을 줬어 - 아니 노안을 줬지

2024-11-25T12:03:29Z

머리만 대면 그대도 잠드는 편리하고 감사한 수면 시스템을 타고났다. 본디 잘 잔다. 특별히 꿈을 꾸지도 않고, 다만 웅크린 자세 잠들었다가 기절한 듯 깨는 편이다. 그런 나를 아침에 보면 동생은 늘 비슷하게 묻곤 했다. "언니, 악몽 꿨어? " 곤히 자고 일어난 내게 왜 이렇게 묻는가 했더니 내가 상당히 심하게 인상을 쓰고 잔다고 한다. 굳이

'그거 왜 해'라는 질문에 답하지 않은 이유

2024-11-24T15:23:54Z

그거 왜 해? 이렇다 할 경과 없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동안 숱하게 들어본 말이다. 안정적인 직업이 있고, 건사해야 하는 남매가 있는데, 밤잠 줄여가며 블로그 글을 쓴다고 하면 응원하는 이는 없었다. 늘 비슷하게 의아한 표정으로 '그거 왜 해?'라고 물어왔다. 변명 같은 답변은 하지 않았다. 궁색하게 에둘러 없는 말을 지어내지도 않았다. 그저 훗

생선이 도착했습니다 - 12월 12일에 만나요

2024-11-24T05:00:02Z

전업 작가가 아닌 이상 (어쩌면 일지라도) 출간 과정이 일상의 분주함과 맞물려 돌아가면 정신줄 놓기 딱 좋게 휘몰아친다. 본디 1학기보다 2학기가 바쁘다. 어쩌다 보니 내 업무가 아니었던 수능업무를 나눠 맡아서 대수능이라는 거대한 산을 넘어서니 고입이라는 또 다른 고개가 찾아왔다. 3개 학년에 걸쳐 각기 다른 3개 과목의 시험 문제 출제, 수업 준비,

우당탕탕,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4-11-20T13:24:56Z

고민은 학교에서 시작됐다. 인문계 고등학교 교사 20년 차. 매년 입시 최전방에서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아이들을 본다. 어릴 때부터 학원 다니며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공부만 하며 자란 아이들. 그런데도 공부하는 방법을 몰라 고민하고, 공부하는 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아 좌절한다. 아이들을 돕고자 문제점을 면밀히 살피고 상담하게 알게 된 것이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 댓글은 사랑입니다

2024-11-26T12:58:01Z

블로그 운영 4년. 어느덧 이웃이 8,000명을 넘어서고 있었다. 그럼에도 댓글은 귀했다. 댓글을 다는 일은 참으로 수고스러운 일이라는 걸 안다. 우연히 들어왔다면 로그인을 해야 글을 남길 수 있고, 아니더라도 굳이 읽은 글에 대해 코멘트를 다는 일은 여간 정성이 없이는 쉽지 않다. 알기에 남겨주시는 모든 댓글은 늘 소중했고 감사했다. 8월에

첫 출간작가 타이틀을 뺏기다 - 작가가 풍년이네

2024-11-17T09:30:08Z

4년간 블로그 발행을 이어오는 동안 남편은 한결같이 무심했다. 그도 그럴 것이 별 소득도 없이 애쓰는 것이 무의미해 보였으리라. 자조적인 표현으로 '시간당 500원짜리 글'을 쓴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던 나다. 그랬더니 그것을 고대로 받아서 '시간당 500원에 목매지 말고 일찍 일찍 자. 매일 피곤해하지 말고'라고 콕콕 찔러 걱정을 했다. 좀 푹신하게 걱

별이 5개 - 띠지라는 빛나는 리본

2024-11-15T06:45:30Z

처음에는 계약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좋았는데. 출간이 다가올수록 현실적인 고민이 시작됐다. 내 책이 팔릴까? 내 아무리 20년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알차게 담았다 한들 그건 내 생각. 이름 없는 내 책이 세상이 나왔을 때 찾아주는 사람이 있으려나 걱정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마빡에 별스티커 5개 붙이고 광고를 할 수도 없고. 이거 진짜 좋은데.별이 5개

행복해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