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상간(詩畵相看) - 시와 그림이 마주 보다.

2025-04-29T01:35:32Z

시화상간(詩畵相看)이란 문자 그대로 풀이하면 ‘시(詩)와 그림(畵)이 서로를 바라본다’는 뜻이다. 조금 더 깊이 해석하자면, 시와 그림이 조화를 이루어 감상하고 서로의 예술을 해석해 주는 관계를 말한다. 시인이 그림을 보고 시를 짓거나, 화가가 시를 보고 그림을 그리기도 하며, 하나의 작품 안에 시와 그림이 함께 담기기도 한다. 위와 같이 <시화상간>이

두 번째 이름을 건네는 일 - 시인의 시선으로 작명하기

2025-04-23T09:14:20Z

너의 이름은? 이름의 의미 사물에는 저마다 이름이 있다. 그러나 그 이름은 대게 기능적이고 일반적이다. 시는 그 사물에 다른 감각과 다른 존재 방식을 부여한다. 예를 들어 ‘달’이라는 단어에 ‘젖은 저녁의 혀 끝’이라는 이름을 건네보자. 우리는 추억이나 그리움 따위에 ‘젖는다’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약간의 감미로움과 쓸쓸함이 느껴지는 스며듬이다.

브런치를 먹다 - 하루야, 안녕?

2025-04-22T21:56:52Z

우리 집 반려인형 누렁이는 <브런치>를 먹는다. 뇸뇸 맛있게 먹는다. 나도 매일같이 <브런치>를 먹는다. 눈으로 먹고 마음으로 소화시킨다. 씹다 : 글을 곱씹으며 의미를 되새긴다. 삼키다 : 작가의 의도대로 내용을 통째로 받아들인다. 머금다 : 좋아하는 문장을 천천히 음미한다. 마신다 : 글과 어울리는 그림이나 사진을 호로록! 어려서부터 대충 하

시의 너그러움을 닮아 - 시적 허용

2025-04-16T12:28:11Z

시적 허용 : 문학이나 그 작품 속에서 문법상 틀린 표현이라도 시적(詩的)인 효과를 표현하거나 운율을 맞추고자 (어느 정도) 허용하는 것 우리는 평소 많은 것에 제한을 둔다. 문법이 틀리면 고치고, 어순이 이상하면 다시 말하고.하지만 시는 그런 기준 앞에서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렇게 말해도 괜찮아 <시적 허용>은 시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언어의 너

시를 쓰는 마음 - 시인의 쓸쓸함

2025-04-09T04:23:21Z

시를 쓰는 마음은 왜 항상 조금 쓸쓸할까? ’쓸쓸함‘은 말끝에 머뭇거리는 감정에서 자란다. 우리가 끝내 표현하지 못한 감정들, 입 속에서 굴러만 다니다 결국 삼켜버린 말들, 시는 그 잔여물을 받아 적는 작업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시를 쓰는 마음은 어딘가 조금 부족하고, 비어 있다. 비어있음은 곧 쓸쓸함으로 채워진다. 기쁨은 숨기지 않아도 절

봄은 어디에서 오는가 - 하루야, 안녕?

2025-04-27T13:27:33Z

봄은 어디에서 오는가안도현 “봄이 온 것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선생님이 말했습니다. “꽃이 피고 제비 떼가 날아오면 그때가 바로 봄이란다.” 소년은 선생님께 다시 물어보았습니다. “그러면 봄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요?” 선생님이 말했습니다. “봄은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오는 거란다.” 선생님의 말씀이 소년에게는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아직은

시(詩)시(詩)하다 - ‘시’ 자로 끝나는 말은?

2025-04-04T15:03:58Z

'시'자로 끝나는 말은? 시, 동시, 잠시, 역시, 반드시, 도시, 몹시, 임시, 색시, 가시, 표시, 감시, 다시, 시 돌고 돌아 끝내 '시' 너로구나 고것 참 시시하다고? 그렇다, 나는 참 시시하다. 시시하다 : 신통한 데가 없고 하찮다 시시하다는 시시(時時) + 하다의 결합으로 볼 수 있다. 시(時) : 때, 시간, 순간 즉, 시시는 '

세계 시의 날 - 한국을 빛낼 시인들

2025-04-16T05:46:21Z

지난 3월 21일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시의 날>이었다. 넘쳐나는 볼거리, 침샘을 자극하는 먹거리, 다양한 놀거리, 우리는 가만히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고 사색하는 일에는 점점 멀어져 가고 있다. 하물며 ‘시’라는 장르는 어째서인지 더 거리감이 느껴지는가 보다. 아는 이에게 최근 ‘시’를 읽은 적이 있냐고 물었더니, 고등학교 시절 시험지문에서 본

노래방에서 부르는 시 - Love Poem_아이유

2025-03-23T14:25:14Z

시를 노래처럼노래를 시처럼 두 장르의 공통점은, 특정한 운율과 리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시의 운문형식이나 반복적인 구조는 노래 가사의 리듬과 닮아있다. 노래 가사 또한 단순한 문장이 아니라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는 노래를 쓰기도 하고, 시를 부르기도 한다. 바꿔서 써도 전혀 어색함이 없다. 시를 소리 내어 읽다 보면 노래 가사처럼 자연스

배려의 길 - 하루야, 안녕?

2025-03-28T12:13:26Z

<장애인 활동지원사>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났다. 그러니까 동행자를 만난 지도 1년이 된 것이다. 동행자는 태어나서 한 번도 ‘빛’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전맹 시각장애인이다. 일의 특성상 동행자와 밀접하게 붙어 다녀야 하므로 서로의 시시콜콜한 부분까지 공유하게 된다. 동행자는 순수하고 솔직한 편이지만 상대에 대한 실망스러운 부분을 대놓고 이야기할 만큼

헌 시 다오, 새 시 줄게 - 않기.

2025-03-11T14:48:01Z

헌 시 다오, <비에도 지지 않고> / 미야자와 겐지 비에도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 않고 눈보라에도, 여름의 더위에도 지지 않는 튼튼한 몸과 욕심 없는 마음으로 결코 화내지 않고 언제나 조용히 웃음 짓고 하루에 현미 네 홉과 된장과 채소를 조금 먹고 모든 일에 내 잇속을 따지지 않고 사람들을 잘 보고 듣고 알고 그래서 잊지 않고 들판 소나무 숲 그늘

She. 2탄 - 하루야, 안녕?

2025-03-13T00:24:26Z

나는 '알파카'라는 동물을 알지도 못했다. 지금은 어쩐지 모르게 인기동물이 되었지만, 6년 전만 해도 사람들에게 그리 익숙한 동물은 아니었다. 그녀에게는 주변 인물들을 모두 동물화 하는 버릇이 있다. 하물며 본인에게도. 어느 날 딸아이는 가만히 나를 쳐다보며 이렇게 말했다. "엄마는 알파카를 닮았네!" 아이가 내게 내밀었던 엄마 그림이다. 라식 수

시와 놀자! - 놀아도 돼.

2025-03-05T19:36:24Z

놀다(동사)1. 직업이나 업무와 관련이 없는, 어떤 일이나 행동을 재미있고 즐겁게 하다. ex) 놀러 나간다.2. 공부나 업무 등의 일을 하지 않고 휴식을 가지다. ex) 노는 날 ‘놀다’라는 의미는 어떤 일을 즐겁게 하는 행위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는 휴식의 의미이기도 하다. 눈 뜨면 들려오는 뉴스들은 피로감을 준다. 한 해

시를 외면하지 말아 주세요 - 말하자면 사소한 것들

2025-03-01T14:13:08Z

외면(外面)하다 : 관심을 두지 않거나 무시하고 마주하지 않는다 우리는 실로 많은 것을 외면하며 살고 있다. 이를테면 쌓여있는 설거지 더미, 오늘 안에 마무리해야 하는 과제, 무거운 짐을 들고 가는 할머니의 구부러진 허리, 임산부를 보고도 양보해 줄 마음이 없는 얄미운 엉덩이들. 하기 싫은 일을 내일로 슬쩍 미루거나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보고도 슬며시

새엄마 입니다만 - 하루야, 안녕?

2025-03-01T13:19:45Z

나는 새엄마다. 정확히는 새(bird)엄마 새들과의 인연은 ‘궁금함’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달콤한 아침잠을 깨우는 요란한 새소리가 괘씸해서 화가 났고, 용의자들의 얼굴을 보고야 말겠다는 집념에 그들을 유인하기 위한 작전이 바로 땅콩 한 접시였다. - 에피소드 참고 /@0e76dcb1975249f/44 그렇게 '밥차

나를 사로잡는 시 - 당신을 바로잡는 시

2025-02-26T07:13:53Z

바야흐로 전 세계적으로 혼란의 시대가 아닐까 싶다. '우두머리'의 중요성이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겠지. 뉴스를 보고 있노라면, 내가 살고 있는 현재가 과연 21세기가 맞는지 다시 한번 달력을 확인한다.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능력은 무엇이 참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판별하는 능력이 되었다. 역사가 반복될지언정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안도현 시인의 시집을 보다가

당신이 시를 좋아하는 이유 - 평범함이 특별해지기 때문에

2025-02-24T22:03:49Z

시를 좋아하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이는 시를 통해 묵직한 위로를 받고, 어떤 이는 시가 주는 아름다움에 취해 좋아할 수도 있다. 꼭 한 가지 이유만은 아니겠지만 내가 시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평범함’이 ‘특별함’으로 바뀌는 순간을 즐기기 때문이다. 평범하다 : 뛰어나거나 두드러진 특성 없이 보통이며 일반적인 상태나 성질을 나타내는

서울 아름다운 그곳(14) - 세종문화회관, 예술의 전당

2025-03-03T20:23:52Z

세종문화회관 지금의 세종문화회관 자리에는 <서울시민회관>이라는 공연장이 있었다고 한다. 서울시민회관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연장이었지만 1972년 12월 화재사고가 발생하면서 건물은 전소되고, 그 자리에 오늘날의 <세종문화회관>이 설립되어 1978년 4월 개관하게 되었다.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나 기타 굵직한 행사들을 하며 이후로 개관한 <예술의 전당>과 함

삼행시도 시랍니다. - 짧은 글, 긴 여운

2025-02-09T15:54:34Z

삼행시(三行詩) : 세 줄로 이루어진 시를 의미하며, 주어진 단어나 주제를 첫 글자로 사용하여 창작하는 짧은 형태의 시다. 문학적인 유래는 없으나 언어유희의 하나로 놀이형태의 문화가 되었다.*N행시 : 세 줄이 아닌 N 줄로 이루어진 행시 시는 짧아야 매력이 있다. 물론 너무 짧아서 의미 전달이 어려울 수 있지만, 글을 쓰다 보면 줄줄이 나열해서

귀여운 게 최고야 - 하루야, 안녕?

2025-02-02T13:09:06Z

내게는 네 잎 클로버를 찾는 능력이 있다. (참고: 행운을 찾는 능력 ) 대단한 능력이라고 할 수도 없겠지만 행운을 만날 때마다 스스로에게 약간의 뿌듯함을 준다. 그리고 하나 더. 사실 내게는 귀여운 것을 발견하는 능력도 있다. 지난가을 호암미술관에서 하는 <니콜라스 파티 : 더스트> 전을 보러 갔었다. 미술관 입구부터 문화재와 예술품이 가득한 앞뜰도

예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