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 - 열망과 열망 사이

2025-05-09T11:20:25Z

행사 준비가 잘 돼 가고 있는지 확인차 L과 통화했다. 이번 행사에 참가하는 가정이 얼마나 되는지 물어보니 총 13 가정으로 참여율이 매우 저조했다. 예전만 하더라도 필요한 물건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이와 같은 행사를 기다리는 사람도 많았는데 요즘은 교민 벼룩시장에 나오는 물건들도 웬만큼 저렴하지 않고서는 잘 팔리지 않는다. 그만큼 물건들이 많아지고 구하기

Chapter 1. - 지난 며칠 동안의 일.

2025-05-07T22:06:25Z

학교에서 ‘Car Boot Sale’을 하는데 같이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L로부터 연락이 왔다. 이 행사는 참가자들이 자릿세 개념으로 얼마의 돈을 내고 팔고자 하는 물품들을 가져와서 파는 일종의 벼룩시장 같은 것이다. 이미 상당한 물건들을 정리했기에 더 이상 팔 물건이 없다고 했다가 갑자기 디톡스에 대한 열망에 사로잡혀 그녀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행사에

프롤로그

2025-05-06T11:23:03Z

2013년 8월 15일 광복절에 나라 잃은 사람처럼 각각 만 3살과 돌을 앞두고 있는 아들 딸을 주렁주렁 달고 뻘겋게 충혈된 눈으로 아프리카 케냐땅을 밟았다. 낯설고 물선 나라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나에게 아프리카는 헐벗고 굶주리는 곳이었고 어렸을 때 티브이에서 봤던 ‘부시맨’을 거리에서 손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이었다. 그만큼 나는 무지했고 미디어

선언 - 저작권

2025-05-06T16:21:54Z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헤르만 헤세는 멋진 ‘데미안’을 낳았고 헤세의 ‘데미안’을 보며 출산을 꿈꾸었다. 기나긴 진통 끝에 하나의 문장이 탄생했다. 너의 출생을 알린다는 건 정말 설레는 일이었다. 나의 소중한 너를 사람들도 귀하게 여겨주길 기대했고, 너를 본 사람들은 네가 건강

2025/03/28

2025-03-29T01:33:00Z

-전기가 나간 상태로 삼각김밥을 쌌다. 모양이 엉망이었다. -오늘 아이들은 한국 온누리 교회에서 팀이 와서 한인 교회로 수련회를 간다. 자유다. -계획한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하루 종일 드라마만 봤다. 드라마 보다가 폭싹 삭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집에 온 남편이 우냐고 묻길래 안 운다고 말하며 어금니를 물었다. -하루 종일 드라마만 봐서 시간을

포옹

2025-03-28T10:25:33Z

띵동~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는 인사도 하지 않은 채 가방을 멘 채로 현관에 그대로 주저앉는다. 지쳐서 그러겠거니 싶어 아이가 잠시 쉬도록 두고 엄마는 간식을 준비하러 부엌으로 갔다. 엄마가 간식을 들고 나왔는대도 아이는 꼼짝도 하지 않고 처음 그 자세 그대로 앉아 있다. 무표정인 것 같아 보여도 미세하게 튀어나온 입과 멍 때리듯 한 곳을 가만히 응시

2025/03/27

2025-03-27T22:15:29Z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눈이 떠져 시계를 보니 5시 58분, 배에서 천둥번개가 치고 헐거워진 괄약근 사이로 자꾸만 가스가 새어 나와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더 큰 놈이 오기 전에 서둘러 화장실로 달려갔다. 지난밤 저녁을 건너뛰었더니 늦게 입이 궁금해 찬 음료와 이것저것 군것질을 좀 했더니 이 사달이 났다. 생전 이런 일이 없었는데 나이 먹어 그런가 싶기도

2025/03/26

2025-03-26T22:22:38Z

-아침부터 뉴스를 봤더니 마음에 내 몸보다 더 무거운 추를 달게 되었다. 다…. 모두 다…. 암울한 소식뿐이다. -무거운 마음을 질질 끌고 모임에 나갔다. 마음도 무겁고, 글도 가볍지 않고, 사흘간 깊은 잠을 자지 못해서인지 끊임없이 하품이 뒤섞인 한숨이 쏟아졌다. 날숨마다 짙은 그림자가 무겁게 내려앉는다. -흰머리가 나면서부터 흰머리를 눈여겨보게

2025/03/25

2025-03-25T22:20:29Z

-아침에 일어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오기 시작했다. 운동을 갈 수 있을까 싶었는데, 아침 세수하러 비가 왔던 모양이다. 서서히 비가 그치고 하늘은 말갛게 개어 마치 눈곱을 뗀 듯 모든 사물이 무척 선명하고 깨끗하게 보였다. 어제 L이 오늘 운동을 갈 거냐고 물어보길래 컨디션이 오늘은 좋을 것 같아 가겠다고 했는데 반대로 L의 컨디션이 급격히 안 좋

2025/03/24

2025-03-24T22:26:52Z

-지난밤 허리가 너무 아파서 오른쪽 왼쪽 똑바로 눕기를 여러 번 반복하느라 운동을 한 건지 잠을 잔 건지 모를 정도였으나 아침에는 그래도 잘 일어났다. 쉬다가 원래의 루틴을 찾으려면 엄청 피곤한데 오늘은 어쩐 일인지 전혀 피곤치 않았다. 아들은 또 스쿨버스가 일찍 왔다고 씩씩대면서 다음에는 차를 타고 가겠다고 툴툴거린다. 누가 태워다 준대? 오늘내일 글쓰기

2025/03/23

2025-03-23T21:58:20Z

-이상하다. 가끔 어떤 이야기를 상대방에게 말한 적이 있음에도 그 사실을 잊고 마치 처음 얘기하는 것처럼 말할 때가 있다. 말하는 도중에 내가 그 말을 전에 이미 했다는 사실이 떠올라, 내가 이 말했었지?라고 묻기도 한다. 반면에 상대방이 했던 말은 또 엄청 잘 기억한다. 그래서 상대방이 이미 수차례 얘기했던 자신의 경험 등을 얘기할 때면 좀 지루해지지만

2025/03/22

2025-03-23T02:07:01Z

-아침에 일어나서 어제 보던 드라마를 마저 보았다. 한참 뒤 남편이 일어나 거실로 나오더니 또 드라마 보는 거냐고 해서 응, 근데 당신은 보지 마,라고 말했다. 인생 얘기가 이렇게 애달퍼서야, 슬프고 아파서 어째 보기가 힘들다. 굳이 드라마를 보면서까지 그래야 하나 싶지만, 이왕 봤으니 끝은 봐야겠는 성격이라… 그러니 당신은 보지 마. 드라마에 감정 이

2025/03/21

2025-03-21T23:55:04Z

-어제 평소보다 약 한 시간 반 늦게 잔 걸 감안하면 오늘 늦잠을 잔 건 아니다. 따지고 보니 나의 하루 기본 수면 시간은 약 7시간이 맞는 것 같다. 오늘은 뒹굴뒹굴하지 않고 눈 뜨자마자 바로 일어나서 물을 반잔 마시고 커피물을 끓였다. 어제 아침에 이틀 전 아이들이 남긴 떡볶이를 먹었는데, 그때 달걀을 열 개나 넣었더니 4개가 남아서 버리지 못했었

2025/03/20

2025-03-20T22:42:03Z

-수면에도 정해진 양이 있을까? 어제 아침에 조금 늦게 일어났다고 밤에 잠이 안 와서 혼났다. 비단 어제뿐만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늦잠을 자면 그날 밤은 잠이 영 오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면 어쩔 수 없이 일정한 패턴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데, 그래서 보통 7~8시간 정도의 수면 패턴을 지키게 된다. 물론 잠을 설치는 날도 많지만 대부분

2025/03/19

2025-03-19T23:52:31Z

-오늘 아침 나를 깨운 건 수많은 빗방울이 부서지는 소리였다. 차위에, 시멘트 바닥에, 지붕 위에, 나뭇잎에, 곳곳에 수십수만 수억 개의 셀 수 없는 빗방울이 떨어지며 부서지느라 소란스러운데도 누워서 그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자면 시적인 운율을 품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두두두둑 다다다닥…… 비가 오는 아침에 늦게까지 누워있을 수 있는 것도 행복이다.

2025/03/18

2025-03-19T00:32:27Z

-습관이 됐는지 새벽에 일찍 눈이 뜨여 침대에 누워 평소 즐겨 듣던 라디오를 들었다. 듣다가 졸다가 그렇게 어느 순간 팔다리에 힘이 쭉 빠지면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정말 오랜만에 늘어지게 잘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오늘 아이와 운동을 가기로 약속했기에 겨우겨우 정신을 차리고 일어났다. -하늘이 컴컴한 게 비가 오려는지, 이래서 잠이 더

2025/03/17

2025-03-17T22:33:15Z

-아들은 오늘 친구 여러 명과 친구 집에서 슬립오버를 하기로 했다. 딸은 친구와 놀고 싶은데 다들 어디 놀러 간다고 해서 약속을 잡을 수 없었다. 큰아이는 한국 친구들이 많은데 딸은 한국 친구가 하나도 없다. 외국 친구와 같이 놀려면 언제나 미리 약속을 잡아야 하고 즉흥적으로 놀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딸아이의 친구들은 대부분 카렌에 산다. 카렌에 사는

2025/03/16

2025-03-16T23:49:03Z

-할 일이 있으니 더 자고 싶은 맘과 달리 잠이 저절로 깬다. 요즘 시간 계산을 못해 늦는 일이 많아 눈이 떠진 김에 일어나 김치를 버무렸다. 간 본다고 빈 속에 무를 하나 베어 물었더니 무가 너무 매워서 혼났다. 무가 매울 때는 익히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 맵다 보니 간이 맞는지 안 맞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익어봐야 알 것 같다. -아침으

2025/03/15

2025-03-17T09:41:24Z

-한국 사람에게 농사를 배운 현지인이 있다. 그 한국분은 나이로비에 계시다가 멀리 시골로 이사 가셨고, 이 현지인은 배운 기술로 알음알음 몇몇 한국 사람에게 자신이 지은 농산물을 팔았던 것 같다. 현지인 중에도 똑똑하고 트인 사람은 외국인과 일하며 배우 기술이나 지식을 활용해 제법 밥벌이를 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이 현지인의 농산물을 구매해 주는 집사님

2025/03/14

2025-03-17T04:01:02Z

-아이들을 보낸 후 소파에 잠시 누웠다. 누우니 일어나기 힘들었고 일어나서도 머리가 멍해서 한참을 헤맸다. 이런 느낌이 싫어서 다시 자는 일은 거의 없는데, 어제오늘 이상하다. 그래도 오늘 학교에 가야 하니 겨우 일어나 씻고 나갈 준비를 마쳤다. 아이들은 오늘 12시에 학교를 마치고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콘퍼런스가 있는데, 그동안 공부한 내용과 자신이

우아한 우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