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테스 140회가 낳은 기적 - 슬로 앤 스트롱

2025-04-25T11:11:11Z

기구 필라테스의 기역 자도 모르던 때의 나는 일상 자체가 험난한 벽돌 깨기였다. 팔 힘이 너무나 약해서 내 가방 하나 드는 것도 스트레스였다. 조금만 무거운 물건을 들고 나면 하면 하루 종일 팔이 덜덜 떨리고 어깨는 코끼리 두 마리가 앉은 것처럼 아팠다. 요가, 헬스, 달리기, 스쾃 등등 어떤 운동을 한들 운동을 하면 해서 아프고 안 아면 안 해서 아팠다

매복 사랑니 어디까지 빼 봤니? - 많이 부었네. 근데 어느 쪽이야? (확 C!)

2025-04-24T19:32:17Z

사랑니 과다 출혈의 결과는 처참했다. 계속 흐르는 피는 진통제를 삼킬 틈조차 주지 않았다. 물 한 모금 먹지 못한 나의 얼굴은 퍼렇게 창백했다. 거즈를 물고 있는데도 세 차례나 피가 콸콸 쏟아졌다. 사랑니를 뽑은 지 여섯 시간이 지났음에도 별 차도가 없자 남편은 나를 응급실로 데려갔다. "여긴 치과가 아니기 때문에 병원에서 해 드릴 수 있는 게 거즈

인생은 사랑니 빼기 같아 (part.1) - 끝도 없는 오르막길과 찰나의 쉼표

2025-04-20T23:48:52Z

"왼쪽 아래에 매복 사랑니가 있는데 뺄 거면 대학병원으로 가셔야 합니다." 응? 사랑니? 매복 사랑니는 또 뭐지?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이면 왼쪽 잇몸이 붓곤 했다. 그 원인은 이름마저 응큼한 매복 사랑니였단다. 나는 사랑니가 애초에 안 나서 뺄 필요가 없는 인간이라고 자랑하고 다녔건만. 어리석은 주인 모르게 자란 사랑니는 뼈와 신경까지 완전히 관통한 채

난 필라테스할 때 '○스'를 생각해 - 정답: DEX

2025-04-13T05:01:06Z

없던 운동 의지도 다시 타오르게 하는 인물이 생겼다. 바로 '덱스'이다. 웨이트 트레이닝과 러닝과 MMA를 즐기며 땀을 뚝뚝 흘리는 덱스의 영상을 보면 '오늘부터 당장 운동해야지.'라는 생각이 든다. 군살 하나 없는 사람도 열심히 운동하는데 내가 뭐라고 게으름을 피우나 싶기도 하고 말이다. 필라테스를 처음 시작하던 시점에 덱스에게 푹 빠져 있던 나는 운동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개인 레슨 - 필라테스 고군분투기

2025-03-26T17:59:34Z

엉겁결에 당근마켓에서 필라테스 이용권을 구매한 나는 설렘보단 걱정이 구만 리였다. 필라테스 용어도 모르는데 수업 도중에 어리바리하게 굴면 어떡하지. 일대 다수의 수업은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될까. 도저히 자신이 없던 나는 상담 실장님에게 자진하여 이렇게 물었다. "일단 개인 레슨부터 받는 게 좋을까요?" 적극적으로 고액의 개인 레슨을 수 회 권할 줄 알았건

당근마켓에서 필라테스 이용권을 샀는데요 - 살기 위해 삼

2025-03-24T07:56:56Z

내 몸은 희한한 구석이 많다. 목, 어깨, 허리, 골반, 무릎, 발목, 손목 총 일곱 군데가 상시로 아프다. 섬유근육통인지 뭔지 하는 증후군을 나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채 사는 중이다. 이런 유리 같은 몸뚱이로 할 일을 모두 마치고 나면 매일 밤 신체 곳곳이 욱신욱신 신호를 보낸다. '아이고 허리야. 목아. 어깨야.' 아파서 잠 못 드는 밤을 보내며 더

연인이 싫어하는 바로 그 행동 - 특정 표정과 말투

2025-03-20T09:30:19Z

이십 대 초반엔 '설렘'이 사랑의 전부라 생각했습니다. 설렘이 없는 사랑은 끝난 것이라고 판단했을 정도입니다. 삼십 대 후반에 접어든 지금은 사랑을 '받아들임'이라 정의하게 되었습니다. 좋고 싫음을 떠나 상대의 장단점을 오롯이 받아들이는 것. 한 사람을 깊이 사랑하면 그 사람의 장점과 단점이 나와 너 곧 '우리'의 것이 됩니다. 예를 들면 저는 남편을 사

사라진 아이스크림 가게 아저씨 - 그와 우리의 여름 이야기

2025-03-19T08:31:00Z

아파트 왼 편에 있던 가게 하나가 사라졌다. "여기에 무슨 가게가 새로 생길까?" 우리 부부는 산책할 때마다 일부러 그 길을 지나다니며 얼른 수수께끼가 풀리길 기대했다. 정겨운 카페나, 맛있는 음식점이 생기길 바라면서. 시부모님을 처음 뵈었던 추억의 카페가 사라진 자리에 식당이 들어서고, 식당이 사라진 자리에 인테리어 업체가 들어서고, 한껏 기대했던 장소

휴남동 서점 같은 도서관 - 마음을 충전하는 공간

2025-03-12T08:32:38Z

토요일 저녁 9시 40분. 도서관 운영 종료까지 겨우 이십 분을 남기고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차가운 봄비가 내리는 주차장은 너무 어두워서 땅이 움푹 내려앉은 것처럼 보였다. 남편은 차 안에서 기다리겠다며 뒷좌석에 있는 우산을 쓰고 가라 권했다. "괜찮아. 금방 달려갔다 오면 돼." 하고 답하며 빈손으로 차에서 내렸다. 도서관 뒤편의 주차장은 처마가 있

싫은 사람을 자주 봐야 한다면? - 프로 마인드컨트롤러가 되는 방법

2025-03-21T03:34:13Z

어딜 가나 얄미운 짓만 골라서 하는 사람이 한 명씩은 있다. 회사나 동호회, 심지어 가족 모임이나 종교 집단 내에도 존재하는 미운털의 위력은 막강하다. 그들은 교묘하고 집요한 방식으로 사람을 힘들게 한다. 앞뒤가 낮밤처럼 다른 친구, 수준급으로 가스라이팅을 하는 상사, 소시오패스 직장 동료 등은 자나 깨나 머리가 지끈거리는 존재다. 연을 끊고 지내면 좋

브런치에 글을 쓰는 이유 - 창작, 제안, 구독자가 주는 희열

2025-03-16T06:52:15Z

<나를 글감 부자로 만드는 남편> 며칠 전 '우울증 확정 소견을 받았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던 남편이 문을 슬쩍 열더니 큰 소리로 내 이름을 불렀다. 웁스. 나는 화장실에서 멀찍이 떨어진 채로 무슨 일이냐 물었다. 그는 다급한 목소리로 우울증에 걸렸냐며, 왜 그 사실을 본인에게 알리지 않았냐 물었다. 난독증이셔유? 부제 한 줄

우울증 확정 소견을 받았다 - 사유: 우울 증상 0점

2025-03-21T03:34:18Z

국가 건강 검진을 받는 날이었다. 심각하게 아파야만 병원에 가는 사람인지라 내원이 영 어색했다. 커다란 병원 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내심 긴장됐다. '기침한 지 오래됐는데 폐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이상 소견이 나오면 어떡하지?' 나이 드신 부모님의 심정이 이러할까 생각하니 뭉클했다. 그러기도 잠시. 접수처 직원 분의 응대에 따라 신속하게 움직여야

남 부럽지 않게 사는 커플의 특징 - 남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2025-02-28T23:56:54Z

남편을 만난 지 벌써 11년이 되어 갑니다. 제 인생 최고의 보물은 화목한 가정입니다. 하나에서 둘이 된 행복을 단단하게 지키는 비결이 있는데요. 빼기를 잘하는 것입니다. 부러움의 감정이 쏙 빠진 가정을 유지하면 싸울 일이 반의 반으로 줄어듭니다. '부러워하면 지는 거다'라는 말이 있지요. 따져 볼수록 맞는 말입니다. 남을 부러워하는 마음은 우리가 갖지

글이 나를 쓴다 - 나의 쓰임을 찾아서

2025-03-19T08:31:21Z

자기 효능감이 떨어지면 지갑이 함빡 열린다. 옷과 화장품 따위의 물건을 잔뜩 구매해도 점점 더 필요한 게 늘어난다. 내면에 여유가 넘치면 돈이 있어도 딱히 사고픈 게 없다. 가진 것을 초월해 감사하며 자족하는 지혜는 내 안에 달려있다. 나의 물욕과 자기 효능감은 언제나 반비례 그래프를 그린다. 근래 대문 앞에 택배 상자가 쌓이기 시작했다. 새 물건들을 집

시절 인연보다 애틋한 시절 장소 - 가슴에 품고 카르페디엠

2025-02-14T02:00:21Z

온 가족의 집합소였던 공원 놀이터가 있다. "우리 거기야. 엄마 교회 옆 놀이터." 날이 좋으면 삼대가 약속이라도 한 듯 그곳으로 모였다. 아지트로 가는 길엔 필히 단골 분식집에 들렀다. 통통한 김밥 몇 줄을 사서 가족들에게 건네면 마음에 뜨뜻한 볕이 스몄다. 햇살이 쨍하게 비추는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는 조카를 풍경 삼아 김밥을 먹으면 마음까지 불렀다.

아침부터 분노 폭발한 직장 상사 - 오해를 풀고 상사병(?)이 낫다

2025-03-21T03:34:26Z

차가운 겨울 공기를 뚫고 회사에 당도한 이른 아침이었다. 사무실은 바깥의 냉기를 몽땅 흡수한 듯 추웠다. 출근하자마자 퇴근하고 싶어지는 기분을 억누르며 컴퓨터를 켰다. 손을 호호 불며 메일을 확인하고 있는데 긴 생머리의 여성이 사무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내 옆 좌석에 앉는 선배였다. "안녕하세요." 여느 때처럼 선배에게 인사를 건넸는데 묵묵부답이었

시절 인연이라는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 - 쉬운 연애 일타 강사 2

2025-02-03T06:35:12Z

'박시은 진태현 작은 테레비'라는 유튜브 채널을 좋아합니다. 특히 인간관계나 연애에 관한 콘텐츠가 올라오면 꼭 챙겨 봅니다. '2025 인간관계 잘해 봅시다'라는 영상에서 진태현 씨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십 년이 지나고 이십 년이 지나면 제 주변에는 아무도 없을 겁니다. 근데 박시은 씨는 남아있을 겁니다. 왜냐하면 저하고 배우자이기 때문에.

펫로스의 시간 벌써 300일 - 아픔과 시간은 함께 흐른다

2025-01-25T03:46:28Z

스산한 기운이 돌던 봄날 새벽에 거짓말처럼 떠나버린 자두. 마른하늘에 날벼락같은 오월의 끝자락이었다. 장례를 기다리는 동안 피부가 바짝 마를 정도로 강렬한 태양이 내리쬈다. 울음소리가 실례될까 밖으로 나온 나는 땀을 뻘뻘 흘리며 끊임없이 울었다. 내가 울어서 우는 게 아니고 울고 싶어서 우는 것도 아니었다. 아직 어리고 예쁠 때에 한 줌의 재가돼버린 자

"야. 됐어. 안 죽어" - 누가 물어보았느냐?

2025-01-25T06:17:23Z

금기어 같으나 대화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죽다'이다. 좋아 죽겠다, 추워 죽겠다, 죽여준다 등등. 자신의 상태를 나타내는 표현으로 빈번히 쓰인다. "죽을래?" 하는 협박조차도 내 귀에는 친근하고 귀엽게만 들린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야. 그런다고 안 죽어."라는 식의 말이 이질감 있게 느껴졌다. 정확히 말하면 그런 표현을 자주 쓰는 사람

대출 도서 반납 예정일입니다 - 내일은 도서관 가는 날

2025-01-15T06:16:19Z

책 네 권을 빌려 후다닥 도서관 주차장으로 달려갔다. 익숙한 차가 밝은 불을 깜박이며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남편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어째 뭔가를 빠뜨린 것 같아 기분이 찜찜했다. '아. 맞다. 책 소독!' 도서관의 지하 출입구로 나왔기에 도서 소독기를 볼 수 조차 없었다. 단 일 분의 사용만으로 무엇이 크게 달라지겠냐마는 책

미세스쏭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