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 흘러간 인생의 재구성 - 밀란 쿤데라, 민음사

2025-04-30T13:18:59Z

느긋하게 독서모임에 가려고 준비하다가 갑자기 직장 근처의 능소화가 생각났다. 집도 지고 있고 능소화도 지고 있고 오늘따라 하늘도 지고 있을 그곳. 오랫동안 사람의 그림자가 사라진 그곳에서 능소화는 계절을 따라 피고 지는 중 거기엔15년간 자신의 그림자를 지우고 복수의 그림자만을 짙게 드리운 한 남자 루드빅이 있었다."너무도 여러 해

벽 키스 3초 전 - #경험없음주의

2025-04-29T00:04:38Z

3 . 2 . 1 부럽 양? 부럽 군! 접시꽃 당신도 발그레 심쫄할 ㆍ ㆍ ㆍ 뚜둥! 벽 키스계의 신흥강자 예감! 가끔 혼자 웃습니다^^ 뭔가 떠올리고 혼자 상상하고 괜시리 발그레하며 인흥마을 낮은 돌담아래 몰래 사랑을 속삭이던 접시꽃 커플 해나에게 발각된 찰나에 바로! 찰칵!

틈:어떤 행동을 할만한 기회나 겨를 - 사철 행복

2025-04-26T21:02:13Z

빈 틈이 없어 할 틈이 없어 또 틈을 만든다. 틈 and 틈 저는 직업상 하루에 200장이 넘는 사진을 찍습니다. 매일 지우지 않으면 일주일에 이천장도 넘곤 합니다. 그런 쉴 틈없이 눌러대는 찰칵 중에서도 진짜 내 것의 찍고 싶은 장면이 들어올 때의 찰칵 그것이 하루를 호흡한 이유를 얻습니다. 요즘은 가장 부러운 사람이 틈이

소제동, 가장 높은 곳에서

2025-04-21T13:42:29Z

과 거 는 오늘을 묶을 수 없다. 한걸음만 내려오면 한걸음만 움직이면 한걸음만 비껴서면 . . . 대전 소제동은 제가 사진을 시작한 곳입니다. 벌써 5년이 되었네요. 쓰지 못하는 괴로움이 찍고 싶다는 용기로 옮겨가고 있었습니다. 한 줄 쓰지 못해도 한 장의 셔터음을 들으려 25만 원에 숨통을 샀습니다. 지금도

바다 오감

2025-04-19T12:54:17Z

바다를 보고 듣고 맡고 만지고 먹으며 . . . 살았다. 나의 첫 비밀 친구, 바다. 어릴 적 우리 집 대문을 열고 나서면 하나, 둘, 셋.... 열 다섯 걸음 안에 바다가 들어왔습니다. 자라면서도 늘 집에서 바다의 거리를 걸음 재곤 했습니다. 점점 짧아지는 걸음 수에 신이 나 열 걸음 안에 바다에 닿고 싶어 다리를 쭉쭉

낙화, 그 후 - 김천 입석지의 벚꽃 반영

2025-04-17T23:43:36Z

다시 너의 눈꽃으로 날아올라 4월이면 생각나는 곳이 있습니다. 김천 입석지 벚꽃이 흩어져 내린 저수지는 거대한 꽃반지마냥 둥근 테두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저물던 시간이었습니다 바람 한 점 없이 잔잔한 시간 이젠 나무도 누워 쉬어갈 시간 저수지로 하나 둘 비쳐드는 나무들 사이로 꽃을 피워보지 못한 고목도 천천히 자리를 잡습니다.

가을빛에 피운 동백 - 통영에서(feat, 친구의 딸 결혼식)

2025-04-14T14:48:08Z

딸아! 한송이 꽃 같구나! 그래, 엄마도 한때는 초록 위에 꽃이었단다. 어느새 인생의 가을, 노랗게 물들어 너를 또 꽃 피웠으니 충분하다. 이제 충분하다. 지난 주말, 통영에 다녀왔습니다. 고향 친구 딸의 결혼식에 참석하러 가는 길 건널목 앞에서 동백과 마주쳤습니다. 한송이가 먼저 눈에 들어오더니

가까운 듯 먼 그대여 - 경주 주상절리에서

2025-04-12T03:30:09Z

사람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해 경주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을 걷던 중 바다에 흩어져있는 돌을 보며 누군가 그러더군요 돌들도 알아서 거리를 유지한다고 . . . 정말 그런가 봅니다. 가깝다고 아니 정말 가까울 거라고 그러니 편하다고 다 받아줄 거라는 이런 마음도 다 알아줄 거라는 너와 나, 그 착각의 간격도 언제든 저만치 적당히

기억을 걷는 시간 - "금호동의 달" 김정식. 이유출판

2025-04-09T04:39:02Z

시래기와 옷, 그리고 그 옆에는 북어 대가리가 널어져 있어도 이상하지 않던 때가 있었다 그냥 툭 툭 걸쳐져 투박하다거나 거친 것이 아닌, 첨가물이 없는 담백함에서 오는 밍밍함을 오히려 진국으로 우려내는 느낌. 기억이라는 것은, 그 기억을 추억한다는 것 또한 우리 각자가 우려낸 진국을 음미하는 것이 아닐까? "삼류 극장에서 성장한 우리들의 기억

가고 오는 것들 - 봄, 벚꽃 그리고...

2025-04-10T07:28:55Z

어떤 봄은 오지도 않고 . . . 간다. 대구 3호선 지상철 아래 가고 오는 무수한 것들 사이에서 머뭇거렸습니다. coming 봄은 . . . 아직 인데 going 봄은 벌써 저만치 . . . 비단 벚꽃 때문만은 아니겠죠.

너라는 계절에 닿기까지 - 우로지에서

2025-04-03T00:06:59Z

어 쩌 면 , 만날 수도 만날 일도 없 을 우리였을텐데 나의 계절을 지나며 퇴색하던 기다림이 너의 계절를 서두르는 간절한 그리움 되어 이제야 우리라는 계절로 함께 서 있다 그리 길지 않아도 될 터 조금 더 쉬어도 될 터 몇번이고 웅크리고 펼치기를 반복하며 바래왔던 몸짓들도

붉은 낙화 - 인흥마을의 홍매화

2025-03-29T15:09:16Z

붉 게 떨 어 진 다 내 게 로 흔 들 린 다 내 게 서 인흥마을에 봄비가 혹독히 내리던 날이었습니다. 바람에 떨어지던 홍매화는 제 치맛자락으로 붙어 흔들렸습니다. 흔들리던 매화가 흔들어 놓고 간 제 마음은 언제쯤 제자리로 와 줄까요?

이토록 굉장한, 그 평범성에 닿다 - 『이토록 굉장한 세계』 에드 용, 카페 더 폴락.

2025-03-27T06:41:06Z

오감으로 전해오는 그 어디나 새로움이 가득하다. 처음 밟아보는 향촌동, 그 골목길에서도 낮게 높게 느껴지는 이토록 굉장한 세계. 내가 경험한 굉장함에 다른 이들의 굉장한 세계까지도 경험하기 위해 나는 지금, 이 곳, 이 길에 서 있다. 그간 얼마나 많은 줄 세우기와 특화된 것에만 눈과 귀를 집중했었던가! "각각의

사랑이 시작될 때 - 민들레 앞에서

2025-03-26T07:36:41Z

간질 간질 노란 봄에 아가 손이 오물 오물 따뜻한 햇살아래로 목련의 함박웃음소리가 커지고 아가들도 봄을 맞으러 총총 발걸음을 떼어 봅니다. 빼꼼 고개 내밀어 인사하는 민들레 만지작 만지작 쓰다듬고픈 봄일텐데 하마 닿을라치면 그대로 사라질까 손 끝 하나 펴지 못하고 꼬물 꼬물 동동 대다 손만 오모려 보는 아가의 봄 간질간질 설레는 마음

그림자가 떠난 자리 - 오도리 바다에서

2025-03-23T01:11:19Z

. . . 그리우면의 그 만큼만 뒤에 두고 걷겠습니다 그리고, 그리다 남은 혼자의 발자국을 두려워하지 않겠습니다. 인생에 if를 대입해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만약이란 가정에는 후회의 베이스가 들어있어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땠을까?라는 시선의 먼 끝에도 역시 도돌이표가 찍혀있어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걸어

첫 번째 봄

2025-03-22T00:14:16Z

누군가에겐 처음일 봄 기억나시나요? 나의 첫 봄 그 느낌이, 색깔이, 온도가, 아가의 눈에 들어온 첫 봄은 어땠을까요? 많이 따뜻했을까요? 기억하지 못해도 표현하지 못해도 깊숙한 어딘가에서 그 첫 봄이 움을 틔웠을 거예요. 그리고 그 후로 수십 번 봄을 맞고 보내며 첫 봄은 계속 갱신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가의 첫 번

명진 슈퍼 가는 길 -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읽고

2025-03-18T22:56:34Z

지난여름의 일이다.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읽던 토요일 한 낮이었다. 기온이 30도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예보도 나를 붙잡지 못했다. "자기 영혼의 떨림을 따르지 않는 사람은 불행할 수밖에 없다" 나는 나의 영혼의 떨림을 따라 아마데우를 좇는 그레고리우스 마냥 카메라를 메고 무작정 집을 나섰다. 그리고 어느새 명진슈퍼로 가는 급행 2번

아파도 봄 - 녹슨 곳에 피는 희망

2025-03-22T00:14:39Z

가려 피지 않는가- 봄 녹슬지 않는가- 봄 그래, 그래서 아파도 또- 봄 녹슨 철조망 사이에도 봄이 찾아왔습니다. 가만히 봄, 자세히 봄, 끄덕여 봄이 바로 봄이네요 어디에 핀들 봄이 아닐까요. 얼마큼 핀들 봄이 아닐까요. 언제쯤 핀들 봄이 아닐까요. 저의 오늘 오늘 딛는 자국 자국 이 봄이 피었으면 좋겠습니다.

심. 쿵 - 봄이 꽃피다

2025-03-17T12:49:49Z

해나의 심장에 꽂히어 꽃피다 . . . 봄날 심. 쿵 겨울이 얼은 발을 들이밀 때부터 봄을 찾았습니다. 이제야 제 심장에서 꽃피었네요. .

오선지 위에서 - 나무의 노래

2025-04-17T01:53:15Z

그대여 오늘을 연주하라 그대의 인생을 노래하라 길을 걸을 때 가끔 위를 올려다봅니다. 그리고 잠시 멈춰 뒤를 돌아다보기도 하지요 걸어온 길을 돌아볼 때면 앞만 보고 갈 때 보지 못했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곤 합니다. 위를 올려다볼 때 역시 그렇죠 약속 시간에 맞춰 길을 걷다 문득 올려다본 하늘. 오선 위에서 춤추고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