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우'리' 이야'기'

2025-05-02T00:26:58Z

처음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자는 제안을 받았을 때, 나는 꽤 오랜 시간 망설였다. ‘마라톤’이라는 단어는 내게 늘 극한의 도전과 기록 경신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리게 했다. 땀과 인내, 고통이 버무려진 훈련의 연속 그리고 오직 스스로와의 싸움만이 존재하는 외로운 스포츠라고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조금 달랐다. 단순히 달리는 경기가 아니라 뇌병

새로운 배움의 시작, 함께하는 변화

2025-04-24T22:57:13Z

복지관에서 제공하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은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교육 과정들로 구성되어 있다. 강좌는 매우 다양하다. 건강을 위한 요가, 다 같이 불러보는 노래교실,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영어 회화 등 주민들이 각자의 관심사에 맞는 분야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참여하는 분들은 단순히 지식을 쌓는 것 이상의 경험을 한다. 새로

버킷리스트 실현

2025-04-18T04:06:06Z

지난 3개월간 나는 성인장애인 공예 프로그램을 담당하면서 이용자들과 함께 특별한 목공예 활동을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단순히 목공예 작품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이용자들이 자신들의 목표(버킷리스트)를 실현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있었다. 이를 위해 목공예를 매개로 버킷리스트의 효과성을 점검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첫 수업에서 나는

라떼는 말이야

2025-04-11T11:45:29Z

바리스타 양성과정 프로그램에 참여한 중장년 분들이 만든 커피 향이 복지관 초입을 가득 채운다. 참여자들의 손길로 만들어진 한 잔의 커피는 삶에 새로운 의미와 활력을 불어넣는 상징처럼 느껴진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직업 교육을 넘어 참여자들이 커피의 세계를 배우며 자신감을 되찾고 사회와의 거리를 좁혀가는 여정이다. 매년 복지관에서 진행되는 이 바리스타 양

김장김치로 전하는 마음

2025-04-04T00:51:49Z

겨울이 다가오면, 우리의 식탁에는 온기와 정성이 가득 담긴 김장김치가 빠질 수 없다. 김장은 단순한 음식 준비를 넘어서 한 해를 마무리하며 가족, 이웃, 공동체와의 유대감을 깊이 새기는 중요한 문화적 의미를 지닌다. 나는 그런 의미 있는 일을 담당하는 사회복지사로서, 매년 김장김치지원사업을 진행하며 지역사회와의 연결을 이어가고 있다. 김장김치지원사업은 소

안전이 머무는 집

2025-03-27T23:48:45Z

따뜻한 봄바람이 부드럽게 불어오던 어느 날 아침, 나는 한국가스기술공사 직원들과 함께 복지관을 나섰다. 오늘의 미션은 독거 어르신 가정에 가스안전차단기를 설치하는 것. 가스밸브를 켜둔 채 잊어버리는 일이 잦은 어르신들에게는 그 작은 실수가 언제든 큰 사고로 번질 위험이 있었다. 우리는 단순히 가스차단 기계를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어르신들의 삶을 더욱 안전하

잃어버린 공간을 회복하다

2025-03-21T00:07:40Z

LH 관리사무소에서 요청이 들어왔다. 저장강박증을 앓고 있는 한 주민이 있었는데 그의 집이 너무나 혼잡해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고 그로 인해 이웃들과 갈등이 생길 위험이 있다는 이야기였다. 처음 이 소식을 들었을 때 마음이 무겁기도 했지만 동시에 이분의 어려움을 해결할 기회가 생긴 것 같아 의욕도 생겼다. 그렇지만 현장에 도착하자 문제의 심각함이 더 명확

미용을 넘어, 마음을 돌보다

2025-03-13T23:10:29Z

매월 둘째 주 금요일, 오늘도 '적십자 봉사회'의 자원봉사자분들과 함께 지역 내 독거 어르신들의 집을 방문하여 헤어커트 서비스를 제공했다. 매번 이 업무를 담당하며 느끼는 것이지만 이 서비스는 단순한 미용 활동이 아니다. 어르신들이 편안하게 앉아 머리를 자르는 동안 그들의 삶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된다. 오늘도 몇 분과 대화를 나누며 그

떡 한 조각의 온기

2025-03-07T01:33:47Z

복지관 식당에는 아침부터 구수한 향이 은은하게 퍼졌다. 부엌에서는 커다란 찜기에서 모락모락 김이 피어올랐고 한쪽에서는 하얀 쌀가루 반죽이 커다란 양푼에 가득 담겨 있었다. 명절이 다가오면서 홀로 계신 어르신들의 마음이 허전해질까 걱정되어 오늘은 함께 송편을 빚으며 따뜻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옛날엔 명절마다 온 가족이 모여 앉아 떡을 빚었지." 어르

함께 나누는 기쁨

2025-02-28T00:24:29Z

매년 우리 복지관에서는 상·하반기 두 차례 지역사회를 위한 바자회가 열린다. 이곳에서 진행되는 바자회는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행사보다는 오히려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 웃고 이야기하며 마음을 나누는 특별한 행사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여느 때처럼 바자회 준비는 언제나 많은 사람들의 협력과 노력이 필요한 과정이다. 물품 기부가 시작되면 사회복지사는

김 씨 아저씨

2025-02-21T02:56:31Z

몇 년 전, 한 중년 남성분이 복지관에 찾아오셨습니다. 그분의 첫인상은 많이 지쳐 보였고 얼굴에는 피로와 고단함이 가득했습니다. 그의 모습에서 그분이 살아온 삶의 무게가 그대로 드러나는 듯했습니다. 김 씨 아저씨는 50대 중반으로 알코올 중독이라는 깊은 상처를 안고 있었고 그로 인해 오랜 시간 동안 고생을 해왔습니다. 자녀들은 모두 독립하여 자신만의 삶을

화면 속 반가운 얼굴

2025-02-14T05:42:04Z

새로운 배움은 언제나 설렘과 함께 시작된다. 오늘도 복지관 디지털배움터에는 어르신들이 차례차례 발걸음을 옮겨와 자리를 채워갔다. 스마트폰을 처음 배우려는 분도 계셨고 몇 번의 강의를 들었지만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계셨다. 모두가 저마다의 이유로 스마트폰을 배우러 오셨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이유는 하나였다. "손자, 손녀한테 연락하고 싶은데 도

스티커로 그린 마법의 나라

2025-02-13T23:45:43Z

방과 후 아이들이 한 두 명씩 프로그램실에 도착하며 웃음소리가 교실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복지관에서 진행되는 아동미술은 일주일에 한 번 뿐이라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끼리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교실은 금세 활기찼다. 오늘은 미술과 손재주를 동시에 발휘할 수 있는 특별한 활동이 준비되어 있었다. 나는 아이들이 그리는 그림이나 만들기 활동이 단순히 시간이

'마'음을 잇는 특별한 기'술'

2025-02-07T13:39:41Z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며 처음으로 외부 공모사업에 선정되었고 이를 통해 어르신들을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을 준비할 기회가 찾아왔다. 그렇게 시작된 프로그램이 바로 지역 내 문화소외 어르신들을 위한 마술 수업이었다. 평소 문화예술 활동을 접할 기회가 적었던 취약계층 어르신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물하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사회적 관계를 넓힐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작은 발걸음, 큰 용기

2025-02-07T07:44:16Z

오전에 새롭게 방문한 청년을 만났다. 그는 뇌병변장애를 가진 20대 후반의 청년으로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처음에는 얼굴도 찡그리며 대화하는 걸 꺼려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말을 걸어도 대답을 피하거나 간단한 질문에만 대답하는 정도였다. 그가 여기 복지관에 오게 된 이유는 조금 더 사회와 연결되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그 마음을 실천하는 데에는 큰

가슴속에 품은 작은 꽃

2025-02-07T01:44:13Z

출근하면서 아침의 차가운 공기가 내 몸을 감쌌다. 겨울이 다가오면서 이곳의 기온도 차가워지고 함께 일하는 분들도 조금씩 움츠러드는 것 같았다. 하지만 매일 그렇게 변하는 날씨와 달리 복지관 내부는 언제나 따뜻했다. 사람들이 오고 가며 작은 웃음을 나누고 함께 하는 시간들이 그 따스함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오늘 한 어르신이 내게 다가왔다. 평소에

오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