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일이 아니었다면 평생 만나지 않아도 되었을 사람들

2025-05-04T18:54:27Z

2020년 봄부터 2022년 여름까지 고시원을 운영했어요. 남편이 산업단지에 위치한 회사의 재무를 관리하면서, 처음에는 집에서 2시간 거리 출퇴근을 하다가 결국 회사 근처에 숙소를 얻어서 지냈지요. 당시 현금 흐름을 위한 고시원 운영 열풍이 불었어요. 코로나로 인해 권리금이 낮아진 산업단지의 고시원을 인수할 수 있는 기회라면서 덥석 계약을 했지요. 그때만

나의 목적은 시어머니 밥상을 차리지 않는 것

2025-05-02T14:41:17Z

<미움받을 용기> 책을 다시 읽었습니다. 읽을 때마다 나 자신을 적나라하게 인식하게 되어서 차마 끝까지 읽지 못했습니다. 읽을 때마다 다른 이유로 스스로를 부끄러워했습니다. 이번에는 조금 다릅니다. '응, 맞아, 나 그렇게 못나고 못된 사람이야.'를 글로 써서 세상에 온통 뿌려놓고 나니, 훨씬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와..! 나 진짜 못된 며느

나를 무너뜨리려 한 건 8할이 기대감이었다

2025-05-02T22:22:40Z

스물 세 해 동안 서정주 시인을 키운 건 8할이 바람이었고, 스물 세 해 동안 저를 무너뜨리려 한 건 8할이 기대감이었습니다. 스무 살에 약대에 입학한 후 마흔셋까지 스스로에 대한 기대감, 다른 사람들의 나에 대한 기대감, 다른 사람들에 대한 나의 기대감이 정작 저를 무너뜨리는 역할을 했습니다. 내가 이렇게까지 노력을 많이 했으니, 잘될 수밖에

미안함의 표현은 지능 발달 사항이다

2025-04-29T04:24:51Z

지하철에서 아이가 제 발을 밟았습니다. 중심을 잡지 못한 아이가 제 발목부터 신발까지 쓸어내리듯이 밟았기 때문에 쓰라린 느낌이 꽤 있었습니다. 아이의 "죄송합니다" 말을 기다리면서, 물끄러미 아이를 바라보았습니다. 열 살쯤 되어 보입니다. 안절부절못하는 얼굴이 안쓰럽습니다. 말을 할까 말까 망설이는 것 같았습니다. 이럴 때에는 어떻게 해야

지금이야, 위험한 딱 그 순간

2025-04-26T12:08:20Z

일이 잘 진행된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어서 엎어야 했을 때. 그게 하필 정말 공들여서 애정을 가지고 온 힘을 다해 하던 일이었을 때. 게다가 같이 일하던 사람을 믿고 있었는데, 의도했든 아니든 결과적으로 내가 속은 것이었을 때. 이렇게 속상한 와중에 국가 정책이 바뀌어서 바로잡을 수도 없을 때. 은근히 경쟁 상대로 생각했던 사람은 오히려 이 상황

작은 마음을 모아 부디

2025-04-21T06:45:02Z

며칠 전 친구 동생이 하늘로 떠났어요.옆에 있는 사람이 너무 울면 안 된다는데, 소식을 듣고 제가 더 정신이 아득해져서 친구에게 미안했어요. 친구와 나이 차이가 12살 나는 막둥이라서 더 애지중지 아끼던 동생이었어요. 단테의 <신곡> 중 연옥편이 생각났어요. 연옥 영혼이 천국에 오르기 위해 현세의 진실한 기도가 필요하며, 이 기도가 연옥에서의 시간

목숨 끊기 시도 후 깨달은 축복

2025-04-16T23:20:49Z

2년 전 이맘때, 약을 다량으로 복용하고 목숨을 끊으려고 했습니다. 나름 배운 게 있다고, 웬만큼 많은 양을 먹어서는 사람이 죽지 않는다는 걸 알았지요. 약을 먹고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일을 치르려고 사전 작업(?)으로 한 통을 털어 넣었습니다. 여기부터 저는 축복받은 삶이었습니다. 온갖 감각이 예민한 탓에, 역한 약냄새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고 그

상대적 박탈감이 범인이었어

2025-04-14T04:05:28Z

제가 어렸을 때인 30~40년 전,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순종'이었습니다. 콩쥐는 말도 안 되는 새엄마의 명을 받고도 아무 말하지 않고 울다가, 두꺼비와 참새의 도움을 받아 일을 해냅니다. 불합리하다는 말을 한 번이라도 꺼냈다가는 "어디, 어른이 말씀하시는데 말대꾸야."라고 혼이 났습니다. 순종적인 아이는 별 탈 없이 지낼 수 있었습니다.

기억나지 않아, 기억하지 않아

2025-04-11T11:42:14Z

"기억나지 않아, 어젯밤 꿈조차. 지우려고 했던 게 아닌데." 자우림의 <미안해 널 미워해> 첫 가사입니다. 소중하지 않은 사람, 관심이 없는 사람의 일은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로 참 아프게 시작하는 노래입니다. 사주를 믿으시는 시어머님의 명에 따라 이사를 하고, 그 과정에서 너무나 많이 아파하며 4~5년을 힘겹게 살았던 적이 있어요. 나와 아이들이 사

현실의 금명이가 폭싹 속았수다 제작진 분들께

2025-04-08T09:45:25Z

안녕하세요? 저는 21년 전에 서울대 약대를 졸업한 현실의 금명이입니다. 외할머니께서 사 남매를 낳으신 후 일찍 돌아가셨고, 친정엄마는 새어머니 밑에서 자라면서 동생들을 돌보고 콩쥐처럼 사셨습니다. 처음엔 저희 딸이 저에게 <폭싹 속았수다>를 안 봤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제 삶과 아주 많이 비슷해서, 자기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이야기 같아서 엄마가 너

나를 외롭게 만들 결혼 상대자

2025-04-03T02:41:10Z

예전에 어떤 예능프로그램에서 연예인 부부 이야기를 보았어요. 아이도 셋 낳고, 알콩달콩 잘 살고 있는 예쁜 부부였어요. 보여준다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아이들을 돌보는 연예인 아빠를 보면서 '정말 멋진 남편이구나'하고 감탄하고 있을 때, '아이들 엄마와 결혼하기로 마음먹은 순간이 언제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듣고 나름 충격받았

예비 신부가 반드시 알아야 할 시댁 대응법

2025-04-05T08:29:03Z

결혼을 앞둔 우리 예비 신부님들에게 하늘의 축복이 가득하기를 바라요^-^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 반드시 알아놓고, 꼭 지켜야 할 한 가지를 결혼 19년 차 아줌마가 알려줄게요. 1. 어르신 분들의 기대감은 점점 높아짐을 기억하기 처음에 예쁨 받아서 시부모님과 좋은 사이로 지내고 싶을 거예요. 그러나 처음에 잘하다가 점점 못하는 것보다, 처음에 못하다가

44년 살아보니 가장 강한 사람은

2025-03-29T04:13:28Z

어찌어찌 좋은 학교 졸업해서 좋은 남편 만나 결혼하고, 세상 가장 예쁜 아들딸 낳아서 서울에 내 집 마련하고 살다가, 수익형 부동산 투자를 잘못해서 20억 넘는 빚을 지고 매달 수백만 원씩 손해를 보며 대출이자를 갚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40년 넘게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현실을 마주하면서 이렇게나 약한 사람이었나, 하고 스스로에게 생채기를 많

실패한 사람을 피하겠다고? 그게 더 위험해

2025-03-25T08:44:55Z

부동산 투자를 성공적으로 하고 계시고, 인품 또한 훌륭하신 분으로부터 귀한 말씀을 들었습니다. "부동산 박람회 같은 곳에서 '나는 지금껏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어요.'라는 말을 하는 강사들을 보면 소름이 돋아요. 어쩌면 많은 사람들을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뜨릴 수도 있는 위험한 말을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을까요?" 이 분이 보아오신 '정말 투

제발 나처럼 살지 말라고

2025-03-21T09:55:44Z

3년 전 이맘 때,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난지 얼마 되지 않았고, 미국에서는 금리 인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인플레이션에 대비하기 위해 정신 꽉 붙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당시 수익형 부동산인 지식산업센터 투자에 한창 재미가 들려있었는데, 그 모든 경제적 상황을 보고도 생각을 바꾸지 못했어요. 문정동과 가산디지털단지 지식산업

성실하다는 것과, 돈을 잘 버는 것은 다른 얘기다

2025-03-19T07:25:23Z

훌륭함, 성실함, 돈을 많이 번다는 가치를 수학 집합의 모양으로 그려보았어요. 성실하게 능력을 쌓고, 돈을 많이 벌고, 인격적으로도 훌륭한 교집합에 들어가면 좋겠지만늘 문제는 차집합에서 발생합니다. 우리가 어린 시절에 "열심히 공부해서 성공하고, 훌륭한 사람이 될 거예요."라는 말을 많이 해서 헷갈리는 걸까요? 열심히 공부한다는 성실함이 꼭 성공으

대한민국 상위 1% 라서 우울했다

2025-03-19T06:27:27Z

26년 전에 대한민국 상위 1%, 아니 0.44% 였습니다. 수능 시험 결과로요. 상위 1%가 재산 순위라고만 생각하지는 않으셨지요? 네, 딱 그 지점입니다. 수능 성적표만큼의 그릇이 되지 못했음에도, 그만큼 대접을 받고 싶어 했어요. 좋은 학교 졸업하고 좋은 직업 가지면 경제적으로도 1%의 삶을 살 수 있을 거라고 착각했어요. 1%의 성적표는 객관식

높은 경쟁의 문 앞에서 주저앉은 청춘들에게

2025-03-15T06:13:32Z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수능 잘 봐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면 인생 대박 난다.’라고 열심히 공부만 했던 우리 젊은이들이 막상 대학교에 입학한 후에도 삶이 별로 달라지지 않음을 깨닫고 당황하는 경우가 많아요. 졸린 것, 놀고 싶은 것, 힘든 것 모두 참으면서 힘겹게 대학에 입학하고 보니, 세상은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요. 세상에 이렇게 잘난 사람들이

어차피 책임지게 되어있다

2025-04-06T03:39:30Z

"너 하고 싶은 대로 살아라."라는 말이 참 달콤합니다. 탁월한 성공을 거둔 많은 분들이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하고 싶은 일에 몰입해서 계속했더니 성공에 이를 수 있었다고요. 허나 하고 싶은 일 말고도 어깨에 짊어진 일, 해야만 하는 일이 많은 우리네는 그저 듣기 좋은 말로 넘겨버리기 일쑤입니다. 나만 바라보는 우리 가족은 어쩌라고. 내가 하고 싶은

나는 지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2025-03-18T00:30:56Z

때때로, 자주, 또는 매일같이 고통스러운 순간이 우리에게 찾아옵니다. 그럴 때마다 마음을 꿀꺽 삼키고 다독여 줄, 진통제처럼 좋은 생각이 반드시 필요해요. 영화 <Sound of Music>에 나오는 유명한 노래, <My Favorite Things>는 가사를 떠올리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지요. 장미꽃 위의 빗방울, 아기 고양이의 수염, 반짝반짝 구리

위드웬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