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품이 아니더라도 - 나의 위탁아동 'O' 이야기 - 13편

2025-05-12T12:54:52Z

O가 나와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다며 울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마냥 설레고 기쁘기만 했던 내 마음은 훅 혼란에 빠져들었다. 깊은 서운함을 겨우 감춘채, 내쪽으로 걸어나온 아이를 끌어안았다. 아이는 내품에 와닥 안기는게 아니라 그냥 마지 못해 몸을 내어주는 정도였다. 허리까지 오는 아이의 긴 생머리는 단정하게 빗질이 되어, 양갈래로 야무지게 묶여있었다.

시스티나 성당의 흰 연기, 그리고 양고기 한 조각 - 런던, 오늘의 식탁 - 5월 8일

2025-05-09T16:17:49Z

"Fuck". 뉴스룸에서 오래 일하다보면 속보 뉴스가 뜰 때 마다 나오는 반응이다. '최대한 빠르게, 하지만 정확하게' 보도를 해야하는 무거운 부담감을 안은채, 초단위로 업데이트 되는 새로운 정보들을 모니터링 하고 사실 확인을 일일히 해가며 어떤 정보를 어떤 형식의 기사로 풀어낼건지 빠른 판단을 내려야 한다. 늦은 밤까지 야근은 물론이다. 유난히 별로

싱그러운 허브 향이 담긴, 애호박 그라탕 - 런던, 오늘의 식탁, 5월 1일

2025-05-07T13:23:43Z

정신없이 일만하며 보낸 지난 한 달은 스트레스 암덩이 그 자체였다. 단기간 프로젝트로 도와주게 된 스타트업 대표는 무능했고 꼰대였으며, 아주 유치한 방식으로 팀원들을 괴롭혔다. 매일같이 비상식적인 말과 행동을 일삼는 그 사람 덕분에 하루하루가 버티기의 연속이었고, 그 스트레스에 난 매일 과자과 단것을 입에 달고 살았다. 결국 난 일을 그만두었고, 그 다

우울할 때 만드는 단짠 초콜릿칩 쿠키 레시피 - 평범한 쿠키를 특별하게 만드는 백된장 한 스푼

2025-04-27T22:55:35Z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운 쿠키를 집어들어 한 입 깨물면, 시간마저 잠시 멈춘 듯한 기분이 든다. 부드럽게 부서지는 쿠키 속 다크 초콜릿이 혀끝에서 천천히 녹아내리며 익숙한 달콤함을 퍼뜨린다. 그 달콤함 사이를 비집고 올라오는 은은한 짭짤함 — 바로 이 쿠키가 가진 도발적인 매력이다. 부드러움과 짭짤함이 교차하는 찰나, 입 안 가득 퍼지는 풍성한 풍미에 어느

글, 쉼의 발견

2025-04-22T23:46:51Z

지난 한 달 간은 쉴 새 없이 일만 하며 달려왔다. 올 해 초반은 들어오는 일이 없어 글도 쓰고 유투브 채널도 시작하며 잔잔하게 보냈는데 갑자기 일이 몰려 닥치며 언제 그랬냐는 듯 정신 없는 일상을 보내는 중이다.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마지막으로 강아지 산책은 어제 시켰는지도 기억이 가물가물 한 채로, 나의 모든 일상이 일에 뭍혀 돌

얼쑤 신명나게 - 노르웨이 북쪽 마을, 옛날 옛적 교회에서 얻은 교훈

2025-04-14T00:02:50Z

노르웨이를 포함한 북유럽에선 교회 실내 천장에 배 모형을 다는 전통이 있다고 한다. 바다로 나간 가족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아서, 그리고 삶의 여정을 바다 항해로 비유한 상징물로서. 때로는 잔잔한 바다위에서, 때로는 태풍과 거센 비를 가로지르며 험하게 출렁이는 파도를 타고 살아남기위에 최선을 다하는 바이킹 족들이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몇

유튜브 개설 두 달 만에 구독자 5만 명 달성!

2025-04-02T02:28:08Z

결론부터 말하겠다. 당신은 방금 어그로에 낚였다. 유튜브를 시작한 후, SNS채널을 성공적으로 성장시킨 사람들의 글을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특히 스레드엔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구독자를 모으고 수익화를 달성한 경험을 바탕으로 소셜미디어 전략 팁을 공유하는 사용자들이 많다. 그들의 글에는 부러움이 섞인 댓글이 줄줄이 달리고, 성공 전략을 배우고자 하는 사

A/B 테스트로 본 제목의 힘: 같은 영상, 다른 제목

2025-03-05T14:19:19Z

내가 만드는 요리 쇼츠 영상은 화려한 영상 기술도, 위트 있는 멘트도 없는 단순한 레시피 영상이다. 특별히 시청자들의 눈길을 끄는 요소가 없다 보니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더 많이 보는 영상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 유튜브에서 동일한 쇼츠 영상을 썸네일과 헤드라인만 바꿔 A/B 테스트를 진행해 보았다. 목표는 어떤 제목이 더 많은 클릭을 유

15개의 영상, 4개의 플랫폼. 어디에 집중해야 할까? - 초보 유투버 성장일지 - Week 2

2025-03-10T11:51:22Z

쇼츠까치 포함에 2주간 총 15개의 영상을 올리면서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스레드의 시청 패턴이 플랫폼마다 너무나 극명하게 다르다는 점을 실감한다. 틱톡은 조회수가 제일 빨리 올라가지만 구독자로 전환되는 비율은 낮다. 올린 영상은 그 순간 반짝할 뿐. 몇 시간이 지나면 그 영상은 수명을 다한다. 몇 시간 내에 조회수가 좋아요가 오르지 않으면 그 영상

부러워도 괜찮다 - 초보 유투버 성장일지 - Week 1

2025-03-05T11:57:25Z

유튜브를 시작한 지 이제 막 1주일이 넘었다. 무언가에 홀린 듯 7일이란 기간 동안 대여섯 개의 콘텐츠를 촬영하고 거의 이틀에 한 번씩 영상을 올렸다. 촬영, 편집이 천직인 듯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빠져들어 작업을 하고 있다. 채널을 제대로 키워보자는 목표를 가지고 시작한 프로젝트다 보니 욕심이 큰 만큼 감정도 그만큼 흔들린다. 미미

몰입, 그리고 유튜브라는 도전

2025-02-22T21:25:55Z

오랜 고민 끝에 유튜브 채널을 시작했다. 워낙 먹는 것과 요리하는 것을 좋아해 주변에서 종종 요리 유튜브를 하면 어떻겠냐는 소리를 들었지만 그리 내키는 일은 아니었다. 전직이 촬영기자인 데다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잠시 소셜미디어팀을 운영해 본 적이 있어 제대로 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드는 일인지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냉큼 요리해서 맛있는 걸 먹고

자기 계발 성공담, 우리가 모르는 비하인드 스토리

2025-02-19T11:26:23Z

유튜브에서 전 세계적으로 명성 있는 대기업 사원이 회사에 입사하게 된 이야기를 풀어놓는 영상을 보게 됐다. 해당 직종에 전혀 경력이 없는 상태에서 지원을 했고, 당연히 안 될 거라 생각하고 첫 화상 인터뷰를 핸드폰 셀카로, 산발 머리에 추리닝 차림으로 봤는데 통과를 했다고 했다. 최종 면접땐 면접실에 들어가자마자 면접관들이 본인을 마음에 안 들어하는 기색이

Flow - 나의 시간을 흐르게 하는 '그것'

2025-02-17T22:59:26Z

오랜만에 뉴욕에 있는 친구와 통화를 했다. 한때는 에미상 까지 받았던 유명한 할리우드 극작가로, 지금은 화려했던 LA 생활을 뒤로하고 시나리오 쓰는 법을 가르치며 조용한 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다. 둘 다 쓰고 있는 책이 있어 통화를 할 때마다 글쓰기 이야기를 하곤 한다. 글쓰기를 좋아하진 않지만 책으로 꼭 남기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책을 쓰는 나와 달리,

작심삼일 돌파하기 프로젝트 한 달 후기

2025-02-13T16:27:47Z

매번 작심삼일이 되곤 하는 새해 계획 실행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따른 지 한 달이 넘었다. 작정했던 목표를 이루었다고 자랑할 수 있게 되기까진 아직 11개월이나 남았지만 지난 한 달을 되돌아보면 확실히 예전의 나보다 훨씬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좋은 습관들을 길러 나가고 있다. 어떤 방법들을 사용하는지는 이 브런치 매거진에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는데, 그중 나

조금은 특별한 크림스프가 먹고 싶을 때, 요거트 카레 - 런던, 오늘의 식탁 - 2월 11일

2025-02-12T05:36:11Z

평상시 간헐적 단식을 하고 있어 아침을 거르는데, 어제 하루 종일 금식을 했더니 배가 고팠다. 속이 거북하지 않도록 부드러운 음식이 먹고 싶었는데 마침 냉장고엔 며칠 전 만들어둔 요거트 카레가 있어 딱 적격이다. 요거트와 강황가루, 병아리 콩가루가 주 재료인 이 카레는 말이 카레지 크림스프같이 아주 부드러운 맛이다. 짭짤한 훈제 고등어를 조금 올려 먹었더

중독에 중독되다

2025-02-07T19:50:00Z

몇 달 전, 큰마음 먹고 인스타그램을 휴대폰에서 삭제했다. 틈날 때마다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쇼츠 영상을 몇 시간이고 보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몇 분만 보고 해야 할 일을 해야지" 하며 열었던 인스타그램은 순식간에 시간을 삼켜버리는 블랙홀이었다. 처음에는 앱을 휴대폰 메인 화면에서만 삭제해, 사용하려면 검색을 해야 하도록 만들었지만 별 소

백수에게도 아침 시간은 소중하다

2025-02-11T15:59:16Z

퇴사자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간적 여유다. 하고 싶은 일들을 내키는 때에 얼마든지 할 수 있으니 좋다. 퇴사자의 가장 큰 단점은 시간적 여유다. 나중에 해도 된다는 안정감에 하기 싫은 일들은 끝도 없이 미루게 된다. 퇴사 1.5년 차에 접어든 난 가차 없이 흘러만가는 시간을 조금이나마 알차게 사용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 중인데, 특히 어떻게 하면

신년 계획이 의미 없는 이유

2025-01-29T00:49:20Z

"난 더 이상 신년 계획을 세우지 않습니다". 내가 오랫동안 팔로우 해왔던 자기 계발 콘텐츠 크리에이터인 알리 압달(Ali Abdaal)이 한 발언은 다소 신선하게 다가왔다. 알리 압달은 연간 목표를 세우는 대신 분기별 목표를 세운다고 했다. 새해 목표는 세워보았자 몇 달 지나지 않아 금방 잊히기 십상이고, 나머지 일 년이란 시간이 있으니 목표를 향해 나

글, 권태기의 발견

2025-01-31T08:56:54Z

그날 글 주제에 필요한 리서치를 하고, 내용을 정리해 글을 쓰고, 시선을 이끌 헤드라인을 구상하고 글을 다듬다 보면 두 시간은 훌쩍 가는 게 글쓰기다. 이렇게 공들여 글을 쓴 후 '발행'을 누르면 참으로 뿌듯하지만 글쓰기에 2-3시간을 매일 투자하는 건 또 하나의 부담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작년 몇 달 동안 글쓰기에 게을렀던 이유 중 하나였다. '다른 할

좋은 습관을 유지하려면 꼭 지켜야 하는 법칙

2025-01-23T00:00:31Z

매일 빠지지 않고 하고자 하는 일들이 몇 가지 있다. 운동, 글쓰기, 중국어 공부하기, 책 읽기 등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들은 아니지만 꾸준히 조금씩 하다 보면 언젠가는 큰 결실을 가져다줄 일들이다. 회사를 다닐 땐 시간이 없고 피곤하다는 핑계가 있으니 매일 목표 일과들을 달성하지 못해도 나름 마음이 편했는데, 퇴사 후 모든 하루의 주인이 내가 돼버리니

Windsbi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