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돌아온 너이기에 - 꼴매 이야기 4

2025-05-15T02:07:09Z

나는 꼴매가 옥상에서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고3이었으므로, 아침 7시에 집을 나가 밤 10시가 넘어서야 돌아오던 시절이었다. 내가 학교에서 보낸 오랜 하루 중 어느 시간에, 꼴매는 옥상에서 추락했다. 한 가지 다행스러웠던 건, 꼴매가 떨어진 자리에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꼴매는 살아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카지노 가입 쿠폰는

잃고 또 잃어버리고 - 꼴매 이야기 3

2025-05-08T15:03:35Z

꼴매의 고양이들이 청소년이 될 무렵, 우리는 원래 살던 동네로 다시 이사했다. 그리고 그때, 우리는 올백이를 잃어버린 일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구름이와 바다가 집을 나갔다. 올백이를 잃어버렸을 때와 정확히 똑같았다. 새로운 동네로의 이사, 수컷 고양이. 달랐던 건 올백이는 중성화를

가출 고양이, 엄마 되다 - 꼴매 이야기 2

2025-04-30T23:26:25Z

꼴매의 묘생을 송두리째 바꾼 사건은, 바로 다른 동네로 이사한 뒤 까미를 제외한 우리 집 고양이 셋이 새 집을 탈출한 사건이었다. 꼴매는 일등이가 돌아오고 난 뒤에야 집을 찾아 돌아왔다. 이전 문단에 링크한 글을 쓸 때만 해도 누가 먼저 집에 들어왔는지 기억나지 않았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일등이가 먼저였다. 일등이는 당시의 탈출로 바로 임신에 성공했다

꼴이 매우 예쁜 - 고양이, 꼴매 이야기 1

2025-04-24T13:05:12Z

꼴매라는 이름은 '꼴이 매우 예쁘다'는 말에서 유래했다. 원래 이런 말이 존재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엄마의 주장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르겠으나, 그냥 그렇게 믿기로 했다. 꼴매는 정말로, 꼴이 매우 예쁜 고양이였으므로. 꼴매를 처음 만난 건 나에게 첫 번째, 두 번째 고양이가 생기고 1년 정도 지난 시점이었다. 첫 번째 고양이인 터키시 앙고라 일등이

너는 내게 잇자국으로 남아 - 우연이 남겨준 그들의 흔적

2025-04-17T05:22:21Z

동물 키우는 집은 티가 난다. 요즘 유튜브를 보면 동물을 키우면서도 세상 깔끔하게 잘 관리하고 사는 집들이 많이 나온다. 그러나 나는 지금껏 동물을 키우면서 그렇게 집을 깔끔하게 유지하지 못했고 아마 앞으로도 못할 것 같다. 혼자 살아도 좀처럼 살림을 깔끔하게 다루지 못하는 나다. 그러나 이에도 나름의 장점이 있다. 나를 떠난 동물들의 흔적을

늙은 여포의 제법 안락한 노후 - 알파의 시간은 유난히 빠르다

2025-04-10T16:50:47Z

나와 우리 가족이 매년 충실히 나이 들어가듯, 우리 집 강아지, 고양이들도 그렇다. 그들의 생애주기는 인간에 비하면 너무 짧아서, 우리는 그들에게만 빠르게 흐르는 것 같은 시간의 흐름을 고스란히 목격하게 된다. 우리 집 푸들들은 가장 어린 두나와 세나가 열 살이 되어, 네 마리 모두 노년기에 접어들었다. 내가 보기에 우리 집에서 가장 빠르게

10년 전의 카지노 가입 쿠폰는 - 두나와 세나가 무럭무럭 자라났던 2015년

2025-04-03T01:39:36Z

벌써 2025년도 3개월이 지났다. 10년 전이었던 2015년. 우리 건물에 태어난 네 마리 강아지 중 둘, 두나와 세나가 우리 집에서 살게 된 해다. 그 해에 찍은 3개월에서 4개월 남짓이었던 어린 두나와 세나가 커 가는 사진을 모아보았다. 사실 생업의 사정으로 이번 주 원고가 준비되지 않아 대신 준비한 사진들이다. 중복되는 사진이 있을 수 있다. 양해

사랑하니 알게 된 - 너희들의 특별함

2025-04-05T11:29:47Z

세상 모든 존재들은 특별하다. 너무도 당연해서 너무나 피상적으로 느껴지는 말. 그러나 살아있는 존재를 사랑해 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고개를 끄덕일 이야기다. 존재의 특별함은 사랑하기 전에는 차이에 불과하지만, 사랑에 빠지는 순간 두고두고 곱씹을 '특별함'이 된다. 사랑은 그 대상을 꾸준히 특별한 존재로 여기는 행위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나도 내

슬프고도 다정한 풍문 - 예쁜이 이야기

2025-03-20T05:42:53Z

우리 땅을 새끼들에게 넘겨주고 떠났던 예쁜이에게도 뜻밖의 일이 생겼다. 목에 자주색 끈을 단 채 목격되기도 했고, 어느 집 화단에서 야옹 대는 모습을 보기도 했던 터라 누군가에게 돌봄을 받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엄마가 아는 분이었다. 엄마와 그분은 차로 2분 거리에 다리가 불편한 할아버지가 키우는 큰 개들을 돌보다 친해졌

더 많이 책임질 자유 - 두치 이야기

2025-03-13T22:42:37Z

두치는 레이스가 달린 예쁜 환묘복이 잘 어울렸다. 당시 옥상에는 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던 노랑이가 살고 있었는데, 노랑이는 다행히도 두치를 그리 고까워하지 않았다. 살갑게 대해주기에는 노령의 노랑이도 힘이 부쳤을 것인데, 적어도 싫어하지는 않았다. 두치가 수술을 받고 온 당일부터 일주일 간은 두치가 예민하게 굴까 봐 노랑이를 자기

After the happy ending - 해피엔딩 그 후, 예쁜이와 새끼들의 이야기

2025-03-08T12:19:23Z

이제부터 이어질 세 편의 이야기는 전편 <미처 하지 못했던 사랑의 기록> 6화의 주인공, 예쁜이와 그 새끼들에게 있었던 일들이다. 아래 링크에 예쁜이와의 만남과 한치, 두치, 세치, 네찌, 뿌꾸의 탄생 까지가 기록되어 있다. /@20052023/17 우리는 모두 해피엔딩을 바란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엔딩을 모

눈먼 강아지들의 세계 - 냄새와 윤곽으로 구성된 노견들의 매일

2025-03-01T15:57:24Z

우리 집 동물들은 매우 폭넓은 연령대를 보인다. 가장 연식이 오래된 초코가 대략 17살 남짓, (엄마는 초코가 스무 살 가까이 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는 있다) 그다음이 초코의 아들인 알파로 대략 15살. 그리고 가장 어린 가을이가 아직 1살이 되지 않았다. 곧 9개월 차다. 초코는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우리 집에 왔으므로,

슬기로운 분단생활 - 복수혈전 이후의 견공사회와 독립 없는 돌봄의 세계

2025-02-20T02:29:50Z

그날의 일기토 이후, 우리는 '언젠가 네 강아지가 다시 같이 지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완전히 버렸다. 그리고 조용히, 완전한 분단을 준비했다. 모아둔 돈을 탈탈 털어 작은 농막을 구입해 알파와 세나를 이사시켰다. 현재 나는 그곳을 작업실로 쓰고 있는데, 말이 작업실이지 알파, 세나와 함께 그곳에서 살다시피 한다. 이제 초코와 두나,

그땐 천사도 깡패가 되는 거야 - 두나와 세나의 일기토

2025-02-12T23:36:01Z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를 가르친 어떤 선생님께서 '불구하다'라는 말에는 특별한 의미가 없어 '그럼에도'면 충분한데도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불구하다'라는 말을 붙인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그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면 충분하다. 세나는 알파를 축출하기를 포기했다. 그럼에도 잘 지냈다. 그렇게 잘 지낼 수

공주의 축출법 - 초코와 두나가 미웠던 세나공주

2025-02-05T23:43:27Z

갑작스레 세 강아지의 합동 공격을 받은 초코는 깜짝 놀라 바닥에 나동그라졌고, 나는 쿠션을 집히는 대로 강아지들에게 던져 서로에게서 떼어놓았다. 가장 맹렬한 세나부터 붙잡아 내 방에 던져 넣었고 두나, 알파를 차례로 잡아 방에 가두었다. 세나는 방에 나동그라져서도 으르렁거렸다. 초코는 잠깐 기절했었다고 한다. 엄마는 초코가 깨어나기를 바라며 바짝 얼

개싸움의 서막 - 결코 갑작스럽지 않았던 세나와 초코, 두나의 갈등

2025-01-30T01:45:10Z

세나는 질투가 많은 강아지다. 사실 우리는 세나에게 크게 속았다. 새끼 시절 두나는 순둥순둥하고 펑퍼짐한 얼굴로 엄마와 나를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크면 클수록 세나는 점점 더 새침데기 공주님이 되어갔다. 얼굴도, 성격도. 반면 세나의 자매인 두나는 달랐다. 새끼 시절에는 사람만 보면 우다닥 뛰어다녀서 왈가닥이 따로 없다고 생각했는데,

두 번째 계기 - 이들과 마지막까지 함께 해야겠다고 결심한 순간

2025-01-23T04:36:59Z

파이의 죽음 이후, 나에게 한 번의 계기가 더 찾아왔다. 다섯 마리에서 네 마리가 되었다고 해서, 내가 처한 상황이 혼자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나아진 것은 아니었다. 엄마는 나와 파이 이야기를 나누며 슬픔을 해소하려 했는데, 퇴근 후 파이가 없는 집으로 돌아가야 했던 나에게 엄마의 이야기는 상처에 흩뿌리는 소금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 나에게는 초코

다정한 남자와 남겨진 형제 - 파이, 그리고 알파 이야기

2025-01-18T02:24:38Z

유랑생활의 시작은 제법 순조로운 듯 보였다. 그렇게 '보였다'. 기숙사 생활을 했던 대학 시절을 제외하고 처음으로 시작한 독립생활이었다. 그러나 이는 내가 꿈꿨던 독립생활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직 나는 내 힘으로, 내가 원해서 하는 독립생활에 돌입하지 못했다. 건물의 새 주인과 부모님의 협의가 이뤄지면 나는 바로 시골로 떠나야 하는 상황이었다. 유랑생활

진짜 다견가정의 시대 - 초코, 알파, 파이, 두나, 세나 그리고 한 인간의 유랑생활

2025-01-09T02:29:52Z

그러니까, '세 마리 정도면 다견가정이지'라는 생각을 무참하게 부숴버린 것은 역설적으로 그리고 전적으로 내 불찰이었다. 파이가 심장사상충에 걸렸다. 엄청 심하게. 우리가 고양이 영역 본능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올백이를 잃었던 것처럼, 우리는 개에게 심장사상충이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너무나 무지했다. 집에 은심이부터 삼촌네 강아지들까지 개가

다견가정의 시대가 찾아왔어 - 초코와 손녀 둘, 두나 세나

2025-01-05T10:22:29Z

많은 사람들에게는 '드림하우스'가 있다고 한다. 나는 없다. 그게 이상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는데, 최근 들어 조금은 신기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에게는 '이런 집에서 살아보고 싶어!'라는 소망이 있는 것 같다. 그 소망은 핀터레스트나 인스타그램의 이미지 또는 부동산 애플리케이션이나 설계도면의 형태로 도처에 존재했다. 나는 아직도 없다.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