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해도 괜찮아-&카지노 게임 추천;묵호 등대 마을> - 2025년 3월 1일

2025-04-27T07:39:41Z

꽤 가파른 길을 따라 오른다. 담벼락에는 등대도 있고, 출항하는 배도 있다. 꽃도 있고, 바다도 있다. 이름이 논골담길이라고 했다. 담벼락에 예쁜 그림들을 그려뒀다. 멀리서도 벽화 마을이네하고 보일 정도로. 중간쯤에 올라오면 전망대가 있다. 마치 바닷물이 드나들 듯 모래사장도 그려 뒀고, '묵호'라는 글씨도 써 놨다. 그 곳에서 보면 파란 바다와 하늘이

살아온 거 자체가 도전

2025-03-18T02:24:29Z

&카지노 게임 추천;월간 오글오글>은 글쓰기 모임 오글오글 작가들이 매월 같은 주제로 발행하는 매거진입니다. 3월호 주제는 '도전'입니다. 이번 주제가 도전이라고 하는데, 도무지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없었다. 인생을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매일 도전이었기에 딱히 큰 도전을 해 본 적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담 작은 도전들이라도 생각해 볼까? 내 첫 번째 작은 도전은 중국

숨어 있는 계곡-아침고요수목원 - 2024년 5월 25일, 수목원 스탬프 투어

2025-03-13T13:03:43Z

"와, 언제 적 아침고요수목원이야?" 출입구 근처에 저런 벽화가 있었나? 이런 올드한 느낌이었나? 내가 여길 와 봤었다는 거지? 기억이 도무지 나질 않네... 혼자 중얼거리며 입구로 들어갔다. <수목원 스탬프 투어>가 아니면 안 왔을지도 모르는데, 수년만에 다시 오니 느낌이 새로웠다. "나 여기 진짜 정신없을 때만 와 봤잖아. 식목일이랑 어린이날이었던 거

느림보 엄마와 목욕 - 영종도 해수찜방

2025-03-19T08:58:08Z

우리 엄마 별명은 '제시카 여사'다. 어릴 때 보던 티비 시리즈 물, <제시카의 추리 극장>에서 나온 제시카 여사. 명확한 판단력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멋진 여성. 우리 엄마는 추리력이 뛰어나 동생이 잘못한 일도, 내가 화난 일도 바로바로 알아차렸다. 하지만 세월에 장사 없다. 우리 제시카 여사도 늙는다. 추리력이 점점 떨어진다. 기억력도 조금씩 나빠진다.

차를 쳤어요 - 소무의도와 하나개 해수욕장 - 21년 9월 19일

2025-02-22T12:22:27Z

날이 그지없이 좋았다. 아름다운 가을날. 아직은 덥지만 습하지 않아 편안한 날이었다. 가을 하늘답게 구름이 총총히 몰려다니며 하늘 볼 맛을 느끼게 해 줬다. 아직은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쓰던 21년 9월, 아침부터 우리는 인천으로 향했다. 꽤 괜찮다는 해산물 집에서 아주 맛있는 우럭매운탕을 먹고, 공용으로 사용하는 주차장에 주차를 해 놓곤 다리를 건너 소무의

발렌타인 데이

2025-02-18T05:21:41Z

지은이는 우리 반 최고 인기녀였다. 주공아파트, 민영아파트, 한강맨션으로 부의 차별을 두던 동부이촌동에서 나는 주공, 지은이는 한강맨션파였다. 내가 놀이터에서 땅따먹기하고 놀 때, 지은이는 한강맨션에 아이들을 불러 공주 놀이를 했다. 그런 지은이가 어느 날, 나에게 함께 놀자고 한다. 자기 집에 가서 공주 놀이를 하자고 한다. 초등학교 4학년,

못 찾겠다, 꾀꼬리 - &카지노 게임 추천;월간 오글오글 : 2월호 추억>

2025-02-16T07:42:53Z

&카지노 게임 추천;월간 오글오글>은 글쓰기 모임 오글오글 작가들이 매 월 같은 주제로 발행하는 매거진입니다. 2월호 주제는 '추억'입니다. “못 찾겠다, 꾀꼬리.”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나오질 않는다. 아, 대체 어디 숨은거야? 1층 쓰레기통 위에 올라 서 각 층을 샅샅이 눈으로 훑기도 해 보았는데,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에이, 다 잡았

함께 밥 먹는 사이, 식구-서귀포 치유의 숲 - 서귀포 자연휴양림, 2018년 10월

2025-02-15T08:16:12Z

단출한 우리 가족 일곱 명이 비행기에 올랐다. 목적지는 제주도. 부모님이 곧 일흔이 되시기에 모두가 처음으로 함께 떠나는 여행이었다. 괜찮은 숙소에 방 세 개 잡고, 모두 탈 수 있는 큰 차도 빌렸다. 유일한 네 살 꼬맹이가 앉을 카시트도 렌트했다. 계획은 꼬모부(꼬맹이가 부르는 데로)가 다 짰다. 연세 드신 두 분과 꼬맹이가 있으므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익사이팅 산책 - 동네간섭단

2025-02-15T05:38:17Z

우리 부부는 산책을 사랑한다. 정확히는 아마 나만 산책을 사랑할 것이다. 결혼 초, 남편은 집돌이였으니까. "밥 먹었으니 나가서 좀 걷자!" "싫어, 혼자 갔다 와." 남편은 침대와 한 몸이 되는 걸 사랑했다. 나는 자주독립적 여성이라 혼자 다니는 것도 (여전히) 사랑한다. 여행도 혼자, 밥도 혼자(는 좀 힘들었지만 지금은 잘 먹는

언젠가 내가 없어도 잘 지낼 수 있길 -루나폴, 제주 - 2024년 1월 25일

2025-02-09T00:59:23Z

제주의 밤은 육지의 낮보다 아름답다. 고요히 치는 파도 소리, 쏟아질 듯 많은 별, 세찬 바람. 저녁 식사 후엔 꼭 산책을 한다. 평일 대부분의 저녁 식사를 단백질 셰이크로 때우다가 주말이나 여행 가 고기나 회가 위에 들어가면 위가 요동치기 때문이다. 산책을 하며 살살 달래주어야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다. 그래서 밤의 문화가 없는 곳에 여행을 가면 정처

수국의 추억 - 제주 보롬왓

2025-02-09T23:25:25Z

황량한 곳이었다. 겨울이라 그렇겠지. 추위가 조금 가시면 청보리를 심어 푸른 물결이 아름답단다. 거대한 비닐하우스로 들어가 보니 아기자기하게 꾸며놨다. 가드닝 용품과 작은 화분들, 쉴 의자들이 있네... 하는 순간 세상이 핑 돌며 그 의자에 주저앉았다. “또 어지러워?” 놀란 고투어가 뛰어온다. 그런 어지러움이 아닌데.. 정말 세상이 빙하고 돌았... 까

우리의 배경 화면 - 스누피 가든, 22년 1월 29일

2025-01-27T07:19:27Z

"스누피는 무슨 스누피야. 나 미국 있을 때도 스누피 안 봤어." 그리고 제주까지 와서, 제주랑 아무 상관없는 스누피라니! 입장료는 또 왜 이리 비싸? 참 나! 투덜투덜 대면서 들어갔다. 캐릭터는 오로지 디즈니뿐이라 외치는 나에게 스누피라니. 당치도 않지! 날씨는 화창하고, 겨울치고 포근했다. 바람도 불지 않는 고요한 날. 그렇게 스누피와 가슴 두근거리

내가 있어야 할 곳 - &카지노 게임 추천;월간 오글오글 : 1월호 탄생>

2025-01-16T06:34:17Z

<월간 오글오글>은 글쓰기 모임 오글오글 작가들이 매 월 같은 주제로 발행하는 매거진입니다. 1월호 주제는 '탄생'입니다. 잠자리에 누우면 오늘 외운 팝송 가사가 떠올랐다. 중얼중얼 부르다 보면, 막히는 부분이 꼭 생긴다. 아.. 내일 일어나면 다시 가사집을 봐야겠어... 이 부분은 다시 외워봐야겠어... 다짐하며, 방금 생각한 말을 영어로 바꿔본다.

누구세요? - 단양 만천하 스카이워크와 산꼭대기 절 구인사

2025-01-12T17:02:39Z

1월 말이라 그런가. 날이 살짝 포근해졌다. 22년 1월 22일. 한참 여행을 많이 다니던 겨울이었다. 오늘 여행지는 단양이다. 결혼 한 이듬해였나, 단양강 유람선을 타러 온 후로 처음 방문이었다. 많이 걸을 예정이라 일단 든든하게 점심부터 챙겨 먹었다. 오늘은 배 타는 대신 단양강 암벽을 따라 만들어 놓은 잔도길을 걸어본다. 얼어붙어 있는 강물을 따라

화이트 크리스마스 인 제주 - 제주 천백고지

2025-01-27T12:50:52Z

“아니 그럼 어떻게 가란 말이야!” 큰소리가 나고 사람들이 몰려갔다. 조용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책을 읽던 나도 허리나 펴볼까 하며 구경 대열에 나셨다. 포항행이었던 것 같다. “결항”. 다른 도시행처럼 "지연"이었다면 화를 덜 내셨을까. 오늘 아침까지 온 눈으로 활주로는 마비되었고 지금 당장 뜰 수 있는 비행기는 없다. 아저씨가 아무리 소리 지르고

애증의 도시 - 수원

2024-12-09T06:30:01Z

"끊지 마. 나 지금 160 넘었어. 너는 내가 죽는소리 들어. 끊지 말고 똑똑히 들어. 네가 날 죽인 거야!"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던 중이었다. 160, 170.. 그러나 나는 죽기에는 너무나 이성적이고 쓰레기 같은 놈 때문에 죽고 싶지도 않았다. 스무 살, 뉴욕에서 만난 남자는 남들이 모두 칭찬하는 젠틀맨이었다. 한국에 나와 한 두 번 더 만났는데,

좋았던 일만 기억하자 - &카지노 게임 추천;월간 오글오글 12월호 : 2024년을 돌아보며>

2025-02-09T01:52:04Z

<월간 오글오글>은 글쓰기 모임 오글오글 작가들이 매 월 같은 주제로 발행하는 매거진입니다. 12월호 주제는 "2024년을 돌아보며"입니다. "올해 학원 문 닫아야 돼. 아이고, 망하겠네." 올 초에 간 철학관에서 들은 말이었다. 아직 안 망했고, 안 닫았으니 철학관은 못 맞춘 걸로! "어렵겠다... 닫는 게 좋겠어. 안 되면 인테리어라도 바꿔봐."

제 고향은요 - NYC

2024-12-08T06:58:38Z

"어떤 미국인이 한국에 여행을 왔다 한국과 사랑에 빠진 거야. 그래서 돌아가지 않고 눌러 산 거지. 근데 그러다 한국서 죽게 됐어. 고향인 미국을 그리워하며. 그게 네 전생이야. 그래서 넌 늘 뉴욕이 그립지." 내 친구는 무당이다. 신내림을 안 받으니 무당은 아닌가. 여하튼 이 친구는 뜬금없이 한 마디씩 툭 내던진다. 남의 말을 허투루 듣지 않는 나는 그

우리 가족 첫 여행 - 끄라비

2024-12-03T15:07:17Z

2012년 12월 1일. 고투어와 나는 공식적인 가족이 되었다. 누구의 허락도 받지 않고, 첫 여행을 떠났다. 우리의 결혼은 귀인들의 도움 릴레이였다. 남들 보기에 아주 때깔 고운 식. 실상은 가난한 두 연인의 인연들의 도움으로 이루어진 대잔치였다. 그때 나의 “페어리 갓마더”는 어느 학생의 어머님이셨다. 여행사를 운영 중이셨던 어머님은 내 결혼 소

울러 도망가다 - 제주 수국

2024-11-24T05:19:35Z

DSLR 카메라와 짐 가방 하나를 들고 비행기를 탔다. 목적지는 제주도. 나는 울기 위해 도망치는 중이었다. 어릴 적부터 엄마는 나를 울지 못 하게 했다. "너 울면 되게 못 생겼어." 혹은 “그게 울 일이야?"라는 말로. 스무 살, 가장 친하던 친구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목숨을 잃었을 때도 엄마는 울지 못 하게 했다. 언젠가는 그렇게들 갈 텐데

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