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에 맞는 글쓰기? 글쓴 후 묶기?

2025-05-13T04:49:21Z

처음부터 책을 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던 건 아니었다. 카지노 게임에 글을 올린 건 단순한 호기심에서였다. ‘작가 등록’이라는 절차가 있었고, 그 허들을 넘을 수 있을지 궁금했다.‘나름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내가 아니던가’라는 생각으로 글 세 편을 써서 작가 신청을 했지만, 결과는 탈락이었다. 기획서에 ‘살면서 느낀 점’이라는 다소 추상적인 주제를 적었는데,

양양 최애 맛집 (양양시장, 공가네 감자옹심이) - 줄 서서 기다려도 후회 없는 그 집

2025-05-10T13:56:55Z

감자옹심이라는 음식을 처음 먹어본 건 몇 년 전, 부모님과 함께 강릉에 갔을 때였다. 미리 식당을 정해놓고 간 건 아니었다. 순두부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시는 부모님을 위해 식당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노부부가 운영하는 감자옹심이 집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곳은 옹심이집이 모여 있는 골목에 있었고, 우리는 별다른 의심 없이 발길을 옮겼다. 묽은 국물에 감자로

이재명 재판이 보여준 사법부의 민낯 - 누가 나를 심판할 것인가? 인간인가, 알고리즘인가.

2025-05-08T00:52:57Z

이재명 대표의 재판이 대선 이후로 연기되었다. 이 소식은 단순한 정치 일정의 조정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과연 사법부는 지금 국민의 신뢰를 받고 있는가? 그리고 사법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그동안 사법부는 오랜 세월 자신들만의 세계에서 고고한 척 해왔다. 법의 이름으로 정의를 말했지만, 정작 많은 국민은 그 정의가 특정 집

키보드 앞에서 망설이는 당신에게 - 수학을 잘하면 글도 잘 쓴다

2025-05-02T12:27:23Z

글을 쓰는 일은 굉장히 수학적이어야 한다. 가장 최고의 조합은 문과 감성에 이과 머리를 갖고 있다면 글을 잘 쓸 수 있다. 글을 쓸 때는 메시지가 명확해야 한다. 하나의 답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 글쓰기이다. 서로 다른 풀이와 과정을 통하지만 결국 하나의 정답을 찾아가는 수학은 그런 부분에서 글쓰기와 비슷한 점이 많다. 만약 하나의 정답을 향해 가지 않

책을 낸다는 건 대단한 일인가요? - 어떤 글을 쓸 것인가

2025-04-26T07:50:49Z

3년쯤 전에 친한 고등학교 친구로부터 희망퇴직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농협을 20년 넘게 다니면서 적성에 맞지 않는 직장생활에 힘들어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이른 나이에 희망퇴직을 할지는 몰랐다. 오래전부터 친구는 운전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 했다. 퇴직 후 얼마 안 돼 대형 면허를 따고, 시에서 운영하는 장애인 택시 운전을 시작했다.

더 웨일, 인간이 견딜 수 있는 무게에 대하여 - 가족은 아무도 모르는 곳에 몰래 버리고 싶은 존재다

2025-04-16T23:48:42Z

‘더 웨일’을 보면서, 낯익은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뚱뚱하지만 묘하게 잘생긴 얼굴. 누구지… 어디서 봤더라… 하고 넘어갔는데, 나중에야 알았다. 할리우드 액션 영화 ‘미이라’의 주인공. 근육질에 입담도 좋고, 완전 히어로였던 브렌든 프레이저. 이번 영화에선 그런 그가 몸도 마음도 망가진 ‘찰리’라는 인물로 돌아왔다. 찰리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비만이다.

'폭삭 속았수다'로 본 두 리더의 초상 - 양관식 vs 부상길, 대한민국엔 어떤 리더가 필요할까?

2025-04-12T17:13:09Z

극 T발 놈인 나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운 적이 극히 드물다. 극의 상황에 몰입되는 경우도 많지 않지만, 슬픈 장면에서는 애써 현실이 아님을 상기시키며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최근에 지하철에서 낭패를 본 적이 있다. 가난의 불편함과 별로 공감하기 힘든 가족애를 주제로 한 드라마 ‘폭삭 속았수다’ 6회를 혼자 지하철에서 보다가 눈물이 펑펑

이공국시 축석본점, 기름기는 빼고 내 마음은 채웠다 - 내 장(腸)이 인정한 유일한 돈까스

2025-02-19T08:32:29Z

나는 먹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다. 장이 좋지 않아 기름지고 비위생적인 음식을 먹으면 바로 탈이 나고, 턱도 좋지 않아 오래 씹는 것이 힘들다. 그래서 음식에 대한 평을 하면 누군가는 “뭘 안다고 음식 평가하냐”고 핀잔을 주기도 한다. 인정한다. 내가 식당을 고르는 가장 큰 기준은 맛이 아니다. ‘안전’이 1순위다. 아무리 맛있어도 먹고 탈이 난

근처로 이사 갈까 고민하게 만든 맛집 (가평 태양식당) - 태양식당에서의 따뜻한 한 끼

2025-02-17T23:43:19Z

겨울이었다. 눈이 많이 내린 다음 날, 햇볕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문득 춘천에 있는 한 카페가 떠올랐다. ‘소울로스터리’라는 곳인데, 가을에 방문했을 때 너무 좋았던 기억이 난다. 넓은 소나무숲 사이에 테이블이 놓여 있고, 향긋한 라테와 따뜻한 차를 마셨던 순간이 선명했다. ‘눈 덮인 소나무숲에서 마시는 차의 맛은 어떨까?’ 상상만으로도 설렜다. 늦은

시동이 필요 없는 비인간적인 자동차

2025-02-17T23:30:27Z

내연기관 차를 타다가 테슬라 전기차를 타면서 전에 없던 습관이 생겼다. 시동 버튼을 누르지 않는 것이다. 테슬라에는 시동 버튼이 따로 없다. 차문을 열고 들어가 브레이크를 밟은 뒤 기어를 D로 변속하면 바로 주행할 수 있다. 시동을 걸 필요가 없으니 끌 필요도 없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멈춰 있는 엔진을 깨우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전기차는 그럴 필요가 없

두 시선의 이별-인간과 동물의 죽음 - 인간과 동물이 죽음을 맞이하는 서로 다른 방식

2025-03-13T13:28:23Z

반려동물을 키우다가 무지개다리를 건너 보낸 사람들은 그런 느낌을 받아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가족처럼 지내온 그 아이가 곧 떠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예감을 서로 느끼는 순간이 있다. 말을 못 하는 동물이지만, 스스로 죽음을 감지하고 마지막 모습을 주인에게 보이려 하지 않는 것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우리 집에도 길고양이가 들어와서 약 3~4년을 같이 지낸

자장면 잘 안먹는데 이 집 반했다 (정아각 수유) - 진짜 맛있는 자장면을 먹고 싶을 때 꼭 가야 함

2025-02-16T22:36:09Z

나는 중식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기름진 음식을 즐기지 않는 데다, 먹고 나면 소화가 잘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설사를 하거나 두통이 와서 탈이 나기 일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생각나는 중국 음식이 있다. 바로 자장면이다. 누구에게나 자장면은 추억의 음식이다. 가족 단위로 중국집을 찾았던 기억, 인당 자장면 한 그릇에

우리 사회 신뢰 배터리는 얼마나 남았을까? - 전기차 충전하면서 생긴 일

2025-01-27T08:09:19Z

전기차를 구매한 지 넉 달쯤 되었을 때의 일이다. 기름값에 비해 전기차 충전비가 약 1/3 정도 저렴하다 보니 여행이 잦아졌고, 이동 시 소음이 없어 차를 더 자주 이용하게 되었다. 그날도 가족들과 부산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러 충전을 걸어두고 화장실도 다녀오고, 밥도 먹고, 과자도 샀다. 그렇게 약 30분이 지

13. 은퇴 후 50년된 친구와 낯선 거리를 마주했다 - 각자의 시선으로 본 전쟁

2025-01-24T13:14:29Z

그날도 회사를 다닐 때처럼 일찍 일어났다. 60대 남자라면 옷장에 교복처럼 등산복이 걸려있다. 공원을 가든, 산에 가든, 중요한 약속이 있든 나이 든 남자들의 패션은 한결같이 회색 상의와 검은색 하의의 등산복이다. 내가 보기에도 좋아 보이진 않지만, 옷을 사러 가면 꼭 똑같은 디자인과 색깔에 손이 간다. 검은색 바지는 불변이고 상의까지 블랙은

가난이 강요한 경험들 - 달동네 꼭대기 집

2025-01-02T14:01:49Z

나는 서울 강북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지금의 미아삼거리역과 미아역 사이, 달동네에서 살았다. 당시 그곳은 &카지노 가입 쿠폰;대지극장’ 뒤로 불리던 곳이었다. 학교가 끝나고 집까지 걸어가는 길은 꽤 멀고 외롭고 가팔랐다. 장대비가 오는 날엔 부모들이 우산을 들고 학교 정문 앞에서 아이들을 기다리곤 했지만, 나는 폭우를 뚫고 뛰어가야 했다. 눈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쏟

12. 30년 직장을 그만두고 전쟁을 맞이하다 - 제2의 인생 준비중…

2024-12-27T04:53:52Z

30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건 누구의 압력도 아닌, 오롯이 내 의지였다. 매일 아침 6시에 눈을 뜨고 출근 준비를 한 뒤, 늘 같은 노선의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정해진 시간에 점심을 먹고 퇴근하는 하루가 반복됐다. 한 달에 한 번, 마약처럼 기다려지는 월급이 들어왔고, 회사에서는 싫지도 좋지도 않은 일들이 주어졌다. 하나의 일을 마치면 또 다른 일이

내가 아는 전국 제일 감자탕집-맛나감자탕 계룡본점

2025-02-16T22:35:55Z

우리 회사는 1년에 4번 제휴된 콘도를 사용할 수 있고, 회사에서 운영하는 연수원을 4번 휴양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콘도는 보통 롯데 속초를 자주 가고, 연수원은 대전 유성에 있는 연수원을 간다. 유성에 있는 연수원에는 수영장이 있다. 길이는 약 70미터에 폭은 40미터쯤 되고 깊이는 160센티 정도 된다. 특히 지하수를 사용해서 물이 깨끗하다. 사

정말 이재명은 사탄이고 조국은 파렴치한 위선자인가 - 나는 왜 글을 쓰는가?

2024-12-20T03:26:54Z

브런치에 글을 연재한 지 1년이 넘었다. 지금은 두 편의 에세이와 한 편의 소설을 꾸준히 쓰고 있다. 글을 잘 쓰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쓰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글쓰기가 내 일상이자 익숙한 작업이기 때문일 것이다. 글을 쓰는 즐거움은 그 이상이었다. 매주 세 가지 주제를 정해 세부 내용을 채우는 일은 설레는 일이었고, 비록 적은 수의 구독자일지라도

11. 서울에 핵이 떨어졌다 - 두 개의 리틀보이

2024-12-18T08:39:47Z

그 남자는 한 시간쯤 나무 아래 벤치에서 잠을 잤다. 전기자전거를 타고 거의 다섯 시간을 페달을 밟고 핸들을 잡은 채 달려왔으니, 온몸이 녹초가 되었을 것이다. 딱딱하고 한쪽으로 많이 기울어진 벤치였지만, 눕자마자 잠든 것이 이상하지 않았다. 부모님이 이곳에 땅을 사고 농막을 지은 지도 벌써 5년이 넘었다. 부모님은 돈이 생길 때마다 하나씩 손을 봐 나갔

아둔한 독재자의 카지노 가입 쿠폰 - 심심풀이 계엄령

2024-12-10T05:18:22Z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하나 꼽으라면 단연 ‘시간’이다. 시간은 세상의 모든 것이다. 시간은 영원하지만, 인간의 수명은 유한하다. 인간이 아무리 발전해도 시간을 뛰어넘을 수 없으며, 몇백 년을 살 수도 없다. 기껏해야 100년 남짓한 시간이 주어질 뿐이다. 이렇게 무한한 ‘시간’은 모든 인간에게 공평하게 주어지지만, 각자 다르게 쓰이고 느껴진다. 어떤

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