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이 왜 정글이어야 하나 - 학부모 시험 감독

2025-05-01T04:48:48Z

한참 전에 이미 학부모 시험 감독 신청서를 제출하였다. 큰아이가 중학생이 되니 이런 새로운 경험도 하게 되었다. 평소대로라면 별생각 없이 마냥 설렜을 것이다. 오랜만에 외출복(봄철 유일한 외출복인 베이지원피스)을 입는 설렘, 집안일 말고 다른 것을 해본다는 설렘, 거기다가 맘이 잘 맞는 새로운 엄마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설렘 그로 인해 과외 학생

너의 부족함도 사랑해

2025-05-01T23:05:36Z

중학교 입학 후 첫 시험. 학교 마치고 다른 학생들은 채점까지 마치고 톡이 날아오는데 우리 집 녀석은 집에 도착하고도 남을 시간이 되도록 깜깜무소식이다. 아무래도 뭔가 잘못된 건 아닐까.. 하는데 현관문 앞에 검은 그림자가 보인다. 문을 바로 열지 못하고 머뭇거린다. 녀석이다. 장학금 소식을 들고 왔던 입학식 날처럼 아무래도 날 놀라게 하려는 깜짝 이벤트

고부지간 - 그녀와 나

2025-05-03T08:33:25Z

결혼을 하면서 그녀와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그녀는 큰아들을 내 옆자리로 내어준 우리 어머님이시다. 결혼이란 관계가 맺어주지 않았다면 결코 가까이 사귀고 싶지 않은 유형이라고 생각하게 된 바로 그 여인이다. 내게 가장 사랑하는 큰 아들을 빼앗겼다고 생각하신 걸까. 결혼 전 인사 드리러 방문했을 때 손님 대접받을 땐 몰랐던 까칠하고 불합리한 모순의 면모가 하나

너만의 고통 이해할게 - 수술 없이 재활 치료 도전기

2025-04-28T06:45:23Z

작은 아이가 4학년이다. 3학년 여름 즈음부터 오른쪽 다리를 절뚝이기 시작했다. 그러다 말겠지 했었다. 사실 그러다 마는 날들도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그러다 말지 않게 되었다. 지난겨울 방학을 틈타 대학 병원에 다녀왔다. 아킬레스와 연결된 힘줄이 좀 짧아서 나오는 증상인데 재활치료 6개월 받아보고 호전이 안되면 수술을 해야 한단다. '수술'이라

혼자 집 지키는 일요일

2025-04-27T06:35:27Z

일요일이다. 초등학교 4학년인 작은 아이는 10시 약속 있다며 친구와의 몇 차례 통화 후 집을 나섰다. 요즘 녀석은 주말마다 군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수련관으로 출근을 하는데 친구들과의 시간을 즐거워하는 듯 보여 흐뭇하다. 그곳에서 컴퓨터로 게임도 하고 친구들과 어울려 동영상도 찍어서 유튜브에 올리면서 나름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있다. 남편은 치매

AI도 댓글을 다나요

2025-04-26T19:00:59Z

조금은 이상한 인사를 주고받았다. 무심코 답해 주다 보니 뭔가 이상한 느낌에 섬뜩했다. 다른 분들의 댓글에서도 비슷한 것들을 찾았다. 이건 다른 날, 다른 분의 글이었는데 댓글이 똑같다. 발전하는 세상. 이런 것까지 적응하고 싶지는 않다. 기분이 묘하다.

녀석이 방문을 잠그는 소리가 들렸다

2025-04-24T20:01:36Z

수요일은 학교 수업이 일찍 끝나는 날이다. 다시 말하자면 녀석이 중학교에 입학한 후로 폰을 제일 많이 볼 수 있는 요일이란 뜻이기도 하다. 물론 주말도 있긴 하지만 주말엔 친구들과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으니 폰을 보는지 내가 알 수가 없다. 다음 주 화요일부터 중학생이 된 증거이자 녀석 인생의 첫 시험대인 중간고사(녀석 중학교에선 1차 고사라고 부른다)

특별한 노하우 - 김밥 쌀 때

2025-04-22T12:21:54Z

[노하우 하나~] 김밥 터지지 않게 하는 노하우를 아시나요? 제 짧은 소견으로는... . . . 아마도... . . . 잘 안 찢어지는 김을 고르는 것이에요~!!! 김을 바꿨더니 훨씬 싸기 편하네요!!! 좀 엉성했나요? ㅎ 그럼.. 두 번째 노하우 공개해 볼까요? [노하우 둘~] 김밥을 터지지 않게 잘 써는 방법 바로바로~~~ 빵칼을 사

새로운 만남 - 양념의 한 수를 배우다

2025-04-22T05:04:26Z

봄인가 싶더니 어느새 여름이 오려고 한다. 오늘 찬거리를 고민하다가 마트로 향했다. 붉은 줄기를 뽐내는 돌미나리가 나 좀 봐주세요~한다. 얼른 한 팩을 집어 들었다. 생각할 틈도 없이 거의 반사적이었다. '아니 이 정도면 씻어 데쳐놓으면 한 주먹 밖에 안 될 거야.' 두 팩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싱싱해 보이는 것이 나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어려움이 없었

할머니 할머니 우리 할머니 - 기억

2025-04-24T20:04:00Z

누군가의 잔상은 삶의 곳곳에서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우리 할머니 목소리가 내겐 그런 것이다. 비누를 쓰다가 자그맣게 되면 새 비누에 붙여서 쓴다. 그럴 때 할머니께서 옆에서 속삭이신다. "윤정아, 요래요래 붙여서 쓰면 돼~ 요래 요래.. 알았어?" 그리곤 할머니 설명대로 잘 마르게 붙인 쪽을 위로 향하게 둔다. 다음번 쓸 즈음엔 잘 말라서 붙어있게

취향 - 향기에 대한 나의 취향

2025-04-22T17:11:51Z

계절이 바뀌면 집안일을 담당하는 여자는 집집마다 하는 일이 같을 것이다. 계절이 바뀌어 내가 옷장 정리를 할 즈음이면 어김없이 옆집에서도 옷이 날아온다. "언니, 이거 애들 안 입는다고 해서 한두 번 밖에 안 입은 거예요~~~" 옆집 아이는 우리 집 큰 아이보다 한 살 어리지만 몸집이 우리 아이보다 커서 그 아이가 못 입게 된 옷을 종종 물려 입힌다.

오늘도 너에게 내 마음을 전한다 - 답장

2025-04-19T01:35:32Z

너는 수없이 말했지. 알아서 다 생각하고 있다고. 하지만 밖으로 보이는 행동은 그에 걸맞지 않아 보였어. 하교 후 폰만 들여다보는 모습으론 설명이 불가능하지 않겠니. 그래서 엄마의 불안과 조급함이 자라난 거야. 그런 불안한 엄마 마음은 숨기려 해도 밖으로 새어 나올 수밖에 없었을 거야. 그 불안함을 받아 든 너는 또 얼마나 불안했겠니. 미안하다. 미안

요즘 세상

2025-04-09T19:19:10Z

며칠 전 갑자기 냉장고가 멈췄다. 멈추기 직전 큰 아이가 주방에 있었는데 "엄마, 나와 보세요. 냉장고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요~~" 라고 하는 것이다. 내가 확인 차 나오자마자 이상한 소리는 마지막 발악을 하고 냉장고는 제 몸이 잘 작동하고 있음을 알려주던 불빛을 꺼버렸다. 오랜 인연이었다. 결혼 준비할 때 기능이고 가격이고 간에 이쁘고 맘에 드는 외장을

학교에서 너의 모습 - 너의 생활이 궁금해

2025-04-07T08:40:07Z

엄마는 너의 학교 생활이 늘 궁금했어. 워낙 말수도 없어 일부러 궁금한 걸 찾아 묻지 않으면 너에 대해 어떤 것도 알 수 없는 거야. 한때는 4학년 때 같은 반 여자아이가 하교 길에 들려주는 이야기로 너의 학교 생활을 짐작해야 했지. &카지노 가입 쿠폰;○○이 오늘 매운 급식 잘 먹던데요~&카지노 가입 쿠폰; &카지노 가입 쿠폰;○○이 오늘 보드 게임도 아주 잘했어요~&카지노 가입 쿠폰; &카지노 가입 쿠폰;○○이 오늘 부반장 되었어요. 아이들

너와 함께하는 시간 - 바느질

2025-03-31T07:50:49Z

오늘은 일요일이다. 그동안의 일요일은 찔끔 겨우 한 장 문제집 풀어두고 (그조차도 하지 않는 날이 더 많았지만), 친구의 전화벨이 울리면 바삐 준비하고 카드 챙겨 나가는 날이었다. 등교 시간에 조차 느긋한 네가 그리도 바삐 움직이는 것부터 못마땅한 엄마가 되었다. 머릿속에 굳어진 그 못마땅한 자국은 쉽게 변하지 않았다. 예측된 루틴 속에 머물러 있던 너를

오늘도 너에게 내 마음을 보낸다 - 아침 식사

2025-03-30T14:55:13Z

불편한 시간들에 대한 기록입니다. 변화가 일어나길 바라는 간절함으로 쓰게 되었습니다.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모르겠지만 한 걸음씩 옮기렵니다. 마음의 응원 부탁드립니다. 어제는 토요일이었어. 엄마가 두려워하는 날이기도 하지. 너의 하루가 머릿속에 그려지기 때문이야. 중학생이 된 후로 주말에 집에 있던 날은 단 하루도 없었어. 등교 준비 안 해도 되니 늦

엄마 노릇은 원래 힘들다 - 더 힘내자

2025-03-31T01:42:21Z

엄마 노릇하기 힘들지?큰 아이가 사춘기 때 나와 한동안 사이가 좋지 않았다.서로 자기주장만 했고, 굽히지 않았고, 말다툼을 자주 했다.하루는 큰애가 외할머니에게 전화를 해 엄마가 얼마나 자신을 힘들게 했는지 다 일러바쳤다. 무려 두 시간이 넘게 통화를 했단다.그날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미경아, 엄마 노릇 힘들지?"엄마의 첫마디는 그랬다.

너에게 보내는 내 마음 - 아침 식사

2025-03-28T01:47:10Z

너는 가끔 아침을 거르곤 해. 늘 먹고 가는 아침을 준비해 놓았는데 갑자기 "엄마, 밥 안 먹어도 돼요?" 라고 물을 때가 있어. 그 질문은 워딩 그대로 치면 나의 허락을 구하는 말 같지만 실상은 그냥 통보를 담은 전달일 뿐이야. 미리 차려 두면 세수하는 사이 식을까 봐 나 밥 먹는 사이사이 때를 살펴가며 겨우 차렸는데도 안 먹겠다고 할 때가 있어. 한

너의 마음을 열고 싶어 - 나는 노력할 거야

2025-03-23T00:59:13Z

"엄마, 아까 형아한테 말한 거..."작은 아이가 내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레 말을 건넨다."공부 안 하면 안 예뻐해 주고 공부해야만 예뻐해 주겠다는 말로 들릴 거 같아~""형아가 듣기에 그럴 거란 말이지?""응~"그래, 그렇구나.충분히 그렇게 들릴 소지가 있다.사실이든 아니든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작은 아이도 내게 충고를 할 만큼 요즘

나를 향한 다독임 - 무엇이든 해 보자

2025-03-21T09:53:30Z

여러 가지 일들이 한꺼번에 밀어닥쳤다. 그래, 밀. 어. 닥. 치. 다. 이 표현이 맞겠구나 싶을 정도로 두드려 맞는 기분이었다. 작은 아이가 엊그제는 말한다. "엄마가 싸주는 김밥은 진짜 맛있어~!" 하나 먹어보라고 애원을 해야 라면으로 배 채우며 겨우 두세 개 먹던 녀석이 웬일이야~ 이제 김밥맛을 알게 된 거야? 그렇다면 엄마가 솜씨 또 발휘해 보지~

날마다 하루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