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들의 귀신

2025-05-03T13:56:42Z

작은 어촌 마을. 이십여 척의 고기잡이 어선이 서로 자리 경쟁을 하듯 뭍에 매달려 있었다. 배가 들어오고 나가기 쉽도록 작게 항구를 만들어 놓은 어촌에는 오십여 가구가 마을을 이루어 살고 있었다. 이 마을의 남자들은 배를 타고 먼바다로 나가 만선이 되면 돌아오곤 했다. 한 번 나가면 만선이 되기 전에는 잘 돌아오지 않았다. 가족의 생계를 걸린 고기잡

인생의 길

2025-05-02T04:16:47Z

"바스락바스락" 마른 잎이 바스러지는 소리가 들린다. 신발을 벗은 채 조용한 숲길을 한 발 한 발 사뿐히 걸어가 본다. 발바닥에 닿이는 마른 낙엽들이 바스러지는 소리가 연이어 들린다. 낙엽들이 부르짖는 소리는 귀를 괴롭혔지만 맨발에 닿는 낙엽의 감촉은 내가 벌거벗고 있는 기분이 들게 했다 온몸이 묘한 느낌으로 가득했다. 신발 하나를 벗고 땅과 내

맛있는 '빵'을 끊으면? - - 기사 발췌, 요약정리 -

2025-04-29T12:25:28Z

배우 선우용여(80)가 빵을 끊고 더 건강해졌다는 기사가 실렸다. 배우 선우용여는 빵을 자주 먹고 살이 쪘는데 빵을 끊고 밥을 먹기 시작하면서 건강이 좋아졌다고 했다. 식사 시간에는 건강을 고려해 샐러드부터 먹고 한식을 먹을 때 밥에 채소 반찬과 국물 없이 건더기만 담아 먹기도 했다. 실제로 빵은 정제된 밀가루와 설탕이 많이 들어 있어 혈당을 빠르게

내이름은 '한여름' 8 - 연재소설

2025-04-29T14:14:09Z

"말년 할머니와 왜 처음에 어색했던 거예요?" 진원은 여름의 질문에 대답을 망설였다. 여름의 진심 어린 눈빛을 보고 진원은 처음으로 이 사람에게 모든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생각하였다. "저는 할머니의 친손자가 아니에요." "네?" "저도 어쩌면 보육원에서 자랐어야 할 사람인데 아이가 없는 부모님께 누군가 아이를 맡기고 연락이 두절됐다고 들었어요. 자

시장 풍경 - 1990년 시장 풍경

2025-04-25T10:34:50Z

1990년. 대형 마트라는 것이 없던 시절이었다. 고등학생인 큰언니 공부를 뒷바라지하던 엄마는 큰언니가 주말에도 학교에서 밥을 먹을 수 있도록 도시락을 싸서 내 손에 들려주었다. 언니의 학교까지 도시락을 배달가는 심부름을 맡긴 셈이었다. 버스로 2 정거장 반의 거리였다. 반찬과 밥과 국 그리고 배고플 때 꺼내먹을 고구마나 미숫가루 등 정성이 가득했

내 이름은 '한여름' 7

2025-04-25T02:09:03Z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으려던 진원은 여름을 만난 것을 떠올렸다. 여름과 함께 있는 시간은 참 빠르게 지나갔다고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생각난 듯 핸드폰을 들어 제천에 있는 할머니에게 전화를 했다. "할머니, 진원이에요. 다음 주에 생신이시잖아요. 할머니 뭐 갖고 싶은 거 없어요?" 할머니와 전화통화를 하는 진원의 얼굴에 미소가 지어졌다. 전화통화를

냉동실 귀신 - - 일제 강점기에서 -

2025-04-23T05:06:29Z

고등어 100여 마리가 두 눈을 부릅뜬 채 냉동고 가장 안쪽에서 얼어있었다. 같은 자세로 열 맞춰 비닐팩에 누워있는 고등어들은 몸에 뿌려진 소금기를 느끼기도 전에 파닥거리다 멈춰버린 듯 한 모습이었다. 팩 안에 한 마리씩 자리 잡은 고등어들의 모습이 어찌나 다들 비슷한지 간혹 피가 고인 눈동자들이 보이지 않았다면 같은 고등어를 복제라도 한 것이라 생각할

간헐적 단식과 다이어트

2025-04-22T12:08:47Z

사람들이 살찌는 결정적 이유 1.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진다. 인슐린 저항성의 원인은 음식과 스트레스 두 가지이다. 음식과 스트레스가 혈관 건강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당뇨병은 혈당의 문제로 생긴 병이다. 혈당은 원래 우리 몸의 중요한 에너지원인데 음식으로 섭취된 포도당이 산소와 결합하여 에너지를 만들고 생체활동을 하는 데 쓰게 되는데 몸속 세

계시를 주는 귀신 - - 귀신 이야기 -

2025-04-11T04:28:18Z

너는 진짜를 가진 거야. 행운이나 운에 기대지 않고 너만의 길을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이지. 너는 강한 마음을 가졌어.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너만의 길을 가는 성품이 네 스스로를 강하게 만들어 준거야. 마음이 강하다는 것은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다는 것과는 아주 달라. 어떤 일이든 닥쳐올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결국엔 헤쳐나갈 수 있는

'봄'이 좋다. - - 맑고 건강한 '봄'이 영원하기를 -

2025-04-11T03:41:01Z

시린 발을 붙잡고 두꺼운 양말에 체온을 올리려 애쓰던 겨울은 갔다. 소파 한 끝에만 비집고 들어온 햇빛 한 조각, 그 따스함을 찾아 몸을 움직이던 때부터 파랗고 싱그러운 '봄'을 기다렸다. 웅크리고 누워 어떻게든 버티고 견뎌보려는 기나긴 인내의 시간이 지나고 '봄'의 중턱에서 나는 행복감에 젖어 '바들바들' 떨며 어쩔 줄을 모르겠다. 바

'굴리기'를 좋아하는 귀신

2025-04-10T05:52:27Z

무엇이든 둥근 모양에 굴러가는 것을 좋아하는 귀신이 있었다. 이 귀신은 굴러가는 것과 둥근 모양에 집착했고 둥근 것은 뭐든지 굴려봐야만 하는 성미가 있었다. 굴리기를 좋아하는 귀신은 이런 성향 때문에 인간사에 끼어들어 사고를 쳤다. 운동장에서 축구를 차며 놀고 있는 어린이들 사이에 낀 굴리기 귀신이 요리조리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이때, 한 아이가

악몽 귀신 - - 귀신 이야기 -

2025-04-09T09:17:05Z

꿈속에 나타나 인간을 괴롭히는 귀신이 있다. 이런 귀신을 '악몽귀'라고 하는데 '악몽귀'는 인간이 잠이 들면 악몽을 반복해서 꾸게 만들어 몸과 마음을 피폐하게 만드는 귀신이었다. '악몽귀'는 전생에 쌓인 자신의 원한을 아무 관련 없는 인간에게 풀며 살아가는 귀신이었다. '악몽귀'의 타깃이 된 인간은 간혹 가위에 눌려 악몽귀의 얼굴을 마주하는 일도 있

조상신 할머니 귀신 - - 귀신이야기 -

2025-04-08T08:49:37Z

"조상신이 노하셨다! 할머니가 노하셨어! 어여 가서 빌고 또 빌어!"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따라간 점집에서 신을 받은 무당이 은아의 머리채를 잡아 부채로 내리쳤다. "촤락!" 펼쳐진 오색찬란한 부채는 어지럽게 만들었다. 곳곳에 피워진 향과 초 때문일까, 은아는 점점 더 어지러워지는 것 같았다. 은아를 데리고 온 엄마의 흐트러진 머리카락이 아래위로 끊

내 이름은 '한여름' 6 - - 연재소설 6 -

2025-04-08T08:21:47Z

월요일 여름의 사무실 '지구건축사무소' 쑥떡상자를 들고 온 여름이 사무실 탕비실에 그릇들을 가져와 떡을 담았다. 커피와 차를 함께 준비해 회의 시간에 맞춰 세팅해 놓았다. 팀원들과 팀장, 사장은 회의실에 들어오며 쑥떡과 차가 준비된 것을 반겼다. “여어, 이게 웬 떡이야? 여름씨 여행 다녀온 게 아니라 쑥떡 만들러 갔었어?” 지구건축사무소의 사장은

터줏대감 귀신 - - 눈 내리는 벚꽃나무_

2025-04-08T05:48:20Z

"엄마, 오늘이 며칠이지?" 지온이 엄마를 돌아보며 말했다. "3월 5일이지. 아직 바람이 춥다. 지온아. 마스크 쓰고 다시 나오자." "3월이구나. 날씨도 아직 춥고. 추워서 머리가 아프다 엄마. 들어가야겠어." "그래. 들어가자. 안 되겠다." 손이 시릴 정도의 찬 바람 때문에 지온이 바깥에 오래 있기 힘들었다. 봄이라고 하기엔 아직 쌀쌀했다.

내 이름은 '한여름' 5 - - 연재 소설 5 -

2025-04-05T02:03:30Z

진원은 알 수 있었다. 한여름 같은 밝고 건강한 사람이 있어서 할머니들이 여름이와 함께 늘 즐거워하고 있었다. 진원도 여름 덕분에 처음으로 할머니가 계신 시골이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고 시골에 머무는 시간이 즐거웠었다. 먹기 힘들었던 쑥떡이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었나 하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여름이 쑥떡을 정말 맛있게 먹는

번개맨 - - 내 아이들의 우상 -

2025-04-13T00:20:14Z

'번개맨'이라는 EBS 어린이 프로그램이 있었다. 9~10년 전, 우리 아이들이 매일 목에 보자기 망토를 두르고 추종했던 그 번개맨. 번개맨 공개 방송에 한 번 가보는 것이 소원이었던 아이들은 공개방송 방청석에서 번개맨을 실제로 보는 어린이들이 텔레비전에 나오면 그걸 그렇게 부러워하고는 했었다. 엄마 아빠의 무릎에 안겨있다가 불꽃과 함께 악

내 이름은 '한여름'4 - - 연재소설 4 -

2025-04-03T09:35:17Z

다음날 새벽. 등짝을 맞아가며 회관 거실에서 눈을 뜬 진원은 여름이와 방앗간으로 심부름을 가기로 했다. 여름이가 할머니도 함께 갈 것을 권했으나 할머니는 손을 흔들며 거절했다. "나는 멀미가 나서 안되여. 너그끼라 떡집 댕기와아. 그집에 받을 돈이 있어서 수공값은 안줘도 되구, 거 간 김에 시장가서 맛난것도 사먹고 그랴. 한참 기다리라그라믄

강물에 죽은 귀신 - - 귀신이야기 시리즈 -

2025-04-03T10:33:30Z

7월의 마지막 날, 바닥의 자갈이 또렷이 보이는 강가에는 더위를 피하여 물놀이를 나온 사람들이 튜브와 공들을 띄우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찰방 찰방 물장구를 치는 아이들과 어린아이들을 돌보는 사람들의 모습은 무척 행복해보였다. 물놀이를 나온 사람들은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거나 아이들이 타고 있는 튜브를 끌어주고 물을 튀기며

내 이름은 '한여름' 3 - - 연재소설 3 -

2025-04-03T06:37:44Z

보일러가 위잉 하고 돌아가는 소리까지 듣고는 진원은 스르륵 잠이 들었다. 커튼이 없는 회관에 빛이 들어왔다. 눈이 부신 진원은 잠이 깨버렸다. 몸을 돌려 안쪽을 보니 여름이 자던 방문은 활짝 열려있고 침낭은 잘 말려져있었다. 진원은 몸을 일으키며 기지개를 쭉 펴다 이마의 통증을 느졌다. "아흑. 아직 아프네." 할머니들

An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