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사랑방에 있던 내 편지 - 마음을 채우는 추억

2025-04-30T03:32:26Z

할아버지 사랑방에 있던 내 편지 깊게 파인 주름을 가린 두꺼운 돋보기안경을 쓰고 마디 굻은 손으로 손녀의 편지를 읽으셨을 내 할아버지하루의 기쁨과 위로가 되었을 내 이야기 작은 손으로 써 내려간 글자 작은 손으로 세었던 여러 날 여러 날이 지나고 서로의 말동무가 되어 마주하는 얼굴 읽고 또 읽어 손때가 잔뜩 묻어있던 편지더미가 있던 사랑방 지

어느 곳에 있든지 꽃이다. - 삶이라는 여정을 걸어가는 모두는 ‘봄날의 꽃’

2025-04-29T06:07:03Z

어느 곳에 있든지 꽃이다 어느 곳에 있든지 한번 꽃은 꽃이다. 어느 곳에 머물든지 예쁜 꽃이다. 찬이슬 머금어도 눈부신 빛 안아 환희로 틔워낸 향기로운 꽃이다. 봄을 시샘하는 찬바람에 이곳저곳을 날아도 향기 품은 꽃비 되어 바람결에 흩날리는 여전히 빛나는 꽃이다. 글, 사진 by 겨울꽃 김선혜 사람을 꽃에 비유하기도 하고, '사람이 꽃보

상상 - 마음의 그림

2025-04-29T06:13:01Z

상상 나만의 언어 나만의 사유 나만의 비밀 이루고 싶고 다가가고 싶고 잡고 싶은 보이지 않는 형체 아무것일 수도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마음의 그림 글, 사진 by 겨울꽃 김선혜 되고 싶은 모습을 마음도화지위에 그린다. 나의 붓끝은 예전처럼 정교하진 않지만 여전히 원하는 그림을 그리기에 충분하다. 부드러워진 붓끝은 더 이상 나를 찌르

그곳에 남기다. - 기억을 남기다.

2025-04-29T06:13:51Z

그곳에 남기다 오늘은 내일이 되면 어제가 되고 그다음 날이 되면 그제가 된다. 시간은 잡을 수도 없고 형체도 없어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눈으로 보고 발을 디딜 수 있는 곳은 다르다. 일 년 뒤에 가도 이 년 뒤에 가도 그 자리. 눈에 보이는 것은 달라져 있어도 같은 곳에 설 수 있다. 이왕 기억을 남겨 둘 거면 시간엔 남겨두지

그대 - 사랑의 깊이

2025-04-16T04:02:53Z

그대 때로는 꽃보다 예쁘고 때로는 그리움의 대상이 되어 시가 되고 노래가 되는 ‘그대’ 마음걸음 한달음에 달려 사랑 품은 꽃잎 하나하나에 진한 향을 담아 간절한 맘 전하고픈 ‘그대’ 행여나 맘 상했을까 혹시나 아플까 아린 가슴 부여잡아도 나보다 더 소중한 ‘그대’ 햇볕 강한 날 눈을 감아도 느껴지는 뽀얀 빛 안에도 흔들리는 마음파도

눈을 채워 마음을 비우다 - 도시의 위로

2025-04-29T06:14:48Z

눈을 채워 마음을 비우다 눈에 고인 물 차마 떨구지 못해 세상은 물방울로 얼룩진 안개 차라리 빛 번짐이 나을지 모르는 밤 어느새 바람결에 말라버린 물 그 자리를 차지한 빛 눈부심으로 상념을 떨군다. 눈을 채워 마음을 채우기도... 눈을 채워 마음을 비우기도... 가끔은 빛이 눈을 멀게 하고 마음을 가릴 때가 있다. 글, 사진 by 겨울꽃

마법 같은 일

2025-04-29T06:15:20Z

마법 같은 일 누구나 한 번쯤은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나길 바란다. 불가능할 것 같은 일과 간절한 소망 앞에서. 또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행운을 꿈꾸며.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나길 바라는 어른은 그 일이 이루어지길 바라면서도 한편으론 허황되다 생각하기도 한다. 어른의 머릿속엔 될 것과 되지 않을 것들이 구분되어 있기 때문이다. 생각의 차이는 있겠지만

내어주는 마음 - 부모라는 이름

2025-04-29T06:15:49Z

내어주는 마음 봄 빛 화사한 어느 날 내게 기대는 너에게 나를 내어주었다. 가끔은 들릴 듯 말 듯한 작은 숨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가끔씩 내쉬는 밭은 숨을 네가 들어주기도 했다. 여린 빛 비추는 새벽녘에 잠시 눈을 떠 곤한 잠을 자고 있는 너를 보며 내가 여기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늘 비 강하게 내리던 여름날 내 우산 아래 있는 너를

어른의 파랑새

2025-04-29T06:16:21Z

어른의 파랑새 어른의 마음속 어딘가에도 다 자라지 못한 어린이가 있다. 이 어린이가 찾는 파랑새는 어릴 적 찾던 파랑새와 다르다. 소란해진 마음으로 길을 찾아 나서도 이내 있을 곳을 찾을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있고 가던 길에 만나는 달콤함을 취하지 않는 지혜가 있고 비바람에 몸을 숙일 줄 아는 의연함이 있기 때문이다. 글, 사진 by 겨

내게 머물렀던 모든 것들에 감사해 - 에필로그

2025-04-11T22:05:23Z

내게 머물렀던 모든 것들에 감사해 내게 머물렀던 사람에 감사해. 웃음 주어 행복했었고 곁을 주어 따뜻했었고 슬픔 주어 메마르지 않았다. 내게 머물렀던 시간에 감사해. 흐름 속에 추억이란 걸 남길 수 있게 해 주었고 하루를 보내고 시간의 소중함을 알게 해 주었고 계절을 보내고 다음 계절을 기다리게 해 주었고 한 해를 보내고 이루지 못한 것들을

그리 피어 더 예쁘다

2025-04-29T04:46:41Z

그리 피어 더 예쁘다 많은 것에 의미를 부여하진 않는다. 하지만, 우연히 만난 이 장미에게는 이 말을 해주고 싶다. "그리 피어 더 예쁘다" 철조망을 뚫고 나와 한송이도 아닌 여러 송이를 피워내다니... 사람이든 꽃이든 어려움 속에서 피워내는 꽃이 더 예쁘다. 글, 사진 by 겨울꽃 김선혜

인생의 변주곡

2025-04-11T21:48:21Z

윤협 작가는 점과 선으로 많은 것을 표현해 내고 있었다. 무수히 많은 점과 선들을 어떻게 배열하느냐에 따라, 각각의 점에 어떤 색을 입혔는지에 따라, 다른 그림들이 되어 있었다. 우리의 삶도 이 작품들과 닮아있다. 인생의 변주곡 우리네 삶도 별반 다르지 않다. 먹고, 입고, 자고, 일하고… 크게 보면 복잡하지 않지만, 자세히 들여다보았을 때

.. 같은 사람 - 되고 싶은 사람

2025-04-11T22:04:58Z

오전에 운전을 하면서 외출을 하는 날이면, 청취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다. 나지막하고 상냥한 목소리로 차분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DJ는 어느 날 이런 말을 했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신가요?" 단순한 대답을 원한 질문이 아니라 어떤 것에 비유를 해서 대답해야 하는 질문이었다. "저는 소파(의자)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항상 그 자리에 있고, 편하

여행 - 마음의 자유

2025-04-11T22:04:26Z

나에게로의 여행, 과거로의 여행, 힐링여행. 어렵지 않게 듣게 되는 말들이다. 여행이라는 단어가 사전적인 의미로만 국한되어 활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변으로 향해있는 복잡한 감각을 닫고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하는 나에게로의 여행, 현실에서 벗어나 그때로 돌아가보는 과거로의 여행, 복잡하고 어수선한 마음을 내려놓고 마음의 평안을 찾는 힐링여

아쉬움이 담겼던 감사 - ending에 대해

2025-04-11T22:04:00Z

그녀의 빵집은 7시 오픈이었다. 이른 아침이었지만 제법 여럿의 손님들이 있었는데, 야외 테이블엔 여행객으로 보이는 부부가 식사 중이었고, 그 옆 테이블엔 큰 가방을 끌고 와 의자에 천천히 앉았던 중년여인이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여행에 지친 탓인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리고, 매장 안쪽엔 즐겁게 에스프레소를 마시던 젊은이들도 있었다. 나는 크림 크

닮은 듯 다른 우리

2025-04-11T21:49:38Z

시선이 가는 곳은 마음이 닿는 곳이다. 내 눈에 닿은 세상을 그냥 흘려보내고 싶지 않아서 사진으로 담고 그 순간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 시선은 내 안에 결핍되어 있던 욕구의 발현이었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마음속 어딘가에 미처 다 자라지 못한 어린아이가 파랑새를 찾아다니는 여정이었을는지도…

인생은 열린 결말

2025-04-11T22:03:19Z

그녀의 눈은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머리엔 앙증맞은 핀을 꽂았고, 트렌드에 맞춰 박시한 겉옷과 통바지, 뉴발란스 그레이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그녀는 아래층 카페로 내려가자고 말하고 앞장섰다. 작지만 야무진 인상, 친절하지만 강단 있는 말투, 그녀의 첫인상이었다. 나는 그날, 사장인 그녀가 낸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을 했고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

나 홀로 나무 - 흔들리지 않고 서 있는 마음

2025-04-11T22:03:00Z

이 나무의 이름은 ‘나 홀로 나무’다. 이 나무는 그 명칭에 맞게, 주변에 다른 나무 한그루도 없이 홀로 서있다. 하지만 이 나무는 결코 혼자가 아니다. 사시사철 아름다운 풍경을 담기 위해, 인증 사진을 남기기 위해, 나무 주변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다. 만약, 이 나무가 그 자리에 없다면 이 나무를 봐왔던 많은 사람들은 오랜 시간 비바람을 맞으면

맛&멋 - 어느 봄날의 점심

2025-04-11T21:51:16Z

햇살이 좋았던 어느 봄날의 점심시간. 이날은 공기도 좋아서 야외테이블에서 식사가 가능했다. 매장은 아기자기했고, 담백하면서도 감칠맛이 있었던 베이글은 내 입맛에 잘 맞았다. 평온한 날, 일상의 맛을 멋에 비유해서 표현해 본다. 맛&멋 겉만 바삭하게 구운 베이글. 평범한 듯 하지만 재료와 어울리는 소스의 ‘맛’ 넓지 않으면서 다소 클래식한 공간에

반겨주는 것들에 대한 기쁨

2025-04-11T22:02:27Z

이날은 용눈이 오름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대차게 내리는 소나기를 맞이해야 했다. 운전을 하면서 가는 내내 ‘거기까지 가서 올라가 보지도 못하면 어쩌나’라는 생각에 불안했었다. 그런데,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거짓말처럼 비는 멈추었고 따뜻한 해와 약간의 구름과 바람이 나를 맞이했다. 마치 반갑다고, 어서 오라고 말하는 듯이… 불안했었던 감정은 기쁨으로 바뀌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