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라의 나목 같은 우리 모습 - 4월 29일 출근길

2025-04-30T02:11:27Z

돌곶이역 버스 정거장에 내렸다. 지하철 출입구로 걸어가 거의 다다랐을 때 길 건너 가로수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가로수들은 온화한 날씨에 이파리들이 나오고 자라서 무성하게 변했다. 봄비는 축축하게 지면에 내리고 나무들을 적시어 성장을 독려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봄비가 모든 만물에 생명을 불어넣지는 못 하는가 보다. 이 가로수는 한쪽에 굵은 가지들이 그대로

오랜만에 들은 육성 안내음성 - 4월 25일 출근길

2025-04-27T13:09:42Z

오랜만이었다. 육성의 안내방송을 들은 것은. “… 주의하십시오!” 라거나, 급한 일이 생기거나 해서 “잠시 정차 중입니다”라는 단발의 음성이 아니었다. 벌써 수개월이 지났는데, 언제 다시 들을 수 있을까 몇 번 생각했었고 이제는 들을 수 없나 보다 생각하며 잊었던 참이었다. 그렇게 잊었던 음성을 돌곶이역에서 열차를 탄 후 얼마 안 되어 들을 수 있었다.

출근에 전심, 게임에 진심 - 4월 22일 출근길

2025-04-22T15:28:18Z

&온라인 카지노 게임;승차입니다 승차입니다 승차입니다.&온라인 카지노 게임; 버스 정류장에 사람들이 스무 명 넘게 서있더니 버스에 올라 태그 할 때 나오는 기계음성이 연속으로 울려댔다. 다음 정거장도 사람들이 제법 기다렸고 이번에도 안내음성은 줄기차게 나왔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승차입니다 승차입니다.&온라인 카지노 게임; &온라인 카지노 게임;승차입니다 승차입니다.&온라인 카지노 게임; 늘 듣는 기계음인데 스피커의 떨림 때문인지 오늘은 말 끝이 흔들리는 듯했다. 당연

봄의 완성이 약간은 아쉬워 - 4월 18일 출근길

2025-04-19T01:39:25Z

집을 나섰는데 자전거를 탄 사람이 스쳐 지나가면서 &온라인 카지노 게임;안녕하세요&온라인 카지노 게임; 인사를 했다. 고개를 돌려 보니 옆집 아주머니였다. 문득 다가온 상황이어서 바로 인사를 하지 못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안녕하세요-&온라인 카지노 게임; 고개를 끄덕거리고 지나쳤다. 오랜만에 스쳐 지나갔는데 복장이 가벼워 보였다. 골목을 나와서 사거리로 향했다. 뒤쪽에서 오토바이 엔진 소리가 다가왔다. 엔진 소리가 부드러웠다.

오늘도 출근길을 끝냈어 - 4월 15일 출근길

2025-04-15T11:51:38Z

사거리가 한산해졌다. 사거리 모퉁이 세 곳에 설치되어 있던 선거 현수막이 하나만 남고 모두 없어졌다. 어제 아침만 해도 선거를 알리는 홍보 현수막, 정권을 심판해 달라는 야권의 현수막, 지역 토착민임을 강조했던 여권의 현수막, 투표 독려 현수막들로 사거리는 혼잡했었다. 선거에 임박해서는 푸른색이나 붉은색 점퍼를 입은 운동원들이 홀로 짝으로 서서 인사를 하며

출근길에 매어 있는 건 너무 싫어 - 4월 11일 출근길

2025-04-11T14:27:35Z

&온라인 카지노 게임;띠리리리리리 띠리리리리리.&온라인 카지노 게임; &온라인 카지노 게임;띠리리리리리 띠리리리리리.&온라인 카지노 게임; 전화를 받지 않는다. 버스에서 통화하기는 불편했다. 사람들이 너무 근접해 있어서 통화내용을 들을 것도 같고 두세 정거장을 지나면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걸을 때에도 대합실에 내려가서도 전화하기가 꺼려졌다. 곧이어 개찰구를 지나가야 하는데 휴대전화가 떨어지지 않게 머리를 기울이고 어깨를 들어 귀

봄이 오는 속도는 다르다 - 4월 8일 출근길

2025-04-08T13:19:50Z

이제 아침 기온이 12도를 넘고 있다. 두꺼운 재킷과 모직 바지를 벗고 가벼운 재킷과 얇은 바지를 입었다. 두 다리 사이로 선선한 공기가 흐르며 아랫도리가 시원하다. 이제는 내게도 봄이 왔다. 요즘 ○○○번 버스는 늦지 않게 오는 편이다. 오늘도 3분 여의 기다림 안에 버스가 도착했다. 버스 정류장에는 네다섯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고 3분의 기다림 가운데

가는 길은 달라도 - 4월 4일 출근길

2025-04-05T00:51:41Z

잠실역에서 내렸다. 앞서가는 한 남자의 뒷모습이 어딘지 낯이 익었다. 짧고 굵은 곱슬머리. 거뭇거뭇한 피부에 검은색 금속 테 안경 속으로 보이는 눈은 작고 까맸다. 턱 아래로 짧은 목에는 두세 줄의 짙은 주름이 보였다. '비슷한 나이 …' 감색의 경량 패딩을 입고 군청색 정장 바지를 입었다. 걷기에 편해 보이는 이름 모를 검은색 운동화를 신고 저벅저벅 빠른

어제의 정겨움이 오늘은 사라졌어 - 4월 1일 출근길

2025-04-05T01:23:53Z

밖이 흐리다. 배우자가 창밖을 보더니 말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비가 오나…? 잘 모르겠네.&온라인 카지노 게임; 창문을 열고 팔을 내밀어 본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안 오네…&온라인 카지노 게임; 집을 나섰는데 집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우산을 썼다. 빗방울은 떨어지지 않았는데 바닥은 축축이 젖어 있고 공기는 물기를 가득 머금고 있었다. '우산을 가져갈까?' 그냥 집을 나섰다. 돌곶이역까지만 가면 문제없을 터였다. 사거리가

오전 반차 후의 출근 - 3월 28일 출근길

2025-04-05T13:18:26Z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상 없습니다.&온라인 카지노 게임; 의사의 진단이 내려졌다. '다행이다!' 배우자의 질환으로 병원에 동행한 길이었다. 어제는 하루 종일 바빴다. 무엇보다 살펴봐야 할 서류가 많았고 오후에는 연거푸 미팅을 해야 했다. 미팅 중에 전화가 왔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내일 시간 좀 낼 수 있어?&온라인 카지노 게임; 배우자의 전화였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내일 오전에 ***에 있는 의원 예약해 놨는데, &온라인 카지노 게임; &온라인 카지노 게임;으응, 시간 내야지. 오

변화는 이별을 시작으로 하는데 - 3월 25일 출근길

2025-04-09T19:01:09Z

두 번째 사거리에서 버스는 오른쪽으로 살짝 틀며 완만한 경사를 올라갔다. 오늘도 길 건너 보도에는 지하철역으로 가려는 사람들이 뜨믄뜨믄 보였다. 그들은 서두르는 걸음으로 오르막길을 걷고 있었다. 차가운 공기를 맞서며 걷는지 어깨를 움츠리며 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뭔가 허전하다…?' 보도 한쪽 가에 초록색의 네모난 부직포들이 띄엄띄엄 자리 잡고 그 위에

담, 매화를 품다 - 3월 21일 출근길

2025-04-16T07:26:32Z

두껍게 콘크리트를 쌓아 올린 모양의 담벼락이 자기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말하는 듯하다. 담에는 세로로 가로로 주름이 거멓게 그려졌다. 머리 테두리 위에 송곳을 세우고 송곳은 삐뚤고 꺾였지만 지금까지 제 역할을 다했다고 기함을 한다. 집주인의 보안등까지 짊어지고 자기하고 상관없는 실외기까지 걸렸지만 담은, 사는 게 그렇지 한다. 그런 담에게 아끼는 것이 하

오늘은 산책하듯이 걸어 볼까 - 3월 18일 출근길

2025-04-09T05:53:14Z

걸을 때마다 수북하게 자란 털이 하늘하늘 물결친다. 배 쪽의 살들은 출렁출렁 춤을 춘다. 여유롭게 터럭 터럭 걷는 모습이 우아하기까지 하다. 사거리를 대각선으로 건너며 걸어오는 반려견의 모습이 여유로웠다. 주인은 금빛으로 빛나는 대형견에 하네스를 채우고 무심한 듯 옆에서 걸었다. 반려견은 입을 벌린 채 땅을 보며 걷다가 좌우로 고개를 흔들거리고는 섰다.

봄이 왔는데, 별칭이나 하나 지어볼 까 - 3월 14일 출근길

2025-04-04T22:29:35Z

비가 내린다. 굵지도 얇지도 않은 비가 내린다. 차갑지도 않고 많은 비도 아니다. 우산을 써도 되고 안 써도 불쾌하지 않다. 올해 처음 내리는 봄비. 이제 봄은 왔다. 돌곶이역에 열차가 들어오고 있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승객 여러분은 … 모두 하차하신 후 안전하게 승차하시기 바랍니다.&온라인 카지노 게임; 승강장 안내방송이 오늘따라 크게 울려 퍼졌다. 낭랑한 목소리였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번 정차역은

목례 정도는 할 수 있지 않나 - 3월 11일 출근길

2025-04-08T06:01:06Z

오늘은 누런 색이었다. 골목길을 가로막고 누런 탑차가 갈 길을 막고 서있었다. S**.COM.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이 자리는 늘 택배 차량이 서있는 곳이다. 자주 본 차는 쿠* 배송차였다. 길바닥에 상자들을 세네 개씩 쌓으며 분류하거나 아예 사람은 없고 뎅그러니 차량만 서있기도 했다. 배달원이 골목 안쪽에서 빠른 걸음으로 나오는 모습을 보기도 했었다

도시인의 사랑은 열차를 타고 - 3월 7일 출근길

2025-04-05T01:25:34Z

집을 나서며 몸을 휘감는 바람이 싱그럽다.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바람은 얼굴에 시원하게 와닿고 머리칼을 흔들며 지나갔다. 헝클어지며 얼굴을 건드리는 머리칼이 간지러우면서도 상쾌했다. '아, 좋다!' 사람들은 이제 겨우내 입었던 오리털 파카를 벗고 코트를 입거나 후리스나 점퍼를 주로 입었다. 개중에 입은 오리털 파카도 조금은 얇게 보였고 자기 몸의 열기에

경계의 계절, 응원받고 싶다 - 3월 4일 출근길

2025-04-07T23:07:05Z

어느 날 아침 뒤숭숭한 꿈에서 깨어난 그레고르 잠자는 자신이 침대에서 흉측한 모습의 한 마리 갑충으로 변한 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철갑처럼 딱딱한 등을 대고 침대에 누워 있었다. 머리를 약간 들어 보니 아치형의 각질 부분들로 나누어진, 불룩하게 솟은 갈색의 배가 보였다. … 몸뚱이에 비해 애처로울 정도로 가느다란 수많은 다리들은 그의 눈앞에서 어른거리며 하

긴급 출근 아니야, 일을 한 거야 - 2월 28일 출근길

2025-04-20T13:41:34Z

휴대전화에서 알람이 울린다. 손으로 바닥을 훑으며 휴대전화를 찾는다. 휴대전화 화면을 보고 알람을 끈다. '6시 45분.' 끄으응, 일어날 시간이다. 휴대전화에 문자가 와 있다. '00:05 …에 소나무 쓰러짐.' 문자는 5시 45분에 날아와 있었다. 후다닥 일어나 앉아 졸린 눈을 감고 잠깐 생각한다. '어떻게 해야 하지? …

소시민의 월요일 출근길 - 2월 25일 출근길

2025-02-25T09:04:53Z

어제저녁에 오늘 출근길을 생각하며 머리가 번잡했었다. 날씨 예보 때문이었다. 어제 오후부터 내린 비는 오늘도 계속될 예정이었다. 시간당 강수량이 3에서 4밀리로, 한 때는 5밀리로 오늘 오후까지 이어진다는 예보였다. '이 정도면 적지 않은 양인데…' 다행히 기온은 14도 내외로 하루 종일 비슷하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많은 비를 뚫고 출근해야 하는 생각에 잠

출근길 생존 무기 - 2월 21일 출근길

2025-02-22T14:17:51Z

달이 떠있는지 해가 떠오르는지 알 수 없는 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바람이 선선해지고 날씨가 풀리며 며칠째 흐린 날씨다. 하늘은 구름으로 뒤덮이고 지상은 미세먼지로 가득하다. 어제는 안개가 두텁게 깔렸다는 방재속보도 발효됐었다. 2월 10일 초미세먼지는 세 제곱미터당 49 마이크로그램으로 '나쁨'이었다. 2월 11일은 50 마이크로그램으로 나쁨, 2월 12

박유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