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눈에 보이지 않는 것.

2025-05-03T01:56:18Z

포근한 봄바람이 내 걸음을 멈춰 세웠다. 그 자리에서 눈을 감고, 깊게 숨을 들이켰다. 흙과 나무, 풀잎이 뒤섞인 싱그러운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따스한 햇살이 뺨을 어루만졌고, 부드러운 바람이 살갗을 간질였다. 눈을 뜨자, 햇살에 반짝이는 연둣빛 나뭇잎들이 시야를 가득 채웠다. 파릇파릇한 새순의 색은 생명 그 자체였다. 어린잎 하나하나가 햇빛을 받아 투명

감정은 네 것 & 내 것이 있다

2025-04-27T06:49:50Z

우리는 종종 타인의 감정을 배려하라는 메시지에 둘러싸여 살아간다. 누군가의 슬픔에 공감하고, 화에 조심스럽게 반응하며, 기쁨을 함께 나누는 것은 사회적 연결의 핵심이자, 고차원적인 인간적 능력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우리는 정작 자신의 감정을 돌보는 일을 소홀히 하곤 한다. 타인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덕목이라면,

[글의 정체성] 내 글은 '회색'이다.

2025-04-24T09:15:14Z

"내 글을 읽으면 어떤 느낌이에요?" 3년 동안 주말 글쓰기 모임에 참여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의 글을 읽었다. 각자의 이야기는 저마다의 색깔을 띠고 있었다. 어떤 글은 붉게 타오르는 열정으로, 어떤 글은 푸른 바다처럼 깊었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다. ‘내 글은 어떤 색으로 비춰질까?’ 평소 글을 자주 쓰는 지인에게 물었다. 그녀는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고양이가 좋아.

2025-04-22T23:31:33Z

나는 고양이가 좋다. 특히, 살아있는 생물체의 따뜻한 체온이 좋다. 고양이를 품에 안거나 부드러운 털에 얼굴을 부비는 순간, 마음이 녹아내리는 평온함을 느낀다. 마치 ‘프리 허그’처럼 사람의 체온이 우리 마음을 치유하듯, 고양이의 체온도 그와 다르지 않은 위로를 준다. 꼭 사람이어야만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은 아니다. 어린아이가 엄마가 없을 때 칭

서른을 건너, 흔들림을 건너.

2025-04-22T02:56:05Z

옛 노래 한 곡이 흘러나왔다. ‘그리운 사람’을 떠올리게 하는 멜로디에 잠시 마음이 젖는다. 문득 누군가의 얼굴이 떠오를 법한 순간, 나는 멈칫한다. ‘나에게 지난 세월을 돌아보며 그리워할 사람이 있을까?’ 이 질문이 조용히 마음을 두드린다. 하지만 선명한 얼굴은 떠오르지 않는다. 오히려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이들, 어색한 기억들만 스친다. 가슴 한구석이

감정은 자극에 대한 반응이다.

2025-04-16T05:32:20Z

감정은 이유 없이 생기지 않는다. 누군가의 말, 어떤 상황, 머릿속을 스친 기억 하나. 감정은 늘 ‘무언가’로부터 시작된다. 감정은 결국, 어떤 자극에 대한 반응이다. 눈앞의 자극이 감정을 일으키고, 그 감정은 다시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준다. 우리는 감정을 느낀다고 생각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감정은 ‘반응’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 나를

감정은 '양날의 검'이다.

2025-04-01T23:40:28Z

감정은 양날의 검이다. 감정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핵심 요소다. 기쁨은 삶을 의미 있게 만들고, 슬픔은 잃어버린 것의 가치를 깨닫게 한다. 분노는 불의에 맞서게 하고, 두려움은 위험을 피하게 한다. 감정은 삶을 움직이는 강력한 동력이지만, 동시에 삶을 망가뜨릴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감정은 양날의 검이다. 감정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때, 우리

나의 평화를 지키는 연습.

2025-03-28T08:06:29Z

나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다. 사람들의 평가나 외부의 기대에 휘둘리지 않고,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에 집중하며 살아가고 있다. 마치 나만의 중심에서 잔잔히 호흡하는 기분. 세상이 아무리 소란스러워도, 나는 그 소음을 관망하는 쪽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 고요함에도 가끔 균열이 생긴다. 그 틈은 언제나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찾아온다. 지인들의 반복적

글쓰기에도 웜업이 필요하다.

2025-03-28T08:07:15Z

수영이라는 게 참, 신기하다. 본격적으로 수영을 시작하기 전에, 나는 보통 준비 운동 삼아 자유형으로 500미터 정도를 천천히 왕복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힘을 빼는 일이다. 마치 세월아 네월아 하는 마음으로 물에 몸을 맡기듯, 가볍게 호흡을 고르며 부드럽게 움직인다. 이렇게 본격적인 운동 전, 몸을 풀기 위해 가볍게 하는 것이 준비 운동 즉 웜업(w

하루의 끝, 당신은 무엇을 먹나요?

2025-03-03T23:41:02Z

언제부터인가 저녁 식단을 고를 때 ‘속이 편한 음식’을 우선적으로 찾게 되었다. 소화가 잘되지 않는 음식을 먹으면 답답함이 남을 뿐만 아니라, 수면의 질과 다음 날 아침 컨디션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여러 번의 경험을 통해 깨달았기 때문이다. 특히 저녁을 과하게 먹은 날이면, 잠들기 전 호흡 명상을 할 때 거친 호흡이 이를 쉽게 드러낸다. 호흡이 부

끝맺음의 순간, 다음 길이 열린다.

2025-02-08T03:41:13Z

끝맺지 못한 일이 남겨질 때마다 마음 한구석에는 묘한 찝찝함이 남는다. 해야 할 숙제를 미룰 때처럼 죄책감과 자책감이 뒤섞여 머릿속을 맴돈다. 이 감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다음에 무엇을 하든 불쑥 떠올라 나를 따라다닌다. 특히 글쓰기에 있어 이 찝찝함을 자주 겪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몇 문장을 적다가도, 어느 순간 멈춘 채 그대로 방치하기 일쑤

후회 없는 삶.

2025-02-06T22:07:51Z

우리는 종종 후회 없는 삶을 꿈꾼다. 하지만 정말 그런 삶이 가능할까? 삶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크고 작은 선택을 한다. 그리고 때로는 그 선택을 돌아보며 아쉬워한다. “그때 그렇게 했더라면 어땠을까?” 머릿속을 맴도는 질문과 이미 지나가버린 순간들이 우리를 붙잡는다. 그렇다면, 후회 없는 삶이란 정말 후회를 전혀 하지 않는 삶일까? 아니면, 후회를 받아

글쓰기 위한 환경, 삶을 위한 정리

2025-02-04T11:59:40Z

주말부터 정신없이 바빴다. 갤럭시에서 아이폰으로 갈아타는 일이 이렇게까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릴 줄은 몰랐다. 나는 그저 아이폰 사용법이 익숙하지 않아 다소 불편함을 느낄 것이라 예상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난관은 처음부터 시작되었다. “자료 옮기는데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 걸려요.” 이 말에 나는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이전에도

호흡 명상과 존재의 순간.

2025-02-01T23:47:32Z

새벽 공기가 유난히 고요한 시간, 오랜만에 호흡 명상이 깊이 잘 되었다. 한동안 제대로 되지 않았던 명상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는 것이 신기했다. 왜 그동안 명상이 어려웠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명상을 해야 한다’는 집착이 오히려 방해가 되었던 것 같다. 명상에 대한 강한 의지와 기대가 역설적으로 명상 자체를 가로막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명

"어떻게 그렇게 빨리 읽어?"

2025-02-01T23:39:28Z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음 한구석에 ‘부러움’을 품고 살아간다. 다른 사람이 이뤄낸 눈부신 성과나 그들이 가진 물건이 유난히 빛나 보일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나도 그들처럼 무언가를 성취하거나 그들이 가진 것을 갖고 싶다는 욕망이 고개를 든다. 부와 지혜와 인기를 한 몸에 지닌 이들을 바라보면, ‘아, 저게 바로 내가 갖지 못한 무언가로구나’ 하고 자연스레

ep 1-11. 영혼이 이끄는 글쓰기

2025-04-24T05:28:07Z

글을 쓰기 싫은 날이 있다. 글을 써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노트북을 열고, 시도를 해 보지만, 결국 마무리짓지 못하고 미완성의 글만 하나 추가된 날. 오래전 써 놓은 글을 개선하려고 수정을 거듭하다가, '조금만 더 수정하면 되겠지. 조금만 더 하자...'라고 되뇌며, 마지막 남은 에너지까지 소모하다가 결국 넉다운된 날. 더 이상의 창작 의지도 없고,

자격증 공부할 때 내려놓음

2024-12-29T14:48:03Z

세상이 내 마음처럼만 흘러갔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원하는 대학 문을 열고, 꿈꾸던 직장의 문턱을 넘으며, 소중한 이와 함께하는 사랑의 꽃을 피웠더라면... 그러나 인생이란 그렇게 단순하고 예측 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힘껏 잡은 손가락 사이로 미끄러져 나가는 모래알처럼, 내가 바라는 것들은 너무도 쉽게 사라진다. 국가자격증 시험도 마찬가지였다. 매번

목표가 꼭 있어야 할까?

2024-12-24T11:18:32Z

"인간은 목표지향적 존재이며, 모든 행동은 목적성을 지닌다." 알프레드 아들러의 이 말은 인간의 본질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삶은 끊임없이 문제를 해결하고 도전에 응답하는 과정이며, 그 중심에는 목표가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목표를 세우는 일은 때로 혼란과 실패를 동반한다.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목표가 없는 사람들을 자주 보게 된다. 이런

ep 1-10. 정리하는 글쓰기.

2025-04-24T05:30:56Z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아서 세상이 혼란스러웠던 시절이 있었다. 그 혼란스러운 시간들이 지나가고, 나는 점차 혼돈 속에서 숨겨진 질서를 발견하기 시작했다. 하나씩 발견하게 된 질서를 나는 '깨달음'이라 부른다. '깨달음'이란, 어떤 현상에 대해 더 이상 의문이나 질문이 남지 않는, 명료하고 분명한 '앎'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깨달음이란, 단박에 깨달아 아

글쓰기의 내려놓음.

2024-12-20T17:01:51Z

글을 잘 쓰고 싶었다. 몰랐던 것을 새롭게 알아가는 것이 재미있고, 그 배움의 즐거움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하고 싶었다. 하지만 나의 글쓰기 능력은 한없이 부족해 보였다. 내가 쓴 글은 지리멸렬했고, 문법도 엉망이었으며, 무엇보다 글쓰기를 꾸준히 지속할 수 있는 인내력과 끈기의 근육이 내겐 없었다. 매번 딴짓을 하고 싶은 충동이 찾아왔고, 꾸준히 써 내

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