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채집 - 냇내, 그리움을 품다/ 허정진 / 제9회천강문학상

2025-04-29T08:39:06Z

냄새는 그리움이다. 문득 아니면 울컥, 그때 그 어느 날의 흔적과 시간을 찾아 영혼의 빗장을 푸는 알레고리이다. 갓 볶아낸 커피 향기, 담장너머 청국장 냄새, 새로 갈아입은 옷에서 나는 새물내, 그 목도리에서 그 사람의 언어와 체온과 숨결이 느껴지는 체취, 꽃그늘을 지나다 흠칫 돌아보는 향수 내음. 가슴이 먹먹한 날, 무심코 잊고 살아왔던 먼 기억들이

벚꽃, 그리움 - 오히려 내가 위안을 받다니

2025-04-26T00:45:28Z

경주 보문단지에 벚꽃이 만개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다. 나뭇가지마다 봄기운이 완연하다. 산들바람을 따라 꽃잎이 날아오른다. 나비 떼를 보는 것 같은 황홀감에 한참을 서 있었더니, 앞서가던 일행이 내 이름을 부른다. 일행은 꽃나무에 둘러싸여 사진을 찍고 싶어 했다. 그런 연유로 기어이 산책로 가운데로 진입했으나, 나는 가지 않았다. 중심에서 사람들에게 떠

당신의 영혼을 매혹하는 글쓰기 - 6강. 묘사

2025-04-24T01:22:40Z

묘사 묘사는 글쓰기에서 사물, 인물, 풍경, 감정, 상황 등을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그림을 그리듯이 표현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단순히 ‘무엇이 있다’고 말하는 것을 넘어서,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분위기였는지, 어떤 느낌이었는지를 감각적으로 전달해야 합니다.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 공감각적 표현을 비롯해, 시간의 흐름이나 공간의 배치, 인물

따뜻한 말 한 마디의 힘 - 심장을 조용히 두드리는 은빛 종소리 같은 다정한 말

2025-04-29T10:39:48Z

사람의 언어에는 무게가 있다. 나비처럼 살포시 머무는 말이 있고 바위처럼 묵직하게 가라앉는 말이 있다, 어떤 말은 꽃잎 위에 포근하게 내려앉는 햇살처럼 내 영혼에 조용히 스며들고, 어떤 말은 비에 젖은 흙덩이처럼 묵직하게 내 가슴을 짓누른다. 내가 일상생활에서 주고받는 문장 가운데 좋아하는 언어는 따뜻한 말이다. “괜찮아” “수고했어” “넌 잘하

당신의 영혼을 매혹하는 글쓰기 - 5강. 글쓰기 주제 선택 방법

2025-04-20T13:29:15Z

첫째, 흥미롭거나 관심 있는 주제를 선택합니다. 자신의 능력으로 관심 있는 분야의 자료를 충분히 수집할 수 있고 오랜 시간에 걸쳐 깊이 탐구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주제를 정해야 합니다. 욕심을 내어 전공자들도 어려워하는 학문 분야의 내용을 몇 권의 책을 읽고 자료를 정리했다고 해서 글을 쓰다 보면,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읽었을 때 오류가 있다고 지적받을

당신에게 말 걸기 - 부드러움에 찔려

2025-04-15T13:53:02Z

봄꽃 함민복꽃에게로 다가가면부드러움에찔려삐거나 부은 마음금세환해지고선해지니봄엔아무꽃침이라도 맞고 볼 일 <당신에게 말 걸기> 시를 소리내어 읽어 봅니다. 문득, '펜은 칼보다 강하다' '외유내강'이 떠오르네요. 겨울이라는 시련을 이겨 낸 봄꽃은 부드럽고 약하지만,

당신의 영혼을 매혹하는 글쓰기 - 4강. 무엇을 쓸지, 분명하게 정하고 시작

2025-04-17T06:08:25Z

무엇을 쓸지, 분명하게 정하고 시작 글을 쓰기 위해서는 ‘무엇을 쓸지’ 분명하게 정하고 시작합니다. 무엇에 해당하는 것이 소재, 제재, 주제, 3가지입니다. 소재가 같다고 모든 사람이 같은 글을 쓰지 않습니다. 하나의 소재에 많은 제재가 나옵니다. 제재가 달라지면 주제가 달라집니다. 참신한 글을 쓰기 위해서는 대상에 대한 깊은 사색과 관찰, 성찰이 필요

언제나 최소한의 품위 - 어떤 처지에서도 인간의 위엄과 기품을 잃지 않기를

2025-04-06T13:02:01Z

며칠 전, 길을 가다가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했다. 한 중형차와 오토바이가 부딪힌 사고였다. 다행히 큰 부상자는 없는 듯했지만, 오토바이 운전자는 넘어져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고, 차량 운전자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거칠게 소리를 질렀다. 상황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오토바이 운전자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바닥에 앉아 있었기에, 주변에

당신의 영혼을 매혹하는 글쓰기 - 3강. 읽기(Reading)를 통해서 쓰기(Writing)를 학습하자

2025-04-22T08:43:13Z

읽기는 단순한 정보 습득을 넘어 글쓰기 능력을 기르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다양한 글을 읽으며 어휘력, 논리적 사고력, 문장 구성력, 창의력을 키우는 동시에, 글이 구성되는 방식을 분석하며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꾸준한 독서를 통해 글쓰기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1. 풍부한 어휘와 표현 습득 독서를

당신의 영혼을 매혹하는 글쓰기 - 2강. 배경지식이 많으면 글의 내용이 깊어진다

2025-03-27T04:21:45Z

배경지식이란 어떤 일을 하거나 연구할 때, 이미 머릿속에 들어 있거나 기본적으로 필요한 지식을 말합니다. 배경지식은 글을 쓰기 위한 계획 단계, 구상하기, 개요짜기, 초고쓰기, 퇴고하기 등 글쓰기 전반에 걸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글쓰기에서 배경지식은 단순한 정보의 나열을 넘어, 글의 논리성과 설득력을 높이며 독자에

당신의 영혼을 매혹하는 글쓰기 - 1강. 누구나 좋은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2025-03-27T01:31:09Z

좋은 글 제가 생각하는 좋은 글은 주제가 잘 전달되는 글입니다. 경험 중심의 사실만을 나열하지 말고, 글쓴이의 생각과 느낌, 가치관 등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면 좋겠지요. 오랫동안 초등학생들과 글쓰기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학생들이 소풍을 다녀온 뒤에 생활글을 쓰는 시간이었습니다. 대부분 학생들이 글을 쓰면 다음과 같은 글을

서로의 문장을 해독하는 중 - 어쩌면 우리의 글씨체는 평생 다를지 모른다.

2025-03-11T12:35:01Z

딸은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했다. 늘 소파 한쪽에 기대어 책을 읽었고, 마음에 드는 문장을 반복해서 읽고는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글자를 삐뚤빼뚤 따라 적는 모습도 앙증맞았다. 아이가 자라서 이제는 두꺼운 책도 제법 막힘없이 읽는다. 나는 그런 딸을 보면 흐뭇했다. 딸은 책 속 등장인물들의 상황을 잘 이해했기에, 학교생활에서도 다른 사람의 마음을 쉽게 헤

당신에게 말 걸기 - 한계령 연가

2025-02-18T03:45:23Z

한계령 연가 / 문정희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 년 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 오오,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

꿈, 현실이 되다 - 스페인 론다 누에보 다리

2025-03-04T11:43:13Z

헤밍웨이의 작품을 읽고 습작하던 시절이 있었다. 수식어를 쓰지 않고 건조하면서도 간결한 문체를 즐겨 썼던 그였다. 하드보일드 문체만큼이나 인상 깊었던 것은 헤밍웨이의 글쓰기에 대한 신념이었다. 소설가는 이야기에 살을 붙일 수 있지만, 알고 있는 범위 안에서 글을 써야 한다는 그의 가치관은 내게 신선했다. 그는 직접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소설을 썼다. 1차

당신에게 말 걸기 - 안부

2025-01-31T07:35:54Z

우리나라에 최초로 세워진 근대적 개념의 우체국은 우정총국입니다. 1884년에 개국한 우정총국은 홍영식이 고종 황제에게 근대적인 우편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 결과물입니다. 그는 1881년 일본에 시찰단으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역체국(우체국)을 찾아다니며 운영 방식과 효과를 조사한 뒤, 민간의 우편배달 체계가 중요한 통신 수단이라고 생각했지요.

당신에게 말 걸기 - 푸른 귀 하나가 땅속에서

2025-01-24T09:46:23Z

햇살이 말을 걸다 / 권대웅 길을 걷는데 햇빛이 이마를 툭 건드린다 봄이야 그 말을 하나 하려고 수백 광년을 달려온 빛 하나가 내 이마를 건드리며 떨어진 것이다 나무 한 잎 피우려고 잠든 꽃잎의 눈꺼풀 깨우려고 지상에 내려오는 햇빛들 나에게 사명을 다하며 떨어진 햇빛을 보다가 문득 나는 이 세상의 모든 햇빛이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알았

12주만에 왕초보도 작가되는 글쓰기 - 12강. 술술 읽히는 글쓰기 & 사전 찾아 읽는 글쓰기

2024-12-31T11:54:48Z

# 술술 읽히는 글쓰기 술술 읽히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독자가 쉽게 이해하고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글을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글은 글자를 읽을 수 있는 어린이부터 연세가 많은 분이 읽어도, 누구나 한 번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도록 쓰면 좋습니다. 첫째, 명확하고 간결한 문장을 사용합니다. 가능한 중심문장의 길이는 짧게 합니다. 너무 긴 문장은

12주만에 왕초보도 작가되는 글쓰기 - 11강. 수필 첫머리 쓰기 감 잡기

2024-12-31T08:51:40Z

“선생님, 저는 처음만 시작하면 그 뒤는 잘 쓸 것 같은데요. 어떻게 시작해야 될지 감이 안 잡혀요.” 감나무에 매달린 잘 익은 감을 딸 때였습니다. 막무가내로 하기보다는 요령을 익힌 다음 장대를 들고 감을 따니 훨씬 쉬었지요.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소재를 찾아 글을 구성한 뒤에 글을 쓰려고 노트북을 펼쳐도, 처음 시작을

당신에게 말 걸기 - 건강한 긴장

2024-12-11T04:04:08Z

당신의 삶은 충분히 의미 있다 / 김미라 지음 《죽음의 수용소에서 》의 저자 빅터 프랭클이 말하는 '삶의 의미'란 무엇인가?에 대한 그의 어록을 김미라 교수가 풀이해 주는 책입니다. 91~92쪽ㅡ종양내과 의사들의 말은 충분히 납득 가능하다. 고통이라는 도전에 직면하여 긴장해 있을 때는 삶에 대해 큰 의욕을 보이던 환자들이 막상 고통이 사라지고 나면

당신에게 말 걸기 - 더듬으면 달음치고 돌아서면 잡히는

2024-12-10T00:30:47Z

인생 / 최영미 달리는 열차에 앉아 창밖을 더듬노라면가까운 나무들은 휙휙 형체도 없이 도망가고먼 산만 오롯이 풍경으로 잡힌다겨울을 물리친 강둑에 아물아물아지랑이 피어오르고시간은 레일 위에 미끄러져한쌍의 팽팽한 선일 뿐인데인생길도 그런 것인가더듬으면 달음치고돌아서면 잡히는흔들리는 유리창 머리 묻고 생각해본다바퀴 소리 덜컹덜컹총알

정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