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

2025-05-05T12:10:24Z

진심은 이제 진부해 라고 말해버린 순간 세상이 통일되었다 사람들은 환호하고 폭죽을 터뜨리고 팡파르를 불었다 서로 빼곡히 방명록을 “그쪽은 과묵할 줄 알았는데 명랑하시네요?” 적고, 벽이 낙서의 필압에 허물어진 그때부터 섬들은 초승달에만 갯벌을 드러냈다 진흙은 굳어갔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모두와 잘 지내고 싶

정원

2025-05-01T07:07:08Z

눈 뜬 피라미드 금빛으로 휘어지는 풀 상징하다 불붙는 나무 순순히 유연해진 열망 사물을 까맣게 이해함 일어나길 명령하는 주문 순환노선 속 점들 조금 전은 새벽 다음은 개벽 내릴 곳을 몰라 놓칠 곳이 없음 아이의 목소리로 선악의 저편*이겠냐고 물음 핍진성 없이 원에서 내리면 영원인 듯 좁은 문 밖을 놔두고 들어간 안 이어 보는 어떤 손 어둠의 왼손*

극장주의자

2025-05-01T00:21:28Z

과장된 목소리가 들리면 티켓을 꽉 쥐어 무대가 넓어서 극단(劇壇)의 극단(極端)이 안 보일 뿐 농담(弄談)의 농담(濃淡)이 안 보일 뿐 무대가 넓어서 메스꺼워 양치하다 토했다 세면대가 막혔다 내가 병처럼 몰입 중일 때 프라이팬으로 머릴 맞아도 안 죽고 한 바퀴 돌고 잠깐 기절했다가 뒤뚱뒤뚱 걸어가고 지구 대신 지구본 가장 하찮은 순간에도 음악이 깔릴

상대음감

2025-05-01T00:19:36Z

쓸쓸하네 같은 소린데 다른 소릴 하는 게 소리가 작아서 잘 들려 가볍게 들어서 들어봐 인기 없는 유적처럼 부스러지는 조성(調性)의 흔적 빈약한 중력 음정(音程) 이란 뜬 것들 사이의 아득함 쓸쓸 과 스산 사이에 먼지 사이에 빛 사이에 공기 사이에 모래 사이에 잎 사이에 너. 너에겐 그것들이 이름이지만 나의 중심은 수시로 바뀌어서 이름 대신 숫자로

루아흐 입문

2025-05-01T00:18:46Z

일곱 문 하나씩 밀어 본다 영도 아니면서 문 하나 안 쓴 화장실 문 둘 깨끗한 화장실 문 셋 창백한 화장실 문 넷 똑같은 화장실 문 다섯 얼룩 없는 화장실 문 여섯 계속 화장실 마지막 하나를 미는데 덜컹 저쪽에서 밀어낸다 안에 계세요? 급하신가요? 강풍이 누군가의 입김이 새어 나온다 참을 수 없는 발출이 일어나고 있다 똑똑 뭘 싸시나요? 형광등이

1984 리버스

2025-04-30T23:55:37Z

우리는 흐린 날 도망쳤다 통합된 인성의 일관성으로부터. 신대륙은 화창하고 차가 많이 다녔다 그것이 분위기가 되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남아 우리는 미소를 띠고 전향을 기대했다 우리의 기구함은 흔한 종(種)이었어서 간증하기 쉬웠다 자유 연인들은 우리 얘길 오픈 마인드로 들어주었다 스킨십을 어디서나 했고 능동태로만 말했다 좋다는 표현이 끊이질 않았다 인간의 무늬

리버브

2025-04-18T07:04:42Z

복도 문을 닫았더니 터어어어엉 남는다 새가 철벽을 터엉 터엉 터엉 긁는다 무섭다 나에게 여기 남는 게 있어서 그게 보이지도 않아서 동사를 re 해야 해서 다시 날아야 해서

인격신에 대한 소고 : 소설 &카지노 가입 쿠폰;알> 변주

2025-04-03T11:13:17Z

*참고 The Egg : Andy Weir의 소설 <The Egg> 원본 알 : 소설을 기반으로 쿠르츠게작트 채널이 만든 영상 우리가 아직 에덴을 기억할 때 옆집 아저씨는 신과 일상을 말했다. 빛이여, 파를 심으려고 하는데 날씨가 어떠려나요? 시간이 많이 지나고 이러저러해서 나일강의 지배를 받던 우리는 어느 날 족장을 따라 거기서 탈출했다. 우리는

안개, 베일

2025-04-02T21:52:32Z

신이 산다고 알려진 숲에 가서 안개를 걷었다 신이 없었다 안개가 신이었다 신이라고 알려진 모습의 베일을 벗겼다 마네킹이었다 베일이 신이었다

신비 워크숍

2025-04-07T07:52:17Z

과거 어느 날, 캐나다, 기타리스트 웨인 크란츠의 워크숍을 메모한 것 …Q : 당신이 8마디에서, 그렇게 연주한 이유A : 앞선 프레이즈와 대조, 7마디 상행했으니, 8마디 하행한 것Q : 음, 당신이, 8마디에서 그렇게 연주한 이유A : 균형이 아름답다, 대조는 균형의 방법, 어떤 불균형도 불균형과 균형 사이의 균형 또 다른 아름다움

루멘 - 서큐버스의 교훈

2025-04-08T12:55:51Z

넌 취한 채 빌라촌으로 돌아왔어 난 네 이웃처럼 가로등을 켜놓고 캡을 쓰고 담배를 피우고 있었어 날도 어두운데 무서운 영화나 같이 보자고 널 꼬셨지 그런데 넌 계단도 제대로 못 오르면서 지금은 너무 어두우니까 내일 아침에 보자더라 그러면 안 됐어 어두울 때 봐야지 난 진짜 서운했어 네게 교훈을 주고 싶어 미치겠더라 그래서 네가 잠들 때까지 기다렸다

퇴마라는 테마

2025-04-08T12:54:57Z

중세 독일 저택엔 이중창이 나 있다. 반쪽짜리 노래로 겨우겨우 막는다. 기원후 어둔 밤을. 넷이 아니라 둘이서. 창이 자꾸 열리는데 주인 자매가 실토하길 폴터가이스트란다. 잘게 나뉜 창을 꼼꼼히 닫아본다. 방언이 아무 때나 터지지 않도록. 스툴을 끌어 악보 같은 복도를 누빈다. 한석봉이 열심히 키리에 엘레이손을 부르자 백인당은 그를 윽박지른다. '우

신정국가 사무실

2025-03-28T02:32:01Z

중앙의 가운데 첫 종점이 있었다. 몸을 파츠처럼 사고파는 세상이었다. 터치스크린을 눌러 보디스캔. 무릎에 물이 차서 값이 안 나갔다. 그게 내 기회였다. 3번 출구로 나가면 궁을 개조한 삼위일체 신관. 민원을 본 아니마가 가혹한 운명을 받고 울었다. 지혜로운 개는 관망카지노 가입 쿠폰 있었다. 그게 내 용기였다. 주무관님들이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외쳐도 메

카를 융의 노트 2

2025-03-27T21:39:47Z

개꿈은 없어 상승과 하강 사물과 인물 속삭임 주의력을 겨누어 … 지하철이야&카지노 가입 쿠폰; 아마도 2호선 그 악기를 가지고 있어&카지노 가입 쿠폰; 검은 케이스에 담긴 악기는 당신의 정수&카지노 가입 쿠폰; 검은 케이스는 관 당신은 죽은 정수를 부속물과 세워두지 메지 않고 말이야 동료가 있어&카지노 가입 쿠폰; 동료는 당신에게 대체로 동의하지만 정신을 교양 삼아 상업음악을 하지&카지노 가입 쿠폰; 변절자의 이

카를 융의 노트

2025-03-27T08:15:24Z

너는 변성을 다루는 사람— 내가 아는 작가의 애인— 너는 기타를 치고 있어— 나보다 잘 치고— 나만큼 슬퍼— 네가 연주하는 대로 무대가 바뀌어— 지하는 자유 좌석— 너는 피사체인데 객석에 있어— 네가 울어— 관객들은 너를 배려카지노 가입 쿠폰 공연에 집중할 겸 앞만 봐— 친구는 나더러 너를 위로하라는 표정을 지어— 엥, 너는 내 20대 딸이야— 나는 언제 아

주황朱黃이 온다 주황主皇이 온다

2025-04-08T12:51:32Z

주황이 올 거라고 구름이 이상해 카메라를 들어도 빛나서 안 보일 거라고 주황이 구석구석 닿을 거라고 빠직빠직 닦을 거라고 주황은 가장 센 영이라고 영은 전자기파 주황이 EMP를 터뜨려 기계가 다 멈출 거라고 인공위성 스타링크 별인척하던 새끼들 실족할 거라고 우리는 일용할 운석을 준비카지노 가입 쿠폰 있다고 그때 벙커에선 멸망 시나리오에 맞춰 무형재산

포도 연금술

2025-04-04T05:51:16Z

무슨 짓을 해도 포도가 여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죽은 자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포도알 하나하나는 우주무덤이었습니다. 그 속엔 많은 사람이 있었고 당신도 있었습니다. 당신은 언제 멀어졌는지, 왜 셋으로 갈라졌는지, 누구를 당기고 어떻게 놓았는지 말했습니다. 저는 당신의 우주에 보답하기 위해 포도를 조금 찢어 당신을 꺼냈습니다. 찢은 포도를 피처럼 마

가능한 최선의 세계

2025-04-04T05:50:43Z

죽음에게 음악이 들리고 나날이 음모가 꾸며지고 너무 많은 말을 안 알아듣고 매일 날씨가 다르고 살인이 일어나고 기도하는 무리가 있고 상상의 신비가 없고 우리의 깊이가 정규분포를 따르고 물건과 잡음을 배달카지노 가입 쿠폰 몸을 굽혔다가 펴고 계속 고독카지노 가입 쿠폰 사랑을 고백카지노 가입 쿠폰 기적의 모습이 별거 아니고 아름다움은 암호가 아니고 표정을 짓는 근육이 변카지노 가입 쿠폰 세상은 변하지 않고 점

블라인드 윌리 존슨 - Dark Was the Night (Cold Was the Ground)

2025-04-08T12:46:23Z

밤은 어두웠고 땅은 차가웠네 역전에서 윌리를 만나 길을 걸었지 윌리는 흙이 있으면 연탄가스를 먹은 듯 땅바닥에 엎드리는 사람이었네 윌리는 자꾸만 어둡고 차가웠네 우리는 성별이 불분명하고 추워하지 않는 청소년을 목격했네 12차 성징 중인 청소년은 등만 보였는데 그를 목격하기 전부터 이미 윌리는 찬송을 하고 있었네 그런데도 그와 윌리의 거리는 멀어지지도 가

이별의 찬트

2025-04-04T05:49:37Z

잘 가 반가워 -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나를 사랑한 너 내 꿈을 전부 만들고 내가 돌아가는 모습을 알고 머리카락을 한 올 한 올 기억하는 나중에 내가 깼을 때 넌 영원히 함께하러 떠나 있고 빛이 깨져있어 나는 걸어 조각 주워 노랑을 먹어. 내 푸석한 부분이 사막 되고 파랑을 먹어. 내 시린 부분이 설원 되어 눈과 모래가 섞인 바람 불고 마물들이 자

백종현

성숙

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