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 고시를 놓친 엄마의 불안 - 여행과 교육 사이

2025-05-14T12:41:09Z

내가 아이들과 함께 뉴질랜드에 나와 살고 있는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7세 고시’가 큰 이슈였나 보다. 한국 뉴스를 간간이 보기는 하지만 해외에 오래 나와 있으면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무뎌진다. 대통령 탄핵 같은 사건도 멀찍이 보게 된다. 그래서 나는 7세 고시 열풍이 그렇게 큰 이슈인지 체감하지 못했다. 우리 아이들은 첫째가 11세, 둘째 셋째

피라미드를 보며 잠든 밤

2025-05-14T12:45:56Z

피라미드가 보이는 방을 이틀 예약했다. 방의 한쪽 벽은 전부 통유리 창으로 되어 있었는데 그 창 너머로 거대한 두 개의 피라미드가 솟아 있었다. 숙박비는 그 뷰를 차지하는 값을 자신 있게 반영했다. 이집트의 물가에 비해 높은 가격인 걸 짐작했지만 호텔 예약 사이트의 사진이 너무나 환상적이었기 때문에 다른 선택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

이집트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란 - 사기당하지 않겠다는 여행자의 의지

2025-05-12T05:08:40Z

짧은 줄 알았던 남편의 아랍어 실력은 이번 이집트 여행 내내 은근 쓸모가 있었다. 공군에 몸 담고 있는 남편은 아랍에미레이트에 1년간 파견되면서, 너무나 생소한 이 언어를 익히느라 꽤나 고생했다. 영어권 언어라면 글자 모양이라도 익숙할 텐데, 내 눈에도 아랍어는 지렁이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꿈틀거리며 흙 알갱이를 톡톡 떨어트리며 기어가는 모습처럼 보였다(

이집트 기차여행 일등석의 추억

2025-05-11T16:02:57Z

살면서 두 번 탈 일이 또 있을까. 아이들에게 어떤 경험이 될까 싶어 이집트 국내선 비행기 왕복 대신, 편도 한 번은 기차를 택한 것이 발단이었다. 우리는 룩소르와 아스완을 왕복하는 나일강 크루즈 여행을 마친 다음, 항공편으로 카이로까지 올라간 뒤 다시 중부의 소하그(Sohag)라는 작은 도시로 내려와야 했다. 소하그는 당시 우리가 살던 아랍에미레이트를

아랍에서 소를 잡던 날 - 여행 중 만날 이슬람 명절

2025-05-11T23:47:50Z

아브라함이 손을 뻗쳐 칼을 잡고 자기 아들을 죽이려 하였다. 그때, 주님의 천사가 하늘에서 “아브라함아, 아브라함아!” 하고 그를 불렀다. 그가 “예, 여기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천사가 말하였다. “그 아이에게 손대지 마라. 그에게 아무 해도 입히지 마라. 네가 너의 아들, 너의 외아들까지 나를 위하여 아끼지 않았으니, 네가 하느님을 경외하는 줄을 이

400년 어치의 행복을 빌던 날 - 오만Oman의 거북이 엄마

2025-05-12T05:55:41Z

오만의 푸른 바다거북은 밤이면 육지로 올라와 느릿느릿 모래를 파고 그 안에 약 100개 정도의 알을 낳는다. 그리고 다시 모래를 덮어 갓 낳은 알들을 천천히 숨긴다. 온 밤이 필요한 작업이다. 이윽고 새벽에 바다 위로 자신의 등껍질보다 더 진한 푸른 빛이 떠오르면 전날 밤 왔던 길을 되돌아가 바다로 사라진다. 100여 개의 알 중 세상을 탐험해

여행의 순간, 아이 사진에 대하여 - 여행지에서의 아이 사진 찍기

2025-05-11T23:56:11Z

어떤 대상을 두 사람이 촬영한다고 해보자. 한 사람은 그 피사체를 온몸으로, 온 마음으로 사랑한다. 다른 사람은 그 피사체에게 별 관심이 없다. 같은 대상을 찍은 그 두 장의 사진을 구분하는 일은 쉬울까? 내 생각엔 아주 쉽다. 사진에 문외한인 사람이 본다 하더라도. 그렇기 때문에 아이 사진을 가장 잘 찍을 수 있는 사람은 전문 사진

여행 짐의 무게는 전생의 내 업보의 무게

2025-05-05T21:46:45Z

아이와 여행을 가기로 결정했을 때 가장 귀찮고 성가신 첫 번째 장벽이 바로 '짐 싸기'이다. 아이의 나이가 어릴수록, 또 자녀의 수가 많을수록 그 힘듦은 무조건 우상향이다. 여행지를 고른 뒤 항공권을 구매하고 숙소를 검색해 보는 일은 어느 정도의 설렘을 주기도 하지만 아이 동반 여행의 짐 싸기는 그 자체로 고된 육아 노동이다. 혼자 떠나는 여행이라 내 취향

아들만 넷이라고요? - 역마살 있는 여자가 아드리넷이 되기까지

2025-04-28T09:25:49Z

사람들은 나를 보고 두 번 놀란다. “애가 넷이야? 대박.” 올망졸망한 내 아이들의 머릿수를 세느라 그들의 눈이 바빠진다. “뭐야 다 아들이야? 헐.” 사람들의 눈은 성별을 아직 가늠하기 어려운 막내까지 주시한다. 하지만 모두의 짧은 머리칼과 차림새는 너무나 비슷해 막내까지 아들인 게 곧 분명해진다. 한국의 서울이나 지방에서도, 해외의 어느 곳에서도 늘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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