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 꽃다발 - 엄마는 포장대학 출신입니다

2025-04-26T07:32:01Z

졸업식 시즌이 되면 형제선물센터는 전쟁터처럼 분주했다.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가게 안은 꽃향기와 사람들로 가득했고, 우리 가족은 모두 졸업의 계절을 맞아 하나의 ‘작업팀’이 되곤 했다. 엄마, 아빠는 물론이고 할머니, 고모, 작은집 식구들까지 모두 가게에 모였다. 그 시절엔 꽃다발의 메인 꽃은 거래처에서 가져왔지만, 나뭇가지나 배경이 될 잎사귀들은 대부분

오래된 초록색 우산 - 여전히 예쁜 내 우산 이야기

2025-04-23T00:45:52Z

의미를 담는 물건은의외로 아주 대단한 것이 아닐 때가 많다. 새벽부터 비가 내렸다. 아이를 횡단보도까지 데려다주려고 우산꽂이 앞에 섰다.몇 개 중에 손이 간 것은, 아이 세 살 때 할머니가 사주신 작은 초록색 우산.그리고 그 옆에 조용히 꽂혀 있던 나의 오래된 초록색 우산이었다. 그 우산은, 아이가 태어나기도 훨씬 전부터 나와 함께였다. 20년도 더

흰 철쭉처럼, 조용히 빛나고 싶다

2025-04-23T09:10:21Z

파격적인 이야기였다.주인공 심시선을 위한 제사를 하와이에서 보내는 자손들의 모습.그들은 고(故) 심시선을 추모하며, 그녀가 좋아했을 법한 아이템을 준비하기 위해 깊은 고민에 빠진다. 자신을 위해 진심으로 고심하는 자손들의 모습을 하늘에서 바라본다면, 그녀는 얼마나 행복할까. 책 한 권이 주는 힘은 생각보다 크다. 나는 스스로에게 자주 묻는다. ‘지금, 나

크리스마스전구의 기억 - 술 취한 아저씨보다 센 우리 엄마

2025-04-28T14:53:29Z

그날은 정말이지, 유난히 추운 겨울이었다. 1980년대의 크리스마스는 지금보다 오히려 더 들떠있었고, 경쾌한 분위기가 있었던 것 같다. 동네 상가마다 캐럴이 흘러나왔고, 라디오에서도 며칠 전부터 줄곧 크리스마스 노래가 울려 퍼졌다. 번화가엔 형형색색 전구가 걸리고, 가게 앞마다 작고 예쁜 트리가 세워졌다. 사람들은 발걸음을 조금 더 가볍게 옮겼고, 아이들은

엄마! 손님 왔어! - 위스퍼 중형 2개와 귤 두 개의 기억

2025-04-18T05:16:51Z

드르르륵. 가게 문이 열리는 소리에 본능처럼 외쳤다. "엄마, 손님 왔어!" 싱크대 앞에서 설거지를 하던 엄마는 뒤도 안 돌아보고 말했다. "네가 잠깐 나가봐." 가게와 주방은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붙어 있었다. 손님이 올 때마다 나는 종종 이렇게 호출되곤 했다. 아직 국민학교 5학년이었지만, 카운터를 지킬 만큼은 컸고, 손님이 물건을 고를 때 옆에서 서

[프롤로그]우리집 이야기 - 사라졌지만 여전히 따뜻하게 남아 있는, 80년대 우리집 이야기

2025-04-05T04:58:57Z

어린 시절, 우리 집엔 늘 사람들이 드나들었다. 안방에는 뜨개질을 배우러 온 동네 아줌마들로 가득했고, 가게 안팎은 손님들의 발길로 하루 종일 북적였다. 엄마와 아빠가 가게를 함께 꾸려가셨지만, 나도 가끔은 ‘쓸모 있는 딸’로 활약했다. 내 몫은 주로, 엄마가 바쁠 때 손님이 오면 물건을 고르는 모습을 살짝 지켜보다가 엄마가 돌아오면 후다닥 방으로 숨어드는

40대, 취미로 시작하는 나의 즐거운 하루 - 에필로그 - 나를 위한 시간을 찾다

2025-04-01T10:00:34Z

한동안 내 일상 속에서 ‘나’는 참 조용했다. 가족의 이름으로 바쁘게 달려왔고, 무언가를 해낸 듯 보이지만, 문득 멈춰 서면 내가 나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곤 했다. 그러다 어느 날, 우연처럼 찾아온 작은 쉼표 하나. 그것이 ‘취미’라는 이름으로 내 삶 속에 들어왔다. 펜을 들고 처음 거리로 나섰던 날, 마치 잊고 있던 나의 감각들이

향초와 캔들 만들기 - 소소한 일상 속에 향기를 더하다

2025-04-16T11:21:22Z

하루의 끝, 향기로 물든 작은 쉼표 – 나만의 향초와 캔들 이야기 어느 조용한 평일 오후. 무심코 들어간 라이프스타일 숍에서 작은 유리병 속 향초 하나에 시선이 멈췄다. 향도 좋았고, 유리 안에 담긴 그 작은 세계가 유난히 예뻐 보였다. 그 작은 불빛 하나가 공간 전체를 감싸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집에서 이런 걸 직접 만들 수 있을까. 생각보다

주말엔 아이와 베이킹 - 달콤한 취미, 홈베이킹

2025-04-08T04:37:52Z

아이와 장난 삼아 시작했던 주말 빵 만들기가, 어느새 내 삶에 스며들어 달콤한 취미가 되어버렸다. 그 시작은 정말 사소했다. 특별한 계획도 없던 어느 주말 아침, 아이가 말없이 냉장고 앞에 서 있었다. "엄마, 심심해." 그 말 한마디에 나는 잠시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아이의 시선은 냉장고 속으로 향했고, 조금 뒤 손에 들린 건 우유 한 팩과 달걀 몇 알.

우리도 삼국지 속 영웅들처럼! - 너와 내가 주고받은 마음의 기록

2025-03-21T06:58:56Z

3월, 아이의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무언가를 시작한다는 다짐과 함께 단둘이 북클럽 책을 읽었다. 아이와 둘이 주고받은 마음의 기록이라니! 단둘이 북클럽을 읽고 아이와 함께 읽고 나누는 것에 도전해 본다. 빨강머리 앤을 함께 읽고 싶었던 건 엄마의 작은 소망이었지만, 지난겨울방학부터 삼국지에 푹 빠진 아들에게 다른 책을 권해봐도 소용이 없다. 결국 아이의

힐링 요가 - 내 몸과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

2025-03-20T03:38:14Z

지난 2월은 일이 바쁘기도 하고, 아이도 방학이라 시간이 도저히 안 날 것 같아서 요가를 한 달 쉬기로 했다. 그리고 일주일 정도 지났을까? 몸이 여기저기 아프기 시작했다. 등, 어깨, 허리... 안 아픈 곳이 없었다. 처음에는 몸살이 오려나보다 생각했는데, 원인은 그동안 해 오던 요가를 하지 않아서였던 것 같다. 이제는 하지 않으면 몸이 아파오는, 나에게

독서와 글쓰기 - 읽고 쓰는 즐거움을 알다

2025-03-16T22:11:12Z

어릴 적부터 글씨 쓰기를 좋아했다. 책에 있는 글을 베껴 적거나 좋아하는 시를 적고 코팅해서 친구들에게 선물했다. 친구의 연애편지를 대신 써주다 선생님께 걸려서 혼났던 기억도 난다. 글씨 쓰기를 좋아해서인지 학창 시절 서기를 도맡아서 했었다. 지금도 무슨 복잡한 문제가 생기면 일단 글로 써본다. 그러다 보면 도무지 풀릴 것 같지 않던 문제도 서서히 실마리가

꽃그림 그리기 - 꽃그림 좋아하시나요?

2025-03-13T21:43:58Z

꽃을 좋아하면 나이가 든 거라는데, 나는 어릴 때부터 꽃이 참 좋았다. 그래서 그림도 자연스럽게 꽃을 많이 그렸다. 화려하고 특이한 꽃보다는 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치는 들꽃이 더 예쁘게 느껴졌다. 봄에는 진달래와 개나리가 파릇파릇 피어나며 생기를 더했고, 여름에는 정열적인 장미꽃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가을이 되면 한들한들 흔들리는 코스모스가 내 마음까지 설

두근두근 줌바댄스! - 비트에 몸을 맡겨! 춤추면서 살도 뺀다!

2025-03-08T10:22:53Z

줌바가 바꾼 나의 일상 학창 시절 지각을 해도 절대 뛰지 않던 내가, 댄스라고는 전혀 어울리지 않던 내가 줌바댄스를 하게 되다니! 나에게는 엄청난 모험이고 변화였다. 줌바댄스를 하던 첫날의 충격을 잊을 수가 없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엄청나게 큰 음악소리, 어두운 곳에 반짝이며 돌아가는 조명들, 저마다 이리저리 열심히 흔들고 있었다. 줌바댄스란?

캘리그라피 - 마음을 다스리는 아름다운 손글씨

2025-03-10T09:30:03Z

캘리그라피는 Calli의 아름다움, Graphy의 쓰다를 의미하며 즉, 아름다운 손글씨를 뜻한다. 선으로 예쁜 글씨를 쓰고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 캘리그라피의 본질은 서예이고, 붓으로 글씨를 쓰는 것이 기본이다. 붓글씨를 쓰는데 필요한 것은 종이, 붓, 먹, 벼루이다. 하지만 요즘은 예술과 상업적 요소를 함께 담은 캘리그라피가 쓰이기도 하고, 장소 상

기타보다 우쿨렐레 - 띵가띵가 즐거운 음악생활

2025-03-28T19:04:41Z

과거에는 음악을 전공하거나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들만 악기를 연주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일반인들도 취미로 악기를 배우고 연주하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다. 1인 1 악기 시대 1인 1 악기 시대가 열린 배경에는 유튜브와 온라인 강좌의 발전으로 독학이 쉬워지고, 악기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보다 친숙해진 영향이 크다. 자기 계발이나 SNS 콘텐츠 제작을

어반스케치 - 일상을 그림으로 기록하다

2025-03-08T00:57:33Z

시작은 그림이다. 미술 전공자이긴 하지만 졸업 후 20년 이상 제대로 그림을 그려 본 기억이 없다. 직장인의 삶이란 다 그런 거 아닌가. 전공자이건 아니건, 관련된 몇 가지의 프로그램만 능숙하게 다룬다면 손으로 하나하나 그려내는 것보다 훨씬 빠른 시간 안에 그럴싸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직장생활 덕분에 그림과는 가까워질 기회가 없었다. 시간과 정성이 드는

취미가 뭐예요? - 나는 나 자신을 잘 알고 있을까?

2025-02-23T07:08:55Z

바쁜 일상 속에서 나 자신을 잊고 살아온 시간들. 일, 가족, 책임이라는 단어가 익숙해진 지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만을 위한 시간이 언제였지?” 20대는 도전으로 가득했고, 30대는 결혼과 육아로 정신없이 흘러갔다. 그리고 40대 중반이 된 지금, 나만의 즐거움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해서 찾은 것이 그동안 잠시 한편으로 미뤄두

언제나 최선을 다할 필요는 없다 - 최선이 아니라 적절한 노력이 필요할 때

2025-02-15T14:39:21Z

우리는 어려서부터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자란다. 시험을 볼 때도, 운동을 할 때도, 심지어 취미 생활을 할 때조차도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분위기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모든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정답일까?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압박은 오히려 우리의 삶을 지치게 만든다. 마치 끝없는 레

언제 가장 행복하세요?

2025-02-21T01:20:57Z

책의 주인공인 승리는 솔직하고 명랑하며 매 순간 적극적이고 당당한 사람이다. 이 멋진 당당함은 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 어느 날 수미 씨가 내게 언제 가장 행복한지를 물은 적이 있었다. 나는 불행을 잊고 있을 때 행복하다고 대답했다. 수미 씨는 장애가 불행의 원인이라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나는 눈이 먼 게 불행한 게 아니라 이 상태로 영원히 살아가야 한

한빛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