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 - [31] 이직러의 하루하루

2025-05-03T21:10:14Z

난 여전히 힘들었다. 선임과 나 그리고 A, B, C가 모두 참여한 회의에서 A, B, C가 선임에게 나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고 싶어 하는 듯 보였지만, 생각보다 그렇지 않아서 내 입장에선 오히려 그게 답답했다. 그냥 확 털어놓고 이걸 풀든지, 아니면 그냥 아예 싸워버리든지 하고 싶었는데, A, B, C가 거창하게 뭐라도 말할 줄 알았더니 그러지 않았다.

태풍의 눈 - [30] 이직러의 하루하루

2025-04-29T00:06:53Z

원래는 B 혼자서 나를 싫어했고, 그런 B 입장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그런 자신을 이해받지 못해서 B 본인이 억울해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제 상황이 역전되어 A와 C까지도 B를 이해하고 함께 집단적으로 나를 싫어하게 되었고, B는 A와 C로부터 이해와 공감을 받아서 후련해하는 듯했다. 내가 메신저로 답장할 때마다 B는 키득거렸고, C는 한숨을 쉬었다. B

연차 쓴 날 - [29] 이직러의 하루하루

2025-04-19T10:41:09Z

연차를 써서 쉬는 날인데, 아침 9시 9분부터 "업무 앞으로 '~'에다가 해요."라는 메신저를 받았다. 기분이 참 불편했다. 또 10시 되기 전엔 C가 A, B 그리고 내가 있는 단톡방에 'ㅇㅇ씨(나)가 다시 양식에다가 적용해서 파일도 안 줬어?'라고 하는 메시지도 보았다. 아침부터 기분이 너무나도 잡쳤다. 그렇게 C가 보낸 메시지에 A가 아무 말도 안 하

피드백 지옥 - [28] 이직러의 하루하루

2025-04-19T04:46:27Z

일 거의 다 끝내고 쉬나 싶더니, 퇴근하기 삼십 분 전에 B가 내게 업무를 주었다. 그 업무가 원래 A, B가 해오던 일인데 너무 복잡하고 어려워 보였다. 그리고 내가 아직 본격적으로 그 업무를 하진 않고 조금씩 맛보기만 해왔지만 그 업무랑 관련된 파일들은 입사한 이래로 계속 다운로드하여왔었다.(A랑 B가 그 업무랑 관련된 파일이 오고 가면 내가 그 파일로

미친 회의록 - [27] 이직러의 하루하루

2025-04-19T04:46:03Z

지난주는 전혀 괴롭힘의 기미가 안 보였는데, 이번 주는 내내 너무 힘들고 집단적 괴롭힘이 지금 이제 슬슬 시작되는 기미가 보였다. 상황의 발단은 월요일 되자마자, 선임이 내게 회의록을 쓰라고 지시했던 일이었다. 근데 이게 문제인 이유는 지난주에 회의가 이틀간 하루 내내 아침부터 저녁까지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그렇다 보니 회의록에 써야 될 내용이 굉장히 많았

고구마 - [26] 이직러의 하루하루

2025-04-19T04:45:34Z

회사 카페에 들렀는데 마침 B가 있었다. 사실은 B가 불편하고 껄끄러웠는데 그래도 이 공간에서는 주로 모르는 사람들만 마주치기도 하고, 여기서 전혀 볼 줄은 몰랐어서 그 순간에는 반갑게 인사했다. B는 이미 나보다 먼저 카페에 도착했었어서 제 할 일이 이미 끝났는데도 내가 커피를 다 만들 때까지 B가 기다린다는 소리도 안 하고선 어디 앉아있었는데 나중에 알

내 처지 - [25] 이직러의 하루하루

2025-03-22T10:24:12Z

원래 내가 항상 도시락을 싸들고 와서는 타팀 직원들과 점심을 먹던 회의실에 이번에 새로 들어온 신입도 처음으로 참여해서 함께 먹었는데, 신입이 생각보다 침착하고 차분하고 다른 직원들과의 대화에도 자연스럽게 참여했다. 편한 느낌이어서 부럽고 질투나는 느낌을 느꼈다. 회사 사람들이 이 신입에게는 밖에서 먹어도 된다는 그런 말을 하지도 않고, 되려 신입이 점심

억울이 - [24] 이직러의 하루하루

2025-03-09T23:31:05Z

산책하다가 느낀 건 난 도무지 모든 것에 아무런 권리가 없다는 것이다. 어떤 느낌인지 느껴보니까 처음에는 억울했는데 더 느끼니까 서글퍼졌다. 이런 생각이 든 계기가 있다. 이번 주에 우리 사무실 타 팀에 새로운 신입이 들어왔다. 그분이 오늘 우리 사무실 직원들 전부가 속해있는 단톡방에 들어온 것이다. 난 무려 2주 동안이나 그 단톡방에 들어가지 못했었다.

대형 실수 - [23] 이직러의 하루하루

2025-03-08T12:18:15Z

작은 사건이 터졌다. 이날은 초등학교 동창 친구랑 약속이 있었고 속이 굉장히 좋지 않던 터였다. 그래서 원래대로라면 일찍 퇴근하려고 했지만, 퇴근 거의 직전에 일이 주어졌다. 그 일이 뭐냐 하면 외주처 사람에게 전달할 파일에 이것저것 요구할 사항을 적는 것이었다. 우리 팀원 각각은 나를 포함하여 본인이 담당하는 외주처 직원이 둘셋은 있었다. 하지만 그 일

괴롭힘의 시발점 - [22] 이직러의 하루하루

2025-02-22T08:03:53Z

성당에서 세례 받으려면 피정을 필수로 다녀와야 한다고 해서 갔다. 피정이 이른 아침부터 늦은 오후까지의 일정이라서 많이 부담스러웠다. 다행히도 피정 끝마치고 단체 사진을 찍는데 내가 자리를 잡다가 모르고 다른 사람의 팔을 스쳤다. 그래서 순간적으로 옆을 봤는데 그분이 날 경멸하듯이 쳐다봐서 상처 입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집 가는 길에 '다른 사람이 날

투명인간 - [21] 이직러의 하루하루

2025-02-20T23:05:19Z

미용실에 갔는데 미용사가 좀 양아치 같았지만 이 분은 그래도 다른 미용사들에 비해선 좀 덜 무서운 편인 것 같았다. 머리를 하는 긴 시간 내내 대화를 끊이지 않고 재밌게 나눠서 재밌었다. 이 분도 신기하게 나에게 MBTI를 물어보았다. 그래서 내가 답했더니 그 미용사분이 자신의 MBTI랑 자신의 배우자 MBTI까지도 말해주고 또 내 혈액형 물으면서 그 혈액

세 번째 직장 - [20] 이직러의 하루하루

2025-02-11T02:12:07Z

세 번째 회사 가는 첫 번째 날에 작년에 처방받았던 불안을 가라앉히는, 약을 한 알 먹고 갔다. 두 번째 회사를 그만 다닌 지 이틀만 지나고 새로운 회사로 가는 것이다 보니까 체력적으로 괜찮을지 걱정도 되었다. 그러면서도 마음이 울적했고 이곳에서도 도망가면 물러설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 직장에서 내게 잘해줬던 사람들 얼굴이 스쳐 지나가면서 그

공지 - 연재(요일 변경)

2025-02-08T14:02:36Z

안녕하세요. 미친꿈입니다 :-D 화, 금요일에 연재해 왔지만 개인 사정으로 토요일로 연재 요일을 변경하겠습니다. 연재 요일을 변경하여 당황하실까 봐 염려되지만, 제 글을 그동안 읽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이 기회에 전하고 싶습니다.

슬픈 사표 - [19] 직장인의 하루하루

2025-02-02T05:15:48Z

최근에 엄마가 등산을 다니기 시작했다. 문득 성당 갔다 오고 나서 내가 어떤 회사 다니는지 엄마가 새로 알게 된 사람들한테 말하고 다닐까 봐 염려스러웠다. 내가 어떤 회사에 다니는지, 이전 회사는 어떤 곳이었는지 말하지 말라고 엄마에게 전화로 말을 거니까 엄마가 내게 '그딴 회사 누가 아냐고 그런 허름한 회사 말하고 싶지도 않다'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그

약한 존재 - [18] 직장인의 하루하루

2025-01-30T21:47:19Z

나는 불량 신자라서 성당 안 가고 이직 면접을 준비하려고 했는데, 생각이 바뀌어서 허겁지겁 성당에 갔다. 면접을 미리 준비하지 못하고 성당에 가는 것이라서 후회할 줄 알았는데 교리 수업을 듣고 모임에 참석하고 나서 오히려 기분 좋은 상태로 집에 돌아왔다. 성당에서 ‘밥을 누군가와 같이 먹는 행위는 영혼을 나눈다는 의미와도 같다’라는 말을 들었는데 이 말을

일 없는 신입 - [17] 직장인의 하루하루

2025-01-26T04:22:10Z

출근하는 아침부터 직속 상사가 내게 처음으로 반갑게 인사하시면서 사무실로 들어왔는데 바로 그 뒤에 우리 팀이지만 직속은 아닌 상사가 억지로 꺼내는 듯한 그 듣기도 싫은 기침 소리를 냈다. 또, 업무해야 되어서 볼펜을 딸깍거리거나 포스트잇을 떼는 작은 소리에도 여자 팀장님이 나를 공격하는 듯한 소리를 냈었다. 이런 우연 같지도 않은 우연한 일로 화가 나고 억

이직 준비 - [16] 직장인의 하루하루

2025-01-22T08:59:39Z

주말엔 엄마를 원래 만나는 날인데 일요일에 회의가 있어서 집에서 하루종일 쉬었다. 그러다 보니까 내가 학생이던 시절에 자주 경험하던 기억이 떠올랐다. 내가 학생이던 시절에 내 방에 조용히 있는데 밖에서 엄마와 아빠가 떠드는 소리가 들리고 아빠가 엄마에게 ‘OO이~했지?’라면서 나를 캐묻는 질문을 하고 엄마는 에둘러서 대답을 하는 기억이었다. 아빠는 내가 마

퇴사할 결심 - [15] 직장인의 하루하루

2025-01-19T09:02:48Z

우리 팀이지만 직속은 아닌 상사와 B팀 부장님이 서로 짜고 치고 날 괴롭히는 것 같았다. 우리 팀이지만 직속은 아닌 상사가 화장실에 가면 마치 둘이 이야기라도 나누려는 듯이 B팀 부장님이 따라가시는 게 수상했다. 이 두 명은 서로 친하지 않은 듯 보였고 원래 그런 적 없어서 더 수상해 보였다. 그래서 두 사람이 날 괴롭히는 과정에서 서로 더 친해진 것 같아

괴롭힘을 당한다는 착각 - [14] 직장인의 하루하루

2025-01-16T11:09:26Z

이번주는 유난히 힘들었다. 우리 팀의 직속은 아닌 상사를 보는 나의 주관적인 견해를 쓰려고 한다. 요즘 들어서 그 여자 팀장님은 주변 사람들에게 모두 공포, 무서움이라는 느낌을 유독 심하게 주고 싶어 하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우리 팀의 남자 팀장님에게도, 다른 팀 사람들에게도, 나에게도 그런 느낌을 더 많이 준다. - 입사 초기에 있었던 일화가 생각난다.

내가 책임을 져야 하는 원인 - [13] 직장인의 하루하루

2025-01-13T01:32:10Z

성당 다니기 시작한 지는 두 달 정도가 지났는데 당분간 좀 쉬려고 한다. 먼 거리로 성당을 다니기 시작한 바람에 한번 성당에 갔다 오면 다섯 시간 정도는 흘러가서 체력적으로도 지쳤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회사에서 겪는 일들이 심적으로 힘들기도 해서 정신적으로도 많이 지친 상태로 느껴졌다. 성당에 다니지 않는 주말 동안에 내가 닥친 상황을 바꿀 수 없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