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 키워 나빌레라 - 안녕, 나의 버터플!

2025-04-30T09:49:38Z

어느 날 엄마의 배가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엄마와 손을 잡고 시장에 가면 할머니들이 엄마의 배 모양을 보면서 필시 아들 임신한 배라고 하셨다. 양갈래머리를 한 꼬마 여자아이는 할머니들이 하시는 말씀을 이해하지 못했다. 평소와 같이 엄마 아빠 사이에서 잠에 들었는데 일어나니 작은할아버지 댁 고모가 와 계셨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모를 쳐다보자 엄마랑

할아버지와 배롱나무 - 지나고 보니, 사랑이었다.

2025-04-26T11:27:47Z

우리 할아버지는 사극 발성을 쓰시는 분이었다. 일명 '이리 오너라!'식 발성과 그에 걸맞은 호랑이 같은 분위기가 있으셨다. 한 번도 큰 소리를 내시거나 화내는 모습을 본 적은 없지만 압도되는 분위기와 눈빛을 가지신 분. 그렇기 때문에 어릴 적 우리는 할아버지 앞에 가면 얼음이 되곤 했다. 그래도 할아버지는 손주들을 보면 늘 눈꼬리가 반달 모양이 되시며 부처

붉은 집의 왈츠

2025-04-22T04:55:47Z

저 집에 대한 소문 들었누? 주인 양반이 미쳐서 식솔을 다 죽이고 본인마저도 목을 매달아 죽었다는구먼. 언덕배기에 있는 저 집 말하는 거죠? 그래, 그 집. 고래 등 같은 기와집이었는데 개화다, 뭐다 지랄병이 나면서 싹 다 허물고 새로 지은 집. 그 집 터주신이 화가 나서 저주를 내렸다고 하는구먼. 그래서 미친 거래. 집도 허물고 나라도 팔아먹으니 그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어도 - 사람 사이 사람

2025-04-18T16:49:45Z

웃고 있는 새는 우는 법을 잊어버렸다 울지 못해 웃고 있다 깔깔대는 무리 사이에서 반사적인 미소만 지을 뿐이다 검은 호수로 돌아가던 새는 허공에서 날갯짓을 멈췄다 심연의 늪으로 낙하한다 - 모든 사물에는 빛과 어둠이 존재한다. 햇빛이 강할수록 그림자는 길어진다. 이렇게 양면이 공존하는 현상은 나의 세상에도 적용된다. 누구든 그렇겠지만 감정에도

POWER

2025-04-15T04:28:43Z

“With great power, comes great responsibility.” 영화 스파이더맨의 삼촌이 주인공 피터 파커에게 했던 말이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뜻이다. 세상을 구하는 불세출의 영웅들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힘을 가지고 있다. 발로 땅을 힘껏 밀어내듯 차오르면 하늘로 솟구쳐 날아오를 수 있거나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볼

믿음에서 비롯된 확신을 경계하라. - 콘클라베 후기

2025-04-21T10:35:44Z

천주교 주님의 기도에는 ‘저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악에서 구하소서’라는 구절이 있다. 정말로 신이 인간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걸까? 불명확한 존재이자 아주 추상적인 존재인 신은 우리의 마음속에 있다고들 한다. 그런 존재에 대한 믿음은 너무도 어려운 일이다. 쉽게 흔들리고 쉽게 무너질 수 있는 것이 인간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믿음을 확신으

내가 배운 첫사랑의 말, 엄마

2025-04-08T14:20:37Z

MBTI적으로 분류하자면 우리 엄마는 T적인 사고가 강한 사람이다. 문제가 발생하여 고민하면, 감정에 공감해 주기보다는 해결 방법을 명확하게 제시해 주는 100% T적인 사고방식. T 엄마의 육아 방식은 절벽에서 새끼를 밀어 올라오는 힘을 키워주는 암사자의 방식에 가까웠다. 95점짜리 시험지를 보여줘도 칭찬보다는 다음에 100점을 맞자고 말하시곤 했으니.

몽연 夢緣 - 목련의 꿈

2025-04-30T09:42:15Z

희고 곱게 틔운 낯을 꺼내놓아 찰나의 봄 떨어지는 순간을 붙잡은 죄로 갈빛이 되었기에 손가락질 마셔요 내 마지막은 꿈같이 지나는 우리의 지금에 대한 미련인가 보오

작전개시

2025-04-02T15:05:07Z

복수에 관한 속담과 명언은 많다. 그만큼 복수는 가장 인간적인 감정이자 가장 원초적인 표출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복수에 슬픔과 서러움도 담길 수 있겠지만, 일단은 상대에 대한 분노가 가장 클 것이다. 불길에 휩싸인 듯 복수심에 불타올라 무엇이라도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감정. 그리고 처절한 복수 끝에 하얗게 연소된 인간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렇다면 내

영원히 변치 않는, 반짝일 ‘패왕별희’

2025-04-02T13:39:42Z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 감상문> * 한줄평: 너무 잘 만든 예술작품을 보면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게 되기도 하고 시대가 지날수록 더욱 반짝이는 예술작품이 있다. 둘 다 해당하는 작품이 바로 패왕별희이다. 좋은 책은 여러 번 회독해도 좋다. 좋은 영화도 그렇다. 본 작품을 보고 또 봐도 좋다. 패왕별희가 나에게 그런 영화이다. 대학교 여름방학 때 영화 동

친절해 보일까봐

2025-04-02T13:38:56Z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해. 하지만 죄를 지었으면 속죄를 해야 되는거야. 큰 죄를 지었으면 크게, 작은 죄를 지었으면 작게.” 광주 이모댁을 가면 친척언니와 영화관을 갔다. 내가 사는 곳은 시골이라 영화관에 갈 기회가 많지 않았기에 이모댁을 가면 친척언니가 영화관에 종종 데려갔다. 언니 덕분에 영화가 좋아진 것 같기도 하다. 대학생이었던 친척언니가 보여

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