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까지는 급여 꼭 보내주세요 (下) - 실제 남자와의 문자 내용. 이사 갔을 수도 있는데 본인도 참 겁이 없다.

2025-04-24T02:16:35Z

시간은 흘러 2022년 4월, 3달이 지나도록 남자는 소식이 없었고 금방 보내주겠지 했던 급여 입금 알림도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멍청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가 여전히 남아있던 2022년 다른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던 나는 그동안 모아둔 돈으로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그 마저도 몇 달이 지나자 잔고는 금세 바닥을 치고 있었다. “급여 언제

오늘까지는 급여 꼭 보내주세요(中) - 현장에서 신었던 안전화는 사실 군대에서 가져 나온 전투화를 신었다.

2025-04-19T11:50:23Z

흉통이 지속될 경우 큰 병원에 가보라는 의사 선생님의 조언에 약을 처방받아서 나온 뒤 급히 돌아간 현장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고요했다. 술 한 잔 마시지 않는 어색한 저녁 식사를 끝내고 숙소에 돌아와서 남자는 “안 뒤진다고 이 새끼야.” 하는 10원짜리 조언만 내뱉었고 몸에 열감이 돌아 편히 쉬지 못했다. (누가 보면 의사인 줄 알겠다) 그렇게

오늘까지는 급여 꼭 보내주세요 (上) - 남자에게 보냈더니 욕먹었던 현장에서 발화한 우레탄 사진.

2025-04-08T10:01:08Z

2021년 연말, 친한 친구의 추천으로 국내 유명 아티스트 전국 투어 콘서트에 무대팀으로 참여하게 되었고 상하차와 건설 현장 작업을 병행을 잠시 중단했다. (물론 투어 일정이 없으면 스케줄 신청해서 일했다) 일주일에 5번씩 현장에서 만나던 남자와 나는 끽해야 주에 1번 만나면 많이 만나는 사이가 되었고 참치가 다시 생각날 만큼 시간은 빠르게 흘러

식사를 하셨으면 밥값은 내셔야죠? - 본인이 23살일 때 혼술상. 확실히 나는 비정상이다.

2025-04-09T07:40:35Z

식사 비용을 계산하는 방법은 자리마다 다르겠지만 함께 있는 자리에서 얻어먹거나 더치페이는 조금 불편하고, 보통은 내가 사는 게 편했다. 다음 식사 자리를 만들 수도 있고 자금이 여유로울 때라 그랬을 수도 있지만 아깝지 않았다. 이렇게 보면 나는 밥값에 예민한 사람이 아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아니었다. 우레탄폼 시공 현장이 끝나고 이틀이 지나

돈 많이 버는데 나랑 같이 일할래?(下) - 2021년, 탑차에서 찍었던 사진. 나름 낭만이라 생각했다.

2025-03-17T04:47:50Z

공기 압축기가 1초에 2번씩 몸을 털며 작업이 시작됐다. 우선 우레탄 폼을 천장에 뿌리면 분진이 마구 생기기 시작했는데 미세먼지 농도가 심한 날 바로 앞 건물이 보이지 않는 것의 몇 배로 한 치 앞이 뿌옇게 변한다. 시작한 지 10분, 보호경 시야는 이미 절반 이상 가려진 상태. 살짝 비치는 렌턴 불빛에 의존하며 3층짜리 이동식 작업대를 혼자 끌고

참, 사랑하고 계시나요? - [뻔한 사랑 이야기의 번외] 를 마치며

2025-03-08T00:15:14Z

2024년 연말 출간된 파도시집선 <018 안부> ‘제주에서’ 제목의 시를 싣고 짧은 연재를 준비하며 깊은 겨울을 보냈습니다. 혼자 소중히 간직하던 글을 세상에 꺼내고 2달, 연재를 마치며 돌아본 ‘뻔한 사랑 이야기의 번외’는 일반적인 시의 형태를 띄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떠나간 연인에게 보내고 다가오는 인연에게 선물하는 연서 가족에게 보내는

3월 30일 - 1년이 지난 봄, 마지막 이야기.

2025-03-08T00:15:58Z

어떤 봄은 사진에 담아도 기억에 남지 않는다 작년 봄에는 벚꽃이 많이도 찍혔다 기억나는 것은 겨울 창문 사이로 햇빛이 많이 들어왔다 그래서 벚꽃만 찍어두진 않았다

돈 많이 버는데 나랑 같이 일할래? (中) - 당시 지하 6층 열수조 현장 사진. 지금 봐도 숨이 턱 막힌다.

2025-03-08T11:31:43Z

오전 4시 반, 지하철 첫차를 타고 장소에 도착해 따가운 눈을 비비며 잠시 앉아 있는데 흰색 탑차 하나가 내 앞으로 스윽- 들어오며 창문이 열렸다. 남자였다. “타라, 가자.” 조수석에 타자마자 “현장 힘드니까 가는 동안 좀 자라.” 는 말에 마음 편히 잠들었다가 차 안 가득 채워진 남자의 담배 연기에 숨 쉬기 힘들어져 일어나는 것을 몇 번이고 반복했을

추신 - 사랑에 걸리지 마세요

2025-03-04T06:28:29Z

참, 꽃샘추위에는 사랑이 유행한답니다.

이별에도 여행이 필요합니까 - S# Epilogue

2025-03-05T02:41:56Z

달력에 동그라미를 그렸습니다 아주 중요한 일정입니다 우리가 만나는 일은 사랑보다 길지 않았는데 이별에도 여행이 필요합니까 그렇게 한다면 사랑한 것도 무참히 잊힙니까 홀로 당신을 살아내는 일이 두 번은 고통스럽고 세 번은 외로웠습니다 한 번은 뜻이 궁금해 영원을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돈 많이 버는데 나랑 같이 일할래? (上) - 이건 3000번만 하면 포르쉐 살 수 있다...

2025-03-02T11:14:30Z

[‘나는 옵티머스 프라임이랑 일했다’ 에피소드와 연결되는 내용입니다.] 물류센터에서 오래 일한 사람들은 과거에 본인이 굉장한 부와 명예를 누리던 사람이라고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입을 모아 얘기한다. 내가 대기업 이사였니, 연봉이 두 자릿수 억 단위였다니, 연예인과 연애했다느니 그런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하며 본인들의 황금기라고 표현하는데 ‘황금색

일산(一山) - S#5 서울에서 보내는 편지

2025-03-05T02:43:52Z

떠난 사람은 몇 번이고 일산으로 돌아갔다, 적어두었는데 이 문장을 자주 읽은 사람은 웃을 얘기는 아니지? 어렵다, 어려워 말했습니다. 어느 날은 괴로움 - 써둔 것이 번져서 외로움 - 되었는데 떠날 사람은 잠시 고민하다 그렇네. 밤이 몹시 외롭다, 했고 나는 이 대답이 참 좋아서 잘못 쓴 것은 아니라며 웃었습니다. 누군가 서울

나는 옵티머스 프라임이랑 일했다(下) - - 그러니까, 이걸 4000번 해야 포르쉐를 살 수 있다고?

2025-02-27T11:14:52Z

나는 그날 육군에서 보낸 자객과 (자객 아니다) 비슷한 트레일러 12대에서 아령, 고양이 모래, 거울 등등 각종 짐을 내리고 나서야 퇴근 셔틀 버스에 탈 수 있었다. (트레일러 1대 하차가 끝나면, 담배를 피며 잠시 쉬었다.) 체력이 좋은 20대 초반. 근무 중간에 식사도 했고, 부식도 나왔다. (오후 8시에 저녁 식사, 새벽 4시쯤 인스턴트 빵과 쿨

대보름 - S#4 달집태우기 / 매년 대보름

2025-02-26T13:38:15Z

아이 참 겨울이라 클로버 찾기 힘들다니까 오늘 찾은 행운도 달이 푸른색이라 신호등이 원래 시간대에 바뀌지 않도록 써버렸다고 … 그래, 내가 졌어! 기회가 된다면 달집태우기는 꼭 보러 가 이건 진짜 푸른색이거든 내년에는 조금 일찍 태우기 시작할 거야 괜찮아 조금 뜨거워도 오래 탈 거니까 불쏘시개가 되어 줄게 나도 다 타

겨울 장마 - S#3 금전수가 죽은 날 / 겨울밤

2025-02-24T08:56:38Z

얘 좀 봐, 창문에 붙어서 엄마한테 춥다 얘기도 못하고 살고 싶어서 참새는 왜 코끼리처럼 커다랗지 않은 거야? 그리고 사람은 왜 웃으며 태어나지 않는 거야? 불쾌해 숨쉬기도 힘들고 침도 안 나와 나, 거기 없거든 마음은 이래 장독에 기어들어간 문장이 입술이 맛있게 익으면 반으로 길게 찢어서 한 쪽은 그리웠다 말하고 남은 쪽은 사랑한다

나는 옵티머스 프라임이랑 일했다(上) - - 때는 내 나이 스물셋. 상하차 3개월 만근 일기.

2025-02-23T12:03:46Z

[설명한 복장으로 오후 4시까지 OO역 X번 출구 OO마트 앞에서 출근 셔틀 버스 타시면 됩니다. 소속은 OO Hub 입니다.^^] 지하철로 집에서 10분 거리의 정거장이다. 막상 출발하니 들었던 오만 생각. ‘들었던 이야기처럼 많이 힘들까?’ ‘혹시 크게 다치면 어떡하지?’ (상하차 업무 강도를 말하자면 매우 높은 편이다. (업체마다 상이)) 에이,

아까는 눈물도 많이 마셨습니다 - S#2 혼자 남아 먼지만 쌓인 집 / 늦은 밤

2025-02-23T14:06:33Z

이제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당신이 많이 쌓였습니다 마음이 가난해서 숨을 구석 없어도 한때는 우리가 정말로 안았습니다 당신을 많이 마셔 가슴이 답답하고 사랑한다는 말은 목구멍까지 차올라 아까는 눈물도 많이 마셨습니다

상경해서 행복했다. 정확하게, 20일은. - 사진) 실제 초기 우리집이다. 바닥에서 물티슈를 베고 4일을 살았다.

2025-02-20T06:56:38Z

[이 이야기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한창이던 2021년도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군 생활을 하며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집에 갈 수 있을까?' 였다. 이럴 때 선임들(전역자)에게 지겹도록 들은 이야기가 있다. ‘국방부 시계는 흐른다~’ 믿지 않았지만 어찌저찌 시간은 흘러 나의 전역일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진짜 흐르네) 내가 바라본 선임들과

내 반이 사라져야 네 반이 찬대 - S#1 다시 혼자 남은 집 / 낮달이 보이는 시간

2025-02-19T12:50:17Z

너는 잠들었구나 커피를 한잔 마시겠냐는 말은 나를 깨우지 못했어 사실은 낮달을 보던 중이었는데 뚜 -. 이거 봐, 너도 나 보고 싶잖아 낮달의 의미를 알고 있어? 내 반이 사라지면 그제야 네 반이 찬대 막대사탕처럼 내 등을 반이나 씹어야 네가 달콤하게 차오른대 본인 얘기는 기가 막히게 알아차리는 능력이 있어 혼잣말을 하며 우는 시

미분음(微分音) - S# 空, 모두 사라졌다.

2025-02-17T07:04:21Z

많이 춥다고 네 손이라도 잡으려는 건 아냐 그냥 조금 피곤한기봐 중심을 잃을 뻔했어 오늘 꿈도 세 개는 꿨단 말이야 포도, 눈, 호수 5개 그리고 3자 길이 짧은 키스 나는 두꺼비로 변해버렸고 청소할 것만 남은 녹아내리는 밤들 오밤중 서로의 주파수가 되어 이야기는 노래로 들렸잖아 어제를 주워 담아 오늘은 널 한 움큼 더 생각했는데

서예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