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살림은 못해도 마음 살림은 잘해요

2025-04-22T12:32:27Z

벌써 결혼한 지 1년 6개월이 되었다. 결혼 후 처음 해본 집안일은 글쎄, 아직도 서툰 것 투성이다. 빨래는 세탁기가, 청소는 청소기가, 밥은 밥솥이, 설거지는 식기세척기가 한다고 하지만 결국엔 모두 사람의 손을 거쳐야만 하는 일이다. 가장 문제는 요리다. 요리의 '요'자도 몰랐던 상태에서 이제는 '요'자의 'ㅇ'정도는 따라 할 만하다 싶다. 요즘은 워낙

8화 휴재 안내

2025-04-15T14:26:36Z

안녕하세요. 거침없이 아름답게, 조이풀입니다. 오늘 8화가 발행되는 날인데, 제가 코로나와 맹장염이 동시에 찾아와 어제 저녁 때 맹장 수술을 받았어요. 통증 때문에 도저히 집중해서 글을 쓸 수가 없어서 짧은 휴재 공고만 남깁니다. 다음주에는 꼭 따뜻한 글, 맛있는 글 갖고 올게요. 건강한 한 주 보내세요!

가끔씩 꺼내 먹어요, 문장 반찬

2025-04-12T12:41:10Z

기쁨, 슬픔, 불안, 힘듦, 환희, 감동, 감탄, 분노, 우울, 놀라움, 외로움, 흥분, 무서움, 황홀, 실망, 설렘, 행복. 이 모든 감정들은 하루에도 여러 번 표정과 말, 몸짓을 통해 존재를 드러냈다가 사라졌다가 반복한다. 감정이 널뛰는 날이면 나의 인스타그램 속 문장을 들여다보곤 한다. 사진과 함께 남겼던 문장들에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하고 뭉클함이 차

봄이 왔수다

2025-04-01T10:30:22Z

"아, 날씨 너무 좋다. 봄이다 봄." "벚꽃 폈다. 오늘 반차 내자." "이대로 못 있어. 놀러 가자." 추운 겨울이 지나고 휘파람이 절로 나오는 봄이 올 때면 사람들은 저마다 설렘을 느낀다. 따뜻하고 기분 좋은 공기가 코 끝에 닿고, 예쁜 벚꽃이 피고, 꽃이 만개한 거리에서 사진을 찍고, 일 년 동안 꺼내 먹고 살 추억을 가득 만든다. 연분홍색 볼터치

닮은 그림 찾기

2025-03-26T12:41:48Z

인생을 사는 게 늘 행복하지만은 않다. 지칠 때도 있고, 힘들 때도 있고 혹은 심심하거나 지루할 때도 있다. 부정적인 감정에 압도당할 것 같을 때 나는 나만의 게임을 시작한다. 닮은 그림 찾기다. 내 주변에 나와 닮거나 비슷한 존재를 찾아보는 것이다. 어렸을 때 한 번쯤은 해봤던 '틀린 그림 찾기'가 기억나는가? 두 그림을 비교해서 다른 부분을 찾아내는

거침없이 아름답게

2025-04-21T11:46:28Z

"거침없이 아름답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문장이다. 책을 읽고, 전시회를 다니고, 관련된 직업을 가지면서 좋은 문장과 위트 있는 문장을 수도 없이 접했지만 이 문장만큼 임팩트 있고, 마음에 '쿵'한 떨림을 준 문장은 없었다. 얼마나 좋았는지 나의 카지노 게임 프로필과 인스타그램 프로필에 좌우명처럼 적어놓기까지 했다. 거침없이. 일이나 행동 따위가 중간에

꿈속에 할아버지가 나오는 날

2025-03-16T01:52:08Z

우리 할아버지는 아주 멋쟁이셨다. 1920년대에 태어나셨지만 180cm에 가까운 큰 키에 포스까지 대단하신 분이었다. 포마드를 바른 것 같은 정갈한 헤어스타일과 안경 그리고 뿌리시던 향수. 그렇게 할아버지는 하늘나라로 가시기 전까지 스타일리시한 분이셨다. 나는 태어나서 4년 동안 할아버지, 할머니랑 함께 살았다. 함께 있던 시간이 많아서 그런지 나는 유독

꾸준히는 너무 어려워

2025-03-12T13:42:55Z

'꾸준하다' 한결같이 부지런하고 끈기가 있는 태도. 엄마의 등짝스매싱을 맞으며 '꾸중'은 들어봤어도 '꾸준'은 나와는 거리가 먼 단어였다.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한 것이 없었다. 무엇이든 금방 질렸다. 여자의 마음은 갈대? 내가 바로 갈대 중에 갈대였다. 가고 싶은 곳,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모두 매번 바뀌었다. 결정도 빠르고 포기도 빠르다 보니

늘 머뭇거리는 당신에게

2025-03-09T17:51:21Z

삶을 살다 보면 순간순간 특별한 생각과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나도 번뜩이는 글감과 문장,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 등이 다양하게 떠오른다. 특히 머리를 감을 때, 샤워를 할 때, 자려고 누웠을 때 이러한 생각이 머릿속을 빙글빙글 돌곤 한다. 오늘도 수많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저 멀리 달려간다. 달려 나간 생각은 나를 시험에 빠뜨린다. 이것이

결혼한 지 500일을 맞아 쓰는 글 - 신혼 에세이

2025-02-26T13:29:41Z

누군가 그랬다. 진짜 인연은 보이지 않는 붉은 실로 이어져 있다고.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나랑 500일 동안 함께 살고 있는 그와 나는 얼마나 굵고 붉은 실로 연결되어 있는 것일까. 2019년 7월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안녕하세요. 새로 입사한 PD님이시죠? 저는..."이라며 내가 그에게 명함을 건넸던 순간 붉은 실이 꿈틀 됐던 것일까. 당당한

시티팝을 들으며 굿바이 후쿠오카

2025-03-15T09:04:45Z

3박 4일의 '맛 따라 멋 따라' 후쿠오카 여행이 끝나는 날. 이 날도 역시나 날씨가 좋았다. 떠나기 아쉬울 정도였다. 새로운 곳을 가기에는 시간의 제약이 있었기에 우리는 이곳의 향기를 맡으며 곳곳을 산책하기로 했다. 호텔 체크아웃 후 짐은 호텔에 맡기고, 길을 나섰다. 덥지만 마냥 걸었다. 강변을 걷기도 하고, 시장을 가보기도 했다. 무언가를 특별하게 하

후쿠오카 푸딩 맛집은 여기 FUK COFFEE

2025-02-03T19:50:05Z

후쿠오카 편의점 세 곳을 돌아다니며 종류별로 사 먹고도 계속 먹고 싶은 것이 있었다. 탱글탱글한 모양새지만 한입 물면 목구멍으로 부드럽게 유영하듯 넘어가는 푸딩이다. 후쿠오카에 아이스크림 푸딩으로 유명한 카페가 있다고 해서 찾아가 봤다. 구시다진자마에역 근처에 있는 FUK COFFEE다. 일명 훅 커피. 워낙 후쿠오카 하카타 지역에서 인기가 많은 카페라

나만 먹기 아까워! 후쿠오카 맛집 대공개

2025-02-02T00:22:03Z

맛집의 기준은 무엇일까? 단순하게 생각해 보자면 웨이팅 즉 대기 인원이 아닐까? 지나가다가 대기줄이 긴 식당을 보면 '저긴 얼마나 맛있길래...?'라는 생각 먼저 든다. 대기줄 자체로 마케팅이 되는 셈이다. 언제나 맛있는 건 참을 수 없지. 나만 알고 싶지만 맛있는 건 나누고 알려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 후쿠오카의 다양한 맛집 중 최고를 골라 소개하려고 한

후쿠오카 현지인만 아는 야키니쿠 먹고오카

2025-01-29T11:37:43Z

마치 먹으러 여행 온 듯한 우리가 또 하나 기대하는 것이 있었다.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야키니쿠다. 후쿠오카에 유명한 야키니쿠집이 많은데, 우리도 그중 한 곳에 가기로 했다. 야쿠인역과 야쿠인오도리역 사이에 있는 니쿠이치 야쿠인이다. 워낙 한국인 관광객들한테 인기가 많고 대기가 길다는 얘기를 듣고 부랴부랴 갔다. 하지만 이미 만석이었고, 대기도 훨씬 긴 상

후쿠오카 쇼핑은 텐진 다이묘 거리

2025-01-27T15:40:43Z

후쿠오카의 번화가를 뽑자면 바로 여기다. 텐진 다이묘 거리. 후쿠오카 여행객들이 텐진을 가는 이유는 대부분 쇼핑이다. 텐진역 근처에는 여러 백화점들과 스트릿 브랜드샵이 즐비한 다이묘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압구정 로데오, 가로수길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평소 사야 할 물건만 딱 사고 빠르게 쇼핑을 끝내는 나, 오래 걷는 게 싫어서 쇼핑

후쿠오카 모모치 해변 보고오카

2025-02-03T06:40:43Z

あ-私の恋は 아아- 내 사랑은南の風に乗って走るわ 남풍을 타고 달리고 있어요あ-青い風 아아- 푸른 바람을切って走れあの島へ 가르며 달려 저 섬을 향해 후쿠오카 모모치 해변을 오기 전 주야장천 들었던 노래가 있다. 일본의 유명 시티팝인 마츠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다. 일본 버블 경제 시절의 대명사이자 최고의 아이돌로 불리던 그녀의 곡을 뉴진스 하니가 부른 후

캐널시티 하카타 분수쇼 그리고 산리오

2025-01-24T00:06:47Z

후쿠오카 여행 첫날에 이어 다시 찾아온 캐널시티 하카타. 잠도 푹 잤고, 신발도 편하고 본격적으로 구경과 쇼핑을 시작했다. 여행 기간 동안 4~5번 정도 들린 것 같은데, 저녁 시간에는 현지인, 관광객 할 것 없이 사람들이 많았다. 익숙한 이 분위기가 뭐랄까.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에 온 기분이랄까. 낯설지 않았다. 캐널시티 건물 가운데에는 음악에 맞춰 움직

라멘의 성지 하카타, 이치란라멘 본점

2025-01-22T15:38:57Z

일본의 3대 라멘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는가? 후쿠오카 하카타 라멘, 삿포로 라멘, 키타카타 라멘이 일본을 대표하는 라멘이다. 후쿠오카에 왔으니 당연히 라멘을 먹기로 했다. 하카타 라멘의 특징은 돈코츠 국물과 가느다란 면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본 라멘을 자주 먹어봤지만 원조는 다르겠지. 국물의 진한 맛이 기대됐다. 우리의 목적지는 이치란라멘 본점. 나카스

후쿠오카 3대 편의점 싹 쓸어오카

2025-01-21T00:36:21Z

자고로 여행은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을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다이어트를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합리적인 이유가 되는 것이다. 나 역시 365일 살 빼야지 생각하는 다이어터지만 결국 주둥이 다이어터로 끝나는 의지박약인 사람이다. 이런 나에게 여행은 살이 찔 수 있는 위기다. 후쿠오카에서도 그 위기는 어김없이 찾아왔다. 일본은 편의점 음식이 음식점 뺨칠

걷다가 여름을 주웠다, 오호리 공원

2025-01-16T21:50:24Z

여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뭐가 있을까? 초록과 파랑, 잎이 빽빽이 달린 나무, 뜨거운 햇살, 도로에 이글거리는 아지랑이, 노란 해바라기 그리고 시원한 물속에 풍덩 빠지고 싶은 마음. 내가 생각하는 여름의 모습이 그대로 그려진 곳에 다녀왔다. 그곳은 바로 후쿠오카 오호리 공원. 하카타역에서 전철을 타면 금방 닿을 수 있는 오호리 공원(Oho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