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토크] 진심을 이야기할 때는 가장 작은 목소리로 - 10월 6일 일요일 오후4시 북토크로 초대합니다.

2024-10-15T02:29:31Z

하루가 다르게 짙어지는 여름밤 냄새를 맡으며 불현듯 아름다운 표지 뒤에 숨겨진 땀내, 눈물 콧물 짙게 밴 이야기를 꺼내고 싶었어요. 부지런함과 성실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복잡하고 오묘한 쓰는 삶, 아무리 써도 바닥나지 않고 매일 더 선명해지는 삶, 가만히 덮인 책처럼 누군가의 선택을 기다리며 놓여 있는 삶…. 아무도 모르게 곪다 터지고 환기하는 삶이야말로,

I의 말, 1,903페이지를 썼지만 무명에 가까워요. - 작업일지 &카지노 게임;진심을 이야기할 때는 가장 작은 목소리로> 초대장

2024-08-24T22:33:50Z

2015년 가을부터 2024년 여름까지 열한 권의 책을 펴내며 1,903 페이지를 썼어요. 국어사전보다 더 많은 페이지를 채웠지만 저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많은 문장이 필요합니다. 9년이라는 시간 동안한눈팔지 않고 성실히 써왔지만 여전히 유명보다는 무명에 가까운 삶을 사는 중이에요. 어쩌면 그것이 제가 매일 쓰는 일을 놓을 수 없는 이유일지 모릅니다.

서른 둘, 열 번째 책이 출간된다는 것 - &카지노 게임;낮달의 시간>이 출간되었어요.

2024-07-19T06:40:29Z

스물셋, 대학에서 국문학을 공부하던 때 첫 책 <지금, 여기를 놓친 채 그때, 거기를 말한들>을 출간했어요. 작가라는 이름이 멀게만 느껴지던 그 시절에 처음 책을 내놓을 수 있던 건 온라인 플랫폼에 꾸준히 썼던 글 덕분이었습니다. 아무도 모르는 공간에 아무도 모르게 가랑비메이커라는 필명을 두고 써내렸던 글들을, 책으로 만나게 해 달라는 익명의 독자들에게 기

어쩌면 우리는 모두 희미한 시간에 &카지노 게임;낮달의 시간> - 아홉 번째 신간 소식을 전합니다.

2024-05-24T00:24:17Z

까만 모니터에 비친 야윈 얼굴 위로 하얀 낮달이 어른거린다. 아직은 기다려야 할 때다. 환한 빛을 발할 때까지, 조금 더 차오를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이 나만은 아니다. 설익은 문장들, 흩날리는 종이들. 나는 지금 희미한 시간을 견디는 중이다. 충실히, 고요히. 하루에 아홉 시간 이상 제 자리에 앉아서 글을 씁니다. 작가라는 직업은 무엇인지를 까마득히

I의 말, “마이너 꼴지가 될 줄 모르고 시작했는데요” - 박완서 에세이 &카지노 게임;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오마주 에세이

2024-02-25T05:06:13Z

언젠가 그런 글을 쓴 적이 있다. '왜였을까. 난 늘 그랬다. 어떤 서사를 만나든 주인공보단 주인공 친구의 절절한 짝사랑을 응원했다. 잘 보지도 않는 드라마에 간만에 꽂혔다 하면 언제나 저조한 시청률의 것이었고 한 달에 몇 번이고 극장을 찾는 내게 경적을 울리던 것은 언제나 아무도 모르게 오르고 내리던 영화였다. (중략) 그래, 이 애정의 출발은 묘한 동

[안내] 온라인 에세이 특강 &카지노 게임;마침내 시작하는 에세이> - 이번주 목요일 저녁에 만나요.

2024-01-23T08:20:35Z

1/25 (목) 온라인 특강! 10권의 에세이를 출간한 에세이 작가이자 1,000여 명의 수강생을 현장에서 만난 강사 가랑비메이커가 에세이를 쓰기 위한 A to Z의 노하우를 나누는 특강 <오늘은 에세이를 쓰겠습니다> 를 진행합니다. 온라인 특강 일시 - 2024.01.25(목) 저녁 8시 - 9시반 강의 내용 - 에세이라는 문학의 이해와 특성

(오늘 마감) 매일 함께 쓰는 에세이 - 새해 한 달간 함께 쓰는 에세이, 15편의 글감

2024-01-07T07:48:55Z

온라인 에세이 <하루 예술> 모집 (01/07 18시 오늘 마감!) 매일 밀도 있는 글감이 도착하는 온라인 에세이 모임 <마음 산책, 한문단 에세이> 모집이 시작되었습니다. 시작일 | 1/8 (월) 채 널 | 카카오톡 기 간 | 1/8 - 1/26 (금) 정 원 | 최대 20명 매일 1편 매주 5편의 글감이 도착합니다. 주말, 가

T의 말, "고통은 사라지지 않아요, 함께 가는 거죠. - 통증이 없이는 살 수 없다는 그 말.

2024-03-30T23:26:14Z

깨어 있는 시간 중에 이동 시간을 제외하면 의자 등받이에 몸을 맡긴 채 두 손을 키보드 위에 올려두고 생활하다 보니 몸이 조금씩 고장 나기 시작했다. 뒷골이 자주 땅땅해지더니 이따금 허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아침에 스스로 몸을 일으킬 수 없을 수만큼 목과 어깨에 통증이 느껴졌다. 손이 없는 물고기처럼 몸을 이리저리 뒤척거리고 나서야 겨우

K의 말, "당신의 치열함이 제게 힘을 전해줘요." - 오래된 나의 독자 K로부터, 도착한 어느 겨울의 편지.

2023-11-18T02:13:44Z

‘작가님을 봐온 지 어느새 3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났네요. 그 시간 중에 아마 올해가 가장 바쁘셨지 않았을까 싶어요. 출판사 대표로서 작가로서 열심히 달려오시느라 이 1년이 어찌 갔는지도 모르셨을 것 같네요. … 앞으로 제 삶의 시간들도 작가님의 글과 함께 해 간다면 잘 견뎌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님의 치열한 하루하루가 이렇게 한

S의 말 "이제 우리는 전우야, 함께 전쟁터로 향하는" - 혼자만의 전투를 벗어나는 순간

2023-10-30T09:51:35Z

혼자가 늘 익숙했다. 혼자서 걷는 산책, 혼자서 해치우듯 해결하는 끼니, 혼자서 보는 영화, 그리고 혼자서 하는 나의 일. 혼잣말을 뱉듯 시작되는 글쓰기를 외롭다고 느껴본 적은 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게 찬란한 계절을 마주할 때면, 의자가 푹 꺼지도록 몇 줄의 문장과 씨름하는 내가 가여워질 때가 있다. 그럴 때면, C.S루이스, 메리 올

R의 말 "글을 쓰면서 어쩜 그렇게 말할 수 있어?" - 쓰는 일의 책임과 위선에 대하여

2023-10-30T09:51:35Z

듣는 말에 민감할수록 뱉는 말에도 민감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입은 하나라서 서둘러 뱉기에 급급하고 귀는 두 개라서 더 크게 듣고 반응하게 된다고 변명을 하고 싶은데, 이럴 때면 내가 가진 쓰는 직업이 마음에 걸린다. 글을 쓰며 사는 일이 나만의 소망이 아닌 공공연한 직업이 되었을 때 주변에서는 인지부조화가 일어났다. 어릴 적에 함께 뛰놀며 이따금 험한

E의 말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읽고 또 읽었어요.” - 부산에서 독자 E의 말

2023-11-07T14:20:35Z

우리에게 필요한 건 구름을 걷어낼 초인적인 능력이 아니다. 그저 가끔 찾아오는 구름의 시간을 함께 견뎌줄 사람 신간 3종의 데이터를 검수하고 강의 자료를 준비하며 19일간 자정께 집에 집에 닿았다. 회계 정리와 업무 메일 발송, 번거로운 잡무를 정리하며 허둥대다 보면 반나절이 허무하게 끝나버리는 하루하루를 보냈다. 구멍가게도 나름의 원리와 나름의 고충이 있

H의 말, "넌 겨울처럼 차가워." - 이십 대 초반, 우연히 만난 p로부터 들은 질타

2023-11-06T13:52:55Z

커다란 눈, 상대적으로 작은 동공, 뾰족한 턱과 살짝 올라간 입꼬리 탓에 종종 오해를 받았다. 긴장하는 탓에 웃음기가 사라지는 새 학기와 면접 자리에서는 더욱 그랬다. 겪어보기도 전에 평가하는 세상에서 차가운 인상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저지르지도 않은 실수를 수습하는 것 같다. 어색하게 웃는 얼굴, 송구스럽다는 듯이 엉거주춤한 자세로 있는 이제는 익숙한대도

P의 말, "해석하지 말고 그대로 믿어." - 나의 첫 동료, P의 당부의 말

2023-10-30T09:51:34Z

어릴 적부터 시를 좋아했기 때문일까. 이따금 상대의 언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다. 대체로 타인에게 무심한 편이고 사소한 이야기에 크게 마음을 두지 않는 무던한 성격이지만, 마음이 가는 사람 앞에서 전혀 다른 모습이 된다. 그의 언어를, 그의 제스처를 나노 단위로 해체하고 분석해 알고 싶어지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 나눈 말들

S의 말, "너한테는 아무 계산도 하지 않았어." - 무명의 작가를 여전히 응원하는 S의 말

2023-10-30T09:51:34Z

여전히 무명에 가까운 나지만, 한 줌의 빛도 보지 못해 깜깜하던 초보 작가 시절에 내게 ‘작가님’이라는 호칭을 가장 많이 불러준 게 S가 아니었을까. S는 그 시절 나의 어깨가 으쓱하게 해주던, (내 입으로 말하기는 부끄럽지만) 나의 빅팬이었다. (S가 아니라고 하면 어쩌지.) 8년 전 독립출판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덜컥 첫 책 <지금, 여기를 놓친 채 그

금요일 온라인 특강 &카지노 게임;오늘은 에세이를 쓰겠습니다> - 8/18 금요일 저녁, 내 자리에서 시작하는 에세이

2023-09-02T08:42:43Z

프로모션 온라인 특강 <오늘은 에세이를 쓰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문장과장면들의 가랑비메이커입니다. 다가오는 8/18 금요일 늦은 8시 원데이 온라인 특강 <오늘은 에세이를 쓰겠습니다!>를 진행합니다. 온라인 특강은 드물게 진행하지만 그때마다 정말 많은 분들이 만족해주셨는데요. 이번 특강은 9월 출간 예정인 저의 첫 에세이 실용서 <오늘은 에세이를

프롤로그, 쓸 수 없어서 도망친 곳에서 시작된다.

2023-10-30T09:51:34Z

매일 글을 쓰고 계절마다 책을 펴내며 살다 보니 때때로 활자 밖으로 도망치고 싶었다. 그리하여 납작해진 엉덩이를 일으켰다. 책장을 등지고 문밖을 나섰다. 몇 줄의 문장을 줍겠다고 미뤄둔 얼굴들을 야금야금 아껴 먹듯 만났다. 늘 같은 표정으로 나를 맞아주는 H와 함께 눅눅한 여름밤을 드라이브하며 사랑이라는 진부한 물음에 촘촘한 해석을 나눴고, LP

미소와 위스키 - 탕진의 계절, 가을

2024-02-23T06:19:49Z

가을에는 유독 마음이 분주하다. 책을 읽고 쓰기 좋은 계절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착실하게 책을 펼치고 부지런히 글을 써나가기에도 짧은 이 계절은 아이러니하게도 내게 글이 아닌 다른 걸 쓰고 싶게 한다. 무엇 하나 헛투루 쓰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언제나 아끼고 숨기고 참는 게 익숙한 나를 기어코 헤프게 만드는 계절이다. 노랗게 익어가는 거리에서 예정에 없던

시인이 되고 싶었다 - 좁고 깊은 한 줄의 시를 닮은 삶

2024-02-23T06:19:49Z

고등학생 시절 나는 작가라는 넓은 바다, 그 가운데 시인이라는 좁고 깊은 강물이 되고 싶었다. 주의 깊게 바라보지 않으면 멈춰있는 것만 같지만 멈추는 법 없이 제 속도로 나아가는 가장 낮고 고요한 흐름이 되고 싶었다. 여전히 유효한 그 바람은 고등학생 시절에 들었던 강연에서 시작되었다. 아마도 문학인과의 만남이라는 행사였을 거다. 매년 한 명의 시인이 초청

우리는 이렇게 만난다 - 함께 뜨겁게 여물었던 계절

2024-02-23T06:19:49Z

오늘로써 이틀에 한 번 한 달에 열두 번의 글감과 에세이를 나누는 &카지노 게임;일상이 문학이 될 때>의 시즌 1막을 내렸다. 5월의 시작부터 7월의 마지막까지 꼬박 3개월 간 서른네 명의 멤버와 서른여섯 개의 글감을 나누며 자그마치 이백칠십여 편의 글을 읽었다. 내가 구십 번의 피드백 메일을 보냈다는 뜻이기도 하다. 창밖의 계절이 뜨겁게 여물어가는 동안 내 삶은 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