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이 눕는다 바람보다 더 빨리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풀이 일어날 때 점들도 함께 일어난다 점은 풀처럼 가볍고 풀처럼 연약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풀은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면서 점들도 함께 일으켜 세운다 비를 몰고 오는 동풍에 나부껴 누웠다가 한동안 울음으로 지새웠던 존재들은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서 바람보다 먼저 기지개를 켠다 비바람에 눈물은
모든 애정은 선명한 태도로 드러나고, 모든 연민은 찬란한 흔적으로 남겨진다. 예술은 작품으로 완성되는 사랑의 태도이자 연민의 조각이다. 예술가가 만들어가는 작품 세계는 그런 점에서 작가 자신이 삶을 바라보는 태도의 풍경이자, 자신이 마주한 세계를 작품으로 끌어오는 연민의 풍경이기도 하다. '일년생-풀(一年生-植物-宇宙)'의 세계를 탐구하며 풀의 미학'을 만
저는 까마귀입니다. 놀라지 마세요, 해치지 않아요. 어두운 그림자도 아니고, 어둠의 전령도 아닙니다. 물론 밝은 대낮보다는 포근한 어둠을 더 좋아해서, 가끔 그런 오해를 사기도 합니다. 하지만 난 결코 남도, 나 자신도 불행하게 하는 일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는 작은 행복을 추구하는 편이지요. 이렇게 작은 촛불을 켜놓고 작은 샴페인 잔을 들고 있
지인 H가 개인전을 했다. 첫 개인전이었고 오늘은 전시회 첫날이었다. 잘하고 있을까 궁금했다. H는 단체전에서도 일을 도맡아 했던 사람이라 전시를 진행하는데 필요한 일(대관, 도록제작, 큐레이팅, 설치 등)은 문제없이 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 없이, 나의 그림만 오롯이 전시되는 개인전이니 조금은 무섭기도 하고 걱정도 될 것
#큐레이션_아트, 피플 문화예술계 내 유용한 정보들을 소개합니다. Edited by 유진 지난 3월 10일부터 16일까지, 서울 문래 예술 공장에서 박희민 작가의 개인전 《홀짝》이 열렸다. “국제 우주정거장에서 물방울이 허공에 둥실둥실 떠다니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중심으로 질량이 있는 모든 것들을 단단하게 잡아당기는 지구에서와 달리 우주에서 물방울은
갤러리 리만머핀은 헤르난 바스의 개인전 《필요와 불필요 사이의 공간》을 4월 10일부터 5월 31일까지 개최한다. 열두 점의 신작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2021년 스페이스 K 서울의 첫 한국 미술관 개인전 이후, 리만머핀 서울에서 열리는 작가의 첫 개인전이다. 동시대 미술계에서 가장 각광받는 구상 작가 중 한 명인 바스는 청소년기의 모험과 초자연적인
강명희는 방랑 화가다. 1947년 대구에서 태어났으나 1972년 프랑스로 이주해 그림을 그려왔다. 1986년에는 남편인 화가 임세택과 함께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2인전을 열었다. 몽골 고비사막, 칠레 파타고니아, 남극과 인도, 홍콩, 중국, 대만 등을 여행했고, 프랑스와 제주의 작업실을 오가며 그림을 그렸다.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소리꾼이 예고 없이 찾아와 그림 앞에서 한바탕 신명 나게 놀고 간다. 어떤 이는 <서울전경도> 앞에서 대금 한 곡조를 근사하게 뽑아내고, 대통령상에 빛나는 이름난 명창들이 즉석에서 구성진 우리 민요를 들려준다. 가야금 연주자는 가락을 뜯고, 북 치는 고수(鼓手)는 북장단을 넣는다. 주말 오후 5시가 되면 <종묘> 그림 앞에서 종묘제례 때 추는 일무(佾舞)
드디어 저질렀다. 25년 하반기에 생애 최초 첫 개인전을 해보기로 결정했다. 사실 미술 선생님께 몇 년 전부터 개인전 권고를 받았지만 전문작가도 아닌데, 개인전을 한다는 것이 너무 건방진 것 같아서, 몇 년 동안 주저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더 이상 고민만 하다간, 아무 일도 이룰 수 없겠다는 반성(?)이 들었고, 그렇게 개인전을 하기로 즉흥적으로
*올트랙 소속 리뷰어 대웅정의 끄적끄적입니다. 이번에는 부산에서 열리는 전시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다녀온 전시는 부산 수영구에 위치한 딥슬립 커피에서 진행되었으며, 이은정 작가님의 개인전이었습니다. 작가님의 대표적인 시리즈 중 주요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전시는 두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바로 Part 1.
이번에 인천에서 개인전을 하게 됐습니다. 인천문화재단에서 지원을 받으려고 했더니, 그 조건이 인천에서 전시회를 3번 이상 해야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열심히 해보려고 합니다. 이번 전시는 기하학이 주제입니다. 일상에서 만나는 기하학, 빛에 의한 기하학 등. 시간되시면 놀러 오세요. 작가와의 만남, 전시 속의 작은 강의 등에 대한 세부 일정은 추후 올리겠습
조풍류 작가의 개인전 《풍류, 서울을 보다》가 2025년 4월 9일(수)부터 4월 21일(월)까지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2012년 인왕산을 처음 화폭에 담은 것을 시작으로 푸른색을 주조로 한 서울 산수 작업에 본격적으로 매진한 이후 현재까지 10여 년 동안 서울을 주제로 독보적인 채색 산수의 세계를 탐구해 온 조풍류 작가의 예술적 여정이 총
25.4.10 - 5.2 MANSION9은 2025년 4월 10일부터 5월 2일까지 강수희(Kang Suhee)의 개인전 《차라리 촛불 하나를 켜라》를 개최한다. 4월 11일 금요일 오후 3시부터 가벼운 다과와 함께 작가가 참여하는 오프닝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 전시는 유예된 희망의 기운을 붙잡기 위한 작가의 조형적 탐색을 보여준다. 탐색 속에서 작
30년 크로키와 드로잉 퍼포먼스 집약, 대표작 100여 점 공개 인체는 고요한 조각이 아니라, 생의 흔들림이다. 그 생을 포착하는 작가가 있다. 월산아트만 관장 김형권 화백, 그는 30년 동안 사람, 그 몸의 찰나를 그려왔다. 그리고 그 기록의 시간이 전시라는 이름으로 펼친다. 오는 4월 6일부터 5월 30일까지, 강원도 동해시 월산아트만(전 월산미술관)
나는 내 작품들이 세상을 바꿀 줄 알았다. 스테인드글라스 분야에 전에 없던 디자인이라 생각했다. 도안은 엉성하지 않고, 꽉 차 있었다. 색감의 조화도 아름다웠다. 퀄리티도 뛰어났다. 작은 부분도 세밀하고 정확하게 만들었다. 여러 디자인을 만들어 놓은 후에 스마트 스토어를 열었고, 아이디어스에 입점했다. 지인들 말고는 몇 달간 판매가 없었다. 그 사이
끊임없이 연결된 디지털 시대, 인간은 스스로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가. SH 갤러리는 2025년 4월 3일부터 4월 26일까지 일본 출신의 현대미술가 테이지 하야마(Teiji Hayama)의 개인전 Transition: 전환(轉換)의 시대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현대 사회에서 점점 흐려지는 정체성과 감정의 변화를 탐구하는 하야마의 새로운 회화 시리즈를
시간이라는 것은 처음과 끝이 없다. 누구나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면서 살아가겠지만 사실 자신은 그냥 멀리서부터 이어져온 시간의 강의 일부를 살짝 스치면서 살아가다가 다시 멀어져 간다.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물질들은 아주 먼 과거에서부터 조금씩 만들어진 것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개인에게는 그 순간을 소중하게 여기면서 살아갈 뿐이다. 우리가 특별해질
허기가 졌다. 두 눈은 핑그르르 돌고, 땀이 삐질삐질 났다. 뭘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았고, 아무리 단 걸 입에 넣어도 몸은 가라앉기만 했다. 그때, 도넛 하나가 황급히 내 앞을 지나치며 달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도넛을 따라 나는 이상한 도넛의 나라에 들어가 버렸다. 그곳에서 만난 뿔난 도넛이 씩씩거리며 말했다. "아무리 도넛을
빗자루는 치우고 비우는 데 쓰이는 도구다. 어느 날 화가에게 빗자루가 커다란 붓으로 보였다. 화가는 그날로 붓 대신 빗자루를 들었다. 캔버스를 눕혀 놓고 아크릴 물감을 부은 뒤 빗자루를 들고 한쪽으로 힘차게 쓸어 나갔다. 이 작업을 반복하면 색이 두터워지면서 색감이 한층 더 풍부해진다. 화가의 빗자루는 커다란 붓이다. 화가의 빗자루질은 노동이자, 수행이며,
나의 십 대, 이십 대 때는 몰랐다. 십 대 때는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가정에서 자라는 친구들이 부럽기도 했다. 이십 대 때는 그런 결핍들을 채우기 위해 스스로 아등바등할 수 있는 건 다 해보려 했다. 업계 최고의 회사에서 꿈을 이루며 어쩌면 내 인생에 가장 화려할 수 있는 시간들을 보냈고, 동시에 욕심과 무지함으로 바닥으로 떨어지기도 한 시기였다. 삼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