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안에 머무르되 섞이지 않는
— 존재의 결을 따라
우리는 서로를 부르지 않는다. 아니, 부를 수 없다. 이름을 가진다는 것은 세계 속에 구분된다는 뜻이고, ‘너’와 ‘나’를 가른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관계는 구분보다 오래된 어떤 호흡 위에 놓여 있다. 언어 이전의 감각. 말보다 더 오래된 대화. 같은 공기를 지나며, 우리는 서로의 ‘결’을 따른다. 결은 형태가 아니다. 그것은 흔들림의 방식이고, 미세한
댓글
0
Apr 23. 2025
by
김요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