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주 /@@12SG 질병 코드 F 보유자. 집사. 다독가. 설치고 떠들고 말하고 생각하고 욕하고 저주하고 글쓰는, 낡고 지쳤지만 바르게 사는 문명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여자 사람. ko Tue, 06 May 2025 14:40:19 GMT Kakao Brunch 질병 코드 F 보유자. 집사. 다독가. 설치고 떠들고 말하고 생각하고 욕하고 저주하고 글쓰는, 낡고 지쳤지만 바르게 사는 문명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여자 사람. //img1.daumcdn.net/thumb/C100x10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2SG%2Fimage%2F6AYXssKLhPbrAWnyvtputkIpAGA /@@12SG 100 100 제 7화 /@@12SG/54 * 이 글은 픽션입니다. 매일 아침 일어나 구직 사이트에 접속한다. 이력서를 열어 아무것도 손대지 않았지만 수정 버튼을 누른다. 구직자 리스트의 기본 정렬은 최신 날짜순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습관처럼 하게 된 행위다. 각 회사의 인사 담당자가 출근하자마자 구직자 리스트를 훑어보지는 않을 것 같았지만 이런 것이라도 하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다. 새로 Mon, 28 Apr 2025 02:09:44 GMT 쾌주 /@@12SG/54 처음엔 그냥 걸었어 - 비도 오고 기분도 그렇고 해서 /@@12SG/53 뜨겁지 않은 태양 아래에서 차가운 바람을 따라 걸었지. 네가 알려준 노래의 반주가 시작된 순간 내 귓볼이 빨갛게 달아올랐어. 현을 따라 노래를 불렀지. 기교없이 덤덤한 목소리가 더 슬펐어. 너는 왜 멀어지려 했을까. 그저 손을 잡고 웃으며 함께 걸을 수는 없었던 걸까. 무어라 말을 해야 했을까. 조금 더 당겨봐야했을까. 하지만 나는 부끄러웠는지도 몰라. 혹 Sat, 26 Apr 2025 13:34:11 GMT 쾌주 /@@12SG/53 대박, 헐 대신에 이런 말을 써 보세요 - 쩐다? /@@12SG/52 얼마전 sns를 보다가 제목과 같은 타이틀이 붙은 쇼츠를 보았다. 밈에 찌들어 국문과를 나와 글을 쓰는 일을 하면서도 감탄사라고는 헐, 대박, 쩔어 외에 다른 말이 떠오르지 않게 된지가 한참이라 얼른 들어가보았다. 당연하게도 그 쇼츠에서는 정답이나 그럴듯한 본보기를 알려주지는 않았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을 나타내는 말에 여러가지가 있다는 얘기를 들려주었다. Mon, 21 Apr 2025 15:09:07 GMT 쾌주 /@@12SG/52 무단횡단하면서 쓰레기 줍지 마세요 /@@12SG/49 원래 화가 많은 성격이지만 유독 화를 참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주로 공중도덕과 관련된 일이 많고 특히 대중교통에서 참지 못하고 종종 화를 낸다. 버스에서, 그리고 지하철에서 딱딱 소리를 내며 껌을 씹는 사람들, 이어폰을 끼지 않고 큰 소리로 노래나 뉴스를 틀어놓은 사람들. 내릴 것도 아니면서 문 앞에 서 있는 사람들 등... 이 중에서도 나를 제일 분노 Mon, 14 Apr 2025 12:17:29 GMT 쾌주 /@@12SG/49 제 6화 /@@12SG/50 * 이 글은 픽션입니다. 오전에 방문한 고용 센터는 사람이 많았다. 대기표를 뽑은 후 한참을 서서 서성이다 간신히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여러 개의 창구에서 계속 사람들이 오갔다. 어떤 사람은 길게, 어떤 사람은 짧게 끝났다. 방문 횟수나 동네에 따라 창구를 나눠놓은 것 같았다. 연령대도 다양했다.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구 Sun, 13 Apr 2025 16:00:01 GMT 쾌주 /@@12SG/50 제 5화 /@@12SG/31 * 이 글은 픽션입니다. 네번째이자 첫 번째 회사를 퇴사한 건 월급이 밀렸기 때문이다. 입사하고 반년쯤 지나 서울 생활에도 익숙해졌을 무렵, 월급이 열흘 정도 늦게 나올 것이라 했다. 대표는 무척 미안해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 했고, 열흘 후 월급은 정상 지불되었다. 그리고 3개월 후 집에서 전화가 왔다. 고용보험측에서 네 앞으로 우편이 왔 Sun, 06 Apr 2025 15:12:27 GMT 쾌주 /@@12SG/31 프롤로그. 덕질은 하지만 오타쿠는 아닙니다 /@@12SG/48 들어가기에 앞서, 나는 오타쿠라고 불리거나 스스로를 칭하기는 매우 모자란 사람임을 밝혀둔다. 내 주변에 괴물 같은 오타쿠들이 많아서 비교급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평가해도 그러하다. 가령 나는 건담 시리즈를 한 작품도 보지 않았다. 건담이란 일본에서 유명한 로봇 애니메이션과 이를 기반으로 한 미디어 프랜차이즈를 뜻하는 단어로, 1979년에<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2SG%2Fimage%2FddYqyCT063MvRcqKYJ1Gb4-jEcM.png" width="309" /> Sun, 06 Apr 2025 15:00:17 GMT 쾌주 /@@12SG/48 세상이 끝났다는 걸 그들은 모르는 걸까요 - 2025년 4월 2일 흐림 /@@12SG/46 이번주는 쓰고 싶은 것이 없어서 패스합니다, 라고 할까 고민을 하던 찰나였다. 무엇을 써야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는 무엇을 써야할지 모르겠다고 쓰자, 라는 글을 썼던 것이 생각나서 일단 글을 쓰기 시작했다. 동네에서 가장 좋아하는 카페에 와 있다. 커피의 맛도 나쁘지 않고 음악도 좋다. 무엇보다 커다란 보더 콜리가 있다. 이름은 아서. 추정컨대 1살 Wed, 02 Apr 2025 06:59:28 GMT 쾌주 /@@12SG/46 제4화 /@@12SG/30 * 이 글은 픽션입니다. 구직사이트에 접속을 했다. 마지막으로 접속한 게 넉 달 전이었다. 이력서를 공개로 돌리고 이번 회사의 이력을 경력에 추가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였다. 6개월 미만의 경력은 적지 않는 게 맞겠지만 그러면 공백기간이 1년이 넘었다. 1년 동안 그저 놀지만은 않았다고 면접에서 어필할 수도 있겠지만 서류가 통과했을 때의 얘기였다. Sun, 30 Mar 2025 15:00:06 GMT 쾌주 /@@12SG/30 너무 미안해서 뭐라 할 말이 없었어 - 헛소리야 /@@12SG/45 &quot;(대충 울고불고 화내고 블라블라블라블라)&quot; &quot;......&quot; &quot;왜 아무말도 안 해?&quot; &quot;......&quot; &quot;할 말이 없어? 나한테 미안하지도 않아?&quot; &quot;...미안하지......&quot; &quot;근데 왜 아무 말도 안 해?&quot; &quot;......&quot; &quot;나 간다.&quot; (말없이 내 손을 잡고 못 가게 함) 'ㅅㅂㄴㅇ...' 며칠 후. &quot;근데 왜 그때 아무말도 안 했어?&quot; &quot;너무 미안 Sat, 29 Mar 2025 17:59:16 GMT 쾌주 /@@12SG/45 내가 누나한테 얼마나 신경쓰는데 - 헛소리야 /@@12SG/44 &quot;내가 누나한테 얼마나 신경쓰는데.&quot; &quot;예를 들면?&quot; &quot;안 궁금해도 매일 밥 뭐 먹었는지 물어보잖아.&quot; &quot;......&quot; 아빠같은 남자를 만나고 싶다는 뜻은 아니지만 우리 아빠는 내가 뭘 먹었는지 진심으로 매일 매 끼니마다 궁금해하셨다. Fri, 28 Mar 2025 19:42:04 GMT 쾌주 /@@12SG/44 외전. 외할머니 - 어머니의 친정어머니를 이르거나 부르는 말. /@@12SG/23 엄마아빠의 연애 이야기를 하면서 외할머니에 대한 언급을 잠시 했었다. 엄마아빠의 결혼을 반대하셨었다고, 아빠의 얼굴이 여자를 고생시킬 상이라고 했었다는 이야기. 현명하신 외할머니의 예언은 맞아떨어졌다. 그런 외할머니의 예언이란 아무래도 빅데이터가 쌓여서 만들어진 결과였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촉을 믿는다. 촉이란 일종의 과학이다. 다만 이 과학적 근거가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2SG%2Fimage%2Fo1S2ge79hrHu_FJf8X0-vr0le6Q" width="500" /> Fri, 28 Mar 2025 15:00:13 GMT 쾌주 /@@12SG/23 외전. 연애 - 매력에 이끌려 서로 좋아하여 사귐 /@@12SG/24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엄마와 아빠는 연애결혼을 했다고 한다. 70년대의 이야기이니 흔하다면 흔하고, 흔하지 않다면 흔하지 않은 이야기일 것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고 엄마는 공장에 취직을 했다. 그리고 거기서 관리직으로 일하는 한 남자를 알게 되었다. 당시 사람치고는 큰 키에(172cm였다고 한다.) 잘생긴 얼굴(장동건 같은 느낌이었다고 한다)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2SG%2Fimage%2FVV--S0pgsR4KtFsUunARi7CIttg" width="500" /> Wed, 26 Mar 2025 15:00:01 GMT 쾌주 /@@12SG/24 선물 - 남에게 어떤 물건 따위를 선사함. 또는 그 물건 /@@12SG/43 아빠에게 무언가 물질적인 걸 받은 기억이 거의 없다. 생일이나 무언가를 기념, 혹은 축하해야 할 때에 아빠가 선호하신 것은 돈이었다. 아빠가 지갑 속에서 꺼내는 돈은 늘 빳빳한 새 지폐였는데, 매번 은행에서 바꿔오셨을 거라 생각하니 참 아빠답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아빠에게서 내가 마지막으로 받은 것은 바디 로션이다. 그날은 큰 고모의 팔순이었다.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2SG%2Fimage%2Flj54WHzNsSY7WcotLiIbkWtfNo4" width="420" /> Mon, 24 Mar 2025 15:00:14 GMT 쾌주 /@@12SG/43 하늘이 당신에게 주는 긴급 메시지 - 곧 있을 대박 사건에 대한 소름 돋는 적중율의 예언 /@@12SG/33 요즘 유튜브에 접속하면 제일 먼저 나를 반기는 영상들의 제목이다. 예전에 쓴 일기(/@zooqwaezoo/11)에서 밝혔듯이 미신을 맹신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기복 신앙에 의거하여 좋은 말을 듣고 그대로 될 것이라 믿으며 희망을 갖는 일을 좋아한다. 셀프희망고문을 즐기는 타입이라고 생각해도 좋긴 하지만 스스로는 긍정적인 성<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2SG%2Fimage%2F0Jln-OZ1AHo16meYTHqJRPUXDjk.jpg" width="300" /> Mon, 24 Mar 2025 10:44:45 GMT 쾌주 /@@12SG/33 제3화 /@@12SG/41 * 이 글은 픽션입니다. 몇 번째 회사였던가. 사람을 부품 취급하는 것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망할 회사는 아니었기에 눈 딱 감고 3년만 버티자고 생각했다. 하지만 1년 반이 지나고서야 깨달았다. 사람을 부품처럼 취급한다는 말에는 쉽게 갈아 끼울 수 있다는 의미도 있었지만, 기름도 치지 않고 그저 망가질 때까지 쉬지 않고 계속해서 사 Sun, 23 Mar 2025 15:00:13 GMT 쾌주 /@@12SG/41 집착 - 어떤 것에 늘 마음이 쏠려 잊지 못하고 매달림 /@@12SG/25 살아오면서 나는 1등을 해본 적이 없다. 1등을 할만큼 잘 하는 무언가도 없었고 1등을 하고 싶을만큼 무언가를 간절히 바란 적도 없었다. 당연히 그만큼 노력해본 적도 없다. 몸을 움직이는 일이 아니면 뭐든 평균 이상은 해냈지만 그게 다였다. 초등학교 때 나의 역할은 언제나 분단장이었다. 반장은 커녕 부반장도 된 적이 없다. 단 한번 부반장 후보에 오른 Fri, 21 Mar 2025 15:00:06 GMT 쾌주 /@@12SG/25 결혼 - 남녀가 정식으로 부부 관계를 맺음 /@@12SG/42 * 브런치북에 포함 안 하고 발행한 글은 브런치북에 다시 넣을 수가 없군요 ㅠ_ㅠ 이전 글은 발행취소하고 재발행합니다. 이전에 봐주신 분들에겐 고맙고 미안해요! 친척들 사이에서 아빠는 소문난 딸바보였다. 딸에게는 무조건 한수 져주고 들어간다고 모두가 한 마디씩 할 정도였지만 아빠는 그런 사람들의 말에 늘 콧방귀로 대응했다. 사람들이 입을 모아 한 말 중 Wed, 19 Mar 2025 16:41:22 GMT 쾌주 /@@12SG/42 재주 - 무엇을 잘할 수 있는 타고난 능력과 슬기 /@@12SG/19 아빠는 양손잡이였다. 식사를 하고, 글을 쓸 때는 오른손으로 쓰셨지만 뭔가 연장을 다룰 일이 있을 때는 왼손을 쓰셨다. 아빠가 왼손으로 공구를 다루는 걸 보고 있노라면 어색하면서도 신기했다. 제사를 지내는 날이면 아빠는 지방을 직접 쓰셨다. 붓펜으로 한 자 한 자 써 내려가는 궁서체의 한문은 이름난 서예가의 솜씨 같았고 언제 봐도 놀라웠다. 엄마는 늘 Mon, 17 Mar 2025 15:00:14 GMT 쾌주 /@@12SG/19 제2화 /@@12SG/27 * 이 글은 픽션입니다. &quot;A님은 오늘로 딱 3개월이에요. 수습이 종료되는 날이어서... 오늘 퇴사로 하면 서류도 깔끔하게 정리되고 여러 가지 비용 처리도 편하거든요.&quot; 그건 회사 측의 입장일 뿐이잖아요. 목구멍까지 차오른 내용을 억지로 삼켰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배운 것이라고는 할 말을 다 하고 살아서는 안된다는 것뿐이었다. 심지어 지금은 아쉬운 소 Sun, 16 Mar 2025 15:31:18 GMT 쾌주 /@@12SG/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