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마고 /@@216d n개의 삶을 꿈꾸는 자. 영상콘텐츠 크리에이터. 비디오그래퍼. 취미사진가. 컬러 덕후. 초보 에세이스트. 이미지와 문장과 향기를 수집하는 사람. 서툰 엄마, 서툰 배우자. ko Tue, 29 Apr 2025 17:08:50 GMT Kakao Brunch n개의 삶을 꿈꾸는 자. 영상콘텐츠 크리에이터. 비디오그래퍼. 취미사진가. 컬러 덕후. 초보 에세이스트. 이미지와 문장과 향기를 수집하는 사람. 서툰 엄마, 서툰 배우자. //img1.daumcdn.net/thumb/C100x10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16d%2Fimage%2F3Vu1whLIY_KRzLyeTGhyEtYPhGU.JPG /@@216d 100 100 세상엔 모르는 것 천지 - 지루하면 죽는다는데 잘 됐다 /@@216d/80 아빠는 과학자다. 나는 일찍이 문과생의 길을 걸었기 때문에 아빠의 방에 들어가면 다른 나라에 온 기분이 들었다. 원자, 전자, 핵물리학 같은 단어들의 위엄은 혀를 쑥 내민 아인슈타인의 사진이 벽에 걸려 있었다는 걸로 겨우 상쇄가 됐다. 2023년 마지막 날에 아버지와 15분 정도 통화를 했다. 얼마 전에 사드린 매크로 렌즈로 시작한 대화가 오펜하이머를 지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16d%2Fimage%2F3NQ0dr9AnpR_c0SKKsEuK5WPSeI.JPG" width="500" /> Mon, 01 Jan 2024 15:16:06 GMT 딥마고 /@@216d/80 하이힐을 버리고 - 발뒤꿈치로 현실을 살다 /@@216d/79 humans of capitalism이라는 인스타그램 계정이 있다. 고도로 발달한 자본주의 안에서 사람들이 보이는 조금은 어리석은 행동들을 모아두고 같이 보자, 반성하자, 자조하자는 의도를 가진 계정으로 보인다. 어떤 댓글들은 게시물 속 인물들을 대상화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불편해질 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별생각 없이 유희거리로 소비하고 넘기게 된다.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16d%2Fimage%2FL1kASgq8whG-4N3ga0LJwGdPt7k.png" width="500" /> Tue, 26 Dec 2023 05:45:13 GMT 딥마고 /@@216d/79 - /@@216d/77 모든 사람에게는 다양한 자리에서의 각기 다른 모습이 있고, 그중에 어떤 모습을 가장 사랑하는지가 정체성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내 여러 모습 중에서 나를 가장 많이 지배하는 내 모습은 &lsquo;해내는 사람&rsquo;으로서의 모습이다. 조금 슬픈 이야기가 될 수도 있는데,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나를 이끌어온 가장 큰 힘이 이 성취감이라는 녀석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앞으로 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16d%2Fimage%2FBhXfYIEcjvleSAbraLMgI04pzTY.png" width="500" /> Wed, 15 Feb 2023 21:26:58 GMT 딥마고 /@@216d/77 - - - /@@216d/76 &lsquo;누가 뭐라고 하든, 내가 만들어내는 것은 조금 다르다&rsquo;는 약간은 비합리적인 자신감은 분명 브랜딩에 도움이 된다. 그렇지만 그게 &lsquo;나라서&rsquo;라는 식의 발화는 아무리 수준 높은 어휘로 치장되어 있을지라도 십중팔구 유아적으로 비친다. 새로운 것은 절대 개인의 능력과 개고생만으로 탄생하지 않는다. 그 개인을 둘러싼 조건, 우연, 주변인들의 기지가 없는 진공 상태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16d%2Fimage%2Fw-dMmj_W07yRFR86F7eDGD45AEs.png" width="500" /> Sun, 22 Jan 2023 06:32:34 GMT 딥마고 /@@216d/76 - /@@216d/75 내 것인 것과 내 것이 아닌 것을 부지런히 정돈하던 못된 버릇은 누군가에게는 무례를 범한다. 나도 안다. 나에겐 가끔 어리석은 침잠만이 있다. 난 내성적이지는 않지만 참으로 내향적이기만 한 인간이니까. 어찌 보면 대체 불가능을 향한 그 방향성이 지금의 이 폐쇄성을 만들었는지 모른다. 잘하는 것에 집중하고 싶고, 집중해서 더 잘하고 싶다. 모든 게 다 변명 Sun, 23 Oct 2022 08:16:17 GMT 딥마고 /@@216d/75 /@@216d/74 유원지 같은 곳에 놀이기구를 타려고 길게 늘어선 줄에 서 있는 것으로 꿈이 시작되었다. 커다란 타워에 나선형으로 생긴 경사를 빙글빙글 올라가 마침내 굉장히 높은 곳에서 그 놀이(?)는 시작되었는데, 알고 보니 그냥 그 높이에서 뛰어내리는 게 그 실체였다. 몇몇 사람들은 너무 신난다며 거의 환장하면서 뛰어내렸고, 다른 사람들은 겁을 잔뜩 집어먹고 다른 사람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16d%2Fimage%2FyNSHaozZzQ31mBJc3ySdRRSVA-Y.png" width="500" /> Sun, 15 May 2022 05:17:54 GMT 딥마고 /@@216d/74 2019.11. /@@216d/73 뭐든 하나 생기기 시작하면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쏟아지는 모래알의 시대. 매일 한 움큼씩 모래를 쥐는데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것들이 더 많아. 그래서 물을 부었지. 물을 부어 진흙으로 만들어 꽁꽁 동그랗게 빚어냈고 그게 맘에 들었어. 내가 만든 게 맘에 들었어도 고개를 들어보면 내 앞에는 끝도 안 보이는 모래사장. 수평선도 보이지 않는 큰 바다. 뭘 하 Sat, 19 Feb 2022 00:47:36 GMT 딥마고 /@@216d/73 사랑은 냄새 /@@216d/72 지하실에서 운동을 마치고 올라가는데, 6살 난 딸이 계단을 내려와 안긴다. 땀을 흘리던 나는 아이를 안아도 되는지 생각하다가 결국 사랑을 못 이기고 번쩍 안아 들면서 말했다. &ldquo;엄마 땀 냄새나는데.&rdquo; 아이는 내 목덜미에 코를 대어 킁킁하고 냄새를 맡더니 &ldquo;흐음- 엄마 땀 냄새 좋다-&rdquo; 한다. 누군가를, 혹은 무엇인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냄새를(혹은 냄새<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16d%2Fimage%2FbQCfSDK7NZ-Lz9xBuSjZSfV5q8U.png" width="500" /> Sun, 13 Feb 2022 05:51:09 GMT 딥마고 /@@216d/72 - /@@216d/71 전태일은 친구들을 &lsquo;나의 나&rsquo;라고 표현했다. 21년은 나의 나들이 곁을 주고 시간을 내어주는 바람에 내가 나일 수 있었다고 쓰고 싶다. 어떤 점에서는 반드시 꼭 내 쌍둥이 같은 나의 나들. 최근에 쌍둥이에 대한 이야기를 연달아 두 번 접했다. 하나는 SF영화고, 다른 하나는 소설책이다. 영화 &lt;백조의 노래&gt;를 애플 TV에서 보았을 때, 나는 막 아고타 크<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16d%2Fimage%2FhLbSe8-CJ7jcwsTdQWCTUHjCKOE.WEBP" width="500" /> Sat, 25 Dec 2021 03:47:33 GMT 딥마고 /@@216d/71 - /@@216d/70 2013년 첫 타투 후 보낸 일주일을 아직 기억한다. 묘하게도 노인이 됐을 때 아직 살결에 남아있을 그 그림과 죽음에 대한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건 거꾸로 내가 살아있다는 감각이었고 기쁨인 동시에 두려움이었다. 자아에 대한 감각이 비정상적으로 깨어나, 음악이나 음식 등 외부의 자극에 탐닉하는 시간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었다. 지금은 타투가 몇 개인지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16d%2Fimage%2FWa7lCbcRRkAlNNgmMh_9O19Pw2o.JPG" width="500" /> Sun, 12 Dec 2021 15:55:50 GMT 딥마고 /@@216d/70 - /@@216d/69 아껴주지 못하고 사탕처럼 빨고 빨아 닳아 없어질 때까지 듣는 음악들. 꼭 그런 곡이 있다. 10대부터 그런 음악들이 녹아 내 몸에 주렁주렁 달려 있다. 어디에 달려 있었는지 잊었다가 갑자기 어느 날 발견하면 그걸 똑 떼다가 잘 보이는 데다 옮겨 단다. 그 곡을 좋아하는 것은 똑같고, 위치는 달라서 나는 전과 같고 다른 사람이 된다. 최근에 읽기 시작한 책<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16d%2Fimage%2FbnpXN-9Pbum89d51rWuxcqEUtGs.png" width="500" /> Mon, 08 Nov 2021 02:19:33 GMT 딥마고 /@@216d/69 - /@@216d/68 사람들은 대체로 진심을 겸연쩍어 한다. 내가 늘 지니는 게 그것뿐인데. Tue, 02 Nov 2021 03:42:54 GMT 딥마고 /@@216d/68 - /@@216d/67 어제 만난 지인의 평가에 따르면 나는 80퍼센트의 예의바름과 20퍼센트의 건방짐으로 이루어져 있다. 분명 정중한 사람이고 대화를 할 때도 눈을 맞추면서 온몸으로 경청하지만, 상대방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이야기를 시작하면 상대를 불편하게 만드는 말이나 행동을 하지 않고도 &ldquo;나는 그것에 관심 없습니다&rdquo; 혹은 &ldquo;마음에 안 들어요&rdquo;라고 표하는 분위기를 잘 만든다고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16d%2Fimage%2F_ElSsZQvsXDiXqU0MsEc0tNSFDY.png" width="500" /> Fri, 15 Oct 2021 05:55:07 GMT 딥마고 /@@216d/67 - /@@216d/63 마음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는 세상이라서 그렇다고 했다. 새벽에 일어나서 명상을 하고 공부를 한다고 했다. 아무래도 늦은 밤이 좋은 나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 일상의 결심들이 '모닝 루틴'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나는 상상할 수 없어요. 그런 부지런함은. 내가 답했고, 해보지 않았고 해 볼 계획도 없었기 때문에 그 부지런함이 가져다주는 효용 Wed, 13 Oct 2021 13:55:12 GMT 딥마고 /@@216d/63 - /@@216d/66 가죽향의 계절이 왔고 나는 고여있던 온기마저 뱉어버렸다. 가죽도 이렇게 차가워지기 전까지는 누군가의 피부였지만 다른 피부와 맞닿을 때에야 비로소 온기를 되찾는다. 인간은 가죽을 남기지 않는다. 인간은 플라스틱을 남긴다. 플라스틱에서도 사실 향을 추출할 수 있을지 모른다. 후세의 누군가는 어느 계절이 오면 플라스틱향의 계절이 왔다고 적을 것이다. Tue, 12 Oct 2021 01:17:05 GMT 딥마고 /@@216d/66 노마드는 아니지만 - 출퇴근길은 여행길 /@@216d/65 출퇴근 거리가 편도 40km에 달한다. 고속도로가 9할 이상이라 전속력으로 달리면 35분 만에도 도착하지만, 막히기 시작하면 편도 2시간까지도 걸린다. 다들 그 짓을 매일 어떻게 하냐고 했었고, 나도 걱정이 많았다. 그 시간을 생산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면서 오디오북을 고르는 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런데 의외로 다섯 달이 지<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16d%2Fimage%2F0i06wBBlfCXw6RL57n2zRULVrlY.png" width="500" /> Mon, 07 Jun 2021 14:57:36 GMT 딥마고 /@@216d/65 우리가 날씨다 - 무력한 우리가 채식주의 선언을 하지 않고도 지구에서 생존할 수 있을까 /@@216d/64 글을 쓰려고 거실에 앉았더니 창밖에서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온다. 창문을 여니 봄비를 머금은 신선한 공기가 거실을 채운다. 조금 서늘하지만 좋다. 이 느낌을 재현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향수를 만들고, 카메라의 색감을 만진다. 남편은 밖에 나가자고 했지만, 아무리 사람이 없어도 우리는 마스크 없이 나갈 수가 없다.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16d%2Fimage%2FyntTMUvArEsqNNR8zqMeTxsKp0w.jpg" width="500" /> Mon, 01 Mar 2021 05:48:07 GMT 딥마고 /@@216d/64 깊이에의 욕망 - 짧은 안도의 기록 /@@216d/62 몰두할 수 없음의 고통에 관해서, 심시선이 아이들을 키울 때 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면 얼마나 공감했을까. 육아의 즐거움은 가볍고 다채로운 세계를 처음부터 다시 복습한다ᄂ<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16d%2Fimage%2FtMLZKF_naMqzIL95icC1R4Kyz4Q.PNG" width="500" /> Thu, 17 Dec 2020 12:37:17 GMT 딥마고 /@@216d/62 발아래의 행복 - 인생의 큰 커브길에서 /@@216d/60 모두들 내 옷차림을 보고 놀렸다. 루즈한 핏이 멋져 보여서 수년 전에 사두었던 카키색 롱 패딩을 걸치고 나왔을 때. 심지어 우리 아빠는 '그러고 나가도 되는 거냐'고까지 했다. 내가 법이라도 어기는 것처럼. 남편은 오리털 이불을 그냥 두르고 나온 것 같다고 했고. 하지만 밖으로 나간 지 5분도 채 되지 않아 나는 내가 이 산책에서 가장 덜 고통스러울 사람이<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guest%2Fimage%2F_Snrev87kAf8RMUFFzt4cvZzQT4.JPG" width="500" /> Sun, 13 Dec 2020 06:31:11 GMT 딥마고 /@@216d/60 삶의 복습, 육아 - 어린 인간에게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알려준다는 것 /@@216d/59 단기 기억에 비해서 장기 기억력이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지는 나 같은 사람에게, 육아는 때로 큰 축복을 준다. 그 축복이란, 삶을 처음부터 살지 않으면서도 삶을 복습할 수 있는 기회다. 아이에게 매일 밤 읽어주는 책에는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전혀 모르고 있는 흥미로운 지식이 가득하다. 민들레의 생애주기라든가 돌고래의 생식, 목성의 대기 성분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guest%2Fimage%2FNJg-Jp_MZI4lC_h007wzBS6L3Sc.JPG" width="500" /> Thu, 19 Nov 2020 06:30:05 GMT 딥마고 /@@216d/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