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범

블루투스는 왜 '푸른 이빨'일까? - 무선 기술에 숨겨진 1,000년 전 왕의 이야기

김형범 — Sat, 03 May 2025 21:00:01 GMT

지금 당신의 손에 들려 있는 스마트폰, 귀에 꽂혀 있는 무선 이어폰, 책상 위에 있는 키보드까지. 이 모든 기기가 선 없이 서로 연결되는 데에는 한 가지 공통된 기술이 쓰입니다. 바로 블루투스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조금 이상하지 않나요? 왜 '블루투스'라는 이름일까요? 파란색 이빨이라니, 처음 듣는다면 장난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 낯

법은 정말 정의로운가 - 법치주의의 맹점과 우리가 다시 물어야 할 질문

김형범 — Sat, 03 May 2025 03:27:08 GMT

막연하게 법은 우리를 지켜주는 절대적인 기준이라고 믿었습니다. 법은 언제나 옳고, 법을 어기는 행위는 곧 비난받아야 할 잘못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어느 날, 한 드라마를 보면서 그 믿음에 처음으로 의문이 생겼습니다. 바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였습니다. 드라마 속 변호사들은 하나의 사건을 두고도 어떤 법조항을 적용할지, 또 같은 조항을 어떻게 해석할지를

형량이 다른 이유 - 법 앞에 선 인간을 보는 두 시선

김형범 — Fri, 02 May 2025 21:00:02 GMT

법은 단지 규칙을 정하고 질서를 유지하는 수단일까요? 아니면 인간의 행위에 대한 도덕적 판단이 담긴 거울일까요? 특히 형사법 영역에서 법은 '죄를 지은 자'를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대륙법과 영미법, 이 두 체계는 죄인을 바라보는 시선부터, 그에게 부과하는 형벌의 방식까지 매우 다르게 접근합니다. 이 차이는 단순히 제도나

서로 다른 법의 기원 - 대륙과 영미가 걸어온 법이 만들어진 길

김형범 — Thu, 01 May 2025 22:04:33 GMT

우리가 법을 이야기할 때, 종종 지금 눈앞에 보이는 법률이나 판결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법은 단순한 규칙이 아니라, 오랜 역사와 사유의 흐름 위에 놓인 결과물입니다. 대륙법과 영미법이라는 두 체계는 그 뿌리부터 전혀 다른 철학적, 역사적 맥락 속에서 태어났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기원을 따라가며, 두 체계가 왜 그렇게 다른 길을 걷게

법이 민주주의를 억누를 때 - 법치의 탈을 쓴 권력에 민주시민이 해야 하는 일은

김형범 — Thu, 01 May 2025 13:12:30 GMT

어떤 사회가 무너지는 첫 조짐은 늘 조용하게 시작됩니다. 정의의 이름으로 누군가의 권리가 제한되고, 절차라는 이름 아래 다수의 목소리가 묵살될 때, 사람들은 처음에는 당황하고, 그다음엔 체념하며, 결국 침묵하게 됩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그런 길목에 서 있는 것은 아닐까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이 두 개념이 조화를 이루며 굴러가야 할 수레바퀴가 어딘가 삐

왜 우리는 미국 법체계와 다를까? - 대륙과 영미, 두 문명의 법 이야기

김형범 — Wed, 30 Apr 2025 21:00:03 GMT

“여기서 유턴해도 될까?” 운전 중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법한 이 질문 하나에도,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법 체계가 깊이 스며 있습니다. 특히 대한민국처럼 대륙법 체계를 따르는 나라에서는, ‘유턴 허용’ 표지판이 있는 곳에서만 유턴이 가능합니다. 아무런 표지판이 없는 곳에서 유턴을 했다가는 교통법규 위반이 될 수도 있죠. 그런데 흥미로운 건, 이와 달리

지브리 면접장에서 벌어진 상상력의 시험 - 토토로는 정말 귀여운 존재일까?

김형범 — Tue, 29 Apr 2025 21:00:02 GMT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지브리 스튜디오라는 이름에 한 번쯤 설렘을 느껴보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처럼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작품들을 제작해온 이 스튜디오는 단순한 애니메이션 회사 그 이상입니다. 지브리는 창작의 세계이자 상상력의 무대이며,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라고 할 수 있습니

눈 위의 침묵 - 이누이트가 공동체를 지킨 방식, 그리고 남겨진 질문

김형범 — Mon, 28 Apr 2025 21:00:04 GMT

북극의 평야를 바람이 쉼 없이 지나갑니다. 하얗게 얼어붙은 세상 속에서 따뜻한 숨결 하나가 얼마나 귀한지를 아는 사람들은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결정을 그 누구보다도 신중히 내립니다. 이누이트는 그런 환경 속에서 오랜 세월 살아온 이들입니다. 그들에게 공동체란 단순한 집단이 아니라 생존 그 자체이며, 각 구성원의 균형은 모두의 삶을 지탱하는 필수 조건이었습니

따돌림 문화 속에서 탄생한 일본 특유의 장인문화 - 일본의 '왕따'와 '장인정신'의 연결고리

김형범 — Sun, 27 Apr 2025 21:00:02 GMT

일본은 정교한 기술력과 오랜 역사를 지닌 장인정신의 나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수백 년을 한자리에서 한 가지 일만 해온 사람들이 만든 정교한 도자기나 명품 칼, 그리고 세대를 거듭하며 전통의 맛을 지켜온 음식점까지. 일본에 유난히도 오랜 역사를 가진 가게가 많다는 점은 누구나 한번쯤 궁금하게 생각해볼 만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흥미롭고도 놀라운

불교: 인도를 떠나 아시아로 - 철학과 신앙의 여정, 아시아를 관통하다

김형범 — Sat, 26 Apr 2025 20:00:03 GMT

불교는 기원전 6세기경 인도 북부에서 석가모니(고타마 싯다르타)에 의해 창시되었습니다. 석가모니는 인간의 고통과 삶의 본질을 탐구하며 깨달음을 얻고, 이를 바탕으로 사성제(四聖諦)와 팔정도(八正道)를 중심으로 한 교리를 설파하였습니다. 그의 가르침은 당시 브라만 중심의 제사 의식과 계급 제도를 비판하며, 누구나 수행을 통해 해탈에 이를 수 있다는 점에서 혁

AI가 만든 창작물, 보호받을 수 있을까 - 예술인가, 기술인가… 혼란스러운 저작권의 경계

김형범 — Sat, 26 Apr 2025 15:37:45 GMT

한 장의 그림을 생성하기 위해 몇 초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사람의 손은 붓을 들지도 않았고, 마우스를 움직이지도 않았습니다. 단지 문장 몇 줄을 입력했을 뿐입니다. “초현실주의 스타일로 해가 지는 숲을 배경으로 한 소녀의 모습”이라는 짧은 프롬프트에 따라,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이미지는 놀랄 만큼 섬세하고 아름다웠습니다.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이 장면이 예술

AI는 정말 진실만 말할까? - 유발 하라리 내한 강연에서 나온 ‘거짓말하는 인공지능’ 이야기

김형범 — Sat, 26 Apr 2025 11:53:19 GMT

2025년 4월 13일, 세계적인 석학 유발 하라리 교수가 다시 한 번 한국을 찾았습니다. 서울에서 열린 인문학 강연 무대에서 그는 ‘AI 시대 인간의 길’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고, 그 안에는 인공지능의 윤리적 가능성과 위험성을 함께 담은 진지한 메시지가 담겨 있었습니다. 단순한 기술의 흐름을 소개하는 자리가 아니라, 인류가 직면한 새로운 질문들을 던지

신에게 갇혀버린 철학 - 로마 제국의 기독교 수용과 철학의 변화

김형범 — Fri, 25 Apr 2025 20:00:02 GMT

고대 로마 제국에서 철학은 주로 그리스 철학의 영향을 받아 발전하였습니다. 스토아 철학, 에피쿠로스 학파, 플라톤주의, 아리스토텔레스주의 등 다양한 사상들이 경쟁하며 인간의 존재와 세계의 본질을 탐구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철학적 탐구는 4세기에 접어들면서 급격히 다른 방향으로 변화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기독교가 로마 제국의 공식적인 종교로 자리

한일전이 된 콘서트장 - 콜드플레이 자이로밴드가 불러온 뜻밖의 경쟁과 환경의식

김형범 — Fri, 25 Apr 2025 02:03:02 GMT

콜드플레이가 한국을 찾았습니다. 무려 8년 만의 내한 공연이었고, 팬들의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서 특별한 주목을 받은 것은 무대 위의 퍼포먼스만이 아니었습니다. 관객의 손목에 채워진 작은 LED 팔찌, 바로 ‘자이로밴드’가 공연의 또 다른 주인공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팔찌는 공연이 끝난 후 뜻밖에도 한일전이라는 열

유교와 도교: 정치와 대중 속에서의 철학적 발전 - 제도화된 철학과 자유로운 사유의 길

김형범 — Thu, 24 Apr 2025 20:00:01 GMT

유교와 도교는 중국 철학의 두 축을 이루며 오랜 시간 동안 서로 다른 방식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이 두 사상은 정치 체계와 대중 문화 속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결합하고 발전하였으며, 철학적으로도 독특한 길을 걸어왔습니다. 유교는 통치 이념으로서 제도화되며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을 강조한 반면, 도교는 대중 사상과 결합하여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하며 철

열쇠로 잠긴 방, 콘클라베 - 교황 선출의 역사와 밀실의 정치가 만들어낸 독특한 제도

김형범 — Thu, 24 Apr 2025 09:22:43 GMT

로마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면 전 세계의 눈이 바티칸으로 향합니다. 굴뚝에서 나오는 하얀 연기가 교황이 선출되었음을 알리는 순간,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지켜봅니다. 이 흥미로운 의식의 중심에는 ‘콘클라베(Conclave)’라는 독특한 제도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제도는 단순한 선거를 넘어, 수백 년의 역사와 정치, 종교가 얽혀 있는 복합

신들의 탄생과 발전: 철학에 미친 영향 - 유일신에서 다신교, 그리고 신격화된 인간들까지

김형범 — Wed, 23 Apr 2025 20:00:04 GMT

사람들이 세상을 이해하고자 하는 방식은 오랜 시간 동안 신을 통해 표현되곤 했습니다. 자연의 힘과 인간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신들이 탄생하였고, 이 신들은 철학의 발전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유일신 개념, 인도의 다신교 전통, 중국의 인간 중심 철학에서 발전한 신격화의 과정은 각 철학 체계의 형성과

논쟁과 이성의 땅, 그리스 철학의 탄생 - 왜 서양 철학은 그리스에서 시작되었는가?

김형범 — Tue, 22 Apr 2025 20:00:05 GMT

서양 철학의 기원은 고대 그리스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 그리스에서 철학이 시작되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그리스의 지리적,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사회적 환경을 살펴보면 어느 정도 해명될 수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는 지중해 연안의 수많은 섬과 해안 도시들로 구성된 해양 문명이었습니다. 자연적으로 분리된 지형 덕분에 다양한 독립된

자연과 인간의 조화, 동양 철학의 뿌리 - 왜 동양 철학은 그렇게 발전하게 되었는가?

김형범 — Mon, 21 Apr 2025 20:00:05 GMT

사람들은 종종 동양 철학을 이야기할 때, 자연과의 조화를 강조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왜 동양 철학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그렇게 중요한 주제로 삼게 되었을까요? 이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동양 철학의 본질을 이해하는 열쇠가 됩니다. 동양 철학의 시작은 먼 옛날, 사람들이 자연 속에서 살아가던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주로 중국을 중심으로 발

후진 없는 직진 고백, 그의 종착지는 어디였을까 - 첫사랑과 한 장의 편지가 남긴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 인사

김형범 — Mon, 21 Apr 2025 09:38:28 GMT

우리는 누구나 어린 시절 마음속 깊이 간직한 순수한 감정이 있습니다. 그것이 첫사랑이든, 혹은 작은 다짐이든, 성인이 된 후에는 종종 잊히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그 사소한 감정 하나가 한 사람의 인생 방향을 바꿔 놓는다면, 그 의미는 결코 작다고 할 수 없습니다. 수십 년 전,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살고 있던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그의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