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명원 /@@34Vx 책을 읽고, 여행을 하고, 글을 씁니다. 나름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하는 중입니다. ko Wed, 30 Apr 2025 04:43:16 GMT Kakao Brunch 책을 읽고, 여행을 하고, 글을 씁니다. 나름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하는 중입니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4Vx%2Fimage%2F6OFs2Bl1mtNswgMCLtzaA_oC0Js.jpg /@@34Vx 100 100 대가족이 된 스투키 /@@34Vx/669 처음 시작은 손바닥보다 작은 화분에 담긴 통통한 스투키였다. 이사한 기념으로 공기정화식물이라는 설명까지 곁들여 누군가에게 받았다. 새로 이사한 아파트는 예전에 살던 동향집과는 달리 정남향인 데다가 앞에 가린 동이 없어 아주 멀리까지 내다보인다. 무엇보다도 하루 종일 햇살이 넘치게 들어온다. 그래서였을까. 화분만 보면 죽이는 것이 당연하던 사람이 이 집으로 Tue, 29 Apr 2025 00:00:04 GMT 전명원 /@@34Vx/669 기대면 추락 /@@34Vx/668 &ldquo;기대면 추락&rdquo; 몇 달간 출퇴근 할 때마다 이용한 엘리베이터 문에 붙은 그 문구가 갑자기 내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두 컷의 그림과 문구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단순한 선으로 묘사된 사람이 닫힌 문에 기대서 있고, 그 옆엔 기대어 섰던 그가 열린 문으로 추락하는 그림이었다. 아래의 굵은 글씨가 선명했다. 모든 일은 파도를 탄다. 학원을 운영하는 일도 그랬다 Fri, 25 Apr 2025 00:00:06 GMT 전명원 /@@34Vx/668 나의 ex 체육인 친구 /@@34Vx/667 나의 ex 체육인 친구 &ldquo;이제 그 말을 이해하겠어.&rdquo; 절뚝이며 걷던 친구가 말했다. 그건 얼마 전 내가 어딘가에서 들은 이야기를 전해준 것에 대한 뜬금없는 대답이었는데, 내가 전해준 말은 이랬다. 사람은 살면서 적어도 3개의 취미를 갖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하나는 감정을 소모하는 것, 또 하나는 생각 없이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몸을 힘들 Tue, 22 Apr 2025 00:00:05 GMT 전명원 /@@34Vx/667 자전거가 마음속으로 들어올 때 /@@34Vx/666 딸은 전화기를 붙잡고 대성통곡을 했다. 뭐가 그리 억울하고 분한지 꺽꺽, 숨넘어가는 소리까지 내기 시작했는데, 막상 옆에서 그걸 보는 나는 자꾸 웃음이 나왔다. &ldquo;자전거, 나두 자전거&hellip;.&rdquo; 몇 번이고 딸이 반복하는 그 말은 전화기 너머의 할머니를 향한 것이었다. 늘 몰려다니던 동네 아기 4인방은 날이면 날마다 계단에 살림을 차리고 소꿉놀이를 하거나, 놀이 Fri, 18 Apr 2025 00:00:01 GMT 전명원 /@@34Vx/666 로얄 알버트의 나비효과 /@@34Vx/665 살림의 모든 것에 의지와 요령이 없는 사람이지만, 유독 요리는 더하다. 그저 남이 해준 건 뭐든 맛있는 미각의 소유자이니 내가 만든 음식이라는 것도 매번 뻔한 것이다. 이렇듯 살림에 관해서라면 최하 등급인 사람이 그래도 욕심부리는 것은, 어울리지 않게도 찻잔이다. 백화점의 가전제품이나 그릇코너를 좋아하는 남편을 따라다니다 보면 다른 건 몰라도 찻잔은 늘 눈 Tue, 15 Apr 2025 00:00:03 GMT 전명원 /@@34Vx/665 네 남자의 몽블랑 /@@34Vx/664 &lt;완만한 비탈길에서 등반이 시작되었다. 실뱅과 장 크리스토프가 자일로 몸을 묶었고, 다니엘과 나는 후미에서 따라갔다. 우리는 깊은 어둠 속을 나아가는 반딧불이었다. 랜턴 불빛이 비추는 범위는 몇 미터로 한정되어 있었지만, 우리가 가야할 거리를 측정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다른 등반대들의 행렬이 신비로운 순례자들의 행렬처럼 반짝거렸고, 나는 등산이라는 행위 Fri, 11 Apr 2025 00:00:01 GMT 전명원 /@@34Vx/664 만우절에 떠오르는 것 /@@34Vx/663 2003년 4월 1일, 묵고 있던 홍콩의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뛰어내려 생을 마감한 배우 장국영의 나이는 그때 46세였다. 만우절의 그 기사에 사람들은 잠깐 진위를 의심했는데, 이내 밝혀진 사실에 다들 놀랐다. 그는 홍콩영화의 정점을 대표하며, 그 시대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으니까 말이다. 홍콩영화의 전성시대라면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를 꼽는 Tue, 08 Apr 2025 00:00:01 GMT 전명원 /@@34Vx/663 가족력이 말해주는 것 /@@34Vx/662 &ldquo;칼슘이 빠진 처방 사료를 먹이고, 석 달 후에 다시 검사하시지요.&rdquo; 동물병원의 의사는 엑스레이 필름을 커다란 모니터에 띄워놓고 상세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개들은 7살부터 노령견으로 들어간다고 일 년에 한 번의 정기검진을 하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우리 개 루비는 아홉 살이다. 의사가 모니터에서 짚어주는 곳은 방광이었는데, 작은 흰색 반점이 육안으로도 보였다 Fri, 04 Apr 2025 00:00:02 GMT 전명원 /@@34Vx/662 유효기간이 지난 날들의 기억 - 카페 박봉담 /@@34Vx/661 수원은 이제 예전의 수원이 아니다. 인구 120만의 특례도시가 되었다. 사람만 늘었을 리가 없다. 논밭은 없어지고, 외곽까지 도로가 뚫리고 사방으로 건물이 지어졌다. 그렇다고 해도 동수원에서 오래 살아온 나는 여간해서 서수원 쪽으로 갈 일이 드물다. 같은 수원임에도 매번 낯설기만 한 서수원으로 향한 건 &lsquo;박(park)봉담&rsquo;이라는 다소 요상한 이름의 카페를 Tue, 01 Apr 2025 00:00:01 GMT 전명원 /@@34Vx/661 두 번째의 생 - 나무 - 고다아야 /@@34Vx/660 &lt;먼저 수종을 확인하고, 나무의 형태를 살펴본 다음 유용한지 어떤지를 생각해보고, 더 나아가 그 부근을 둘러보면서 같은 수종의 나무 그루터기가 있는지 없는지 주의를 기울이면 들판에 혼자 남은 이유가 짐작될 것이다. 좋은 나무, 좋은 목재를 일부러 한 그루만 남겨둘 리는 없다. 베어내는 품삯조차 아까워할 정도로 인간의 생활은 궁핍하니 야산에 혼자 남은 나무에 Fri, 28 Mar 2025 00:00:01 GMT 전명원 /@@34Vx/660 먼 북소리_ 무라카미 하루키 /@@34Vx/659 먼 북소리 _ 무라카미 하루키 &lt;내게는 지금도 간혹 먼 북소리가 들린다. 조용한 오후에 귀를 기울이면 그 울림이 귀에서 느껴질 때가 있다. 막무가내로 다시 여행을 떠나고 싶어질 때도 있다. 하지만 나는 문득 이렇게도 생각한다. 지금 여기에 있는 과도적이고 일시적인 나 자신이, 그리고 나의 행위 자체가, 말하자면 여행이라는 행위가 아닐까 하고. 그리고 나는 Tue, 25 Mar 2025 00:00:01 GMT 전명원 /@@34Vx/659 산사춘을 마시던 그 시간 /@@34Vx/658 &ldquo;어느새 9년이 되었어.&rdquo; 다들 세월이 너무 빠르다는 이야기 끝에 D가 떠난 지 얼마나 되었는지 되짚어보기 시작했다.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 친구는, 그때 타이완 여행 중에 부고를 들었기에 기억한다고 했다. 9년 전 사진입니다,라며 구글이 친절하게 알려주었다는 것이다. 다들 일찍 떠난 D를 떠올리며 잠시 침묵했다. 1987년에 다함께 입학한 열한 명의 여학 Fri, 21 Mar 2025 00:00:02 GMT 전명원 /@@34Vx/658 경포대의 밤&nbsp; /@@34Vx/657 경포대의 밤 잘 알고 있다고, 이미 모두 안다고 생각한 것들의 다른 모습, 혹은 다른 이야기를 발견할 때의 신기함은 오래 남는다. 내게는 경포대가 그런 곳 중 하나였다. 경포대라면 내게는 당연히 해수욕장이었다. 어린 시절에 모래사장을 뛰어다녔던 기억으로 남은 곳. 그 이후의 기억은 고등학교 시절의 수학여행이다. 아마 그즈음에 경포대의 진실을 알았을 것이다. Tue, 18 Mar 2025 00:00:00 GMT 전명원 /@@34Vx/657 우리가 반짝이는 계절- 장류진 /@@34Vx/656 글이, 책이 나오면 물론 기쁘고 행복하지만 어쩐지 홀딱 벗고 거리에 나앉은 기분이 들곤 했다. 읽는 이들은 내 속내를 다 알게 되었는데, 나는 여전히 나 이외의 것을 알지 못한다는 생각에 두렵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는 일을 계속해 오고 있는 나는 생각한다. &lsquo;소설이라면 그런 마음에서 조금은 더 자유롭지 않을까.&lsquo; 그래서였을까. 장류진 작가의 Fri, 14 Mar 2025 00:00:01 GMT 전명원 /@@34Vx/656 실내자전거의 쓰임 /@@34Vx/655 서재엔 실내 자전거가 있다. 이 글을 쓰려고 보니 안장엔 철 지난 털장갑이 올려져 있고, 핸들엔 머플러가 걸려있다. 딱 봐도 매일 쓰는 물건이 아니라는 걸 주렁주렁 걸린 것들이 증명한다. &ldquo;그거 옷걸이 되는데 한 달도 안 걸린다는데 내 손가락을 건다.&rdquo; &ldquo;설마 다이어트 하려는건 아니지? 다이어트는 안 먹는 것부터 시작일 텐데&hellip;.&rdquo; &ldquo;무릎이나 구부러지긴 하냐 Tue, 11 Mar 2025 00:00:00 GMT 전명원 /@@34Vx/655 두고 온 여름 - 성해나 /@@34Vx/654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유품이 정리되는 과정을 보고나니 생각이 많아졌다. 고인이 어떤 것을 소중히 여겼는지, 어떤 것을 아꼈는지 살아있는 자는 속속들이 알수 없다. 설령 가족이라고 해도 말이다. 쉽지 않던 그 시간들을 보내고 나서 생각한건, 내 물건을 내가 정리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어떤 것이 소중한지, 어떤 것을 가장 아끼는지 알고 있는건 나뿐이다. Fri, 07 Mar 2025 00:00:03 GMT 전명원 /@@34Vx/654 산책, 챌린지 너머의 시간 /@@34Vx/653 새해가 다가오면 다이어리에 목표를 여러 개 적곤 했다. 하지만 그해가 끝날 즈음엔 그 열 개가 무엇이었는지도 대부분 잊었다. 학창 시절 내내 의욕 넘치는 학습 목표를 세웠지만 늘 시험은 망했고, 성적은 제자리를 맴돌았다. 승부욕이 있거나 끈질긴 면이 있는 사람은 아니었기에 무언가를 하기 위해 극한까지 자신을 몰아붙인 경험 따위를 해봤을 리 없다. 내가 세우 Tue, 04 Mar 2025 00:00:01 GMT 전명원 /@@34Vx/653 아무르 (Amour) /@@34Vx/652 글쓰기 모임의 한 분이 이 영화 '아무르(Amour)'의 리뷰를 써오셨다. 그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다들 숙연하고 먹먹해졌는데, 써오신 분은 영화를 두 번이나 곱씹듯 보셨다고 했다. 모인 자리의 사람들은 모두 50대, 60대, 그리고 70대로 연령층이 다양하면서도 동시에 그 리뷰를 읽고 나눈 이야기들이 그저 먼 곳의 말들로만 느껴지지는 않는 나이이기도 하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4Vx%2Fimage%2F_faFBnOUyQxzIkLo2LdCgEyXX8Q.png" width="500" /> Fri, 28 Feb 2025 00:00:03 GMT 전명원 /@@34Vx/652 양양에는 혼자 가길 권합니다 /@@34Vx/651 . 양양이 고향인 작가가 쓴 양양의 이야기이다. 어쩌면 양양의 소개 글이고, 또 어쩌면 관광지가 아닌 양양의 옆모습에 관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고향이라는 개념이 없어져 가는 시대이다. 어디로든 쉽게 떠날 수 있을 뿐 아니라, 예전에 비하면 그럴 기회도 많아진 시대니까 당연하다. 고향을 지킨다든가, 고향에 살아야 한다든가 하는 말은 이제 공허하다. 이런 Tue, 25 Feb 2025 00:00:03 GMT 전명원 /@@34Vx/651 기찻길 옆 그 동네 /@@34Vx/650 뭐에 씌여도 단단히 씌인게 틀림없었다. 낯선 동네, 처음 가본 아파트단지이긴 했으나 어떻게 바로 옆에 기찻길이 지나가는 걸 모르고 덜컥 집을 계약할 수 있는가 말이다. 나중에야 단지 뒤쪽의 담벼락 너머에 있는 것이 경부선 기차가 지나가는 선로라는 걸 알고 당황했지만 이미 때는 늦어있었다. 계약서 도장의 엄준함과 함께 집을 살 때엔 아파트 주변까지 두루 살펴 Fri, 21 Feb 2025 00:00:02 GMT 전명원 /@@34Vx/6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