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CH /@@3an 내 이야기, 남 이야기, 우리 이야기, 사실은 아무 이야기 ko Sat, 03 May 2025 23:19:34 GMT Kakao Brunch 내 이야기, 남 이야기, 우리 이야기, 사실은 아무 이야기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guest%2Fimage%2F1t3u-XvW5txPyDvpzwSlcebOgFg.png /@@3an 100 100 당신 몸을 1년만 빌려 줄래요? - feat. 핼러윈 /@@3an/338 핼러윈. 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 사람 얼굴 모양으로 파낸 호박이 이곳저곳에 있고 사람들이 마녀, 괴물, 귀신 등으로 분장하며, 아이들은 사탕을 얻으러 돌아다니는 뭔가 신나 보이는 축제쯤인 것 같이 느껴진다. 하지만 사실 핼러윈에는 다른 의미가 하나 더 있다. 모든 생명은 죽은 후 1년의 기회를 얻게 된다. 1년 동안 누군가의  몸속에 들어가 새로운 Tue, 29 Apr 2025 21:00:06 GMT MITCH /@@3an/338 지렁이 - 용의 후예들 /@@3an/337 어렸을 때 흙을 뒤엎으며 놀다 보면 종종 지렁이가 나오곤 했다. 어린 마음에 그게 뱀인 줄 알고 어찌나 놀랐던지. 그럴 때마다 유치원 선생님은 지렁이는 지렁이일 뿐이라고 말씀하셨지만, 나는 어쩐지 지금까지도 지렁이가 뱀 아니면 용일 것만 같다. 이무기 이야기를 읽어도 지렁이에 대해 공부해도, 용과 전혀 상관없음이 더 명확해져도 난 이상하게도 지렁이는 용이라 Tue, 22 Apr 2025 21:00:05 GMT MITCH /@@3an/337 밤손님 - 부르고 싶지도 않고 불러서도 안될 소름 끼치도록 싫은 그것 /@@3an/336 밤이 되어도 더위가 가시지 않는 여름이 되었다. 더웠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가방만 휙 던져놓고 바로 욕실로 향했다. 샤워를 하고 나와 엄마가 차려준 늦은 저녁을 먹고 게임 좀 하다가 다시 욕실로 갔다. 그 사이 땀이 또 흘렀다. 왜 이렇게 더위에 맥을 못 추는 건지 모르겠다. ​ 끝나고 깨달았다. 갈아입을 옷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는 걸. 벗어 놓은 옷은  Tue, 15 Apr 2025 21:00:06 GMT MITCH /@@3an/336 TV 속에 누군가 있다 - 채널에 따라 만나지는 사람이 다르다 /@@3an/335 새로 이사 간 동네가 생각보다 아늑하다. 서울 한복판에도 이런 동네가 다 있군. 원래 집 보러 가려던 동네는 이곳이 아니었는데 버스를 잘못 내리면서 오게 된 동네다. 아파트까지 가는 길에 있는 특유의 주택가 분위기가 특히 마음에 든다. 양쪽 어깨를 감싸 안으며 이런 동네를 발견한 나를 칭찬했다. 가져온 가구와 소품들로 집을 채우긴 했지만 저번보다 넓은 곳으 Tue, 08 Apr 2025 21:00:03 GMT MITCH /@@3an/335 이동 동물원 - 혹성탈출 /@@3an/334 나른하고 졸린 어느 날, 지하철역에서 김밥을 한 줄 샀다. 배가 그렇게 고프진 않았지만 며칠 전부터 주머니 안에 돌아다니는 천 원을 써 버리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요즘 세상에도 천 원짜리 김밥이 있나 싶지만 지하철역 입구에서 파는 할머니의 김밥은 항상 천 원이었다. 남는 게 있을까 싶은 가격이었다. 그렇게 김밥을 사고 나서 어디에서 먹을지 두리번거리는데 저 Tue, 01 Apr 2025 21:00:02 GMT MITCH /@@3an/334 바디 -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3an/332 오늘은 프리미어리그 절정의 경기가 있는 날이었다. 남자는 경기가 점점 거칠어지고 과격해지면서 두근거림의 강도도 같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TV 속으로 아주 기어 들어갈 것처럼 몸이 점점 앞으로 기울어졌다. 그때였다. "아, 이 자식. 뭘 이렇게 두근거려?" 누구지? 남자는 두리번거렸지만 방안에는 자신 뿐이었다. 잠시 숨죽여 Tue, 25 Mar 2025 21:00:02 GMT MITCH /@@3an/332 기차 여행에서 만난 인디언 - 너도 너의 꿈이 이루어질 거야 /@@3an/331 웬만하면 따뜻하게 느껴질 햇살도 "나 추워요." 할 만큼 추웠던 겨울의 어느 날이었다. 소년은 홀로 여행을 나섰다. 칙칙폭폭 칙칙폭폭. 기차를 타고 가는, 그렇다. 기차여행이었다. 창 밖으로 겨울 풍경이 빠른 속도로 지나갔다. 소년은 그런 창 밖을 보며 점점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은 춥지 않았다. 오히려 소년을 잠들게 했다 Tue, 18 Mar 2025 19:50:09 GMT MITCH /@@3an/331 Mr. 멧 - 도시에 나타난 멧돼지 /@@3an/330 Mr. 멧은 그날따라 매우 피곤했다.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멧키드들과 멧부인이 머릿속에 자꾸만 떠올랐다. 해가 많이 짧아졌는데 괜히 산에서 오래 일을 했다고 생각했다. "아빠! 다녀오세요!" "아빠~ 아빠 오실 때까지 안 자고 기다리고 있을게요" "여보. 꼭 조심하세요." 몇 주 전, 출근하는 Mr. 멧의 뒤로 들려오는 가족들의 말들. 지난 5월 Tue, 11 Mar 2025 21:28:28 GMT MITCH /@@3an/330 많은 게 그리워졌던 산책길 /@@3an/329 모처럼 꺼낸 로모에 필름을 끼고 동네를 한 바퀴 돌았다. 중학교 시절까지만 해도 잘 다니던 그 길은 고등학교 이후로 전혀 가지 않는 반대편 길이 되었다. 가끔 산책하기는 하지만 자세히 둘러보지는 않던 그곳으로 로모를 들고 한 바퀴 돌았다.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는 낮은 산 위에 있다. 다리가 약했던 어린 시절에는 학교까지 오르는 일이 어찌나 힘들던지. 그런 Sun, 09 Mar 2025 16:27:10 GMT MITCH /@@3an/329 장자 /@@3an/328 눈을 떴다. 눈을 뜨는 순간 지독한 어지러움이 찾아왔다. 꿈과 현실의 차이점도 떠오르기 시작했다. 꿈에 너무 빠져 있으면 이렇다. 그 꿈에서 빠져나오는 시간 동안에는 벅차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벽에 기대었다. 어느 쪽이 현실인지 생각해야 했다. 그렇게 한참을 헤맸다. 한참을 헤매다 정신을 차렸다. 아래층으로 내려가 첫 번째 사실을 확인하고, 그다음 두 Mon, 03 Mar 2025 15:37:00 GMT MITCH /@@3an/328 오늘 무슨 날인가 /@@3an/327 가끔 "오늘 무슨 날인가?" 싶은 말이 있다. 계속 이상한 일들만 일어날 때다. 전에 못 보던 유형의 사람들을 보거나 끝없이 내가 가려는 방향에 장애물이 생긴다던가 같은. 방해만 하고 보기 싫은 것만 잔뜩 눈앞에 깔려 있다. 오늘은 왜 이러는 걸까, 뭔가 재수가 없을 테니 조심하라며 누군가가 경고해 주는 걸까? 온갖 생각들을 할 만큼 이상한 날이 있다. Mon, 24 Feb 2025 03:53:22 GMT MITCH /@@3an/327 굽힐 굴(屈) 아닐 비(非) /@@3an/326 일본에서는 수험생이나 운동선수들이 시험이나 경기를 앞두고 가츠동을 많이 먹는다. 가츠가 이기다 혹은 승리하다는 동사 가츠와 동음이의어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그런 언어유희를 가진 음식으로 굴비를 뽑아본다. (언어유희라기엔 너무나 직접적이긴 하지만) 인조에게 반기를 들던 이자겸이 전남 영광으로 유배를 가서 만난 생선에게 굴비라는 이름을 붙여 인조에게 보 Tue, 18 Feb 2025 21:12:13 GMT MITCH /@@3an/326 정신없이 살다가도 거짓말처럼 막 보고 싶고 그래 /@@3an/325 목소리가 기억 안 난 지는 오래됐다. 가끔 생각날 때가 있지만, 선명하게 떠오르는 것도 아니고 그저 알 것 같지만 흐리멍덩한 느낌으로 생각날 뿐이다. 언제부터 기억이 안 나게 되었을까. 언제쯤 목소리를 잊어버릴까-라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는데, 결국은 확실하게 잊어버렸네. 흐리멍덩한 느낌마저도 잊게 된다면, 그때는 정말로 무엇이 남게 되는 걸까. 생김새, 이 Tue, 18 Feb 2025 20:46:22 GMT MITCH /@@3an/325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니라 못하게 돼서 못하게 되는 것 /@@3an/324 할머니인 우리 엄마는 아이폰을 쓴다. 아이폰을 쓴 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아이폰을 쓴 이유는 별거 없다. 내가 쓰니까. 내가 쓰던 폰을 엄마에게 주면서 그 후로 폰을 바꿀 때마다 내가 쓰던 폰은 엄마가 썼다. 처음에는 몹시 어려워했다. 그건 나이 때문은 아닌 것 같고 그저 사용 경험, 환경 등에 원인이 있었던 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왜냐면 얼마 안 가 Mon, 17 Feb 2025 01:21:48 GMT MITCH /@@3an/324 퇴근 후에 만난 여자는. /@@3an/323 정말 추웠습니다. 한동안 그다지 춥지 않아서 이제 봄이 될 준비를 하려나보다 했는데, 정말 추웠습니다. 오늘은 특별한 날입니다. 오랜만에 야근하지 않는 금요일이니까요. 그리고 토요일도 출근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6시 반이 되어 퇴근 시간이 되자 다들 움직임이 부산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주말 잘 보내십시오!” 그렇게 큰 소리로 인사한 것은 아니었는데, Thu, 13 Feb 2025 03:09:10 GMT MITCH /@@3an/323 가끔씩 길거리에서 하는 상상 /@@3an/322 길을 걷다가 맞은편에서 오는 사람의 얼굴을 볼 때가 있다. 시선을 약간 떨구고 다니기 때문에 얼굴 볼 일이 많지 않아 사람의 얼굴을 보는 일은 어쩐지 나름의 임팩트가 있는 편이다.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가는 얼굴이지만 그 임팩트 속에 남는 잔상이 마음에 드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나는 그 얼굴을 훔친다. 실제 그 사람의 얼굴과는 꽤 다른 잔상이란 걸 알지 Tue, 11 Feb 2025 04:38:53 GMT MITCH /@@3an/322 내 강아지들 /@@3an/321 평창동 아줌마네 개가 강아지를 낳았다길래 얻어왔다며 엄마가 강아지를 한 마리 데리고 왔다. 그때 난 화를 냈던 것 같다. 아직 초롱이가 있는데 왜 개를 데려오는 거지? 마치 초롱이가 죽어서 이 집에 개가 없기라도 한 것처럼? 하지만 차마 아지에게는 화를 낼 수 없었다. 아지는 너무나 작은 강아지였다. 내가 집에 오면 그저 나를 쫓아 내 방에 뽈뽈뽈 찾아 들 Tue, 04 Feb 2025 06:30:57 GMT MITCH /@@3an/321 과거 속 교집합 /@@3an/320 서로 존재하고 있었는지조차 모르던 그때에 그가 우리 동네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그때도 지금도 그 앞을 하루에도 몇 번은 지나다닌다. 그때 그곳에 그런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도 이미지로써 기억하고 있다. 내 모든 기억은 사진 같은 이미지니까. 그런데 그중 한 명이 그였구나 생각하니 너무나 신기하다. 운명이라거나 그 밖의 다른 의미를 붙일 필요도 Mon, 27 Jan 2025 06:24:44 GMT MITCH /@@3an/320 꿈 13 /@@3an/319 너와 한 번도 함께 가보지 않은, 거기는 옛날 나의 친구들과 함께 자주 가던 가게였어. 추운 날씨 속에서 비닐 장막을 걷고 들어가니 네가 앉아 있었어. "이런 곳에 있어도 괜찮아?" 그냥 너는 웃었어. 우리는 처음으로 소주를 나눠 마셨지. 장소가 바뀌어 손으로 돌려 채널을 바꾸는 TV 앞에 너는 이불을 덮고 누워 있었어. "좀 자랐구나? 이불밖으로 다리 Tue, 21 Jan 2025 21:41:48 GMT MITCH /@@3an/319 만나고 싶다, 나의 외계인 친구 /@@3an/318 초등학생이던 어느 날의 이야기다. 친구 집에 갔더니 어떤 잡지가 있었다. 그 잡지에는 '셈야제'라는 이름의 외계인 여자에 대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내 기억에 정확한 워딩은 "외계여성"이었다. 어쨌든 '셈야제'가 타고 온 UFO를 발견한 내용까지 사진과 함께 실려 있었다. 어릴 때부터 그런 이야기를 몹시도 좋아했기에 '만나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며 기사를 Mon, 20 Jan 2025 15:44:57 GMT MITCH /@@3an/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