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민 /@@3lPi 건축가 / 화가 / 에세이스트 ko Fri, 25 Apr 2025 23:40:33 GMT Kakao Brunch 건축가 / 화가 / 에세이스트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guest%2Fimage%2FSFCCLJhR5MVFdDmqH3BFYS8C-E4.png /@@3lPi 100 100 해련도방 풍경 /@@3lPi/351 황매화 몇 송이 작은 유리병에 꽂아두고. 못내 아쉬워 남은 귤껍질 함께 두었네. 나는 문득 그 조화가 놀라워. 쳐다보고 또 그려보기도 하였네&hellip;&hellip; 지긋이 감은 눈. 그 너머로 보이는 오래된 책의 풍경.<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14nF79JojjSRcQFKAVtNwVJ1fY.png" width="500" /> Fri, 18 Apr 2025 01:25:35 GMT 이종민 /@@3lPi/351 내가 나를 그리다 /@@3lPi/350 허구헌날 그림만 그린다고 핀잔이 잦았는데, 요즈음은 곧잘 그림 그리는 모습을 찍어준다. 나는 그것을 또 그림으로 그려 보는데. 아뿔사! 처지를 잊어버리고 자꾸 젊은이의 모습으로 그리려 하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AGE9gYrYaebI5t1pM8F8kgJ0p1k.png" width="500" /> Sun, 13 Apr 2025 04:59:36 GMT 이종민 /@@3lPi/350 벚꽃 상상 /@@3lPi/349 내가 살던 적산가옥. 이맘때가 되면, 꽃잎이 하르르 떨기도 하고. 나비처럼 날기도 하였다. 그때, 어린 내 꿈도 꽃과 같이. 연두빛 봄 공기를 가르고 있었을까?<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rmI-pP_PG4nhxxzmp0aBkhitHVw.png" width="500" /> Sun, 06 Apr 2025 01:52:30 GMT 이종민 /@@3lPi/349 노인의 하루 2 /@@3lPi/348 하나 둘 모였다가. 하나 둘 사라진다. 노인의 풍경은 마치 연어의 회유와 같이 숙명적인가? 지금은 가물가물해 진, 오륙십 년 전 동네 골목 모습과 무엇이 다르랴. 하지만 세월은 힘이 세다. 신나게 나왔지만 돌아가는 길이 쓸쓸하네. 아~ &ldquo;얼른 밥 먹으러 안 오나?&rdquo; 목청을 높이시던 어머니의 채근이 그립고도 그립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iWP5WsWfTKQCDyA0qPY3REbIpGA.png" width="500" /> Sun, 30 Mar 2025 00:29:08 GMT 이종민 /@@3lPi/348 그림수업 중 /@@3lPi/347 나 또래의 사람들이 모여 그림을 그린다. 봄이면 봄 분위기, 겨울이면 겨울 분위기. 계절에 맞추어 옷을 예쁘게 차려입고 그림을 그린다. 고개를 숙인 채 그림에 열중하며, 그러다 가끔 맑은 물에 붓을 씻어가며 그림을 그린다. 그 맞은 편에서 나도 같이 그림을 그린다. 어느 겨울 날, 맞은편에서 그이들을 쳐다보던 나는. 뜬금없이 가슴이 따듯해져서 시간을 망<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X6iLgGCtpM2EanSr1fiqcgT2Vws.png" width="500" /> Sat, 29 Mar 2025 03:01:29 GMT 이종민 /@@3lPi/347 오매~ 꽃 떨어지겄네 /@@3lPi/346 후두둑 빗소리에 놀라 쳐다본 하늘. 비 대신 별이 쏱아지고. 그 사이로 꽃이 화안하게 웃고 있다. 다행이네. 하지만 얼마 후면 밀려들고 말. 아~ 삼백예순 날을 기다려야 할. 그 섭섭함 어찌할꼬? 나무 木에 연꽃 蓮.<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llhwUWknrVpIB6N4W8KluIhE7ZU.png" width="500" /> Thu, 27 Mar 2025 09:54:05 GMT 이종민 /@@3lPi/346 노인의 하루 /@@3lPi/345 시청 로비의 풍경이 저러한 가운데, 그 옆 대회의실에서 시장님은 좋은 도시에 대하여 목소리를 높였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FiEKbQlUi14oO6yw3z7_5eGfMQU.png" width="500" /> Mon, 24 Mar 2025 23:46:39 GMT 이종민 /@@3lPi/345 목련꽃 터지다 /@@3lPi/344 &ldquo;터졌다!&rdquo; 그날 터진 건, 꽃 뿐이 아니었다. 그의 입에서도 탄성이 터졌다. 일년을 기다렸다가 일주일을 꽃피우는. 나무 木에 연꽃 蓮. 무심한 사내라 하더라도, 어찌 기다리지 아니하였을까?<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pVNxioPyIfFHpI6phEcHQJPt7VU.png" width="500" /> Thu, 20 Mar 2025 23:20:20 GMT 이종민 /@@3lPi/344 주차장에서 /@@3lPi/343 겨우내 몰랐네. 오래된 나무 한 그루 있었다는 것을. 하염없이 쳐다본다 저 꽃. 부라보 부라보! 연분홍 열정.<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_B69gHkm-xyXXFRdMnRa4PJo87U.png" width="500" /> Thu, 20 Mar 2025 08:23:44 GMT 이종민 /@@3lPi/343 스카이 아파트 앞의 소나무 /@@3lPi/342 스카이 아파트 앞에는 멋진 소나무 몇 그루 있다. 키가 크진 않아도, 가지가 당당하고. 색이 짙푸른 걸 보니 건강한 나무다. 스카이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매일 아침, 저 소나무와 먼저 인사하겠지? 그래서 사는 곳은 작고, 낡아도 마음만은 늘 푸를거야. 굿모닝! 렛츠 고, 투데이.<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8PgeObpmyeJonEYfax0iO3Bkgy8.png" width="500" /> Wed, 19 Mar 2025 04:40:51 GMT 이종민 /@@3lPi/342 매화 그리기 /@@3lPi/341 매화. 그건, 이렇게 그리소. 힘을 하나도 주지 말고, 있는 듯, 없는 듯. 하지만 이것은 꽃의 경우요. 그렇담 둥치는? 여느 나무보다 힘있게 그리소, 그리고 거칠게. 곡선을 빼고 삐죽 빼죽 직설로. 하물며 어린 잔가지조차 탱자의 침처럼 날카롭게 그리소. 그리고 꽃과 가지가 어떻게 조화를 이룰까 생각하소. 한없는 부드러움과 힘이 넘치는 완고함. 내 삶 또한<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uis2k_kVfWuPbQRMoq_fWIft_fw.png" width="500" /> Sun, 16 Mar 2025 00:04:02 GMT 이종민 /@@3lPi/341 이제 신선이 된 나무 /@@3lPi/340 올해도 화엄사 매화나무 연륜 쌓아 신선처럼 서 있겠지만, 나는 해마다 같은 사진 열어 본다. 봄 기운에 그만 동하여, 다시 붓을 잡아 보건만. 아뿔사 선 하나 빼지 못하고, 색 한 방울 덜어내지 못한 채. 연륜 하나 쌓지 못하고 해마다 그 자리네. 길이 멀다 할까? 재주가 다 했다 할까? 조잡한 그림은 봄 바람에 꽃잎처럼 떠돌기만 하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DmyWD8kXXem42PWRTSa-zpZser0.JPG" width="500" /> Tue, 11 Mar 2025 10:31:59 GMT 이종민 /@@3lPi/340 봄이 왔네 /@@3lPi/339 매화 봉우리 드디어 하늘에 걸렸다. 웅크렸던 내 가슴도 꽃 따라 파란 하늘로 올라가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gh5heupyvp_qZRmTdS6Pn3QKog8.png" width="500" /> Sun, 09 Mar 2025 03:33:18 GMT 이종민 /@@3lPi/339 천도제 /@@3lPi/338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렸는데, 우산을 쓴 사람들은 눈물인지 빗물인지 모른 채 젖었다. 목청이 구슬펐던 스님께서 말했다. 날이 맑아지면, 사진이며 가방이며 옷가지며. 푸르고 붉고 누런 색을 가진 용의 등에 태워서 하늘 저 편으로 싣고 가리라 했다. 이승의 색을 가진 그것들은, 그보더 더 노랗고 붉고 푸르고 심지어 허연 불길에 휩싸이리라. 타거라. 타거라.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bGkabfaz8cAVyA4wJg1txmpZGKw.png" width="500" /> Tue, 04 Mar 2025 11:57:14 GMT 이종민 /@@3lPi/338 연탄재 /@@3lPi/337 오래된 사진으로 연탄재 그린다. 이름 모를 옛사람으로 고단하셨던 어머니를 그리고. 이제사 그것을 알게 된 나를 그린다. 검버섯 같은 연탄의 얼굴도 그리고. 그것들이 엉켜 만들어 낸 구석도 그린다. 그러다 문득. 거울로 다가가 내 얼굴을 보면. 그 고단과 어리석음과 그리움이 얼기설기. 검버섯이 되어 내얼굴에 가득 앉아 있네.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EvzCVB93CaXq2yzoIrQFBAYX-O8.png" width="500" /> Tue, 25 Feb 2025 07:47:09 GMT 이종민 /@@3lPi/337 아침산책 3 /@@3lPi/336 겨울나무 등걸 여전히 거친데, 성급한 사람들 발걸음 바쁘다. 연두를 품은 하늘빛, 나는 매화나무 가지를 살피고 또 살핀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QdFscWZDSnp1zwWHbSr-y-jQi3w.png" width="500" /> Wed, 19 Feb 2025 01:52:17 GMT 이종민 /@@3lPi/336 맥가이버칼 /@@3lPi/147 &lt;맥가이버 칼&gt; 공구를 정리하다가 이것 세개를 찾았다. 소위 만능칼로 재주꾼 '맥가이버'가 즐겨 쓰던. 좀더 정확하게는 '스위스 아미 나이프'라 불리는 군용 칼이다. 스위스 빅토리녹스(Victorinox)사가 원조이고 130mm부터 58mm에 이르는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 낸다 한다. 이후 다른 공구 회사들이 여러 유사품을 개발해 낸 모양이다. 아니나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8rOE0vwZYQkVkmmux4VYkHrWBZk.JPG" width="500" /> Mon, 17 Feb 2025 13:14:40 GMT 이종민 /@@3lPi/147 아이 그림, 할배 그림 /@@3lPi/335 할아버지, 색연필 좀 줘. 뭐 하게? 그림그리려고. 응. 나도 그려 볼까? 둘이서 그림을 그린다. 아이는 꿈을 그렸고. 나는 그리움을 그린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v86MGivobo3C6fODSBHYT5I9QmM.png" width="500" /> Thu, 30 Jan 2025 02:58:44 GMT 이종민 /@@3lPi/335 길 없음 /@@3lPi/334 &lsquo;길 없음&lsquo;. 낡은 합판 위에 쓰인 글을 무심코 본다. 그리고 길을 바라본다. 길이 없는 것일까? 끝이 보이지 않는 것일까? 오래전 시인 &rsquo;프로스트&rsquo;가 가지 않는 길에 대하여 말했다. &rsquo;길은 길에 연하여 끝이 없어라.&lsquo; 이후 나는 길이란 말의 영원함에 대하여 믿기로 하였다. 그러기에 &lsquo;길 없음&lsquo;이란 말은 섬뜩하고 무섭다. 끝이 보이지 않는 시절. 짙은 어두<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JIIVuKOokbNP9hoS87m5Z9NQP4k.png" width="500" /> Thu, 23 Jan 2025 00:28:11 GMT 이종민 /@@3lPi/334 곤 사과 /@@3lPi/333 책상 위에 곤 사과 뒹굴었는데, 나는 오래도록 그것들을 무심히 쳐다보기도 하고, 치워버릴까 생각하기도 하였다. 마침내 오늘, 그것을 그려 보기로 하고. 하나 둘&hellip;아홉까지 그렸다. 푸른기가 조금 남은 것, 검불그래 한 것, 흉칙하게도 흑갈색으로 변해 버린 것. 나는 그것들을 유심히 쳐다 보는데, 사과 또한 빤히 나를 쳐다보고 있다. 내가 쪼그랑 사과를 비웃는<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DS-8vRmi7Wh7J1PZfOWZs74qnZM.png" width="500" /> Tue, 14 Jan 2025 07:14:40 GMT 이종민 /@@3lPi/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