쏭저르

하우스 오브 카드와 트럼프, 픽션과 현실의 경계 - 픽션보다 더 픽션 같은 현실

쏭저르 — Tue, 22 Apr 2025 09:57:30 GMT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의 시작을 알린 《하우스 오브 카드》는 미국 정치 드라마 중에서도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작품이다. 주인공 프랭크 언더우드는 하원의 원내대표에서 출발해, 대통령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그린다. 국무장관 지명이 좌절되자, 그는 복수를 결심하고 권력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언론을 조작하고, 정적을 제거하고, 필요하다면 살인도

마진 콜, 넥타이 전쟁터에서 드러난 인간의 얼굴 - 하루 만에 무너진 시장, 그리고 그 하루 동안 드러난 인간의 존엄과 도덕

쏭저르 — Mon, 21 Apr 2025 11:21:45 GMT

〈마진 콜〉은 2008년 금융위기를 다룬 영화다. 단 하루 동안, 한 투자은행이 어떻게 위기를 감지하고,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를 조용히 보여준다. 케빈 스페이시, 제러미 아이언스 같은 묵직한 배우들이 등장하고, 지금은 넷플릭스 시리즈 〈너의 모든 것〉으로 익숙한 펜 배질리도 출연한다. 전개는 빠르다. 해고된 직원이 남긴 자료를 통

POP의 기억, 그리고 ‘트롤’로 이어진 설렘 -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웬디, 그리고 내 일상 속 행복

쏭저르 — Sun, 20 Apr 2025 23:09:48 GMT

고3 즈음이었던 것 같다. 그땐 라디오를 참 많이 들었다. 공부할 때도, 쉬는 시간에도 라디오는 늘 내 곁에 있었다. 집엔 라디오가 나오는 오디오 기기가 몇 대씩 있을 정도였으니까. 그러던 어느 날,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한 곡이 내 귀를 사로잡았다. 바로 NSYNC의 3집 앨범에 수록된 ‘Pop’이라는 곡이었다. 신나는 리듬과 펑키한 스타일, 처음 듣는

정치의 칼끝에 선 하버드, 그리고 대학모금의 존재 이유 - 트럼프 vs. 하버드 충돌에서 다시 생각하는 대학의 자율성과 재정 독립

쏭저르 — Sat, 19 Apr 2025 07:33:56 GMT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하버드대학교를 향해 전례 없는 공세를 퍼붓고 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하버드에 공개서한을 보내며 입학 정책의 불투명성, 정치적 편향성, 그리고 반유대주의 확산에 대한 미온적 대응을 강하게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하버드가 학문적 자율성과 다양성의 가치를 강조하며 사실상 반박하자, 백악관은 즉각적으로 연방 연구지원금의 전면 동결과 세제

네이버 검색의 시대가 끝나고 있다 - AI 시대, 국내 포털 1위의 생존 전략은 통할까

쏭저르 — Sat, 19 Apr 2025 06:57:40 GMT

한국에서 네이버의 위상은 특별하다. 글로벌 대부분의 국가가 구글 중심의 정보 검색 환경을 구축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여전히 네이버가 포털 시장의 중심축이다. 단순한 검색 엔진을 넘어 쇼핑, 웹툰, 블로그, 카페 등 방대한 생태계를 구축하며 스마트폰 보급 이후에도 안정적인 점유율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그 균열은 조용히, 그리고 확실하게 다가오고 있다. 2

한 번 더, 그리고 그 다음 한 번 - 지치고 힘들 때, 나를 지탱해주는 작은 태도에 대하여

쏭저르 — Fri, 18 Apr 2025 09:40:07 GMT

예전에 함께 일하던 지인이 내게 해준 말이 있다. “넌 요청을 참 잘해. 부탁할 줄 알고, 예의도 바르고, 말도 잘 들어주고. 필요할 땐 도와주면서 자연스럽게 요청을 이어가는 게 너의 장점이야.” 그 말을 들은 날, 나라는 사람을 다시 들여다보게 됐다. 요즘 나는 종종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뭘 잘하지? 나는 무엇을 못하지? 그리고 그런 질문 끝에 하나

감정의 시대, 계약의 논리 - 뉴진스 사태로 들여다본 K-팝 산업의 이면

쏭저르 — Wed, 16 Apr 2025 09:49:18 GMT

뉴진스와 하이브의 법정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한때 ‘민희진 월드’라 불릴 만큼 독보적이었던 브랜드는, 지금은 신뢰 파탄과 계약 해지라는 낯선 언어 속에서 흔들리고 있다. 빌보드에 진입하고 광고계를 휩쓴 신드롬 뒤에는, 프로듀서의 창의성과 시스템의 자본이 겹겹이 얽혀 있었다. 그 아름다운 조합이 깨진 순간, 우리는 K-팝의 구조를 다시 보게 된다. 이 사

넷플릭스, 여전히 갈 길이 멀다 - 1등 플랫폼만이 펼칠 수 있는 독점의 전략, 그리고 그 너머

쏭저르 — Tue, 15 Apr 2025 23:07:07 GMT

조용했던 뉴욕 증시에서 단연 돋보인 종목이 하나 있었다. 바로 넷플릭스(NFLX). 4월 15일(현지 시각) 하루 만에 주가가 4.8%나 오르며 976.28달러로 마감했다. 시장 전반이 주춤했던 분위기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상승은 더욱 두드러진다. 이번 상승은 단순한 기대감 때문이 아니다. 넷플릭스는 최근 비공식 전략 미팅에서 2030년까지 매출을 현

깊이 내려갈수록, 우리는 무엇을 마주하는가 - 광명 신안산선 사고가 던지는 묵직한 질문

쏭저르 — Sun, 13 Apr 2025 23:07:03 GMT

최근에 새로 생긴 GTX나 서해선을 타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얼마나 깊이 내려가야 하는지, 그리고 그 깊이가 주는 어떤 막막한 감각을. 공항철도를 처음 탔을 때도 ‘깊다’는 생각을 했지만, 지금의 이 교통망은 그보다 훨씬 더 아래로 내려간다. 마치 도시의 속살이 아니라, 땅의 심부를 파고드는 느낌이다. 한때는 이런 교통 인프라가 반가웠다. 서울에서 경

스무 살의 나를 다시 만나다 - 비주류의 길 위에서, 다시 꺼내보는 선택과 존경의 조각들

쏭저르 — Sat, 12 Apr 2025 14:27:06 GMT

스무 살이 훌쩍 지나고, 그 시절 함께했던 대학 동기들과 선배들을 다시 만났다. 같은 꿈이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문화예술이라는 단어 앞에서 제각기 다른 열망을 품고 같은 강의실에 앉아 있었던 사람들. 나는 이 모임을 언젠가 한번쯤 다시 보고 싶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다. 다만, 누군가는 이 만남을 한번쯤 꺼내야 할 것 같았고, 우리가 지금 어

오래된 공간 앞에서 - 기억 속의 다방, 그리고 서점에서 마주친 나의 시간

쏭저르 — Sat, 12 Apr 2025 04:41:56 GMT

대학로에는 오래된 가게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내가 참 좋아하는 곳은 학림다방이다. 학창 시절, 존경하던 교수님이 자신의 첫 연극 공연을 올리고 나서 그 다방에서 밤을 새웠다는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있다. 공연을 마치고 마음이 복잡해져, 고쳐야 할 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 밤새 커피를 마시며 앉아 있었다는 그 장면은 내게도 인상 깊게 남았다. 그래서 나도

비 오는 날의 회복 - 작은 통증과 느린 회복, 그리고 살아가는 하루들

쏭저르 — Sat, 12 Apr 2025 01:55:38 GMT

지난달, 친구들과 식사를 마치고 걷던 길. 사선으로 놓인 계단 같은 곳에서 그만 몸의 균형을 잃고 넘어졌다. 순간적으로 ‘아, 발목이 다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아아” 하는 소리를 내며 친구의 부축을 받아 간신히 일어섰다. 다행히 그 자리에서 바로 걸을 수 있었고, ‘내일 아침에도 괜찮기를’ 바라며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 날, 발목은 붓지도 않았

다시, 낙산공원에 올라 - 스물한 살의 나와 마주한 어느 봄날

쏭저르 — Thu, 10 Apr 2025 11:22:14 GMT

스물한 살, 대학로의 작은 극장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그 시절 대학로는 공연으로 북적였다. 거리를 걷는 사람들 대부분이 연극이나 뮤지컬을 보러 온 관객들이었고, 그들을 위해 극장 앞에 포스터를 붙이고, 리플릿을 나눠주는 일은 필수였다. 작은 극장이었기에, 누구 하나 할 일만 하지는 않았다. 티켓을 끊고, 무대를 정리하고, 관객을 맞이하는 일까지 하루는 빠

유치원 봄 소풍 도시락, 아빠도 할 수 있다 - 하리보 도시락통부터 소떡소떡까지

쏭저르 — Wed, 09 Apr 2025 23:01:07 GMT

4월, 봄이 제법 깊어졌다. 아이의 유치원에서도 본격적인 봄맞이 소풍을 떠난다. 예전처럼 들판에서 돗자리를 펴고 김밥을 먹는 풍경은 줄었지만, 요즘은 각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실내 전시나 체험 공간으로 아이들이 나들이를 간다. 실내에 마련된 식사 공간에서 도시락을 꺼내 먹는 시간도 소풍의 일부가 되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의 도시락 자존심이 예사롭지 않다.

생각이 현실이 되기까지 - 나는 정말 INFJ일까

쏭저르 — Wed, 09 Apr 2025 01:19:03 GMT

INFJ. 사실 MBTI에 큰 관심은 없었다. 하나의 유행처럼 느껴졌고, 네 글자로 사람의 모든 성향을 설명할 수 있다고 믿는 것도 어딘가 불편했다. 사람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그 믿음이 흔들린다. 아니, 어쩌면 ‘믿음’이라는 것이 사회적으로 공유될 때, 그것이 현실이 되어버리는 과정을 겪는 중인지도 모르겠다. 사람

사라지는 쇼, 남겨진 전기차 - 서울모빌리티쇼에서 본 자동차 산업의 단면

쏭저르 — Sun, 06 Apr 2025 10:23:04 GMT

벚꽃이 피기 시작할 즈음, 일산 킨텍스에서는 자동차 전시회가 열린다. 예전엔 ‘서울모터쇼’로 불렸지만, 이제는 ‘서울모빌리티쇼’라는 이름을 달고 돌아온다. 변화된 산업 구조를 반영한 개명이지만, 여전히 자동차 중심의 전시다. 이름만 바뀌었지 본질은 그대로인 셈이다. 한편, 세계 곳곳의 유명 모터쇼는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 팬데믹 이후 대규모 오프라인 행

봄은, 그렇게 균열로 시작된다 - 가장 단단해 보이던 벽에도 노란 꽃은 피어난다

쏭저르 — Sat, 05 Apr 2025 05:31:42 GMT

한남동 골목을 걷다 우연히 마주친 풍경. 회색 벽돌 틈마다 개나리가 스며들듯 피어 있었다. 한때는 견고해 보였던 벽. 그 위에 봄은 아무렇지 않게 균열을 내고 있었다. 겨울은 오래도록 지속되었고, 모두가 이 길이 계속될 거라 믿었다. 하지만 모든 계절엔 끝이 있다. 변화는 늘 조용하고, 때로는 갑작스럽다. 그리하여 마침내, 4월 4일 오전 11시 22분.

브랜드처럼 존재한다는 것 - 신뢰와 네트워크의 시대에 나를 세우는 법

쏭저르 — Sat, 05 Apr 2025 03:53:35 GMT

사람들은 브랜드를 아주 직관적으로 기억한다. 애플보다는 아이폰을, 테슬라보다는 모델 Y를 먼저 떠올린다. 이름보다 더 강력한 건 사용자의 경험이고, 디자인이며, 일상의 편의성이다. 어쩌면 사람도 마찬가지다. 말투, 표정, 태도, 일하는 방식. 그 사람을 설명하는 요소들은 생각보다 단순하고 구체적이다. 학력이나 자격증보다 중요한 건 결국 그가 하는 말과 행

트럼프의 25% 관세, 한국차를 겨눈다 - 하이브리드 생산·미국 투자에도 흔들리는 자동차 산업

쏭저르 — Wed, 02 Apr 2025 22:41:45 GMT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불과 며칠 전, 현대자동차그룹이 백악관에서 대규모 미국 투자 계획을 밝히며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되는 듯했지만, 실제 전개는 전혀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이번 조치는 한국 자동차 산업 전반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미 시장 의존도가 높은 한국GM은 타격이

사진 한 장, 봄 한 줄기 - 말보다 먼저 다가오는 것들에 대하여

쏭저르 — Tue, 01 Apr 2025 23:44:00 GMT

어떤 글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많은 말을 건넬 때가 있다. 봄은, 그렇게 또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