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nsee /@@68sI 베이비부머 시대를 연 58년 개띠입니다. IT분야에서 40년을 일하고 지금은 인생2막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글쓰기를 좋아합니다. ko Mon, 28 Apr 2025 18:26:50 GMT Kakao Brunch 베이비부머 시대를 연 58년 개띠입니다. IT분야에서 40년을 일하고 지금은 인생2막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글쓰기를 좋아합니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8sI%2Fimage%2FmKO20Gbo8huFUK5uvaCNdDC2Sc0.jpg /@@68sI 100 100 치매어머니와 동행 29 - 비밀번호 /@@68sI/146 몇 년 전에 어머니가 저를 부르시더니 장롱에서 꺼낸 통장 두 개를 보여주십니다. 자식들이 매달 조금씩 보내드리는 생활비를 넣어 둔 통장이라고 하시면서요. 비밀번호를 알려주시며 혹시라도 어머니가 아프거나 사고를 당하시면 장남인 저보고 찾아 쓰라고 하시더군요. 그 때만 해도 어머니 건강에 아무 문제가 없었기에 무심코 듣고 넘겼습니다. 통장에는 적지 않은 돈이 Thu, 26 Oct 2023 21:03:13 GMT comnsee /@@68sI/146 치매어머니와 동행 28 - 친구의 사망 /@@68sI/145 어머니는 가끔 환각 상태를 경험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현실과 완벽히 혼동하시죠. 어느 날, 성당으로 가는 길에 갑자기 생각난 듯 말을 꺼내십니다. "너, 00 엄마 알지? 글쎄 그 노인네가 죽었다는구나." 어머니께서 00 엄마라고 부르는 분은 어머니와 가장 친한 친구입니다. 건강하실 때는 자주 왕래도 하셨는데 이젠 멀리 떨어져 사시므로 서로 Wed, 25 Oct 2023 20:18:11 GMT comnsee /@@68sI/145 치매어머니와 동행 27 - 치통 /@@68sI/144 어느 날 어머니가 치통이 심하시다고 합니다.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요. 치통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지, 경험해 본 사람들은 모두 잘 압니다. 정말 죽고 싶어질 정도로 사람을 괴롭히죠. 저는 어머니를 모시고 평소에 가시던 치과로 향했습니다. 어머니 치아를 검사해 본 의사는 앞니 한 개를 신경치료 해야 할 것 같다고 합니다. 그제야 이해가 됩니다. 저도 Tue, 24 Oct 2023 20:15:48 GMT comnsee /@@68sI/144 치매어머니와 동행 26 - 토요일의 병원 로비 /@@68sI/143 어머니 약을 받으러 토요일에 병원을 방문하던 때는 병원에 도착하여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병원 진료는 9시에 시작하는데 그때가 되면 이미 20명이 넘는 환자들이 병원 로비를 가득 메우고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8시쯤에 병원에 도착할 수 있도록 서둘러 집을 나서곤 했죠. 8시에 병원에 도착하면 항상 저보다 먼저 도착해 소파에 앉아 있는 모녀가 Mon, 23 Oct 2023 20:13:57 GMT comnsee /@@68sI/143 치매어머니와 동행 25 - 하지정맥 /@@68sI/142 한동안 괜찮던 무릎이 몹시 아프시다고 합니다. 서너 달 전에 퇴행성 관절염때문에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으신 후로 한동안 통증이 없어졌다고 좋아하셨는데 재발이 된 것 같습니다. 한동안 없던 통증이 다시 시작되었을 때는 파스를 붙이면 견딜 만하다고 하셔서 파스만 계속 사드렸는데 한계에 도달한 모양입니다. 전날 밤에는 파스를 붙이셨는데도 너무 아파서 잠을 설쳤다 Sun, 22 Oct 2023 20:39:49 GMT comnsee /@@68sI/142 치매어머니와 동행 24 - 추석의 모험길 /@@68sI/141 이번 추석은 개천절 연휴까지 포함하면 6일이나 되어 고민이 커졌습니다. 보호센터는 연휴가 길어져도 웬만하면 어르신들을 위해 문을 엽니다. 명절 당일만 빼고요. 그러나 이번에는 일요일까지 포함하면 3일이나 쉴 예정이라고 하네요. 평소 보호센터 직원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느끼고 있던 터라서 서운하거나 당황스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대책은 세워 두어야죠. 동생이 Sat, 21 Oct 2023 19:53:28 GMT comnsee /@@68sI/141 치매와 어머니 23 - 등급 상승 /@@68sI/140 건강보험공단에서 장애등급을 받으면 3개월이 지나야 다시 평가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3개월 동안 환자의 증상이 악화하였다고 판단이 되면 다시 재평가해 달라는 신청을 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당연히 등급을 높이기 위한 신청이죠. 등급이 올라가면 지원금이나 혜택(?)이 늘어나니까요. 치매 환자는 절대 완치가 되지 않으므로 요양 기간이 엄청나게 긴 경우 Fri, 20 Oct 2023 19:59:51 GMT comnsee /@@68sI/140 치매어머니와 동행 22 - 가스라이팅 /@@68sI/139 제가 힘든 것 중 하나가 어머니의 못 말리는 전기 절약 습관입니다. 외출하실 때는 콘센트에 연결된 모든 플러그를 다 뽑으십니다. 텔레비전도, 전자레인지도, 전기담요도, 핸드폰 충전기도…. 그래서 어머니 댁 벽에 있는 모든 콘센트는 성한 것이 없습니다. 하루에도 여러 번 꽂았다 뺏다를 반복하시니까요. 그나마 치매가 오기 전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이제 Thu, 19 Oct 2023 20:17:17 GMT comnsee /@@68sI/139 치매어머니와 동행 21 - 우울증 /@@68sI/138 어느 날 보호 센터에서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보통 보호 센터에서 보내는 문자는 의례적인 인사말로 시작하는 것이 보통인데 그 날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결론은, 어머니가 우울증이신 것 같답니다. 보호 센터에 도착하시면 한 마디도 하지 않으시는 것은 물론이고, 계속 해서 죽고 싶다는 말만 하신다는 겁니다. 그렇지 않아도 그 무렵 어머니 댁에 가면 동네 친구 Wed, 18 Oct 2023 20:01:56 GMT comnsee /@@68sI/138 치매어머니와 동행 20 - 봉지 커피 /@@68sI/137 어머니는 식후에 꼭 커피를 한잔 드십니다. 그것도 달달한 인스턴트 커피로요. 가끔 자식, 며느리, 손주들과 외출해서 식사를 하실 경우에도 카페에 들어가면 꼭 달콤한 커피를 원하셨죠. 그럴 때면 모카커피를 주문해 드리곤 했습니다. 보호 센터에 약을 전달해 주러 갔는데 낯익은 직원이 저를 부릅니다. "어머니께서 점심을 드시면 꼭 커피를 한 잔 타달라고 하세요 Tue, 17 Oct 2023 20:22:12 GMT comnsee /@@68sI/137 치매어머니와 동행 19 - 단골 미용실 /@@68sI/136 사무실에 도착해서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더니 두려워 하던 말을 꺼내십니다. "오늘 머리 하러 갔다 올 거다." 그 말을 듣는 순간, 하늘이 노랗게 보입니다. 그러나 어머니를 말릴 수는 없습니다. 잠시 화도 내고 큰 소리도 질러보았지만 어머니는 요지부동, 고집을 꺾지 않으시니까요. 그러나 제가 걱정하는 것을 잘 아시기에 한마디 하십니다. "앞집 친구하고 같이 Mon, 16 Oct 2023 20:00:45 GMT comnsee /@@68sI/136 치매어머니와 동행 18 - 손녀의 선물 /@@68sI/135 어머니는 보호 센터에서 이른 저녁을 드시고 오지만 가끔 허기가 지는지 주전부리를 하고 싶어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냉장고에 있는 계란이 빠른 속도로 줄어듭니다. 아침에 2알, 저녁에 2알을 드시는거죠. 일요일에 어머니를 찾아뵈러 갈 때 또 계란을 챙기는 모습을 본 아내가 계란을 그렇게 많이 드시느냐고 묻습니다. 나는 저녁에 허기가 져서 그러시는 모양 Sun, 15 Oct 2023 19:53:00 GMT comnsee /@@68sI/135 치매어머니와 동행 17 - 어머니도 여자다. /@@68sI/134 보호센터에서는 어르신들을 위해 돌봄 서비스 이외에도 여러가지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가령 할머니들을 위해 한달에 한번 펌을 해 드리고 있죠. 우리가 파마머리라고 부르는 전형적인 할머니들의 헤어 스타일 말입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할머니 머리를 전문으로 하는 분이 해 드린다고 해서 어머니께 말씀드렸더니 한번 해 보시겠다고 합니다. 펌을 하는 날, 보호센터에도 Sat, 14 Oct 2023 20:58:00 GMT comnsee /@@68sI/134 치매어머니와 동행 16 - 약받는 날 (1) /@@68sI/133 토요일 아침 7시면 저는 외출 준비를 합니다. 9시에 병원 문을 여는데, 9시가 되면 벌써 진료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병원을 가득 메우고 있어 어머니 약을 받기 위해서는 한 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줄 서서 순서를 기다리는 것을 몹시 싫어하는 저는 차라리 일찍 가서 기다리는 편을 택합니다. 병원에 도착하면 8시 정도가 되고, 예상했던 대로 저 Fri, 13 Oct 2023 20:19:53 GMT comnsee /@@68sI/133 치매어머니와 동행 15 - 추억 (2) /@@68sI/132 어머니를 지탱해 주는 것은 자식, 그리고 그 다음이 신앙입니다. 저희 가족이 성장에 다니기 시작한 것은 1974년 부터 였습니다. 특이한 것은, 누가 먼저 성당에 다니기 시작하고 나머지 식구들이 영향을 받아 따로 다니기 시작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저는 고등학교를 천주교 재단 학교로 배정받아 다니게 되었는데, 저를 지켜보던 수녀님께서 교리를 받으라고 Thu, 12 Oct 2023 20:40:12 GMT comnsee /@@68sI/132 치매어머니와 동행 14 - 추억(1) /@@68sI/131 어머니는 어린 시절을 평안도 묘향산 자락에서 보내셨습니다. 5남매 중 셋째 딸이셨는데 아마 어렸을 때 꽤 똑똑하다는 말을 들으셨던 것 같아요. 그러나 불행히도 학교는 제대로 못 다니셨습니다. 여쭤 본 적은 없는데 아마 국민학교도 못 다니신 것 같습니다. 학교 다닐 나이에 일제 시대 태평양 전쟁 말기, 그리고 6.25를 겪으셨거든요. 게다가 그때만 해도 딸은 Wed, 11 Oct 2023 20:33:32 GMT comnsee /@@68sI/131 치매어머니와 동행 13 - 고집 /@@68sI/130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는 어머니가 보호 센터에 가기 싫다고 하시는 날이 있습니다. 작년 겨울이었습니다. 아침에 전화를 드렸더니 보호 센터에 안 가고 집에서 쉬겠다고 하십니다. 눈 앞이 캄캄해 지는 것 같았습니다. 어머니 식사는? 혹시 외출이라도 하시는 것 아닌가? 무슨 사고라도 나면 어쩌지? 오만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돌아다녔습니다. 저는 이미 출근을 Tue, 10 Oct 2023 20:22:09 GMT comnsee /@@68sI/130 치매어머니와 동행 12 - 성당 (2) /@@68sI/129 여름이 되고 폭우가 쏟아지는 날이 많아졌지만 별로 걱정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보호 센터의 차가 아파트 현관까지 와서 어머니를 모시고 갔으니까요. 물론 저녁에도 아파트 현관까지 어머니를 모시고 왔고, 게다가 보호센터 직원이 어머니가 집에 들어가시는 것을 확인한 후 저에게 어머니 도착하셨다고 문자까지 보내주니 고마움을 어떻게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덕분 Mon, 09 Oct 2023 19:35:05 GMT comnsee /@@68sI/129 치매어머니와 동행 11 - 백화점 /@@68sI/128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어머니는 보호 센터를 백화점이라고 부르십니다. 첫 날 보호 센터에 다녀오시더니 저를 보고 얘기하십니다. "요즘 백화점이 장사가 안 되나봐."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장사가 안 되니까 차를 보내서 우리 같은 노인들까지 모셔가는 거 아냐?" 그제서야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백화점 같은 곳에서 셔틀버스를 운행한 Sun, 08 Oct 2023 20:22:27 GMT comnsee /@@68sI/128 치매어머니와 동행 10 - 성당 (1) /@@68sI/127 코로나 종식이 선언되자, 어머니는 이제 성당에 다시 나갈 수 있다고 좋아하십니다. 성당에는 누구보다 열심히 다니셨는데 거의 3년 넘게 텔레비전으로 평화 방송을 보며 아쉬움을 달래셨으니 코로나 종식을 그 누구보다 기뻐하셨을 겁니다. 그때부터 일요일 8시 30분이 되면 어머니는 어김없이 집을 나서십니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성당에 가서 10시 10분 Sat, 07 Oct 2023 19:32:05 GMT comnsee /@@68sI/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