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마루 /@@6dpB 사람은 근원적인 외로움을 타고 난다고 합니다. 막연하게 문학을 꿈꾸었던 소녀가 어느덧 중년이라는 지점을 넘었습니다. 삶이 외로울 때면 글쓰기를 친구 삼아 위안을 얻습니다. ko Wed, 30 Apr 2025 10:04:16 GMT Kakao Brunch 사람은 근원적인 외로움을 타고 난다고 합니다. 막연하게 문학을 꿈꾸었던 소녀가 어느덧 중년이라는 지점을 넘었습니다. 삶이 외로울 때면 글쓰기를 친구 삼아 위안을 얻습니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dpB%2Fimage%2FMRI-jh66ZSiU9USwhl9IdVCcaGw /@@6dpB 100 100 십 년 만에 돌아온 언니 - 반가움과 함께 찾아온 근심 /@@6dpB/98 십 년 동안 종무소식이었던 언니가 어느 날 연락이 왔다. 먼저 집으로 전화가 왔는데 언니의 전화를 받은 엄마는 기쁨에 들떠 내게 전화를 했다. 전화를 받는 순간 막혔던 배수구가 뚫린 것처럼 후련함과 안도감이 밀려왔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단 한 번의 소식조차 알 수 없었던 우리 집엔 언니가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크나큰 경사였다. 아들이 태어나기 전 남동생 Mon, 28 Apr 2025 10:00:19 GMT 글마루 /@@6dpB/98 옆집 언니의 몰래한 사랑 - 인습이 가져온 불행 /@@6dpB/97 내가 초가집에 살 때 옆집에는 젊어서 청상이 된 할머니와 장성한 딸 둘, 중학교에 다니던 아들이 있었다. 우리와 먼 친척뻘이었는데 큰딸이 스무 살 무렵 마을 청년과 눈이 맞았다. 한 마을에서 나고 자라면서 마주 보고 있는 두 집은 오고 가는 데도 몇 걸음 되지 않았다. 청년의 집안은 윤 씨였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조선시대에 왕비를 가장 많이 배출한 명문가 Sun, 27 Apr 2025 11:17:19 GMT 글마루 /@@6dpB/97 17. 경천서림에서 - 창을 통해 바라 본 세상 /@@6dpB/96 계속 주말에 약속이 잡혀서 앞다투어 피어나는 꽃처럼 나의 봄도 만개했다. 주변에 좋은 인연들을 만나고 그 모습들을 보며 인생을 배우고 그렇게 긍정적인 향기를 맡게 되어 바쁜 중에도 감사하고 행복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작년에 친하게 지내던 선생님 생각이 떠오르곤 했는데 목요일 저녁 무렵 전화 벨이&nbsp;울렸다. 둘이 텔레파시라도 통한 건지 일정한 주기를 간격<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dpB%2Fimage%2FrXQgACcKthIUvBQ2pIQOaQf3RTI.jpg" width="500" /> Sat, 26 Apr 2025 11:54:56 GMT 글마루 /@@6dpB/96 엄마의 서늘한 눈빛 - 죄책감의 발로 /@@6dpB/95 동생이지만 내 내면에는 자식처럼 아픈 손가락이 된 남동생은 결국 우리 집을 떠났다. 난 너무나 미안했지만, 가정의 평화를 위해선 팔 한쪽을 잘라내는 심정으로 남동생을 내보냈다. 내가 살던 집과 멀지 않은 주택 단지에 방을 얻고 계약금을 걸었으나, 그 방을 본 엄마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다른 방을 알아보러 다녔다. 우리 집에 와서도 온다 간다 말 한마디 Sat, 26 Apr 2025 09:49:51 GMT 글마루 /@@6dpB/95 16. 우리 모두 폭싹 속았수다 - 속내를 털어놓은 시간 /@@6dpB/94 직장동료이기도 한 그녀가 왠지 편안했다. 조용하면서도 차분하고 그러면서도 지나치게 겸손한 그녀를 보면서 느낀 첫인상은 '인내'였다. 그녀는 최근에 무기계약직인 교육공무직으로 발령받았다.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은 아무리 연차가 높은 베테랑이어도 긴장하고 허둥지둥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학교 근무 경력이 있는 그녀지만 처음 맡는 업무임에도 그녀는 허둥거리 Fri, 25 Apr 2025 14:05:07 GMT 글마루 /@@6dpB/94 남동생의 보호자가 되어 - 원망으로 돌아온 삼 년 /@@6dpB/92 고향 집에만 가면 그치지 않는 장맛비가 종일 쏟아지듯 우울한 분위기만 맴돌았기에 잠시 다니러 가서 마음 편히 쉬지 못하고 직장으로 돌아오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직장생활도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할 무렵 내 인생을 구제해 줄 것만 같은 사람이 나타났다. 그동안 남자를 한 번도 사귀지 않아 보는 안목이 부족하기도 했거니와 맹목적으로 매달리는 그가 진심으로 보 Thu, 24 Apr 2025 09:57:58 GMT 글마루 /@@6dpB/92 15. 빈백에서 독서하기 /@@6dpB/93 볼 일이 있어 조퇴하고 일이 일찍 끝나 산책을 할까 하다가 도서관으로 향했다. 빌려놓고 다 읽지 못한 책을 다시 꺼내 들고 앉을 곳을 찾았다. 저녁때가 되어서인지 웬일로 빈백에 빈자리가 났다. 이게 웬 떡이야,라는 생각이 들며 창이 좋은 자리에 가장 편안한 자세로 몸을 부렸다.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을 읽는데 제르베즈라는 여인이 애인에게 버림<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dpB%2Fimage%2F1trgEtG2KpKORsf54E7BtDlPCj4.jpg" width="500" /> Wed, 23 Apr 2025 13:33:58 GMT 글마루 /@@6dpB/93 6. 쉬어버린 옥수수 - 여름날의 추억 /@@6dpB/91 여름이 되면 빈한한 초가지붕 아래도 구수한 내가 난다. 모기에게 피를 빨리고 가려워 긁은 자리가 부어올라도 여름이 푸근한 것은 먹거리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초여름에 들라치면 채 알이 굵어지지 않은 감자가 허기진 배를 채워주었고, 알알이 영근 옥수수가 익어가는 냄새는 밖에서 뛰어놀던 우리를 저절로 집으로 향하게 했다. 자식 많은 집에 걸맞게 밭에서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dpB%2Fimage%2FnIOnB4x9JF-6hH7VpI8jsDc3jmw.jpg" width="500" /> Tue, 22 Apr 2025 11:04:00 GMT 글마루 /@@6dpB/91 5. 십 원 이야기 - 소비 총량의 법칙 /@@6dpB/90 길거리를 걷다 보면 이따금 오십 원이나 백 원짜리 동전이 떨어진 것을 보게 된다. 사람들은 그것을 굳이 주우려고 하지 않지만 나는 줍는다. 꼭 돈 욕심을 내서라기보다 가치가 떨어진 동전을 외면하기 싫어서이다. 그런 내 모습을 궁상맞게 볼지도 모르지만 엄연한 사실은 지금도 쓰이고 있는 화폐라는 점이다. 요즘 아이들도 쳐다보지 않는 동전이 어느 순간 천덕꾸<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dpB%2Fimage%2FW5vAFcJqbadWmJtEiv6duRymKI4.jpg" width="500" /> Tue, 22 Apr 2025 10:09:17 GMT 글마루 /@@6dpB/90 천주교회 사람들 - 떠나간 자의 자취 /@@6dpB/89 ※어제는 몸이 안 좋아 하루 쉬었습니다. 이 글은 인물과 내용을 약간 각색해 쓴 글입니다.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쓴 글이라 유치하게 보일 수 있지만 올려봅니다. 버려진 천주교회에 사는 모자가 있었다. 우리랑은 먼 친척뻘이었다. 대전 할머니는 할아버지의 육촌쯤이라고 했다. 아버지는 그 할머니를 대전 고모라고 불렀다. 교회는 시골에서는 드물게 시멘트로 Mon, 21 Apr 2025 11:34:33 GMT 글마루 /@@6dpB/89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 나만 바라보는 가족들 /@@6dpB/88 힘겨운 고향 집에서의 생활을 끝내고 고등학교 졸업하기 전 난 취직했다. 첫 월급을 타 남들처럼 엄마 아버지 내의와 아버지가 갖고 싶어 하는 하모니카와 동생들에게 줄 선물까지 혼자 들고 가지 못할 정도로 많이 사서 고향 집을 찾았다. 용돈도 얼마간 떼어서 드렸는데 월급이 얼마인지 묻는 부모님께 대답했으나 부모님 표정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난 바로 재형저 Mon, 21 Apr 2025 11:11:15 GMT 글마루 /@@6dpB/88 개간의 늪 속으로 - 잔인한 사월 /@@6dpB/87 삼 연타석 홈런을 쳐도 모자랄 상황에 우리 집은 삼진 아웃을 연타석으로 맞았다. 우리 집에는 우울이 먹구름처럼 덮혀 있어서 웃음기라곤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기우는 해였다. 언니가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갯바위에 붙은 따개비처럼 방바닥을 등지고 누운 엄마는 쉽사리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특별한 병명도 없이 중환자처럼 자리보전한 엄마 덕분에 살림을 책임지 Sat, 19 Apr 2025 11:02:30 GMT 글마루 /@@6dpB/87 14. 브레이크가 필요해 - 말과 생각의 꼬리를 자를 힘 /@@6dpB/86 나는 괜찮아, 괜찮아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뿐이었다. 내 안에서는 그동안의 업무 스트레스로 마치 페트병에 든 콜라처럼 누군가가 맘껏 흔들어 분출하기 직전이었는지 모른다. 어쩌면 예민한 것 같은, 한편 털털하다는 소리를 듣기도 하고, 말이 없다는 소리 듣기 싫어서 의식적으로 말을 하게 돼 또 말이 많다는 소리를 듣기도 하고 때로는 나 자신에 대해 종잡을 수 Sat, 19 Apr 2025 01:15:11 GMT 글마루 /@@6dpB/86 언니의 가출 - 설상가상인 현실 /@@6dpB/85 두 해 연달아 집안에 우환이 끊이지 않았는데 거기에 더해 언니가 종적을 감췄다. 남동생의 죽음 이후 가뜩이나 건강을 잃은 엄마는 '마지막 잎새'의 하나 남은 담쟁이잎처럼 위태로웠다. 엎친 데 덮친 격인 현실 앞에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살아가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로 꺼져가는 등불이 된 엄마를 보는 것도 내겐 고문이었다. 우리 집에 언제 해가 뜨기라도 Thu, 17 Apr 2025 12:11:11 GMT 글마루 /@@6dpB/85 일상의 이야기 - 14. 떠나고 싶을 때와 떠나야 할 때 /@@6dpB/84 아들이 오늘 떠났다. 머나먼 유럽 그것도 프랑스로 떠났다. 어떤 이들은 해외로 출장 자주 가는 아들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나 역시도 내심 부럽기도 하다. 그렇지만 또한 엄마이기에 부러운 건 눈곱만큼이고 마음은 아들의 좌석 곁으로 날아간다. 새벽 세 시 오십 분 경북 구미에서 인천공항 행 버스를 타고 아침 일곱 시에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짐 싸느라 새벽<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dpB%2Fimage%2FY6d7YqVyMatEWfOfQv__Y1H0Gec.jpg" width="500" /> Wed, 16 Apr 2025 12:34:45 GMT 글마루 /@@6dpB/84 약탕기 /@@6dpB/83 보약 한 제를 선물 받았다. 그것도 귀한 십전대보탕에 녹용까지 상대로 넣었다는 것이다. 반색하며 고맙다는 말 대신 고마움이 가슴 깊은 곳에서 뭉글뭉글 피어오른다. 박복함을 운명이라 여기며 하루하루 시간을 죽이고 있는 내게는 보약이 가당찮은 호사 같기만 하다. 나쁜 것 속에 좋은 게 있고 하잘것없어 보이는 돌멩이도 보물처럼 여겨지기도 한다더니 나를 두고 Mon, 14 Apr 2025 10:56:50 GMT 글마루 /@@6dpB/83 고무신 한 짝과 엿 /@@6dpB/82 십 년 된 운동화를 결국 버렸다. 빨랫비누에 솔로 박박 문질러 빨면 겉은 그럭저럭 괜찮았다. 그런데 비만 오면 바닥이 갈라졌는지 밑창에 물이 스며들더니 급기야 바닥에 구멍이 뚫렸다. 큰맘 먹고 장만한 브랜드 운동화라 아끼고 아껴 신었고 애지중지했다. 원체 물건을 함부로 버리지 않는 성격이기도 했고 특히 신발은 더했다. 오랜 세월을 내 발과 함께해 Sun, 13 Apr 2025 05:04:45 GMT 글마루 /@@6dpB/82 막냇동생의 죽음과 엄마의 저주 - 평생의 죄책감이 되어 /@@6dpB/81 얼굴이 유난히 뽀얗고 귀여운 내 동생이 10개월이 채 되기 전 갑자기 아팠다. 분유를 먹으면 토하고 설사를 수십 차례 하며 먹지 못하자 엄마는 병원에 데려갔고 그런데도 동생은 별 차도를 보이지 않았다. 아이가 계속 아프자 마음이 답답해진 엄마는 큰엄마의 권유로 짚을 삶아 먹이기도 했으나 오히려 더 악화되었다. 다급해진 마음에 미신처럼 마당에서 사립 밖으 Sat, 12 Apr 2025 12:15:16 GMT 글마루 /@@6dpB/81 5. 벤또를 아시나요 - 추억을 먹다 /@@6dpB/80 비가 내린다. 여름을 잠재우는 비가 내린다. 어젯밤 늦게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낮까지 내린다. 오랜 가뭄과 타는 듯한 더위를 이 단비가 말갛게 씻어주고 있다. 비가 오니 온 세상이 고요함에 잠겼다. 점심때가 되어 챙겨온 도시락을 열었다. 가지찜, 감자볶음에 깻잎 조림이다. 내 도시락 반찬은 늘 간단하고 소박하다. 혼자 먹어도 입맛을 잃지 않는 내 식욕 Sat, 12 Apr 2025 09:56:28 GMT 글마루 /@@6dpB/80 에필로그 /@@6dpB/79 이상으로 '아버지와의 시간' 연재를 모두 마칩니다. 최근에 쓴 글보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회상하며 보물처럼 글밥을 모았습니다. 글을 쓰면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에 울기도 참 많이 울었습니다. 사람은 죽으면 '무'로 돌아가 아무것도 없다고 나름 정의 내린 내가 모순적이게도 아버지가 늘 나를 내려다보고 계시다고 믿습니다. 쉰 너머의 Fri, 11 Apr 2025 11:24:05 GMT 글마루 /@@6dpB/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