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오 /@@6lJB White Crow ko Fri, 09 May 2025 02:14:36 GMT Kakao Brunch White Crow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lJB%2Fimage%2FsC9vITiniqIGPL7JT8ZWlbKmwt8.jpg /@@6lJB 100 100 물결 /@@6lJB/62 하천 앞에 서 바라본 물결 속 내 모습이 일렁입니다 얼굴에 묻은 흠이 없나 거울을 보고싶을 뿐인데 눈치없이 훼방을 놓는 물살이 얄밉습니다 손으로 문질러 닦아내면 깨끗해질까 팔을 뻗어 표면 위를 조심스레 쓰다듬어 보지만 손끝이 스칠 때마다 새로 나는 파동들이 얽혀 나는 더 어지러이 휘날릴 뿐입니다 아무래도 바람이 가실 때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겠습니다 Thu, 08 May 2025 12:08:19 GMT 백오 /@@6lJB/62 실루엣 /@@6lJB/61 불꺼진 방 안, 공허한 실루엣 공기마저 적적하게 젖은 새벽에 나는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고요히 스며드는 소란한 가로등 불 그 하얀 빛 줄기 하나가 아까워 하늘 아래로 넘어간 해를 아직 떠나보내지 못했나봅니다 어두움이 옷을 적시도록 내버려두어야 하겠습니다 가느다란 새벽 공기로 숨을 가득 채워 조용히 도망치려는 오늘의 꾀를 눈 감아주어야 하겠습니다 Wed, 07 May 2025 14:39:27 GMT 백오 /@@6lJB/61 무용수 /@@6lJB/60 공연 시간은 한 시간 남짓 무대 위 무용수의 우아한 움직임 태양빛 같이 커다란 조명이 당신 춤을 선명히 비추면 객석에 앉은 나는 그 무용을 조용히 눈에 담습니다 해가 지기까지의 시간이 너무 짧습니다 서서히 어두워지는 조명불과 함께 붉은 커튼이 스르르- 닫히고 가여운 당신은 무대 위에 갇힙니다 나는 여전히 객석에 앉아 돌아올 공연을 손꼽아 기다립니 Wed, 07 May 2025 04:34:56 GMT 백오 /@@6lJB/60 회상, 백오 /@@6lJB/59 기억 속에 뭐가 남아있나. . . . 아직 세계가 아무것도 아니었던 시절, 기쁨은 기쁨이고, 슬픔은 슬픔이고, 두려움은 두려움이었던 시절. 견뎌내는데에 능했던 때. 세계가 무엇인지를 희미하게나마 알아가던 시절. 보이지 않던 부조리가 눈 앞에 보이던 시절. 견딜 수 없는 것들이 눈 앞을 너무 빠르게 스쳐대던 시절. 뭐가 뭔지를 이제서야 조금이나 Mon, 05 May 2025 14:29:44 GMT 백오 /@@6lJB/59 절대성과 회의 /@@6lJB/53 인간의 본래성에 대한 회의는 반드시 극복될 수밖에 없으며, 극복되어야만 한다. 인간의 본래성이 향하는 것인 한 우리는 정신세계 속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서 이미 그러한 것들에 대해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나의 본질을 짓밟고자 한들 본질은 어느샌가 다시금 일어나 고개를 치켜든다. 이런 것에는 물리적인 대상에 대한 오감이나 수학 Fri, 15 Mar 2024 03:10:26 GMT 백오 /@@6lJB/53 키치적 이상과 성숙한 이상 /@@6lJB/42 키치적 이상과 성숙한 이상 -키치적 이상은 나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망상에 가깝고, 성숙한 이상은 나의 현실과 지향점에 매우 근접한 희망이다. 망상은 무의식의 것으로서, 의식이 충분히 성숙하지 못해 무의식의 파도에 자주 휩쓸리는 사람은 자신의 기질이나 능력을 적절하게 가늠하지 않은 채 자주 허무맹랑한 꿈에 빠진다. 이는 야성적 욕구의 발현이다. 성숙한 이상은 Sat, 06 Jan 2024 15:32:02 GMT 백오 /@@6lJB/42 두 세계 /@@6lJB/40 누구에게나 교차하는 두 세계가 있다. 누구에게나 그 안의 무수한 상태가 있다. 한 세계는 분별없이 모든 것을 끌어당긴다. 접근하려는 이도, 멈추려는 이도, 도망가려는 이도 모두 이끌려버린다. 다른 한 세계는 오로지 자신에게 근접한 사람만 끌어당긴다. 심적으로 운동하지 사람은 퇴폐의 세계에 이끌려 삶의 활력을 잃고 쉬운 길만을 택하게 된다. 그에게 사고란 무 Wed, 03 Jan 2024 17:19:58 GMT 백오 /@@6lJB/40 만인의 반성 /@@6lJB/39 모든 사람은 자신이 스스로의 방식대로 사고함을 알아차리는 동시에 공감의 범위 바깥에 있는 사람의 사고방식을 단순화한다. 만인은 사고하고 반성하며, 이 부분에 있어서 스스로의 우월함에 도취한다. 그러므로 만인은 크고 작은 고립성을 지니며, 자기 집단의 사람들과 뭉쳐 의견을 강화하거나 자신까지도 뭉개버릴 정도의 회의를 오랜기간 놓쳐 경험하지 못한다면 점차 우물 Tue, 02 Jan 2024 17:04:19 GMT 백오 /@@6lJB/39 선악의 인간 /@@6lJB/34 선악은 뒤집혀왔다. 영원한 선도, 영원한 악도 없었다. 선악의 세계는 진동해왔다. 인간은 전복되어왔다. 그러나 사람의 본능은, 언제나 제 위치를 유지해왔다. 그것은 우리의 유전자 속에 물리적으로 고정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본래적으로 선악을 믿으며, 선의 무리에 파묻히는 한편 악의 무리를 혐오한다. 선악은 뒤집혀왔다. 뒤집힘은 언제 이루어졌는 Sat, 23 Dec 2023 15:32:15 GMT 백오 /@@6lJB/34 자연이 우리를 내던졌다 /@@6lJB/30 자연이 우리를 내던졌다. 우리의 시기에, 우리의 장소에. 우리의 능력과 우리의 선호를 지니도록. 모든 이는 다른 시기와 장소에, 다른 능력과 선호를 지니도록 내던져졌다. 자연이 우리를 내던질 때, 우리 옆에 운명도 함께 내던졌다. 운명은 우리가 클 때 함께 크고 우리가 진행할 때 함께 진행했다. 지금껏 그래왔고, 앞으로도 한동안 그럴 것이다. 우리가 Wed, 24 May 2023 02:35:09 GMT 백오 /@@6lJB/30 감정을 인정하는 일 /@@6lJB/28 감정은 인간의 본성이기에 늘 우리 곁에 존재할 수밖에 없다. 감정이 만들어 낸, 무언가를 향한 이끌림은 한평생에 걸쳐 우리를 괴롭힐 것이며, 그것으로부터 도피하려는 시도는 무의미하다. 그러므로 차라리 감정과 이끌림의 지붕 아래에 머무르면서 적절히 처신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충동과 욕구가 극복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은 매력적이지만 동시에 잔인하다. 고통의 극 Tue, 16 May 2023 10:00:36 GMT 백오 /@@6lJB/28 욕심에 대해 /@@6lJB/27 욕심이 모든 두려움을 만들고, 모든 고통을 만든다. 이미 꽤 오래전에 깨달았던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사실을 잊고 있었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작위의 위험에 스스로를 내맡긴 것은 이런 욕심을 떨쳐내기 위해서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나는 무엇으로 행동하는가? 그 원천이 욕심이라면 밑 빠진 독에 물을 붓고 있는 것이다. 욕심은 추구하면 추구할수록 Sat, 13 May 2023 05:28:55 GMT 백오 /@@6lJB/27 이끌림에 대해 /@@6lJB/26 시선 속에 돌출되는 것들은 우리를 이끈다. 사람은 이끌렸을 때와 이끌리지 않았을 때 마음가짐이 확연히 달라진다. 이끌린 사람은 중독자가 다른 것은 하지 못하고 특정한 일에 전념하듯 이끌린 대상에 전념하며, 원하는 행동과 그러한 전념이 일치하지 않을 때 안절부절못한 느낌을 느낀다. 이끌린 상태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간단하다. 행동하지 않고 잠시 가만히 있으면 Fri, 12 May 2023 08:09:04 GMT 백오 /@@6lJB/26 얻어낸 것에 대해 /@@6lJB/23 숨겨진 세계에는 빛이 감싸돈다. 사람은 그 빛을 보석으로 보고 갈망한다. 보석으로 가는 길이 어디인지, 어떻게 하면 그것을 발굴해낼 수 있는지를 수소문한다. 그리고 길고짧은 노력 끝에 마침내 그 보석을 얻어낸다. 이전까지는 안개때문에 보이지 않던 세계의 일부를 밝혀낸 것이다. 성취는 잠깐의 쾌락을 주지만, 동시에 긴 권태감도 안겨준다. 어둠속에서 밝게 Tue, 09 May 2023 09:23:47 GMT 백오 /@@6lJB/23 회상 /@@6lJB/24 학창 시절 나는 스스로가 공부를 잘한다고 생각했다. 학교 성적도 좋았고, 때때로 주변 사람들의 칭찬이나 시기가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돌아보건대, 나는 공부를 잘하기는커녕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도 잘 알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내면에 어떠한 깊은 가치도 형성하지 못한 채로 한 평생을 살아왔다. ​ 내가 '공부'라고 부르던 방식은 어떤 것이었 Tue, 09 May 2023 09:20:58 GMT 백오 /@@6lJB/24 프랙탈 /@@6lJB/22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허상인가. 세상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것이 생명체의 눈을 통해 보아질 때는 아지랑이처럼 희미하고 흐물흐물 해져서 명확함이 사라진다. 우리도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투명한 불꽃에 불과하기에 그런 것일까. 무엇이 대단하고 무엇이 하찮은가. 우리의 여러 마음들 중 무엇이 본질이고 무엇이 겉치레인가. 그 본질을 온전하게 꿰뚫어볼 사람은 Tue, 09 May 2023 09:20:04 GMT 백오 /@@6lJB/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