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뜻 /@@78vX 가끔 해가 창을 두드리는 때를, 잊지 않고 기록하려 합니다. ko Fri, 16 May 2025 04:53:20 GMT Kakao Brunch 가끔 해가 창을 두드리는 때를, 잊지 않고 기록하려 합니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8vX%2Fimage%2FKa5VK2iZmqsb0OQfxwVVWjyh2j8 /@@78vX 100 100 거칠한, 빳빳한, 무심한 - 사랑에 관하여 /@@78vX/104 억울하다, 억울해. 멍하니 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있으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황금 같은 연휴, 편히 쉬어 마땅한 새해부터 급체라니. 급체라니! 설 전날, 전 재료를 준비하던 중 냉장고에서 막 나온 맛살을 하나 먹었더란다. 그게 얹혀서 급체를 했다. 이럴 수 있나? 밤중에 먹은 걸 다 토해내고, 설날 당일은 꼬박 굶고 있다가 겨우 Tue, 04 Feb 2025 03:22:42 GMT 김해뜻 /@@78vX/104 영원히 간직될 방울토마토 - 이 겨울을 그래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건 /@@78vX/103 나는 겨울을 좋아한다. 두툼한 니트와 코트, 목도리와 장갑 같은 액세서리를 좋아하는 나에게 겨울은 즐거운 계절이다. &nbsp;따뜻하고 포근한 천들로 감싸인 느낌이 좋다. 바깥으로 나섰을 때 찬 공기가 폐부로 밀려들어오는 것도 좋고, 대신 어딘가 안으로 들어왔을 때 공기가 따뜻한 게 느껴지는 순간도 좋다. 따뜻한 국밥에 밥을 말아먹는 것도, 연말에 캐럴 노래가 흘러<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8vX%2Fimage%2FZg1N7kzZX2wTfQUAt7Av2IDyok4.jpg" width="500" /> Thu, 09 Jan 2025 01:21:31 GMT 김해뜻 /@@78vX/103 평영 발차기 - '너무 열심히' 하지 말 것 /@@78vX/99 해가 바뀌면서 결심한 게 하나 있다. 올해만큼은 재밌게, 열심히 살자. 인생이 늘 노잼이거나 늘 불성실하게 산 건 아니었지만 뭔가 올해는 최선을 다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간 오만가지 핑계를 대면서 멀리 했던 것들을 조금쯤 가까이 두고 보고, 남들이 해보는 건 따라서도 해보고, 재미있어 보이는 일은 일단 시도해 보는 것. 그게 내가 결심한 올해<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8vX%2Fimage%2F6oP2XQoIZij9DW0uD_gtchX9tGM.jpg" width="500" /> Thu, 27 Apr 2023 16:41:48 GMT 김해뜻 /@@78vX/99 현재 위치 검색 중 - 어느 주말, 버스 안에서 /@@78vX/97 모처럼 친구들과 여행을 떠났다. 여행지는 우리가 사는 지역에서 버스로만 4시간 넘게 걸리는 곳이었다. 심지어 버스 외에 다른 교통편이 없던 터라 뚜벅이인 우리에게는 그것만이 유일한 선택지였다. 국내라 하더라도 어쨌든 낯선 지역에 간다는 것에 대한 긴장, 거기에 가는 길이 멀다는 사실까지 더해지니 출발 전부터 정신이 아득해지는 느낌이었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8vX%2Fimage%2FX9Qf0jsRsFjEHbc8-hnAT8I7O8Q" width="500" /> Tue, 30 Aug 2022 14:17:03 GMT 김해뜻 /@@78vX/97 누리호와, 나와, 당신의 증명 - 우리가 지금껏 쏘아 올린 우주선에 대해 /@@78vX/96 오후 회의 시간, 잠시 휴대폰을 확인하시던 팀장님이 반가운 이야기를 꺼냈다. &quot;오, 누리호 발사 성공했네요!&quot; 헉. 정말요? 문득 시계를 보니 4시를 넘긴 지 꽤 된 시각이었다. 정각에 발사 예정이라는 기사까지만 보고 나왔는데 결국은 성공한 모양이었다. 나는 만지고 있던 태블릿으로 슬쩍 포털사이트에 들어가 뉴스를 확인했다. '[속보 Wed, 22 Jun 2022 16:46:16 GMT 김해뜻 /@@78vX/96 신발끈이 말썽인 하루 - 풀린 신발끈을 발견한다는 건 /@@78vX/92 늘 그렇듯 정신없고 분주한 아침 출근길. 졸음이 가시지 않은 채로 버스에 올라탄 나는 빈 좌석에 엉덩이를 붙이자마자 눈을 감았다. 어제 일찍 잘 걸&hellip;. 매번 하는 후회를 또 하면서 말이다. 창에 머리를 기대고 슬슬 잠을 청하려는데, 옆에서 툭툭 치는 손길이 느껴졌다. 순간 놀라 옆자리를 바라보니, 어떤 중년 남성분이 내 발을 가리켰다. &quot; Sat, 21 May 2022 18:55:36 GMT 김해뜻 /@@78vX/92 반짝이는 사람이 되고 싶어 - 번쩍이는 사람은 아니어도 돼 /@@78vX/91 나는 아주 어릴 때부터 도시의 삶을 동경해왔다. 강 위를 건너는 지하철을 타는 기분은 어떨까? 63빌딩의 엘리베이터를 타는 기분은? 남산에서 야경을 바라보는 기분은, 얼마나 황홀할까? 좁은 섬, 그보다도 더 좁은 방 안에서 유일하게 번쩍 번쩍이는 TV 속 화면을 바라보면서 그 기분을 상상해보곤 했다. 먹어보지 못한 음식의 맛을 상상하기 어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8vX%2Fimage%2FJnYgzh7tK_NQU9oXz9IBck6xJYw.jpg" width="500" /> Sat, 14 May 2022 18:35:55 GMT 김해뜻 /@@78vX/91 인생에 실패가 없는 비결 - 누리호가 이야기해주었던 것처럼 /@@78vX/87 조금 재수 없게 들릴 수도 있지만, 사실 나는 인생에서 실패를 경험해본 적이 없다. 중학교 때 서울 상경이라는 원대한 꿈을 이루기도 했고, 대학도 현역으로 합격했다. 각종 대외활동도 지원만 하면 턱턱 붙고 시범 과외를 나가면 항상 과외가 성사되었다. 중간중간 일이 더디게 풀리는 시기가 있을지언정 그것이 실패로 결론 나는 법은 없었다. 나는 그렇게 순 Wed, 20 Apr 2022 17:04:51 GMT 김해뜻 /@@78vX/87 억지로 자간을 줄이지 말 것 - 어쨌든 한 권의 책으로 묶일 이야기 /@@78vX/85 최근 들어 내겐 사소한 강박 하나가 생겼다. 무엇이냐면, 단어가 끝맺음을 하지 못하고 다음 행으로 넘어가는 걸 두고 보지 못하는 강박. 브런치 같은 공간에 글을 쓸 때는 사용 기기에 따라 줄바꿈이 달라지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지만, PPT 자료를 만들거나 포스터 같은 것을 만들 때는 유난히 줄바꿈에 민감하게 구는 편이다. 예를 들자면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8vX%2Fimage%2F9JtwvkIgjEFkGjnvf7-5n2VURyM.jpeg" width="500" /> Sun, 20 Mar 2022 14:41:33 GMT 김해뜻 /@@78vX/85 얼렁뚱땅 열심히 살기 - 내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 /@@78vX/83 &quot;이제 인턴도 끝났는데 뭐 하고 지내게?&quot; 인턴 종료 이후 만난 사람들은 하나같이 내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나는 뻔뻔하게 대꾸했다. 본가 내려가서 조기 잡으려고. 한&hellip; 2년 정도? 그러면 상대방은 황당함에 웃음을 터트리곤 했다. 미래 계획에 대한 질문이 불편한 것은 아니었다. 허무맹랑한 답을 내놓는 것은 단순히 '할 말이 없 Tue, 08 Mar 2022 16:26:48 GMT 김해뜻 /@@78vX/83 서로의 빛만큼은 닿는 거리에서 - 새로운 해를 맞이하며 /@@78vX/82 &ldquo;한다, 한다. 자!&rdquo; 오, 사, 삼, 이&hellip;! &ldquo;일! 해피 뉴 이어!&rdquo; 얘들아, 새해 복 많이 받아! 사랑해! 텔레비전에서 흘러나오는 화려한 종소리와 함께 우리는 또 새로운 해를 맞이했다. 친구들과 나는 서로 손깍지를 끼고 흔들며, 사랑한다고 하트를 보내며, 추운 천막 안을 호들갑스러움으로 채워나갔다. 깔깔거리는 소리가 조금쯤 사그라들 때<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8vX%2Fimage%2F2orWXcOrvaAGgXfZtjh0VAsljd4.jpeg" width="500" /> Sun, 02 Jan 2022 15:09:22 GMT 김해뜻 /@@78vX/82 작은 행복에 연연할 것 - 마음 근육 키우기 대작전 /@@78vX/81 꼬박 7개월이었다. 인턴 사원증을 걸고 출퇴근한 기간이 말이다. 출근길 지옥철도, 직장인들이 잔뜩 모여있는 여의도 거리도 이제는 안녕이다. 퇴사를 앞둔 어느 날 식사 자리에서, 함께 일한 팀장님은 내게 그런 말씀을 하셨다. 마음 근육이 단단해 보인다고. 언젠가의 눈물 콧물 쏟던 날을 떠올리며 반문했다. 제가요? &ldquo;상처받아도 금방 극복하는 것 같고, Wed, 29 Dec 2021 17:43:21 GMT 김해뜻 /@@78vX/81 '실수'를 지불하고 탄 버스 - 우리는 결국, 그 길의 끝에서 다시 돌아가는 방법도 알게 된다 /@@78vX/80 &quot;죄송합니다아&hellip;.&quot; 적막한 사무실에 잔뜩 기죽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기어코 대형사고를 치는구나, 내가. 분위기상 평소와 같이 웃어넘길만한 실수 수준이 아니라는 걸 직감한 나는 속으로 한숨을 삼켰다. 모니터를 말없이 응시하던 팀장님은 건조한 투로 입을 떼었다. 일단 정정 메일 보내시고요&hellip;. 싸늘한 표정에 이미 잔뜩 쫀 나는 대답만 열심히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8vX%2Fimage%2FeLoLQb-VRQZsdf78GwCbE1j0PSc.jpeg" width="500" /> Fri, 17 Dec 2021 07:21:14 GMT 김해뜻 /@@78vX/80 졸업 스냅을 찍던 날 - 우리는 카메라 뒤의 햇볕을 이겨내면서 /@@78vX/79 &quot;자, 카메라 보고! 화알짝!&quot;어쩐지 어색한 걸음걸이, 또 어색한 몸짓.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어색한 웃음으로 카메라를 바라보는 네 사람. 우리에게 더 자연스러운 웃음을 끌어내기 위해 사진작가님의 목소리는 점점 더 커져갔다. 엉거주춤 팔짱을 끼고, 있는 힘껏 입꼬리를 끌어올려 렌즈를 바라본다. 와, 눈부셔. 카메라 뒤로 쏟아지는 햇볕을 겨우겨우 이겨내면서. Mon, 22 Nov 2021 09:00:28 GMT 김해뜻 /@@78vX/79 전화 공포증이 사라진 이유 - 말 한마디가 주는 작지만 강한 힘 /@@78vX/77 나는 전화를 싫어했다. 배달앱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주문 전화를 하는 게 싫어서 배달도 시키지 않았고, 병원 예약을 할 때도 전화를 걸기까지 수십 번 고민을 해야 했다. 대학생 때는 동아리 선배들에게 행사 안내 전화를 드렸어야만 했는데, 그럴 때면 대본을 쓰고 시뮬레이션을 열심히 돌린 다음에야 겨우겨우 전화를 걸 수 있었다. 타인과의 전화통화를 극히 Tue, 03 Aug 2021 08:46:30 GMT 김해뜻 /@@78vX/77 사계절용 양털이불 - 이 되고 싶은 사람 /@@78vX/75 &quot;쌤, 쌤 이불 닮은 것 같아요.&quot; 뭐? 과외학생이 문득 던진 말 한마디에 나는 설핏 미간을 찌푸리며 무슨 소리를 하냐는 식으로 대꾸했다. 사람 누구를 닮았다거나, 동물 무엇을 닮았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살아오며 몇 번 들어왔지만, 사물을 닮았다는 소리는 난생처음 들어본 터였다. 그것도 이불을 닮았다니. 내 머리 위로 잔뜩 떠오른 물음표를 발견한 Sun, 04 Jul 2021 14:48:54 GMT 김해뜻 /@@78vX/75 40년 베테랑이나,보름 차 인턴이나 - 실수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법 /@@78vX/74 나 뭐하려고 이거 켰지. 딸깍거리던 마우스를 멈추고 화면에 뜬 폴더를 멍하니 바라본다. 으음&hellip;. 분명 무슨 자료를 찾아보려고 폴더를 열었는데, 자료들이 뜨는 그 잠깐 사이 무엇을 찾아보려 했는지에 대한 기억이 사라졌다. 나는 가만히 화면을 째려보다가 이내 엑스 표시를 누르고 폴더를 끈다. 다른 일이나 먼저 하자고 시선을 돌리는 순간 갑자기 원래 찾으려던 Wed, 23 Jun 2021 14:44:01 GMT 김해뜻 /@@78vX/74 3시 28분의 기적 - 포기하지 않고 나아간다면 /@@78vX/72 이미 학점 이수는 다한 지 오래지만, 아직 사회에 나가기가 겁난다는 이유로 졸업 요건을 채우지 않은 지 바야흐로 1년. 슬슬 졸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료생이라는 신분이 주는 어중간함을 이제는 탈피해볼까 싶었기 때문이다. 본전공은 이전에 보았던 공인 영어시험 성적표를 제출하기만 하면 되었고, 이중전공은 교내에서 시행하는 한자 시험에 합격해야<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8vX%2Fimage%2F1OFubXctNPuwAz6mYxzkMYcA1FU.jpeg" width="500" /> Mon, 24 May 2021 13:15:18 GMT 김해뜻 /@@78vX/72 동백꽃 옆에 놓아두세요 - 시든 꽃은 다시 심어 드릴 테니 /@@78vX/71 &quot;야, 이거 자꾸 시들어서 큰일이다.&quot; 집에 오니 오빠가 심각한 얼굴로 화분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사하던 날 엄마가 지인에게서 받아온 화분 중 하나였다. 코끝을 가져다 대면 레몬향이 사르르 부딪히는, 이름 모를 노란색 꽃. 처음 가져왔을 때는 꽃이 가득 핀 상태였는데 지금은 한쪽이 죽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시들어서 큰일이라는 오빠의 말에 대꾸 정도는 해줘 Mon, 17 May 2021 17:36:11 GMT 김해뜻 /@@78vX/71 나로 하여 네가 아름다울 수 있다면 - 복효근, 안개꽃 中 /@@78vX/70 봄이면 학교 가는 길가에 유채꽃이 잔뜩 피었다. 초등학교 때는 엄마와 함께 등교를 하면서 &lsquo;이 꽃은 이름이 뭐야? 저 풀은 이름이 뭐야?&rsquo;하고 묻고는 했다. 엄마는 길가에 핀 아주 작은 꽃의 이름도 알고 계셨다. 꽃을 좋아하는 엄마 덕에 집 앞 계단 구석에는 매일같이 그가 가꾸는 화분들이 일렬종대로 서있었고, 가족들이 읽는 책 사이에는 그가 Mon, 10 May 2021 08:21:33 GMT 김해뜻 /@@78vX/70